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담임이야] #9. <학기말활동> '친구에게 손편지는 처음이예요!!'
저 푸른 5월이 왔을 때도 우리 반엔소아직 꽃봉오리가 보이지 않아 많은 걱정들만 가득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 7월 우리 반에도 꽃은 피었습니다.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함께 엮어 나가면서도 아이들이 서로를 끌어 안아주게 되는 모습을 늘 기대했고 그 모습들이 어디에서 보여질 지 늘 생각해 왔었습니다.
국어 마지막 단원을 함께 하면서 놀이시간, 창체시간 등 우리가 정한 목표가 아닌 좀 더 공식적 상황과 내용으로 아이들에게 기대를 해 보았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시간의 덕이었는지 서로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펴가며 좀 더 진지하게 우리 반 친구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글을 써서 서로에게 전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친구에게 손편지는 처음이예요’ 하는 말을 하는 아이들이었지만 카*이라는 프라이빗한 메세지를 지향하는 트랜드를 이해하며 아이들의 말과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사실 어른이 된 나도 아이들과 나누는 편지를 제외하고는 친구에게 손 편지를 써 본지는 꽤 오랜 된 듯합니다. 아이들에게라도 쓰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도 모릅니다.
늘 글을 쓸 때면 ‘선생님 몇 줄 써야 돼요?’ 라고 묻는 아이들이 12줄이라는 우리가 정한 기준을 더 느슨하게 생각한 것만 해도 엄청난 변화라고 해야겠지요. 마음을 나눈 만큼 아이들은 글자하나도 신경이 쓰이는가 봅니다. 준비된 편지지를 가지고 가면서도 내가 주고 싶은 그림을 고르고는 예쁘게 색칠하고 하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그 마음을 전해주고자 하는 손길이 더욱 예쁘고 정성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활동은 이렇게 진행해 나갔습니다. 먼저 자기가 생각나는 고마웠던 일이나 사건들을 서로 이야기해보고 내가 기억한 일을 포스트잇에 적어 친구들과 공유합니다. 그 중 내가 잊고 있었는데 친구이야기 덕분에 기억나게 된 고마운 일들을 선택한 후 기억하고 내가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친구에게 편지를 써 나가기 시작합니다.
또 하나 더하기 활동으로 고마웠던 일과 함께 기분이 좋았거나 재미있었던 일이나 활동들을 모둠토의를 통해 함께 나누고 서로 공유하며 기록해서 멋진 모둠별 학급신문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서로의 관점이 다르기에 쉽지 않았던 활동이었다고 해야겠지요.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줄 시간이 와서 참 다행입니다. 서로가 소중한 사람임을 알게 되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어 주었습니다. 우리 반 친구들을 따뜻하게 생각하고 있어 참 다행이고 뿌듯합니다.
손편지도 주고 받은 만큼 오는 2학기도 더 사랑하고 더 나눌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고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