[다시 시작하기]#5. 학교야 우리가 왔단다!!-1
[다시 시작하기]#5. 학교야 우리가 왔단다!!-1
드디어 우리의 아이들이 학교로 왔습니다.
장장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아이들만을 기다려왔습니다...
솔직히 처음 한 달 그리고 두 달까지는 기다리는 내내 곧 오겠지 곧 오겠지 하며 정말 곧 올거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설렘과 기대라는 감정들도 함께 해왔었지만 어느 새 5월이 되면서 점점 기대감이나 설렘 등 이런 감정들은 어디로 날아가버렸는지 사라져간 지 오래되고 뭔가 모를 나태함, 무료함과 답답함이 함께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던 터였습니다.
이제는 원격학습도 벌써 3개월째. 교사인 나도 얼굴도 모르는, 얼굴도 한 번 마주하지 않은 아이들과 대화하고 내보물이니 내새끼니 하며 점점 원격학습에 익숙해져 가며 컴퓨터와 대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생활 중 아이들이 없는 조용한 교실 속에서 나름의 안정, 평화, 그리고 원격으로 인한 답답함 속에 나만의 습관화된 분위기에 흠뻑 길들여져 그 생활에 익숙해져가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였는지 사실 이번 등교 결정에도 금방 그렇게 반가운 생각이나 아이들을 만난다는 설렘에 대한 감정들은 바로 찾아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벌써 등교가 3번이나 연기된 상황도 제대로 한 몫을 했으니 섲 부른 기대가 오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어쩌면 더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이런저런 상황 속에서 본격적으로 아이들을 맞을 교직원 회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고 전체 회의 결과 최종 학급당 인원수 25명이 넘는 3,6학년은 2개의 반으로 분반 후 격일 등교, 1,2,4,5학년은 매일 등교 지침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바로 이튿날 이곳 시지역에서 확진자 한 명 추가되면서 갑자기 분위기는 급하게 전환이 됐고 우리가 내렸던 최종결정도 다시 한 번 수정을 해야했습니다. 그래서 전학년 모두 2개의 반으로 분반 후 격일 등교하는 것으로..지침이..등교개학과 동시에 원격학습은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결정이 났습니다.
그래서 나도 서둘어 5학년도 아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는 이런저런 가정안내와 함께 선생님들도 재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늘어져 있던 마음에 다시 긴장도 불어넣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분반을 위한 회의가 끝나자마자 바로 분반이 나뉘어졌고 분반안내부터 등교일정 안내 등을 진행했습니다.
드디어 등교일. 학급의 절반뿐인 아이들이었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아이들은
- 학교에 오니까 급식을 먹어서 너무 좋아요!!
- 친구들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아요,
- 혼자 공부할 때는 너무 외로웠는데 학교에 와서 선생님과 같이 하니 외롭지 않고 재미있어 좋아요,
- 원격학습 보다 훨씬 이해가 더 잘되었습니다.
- 원격학습에서 이해가 안되거나 모르는 경우 질문도 할 수 없어 답답했는데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니까 더욱 좋은거 같아요
학교에서 공부하니까 선생님과 눈을 보면서 직접 대화하니까 집중도 잘되고 이해가 더 잘되는 것 같았어요
-코로나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 오니 온라인 학습보다 재미있어 좋습니다.
- 집에서는 혼자여서 외로웠는데 학교에 오니 외롭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학교에 오니 설레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이제야 “함께”가 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