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나만의 치킨마스크-<부제;자존감1>
#11. 나만의 치킨마스크-<부제;자존감1>
[나만의 치킨마스크-“그래도 나는 내가 좋아” ]
2학기 전체등교가 이루어지고 1학기와는 너무도 다른 분위기.
어느 아침활동시간. 감정출석부를 확인하고 아이들의 감정에 대해 묻고 답하며 아이들의 감정을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모습도 서로를 마주하는 모습도 모두가 밝고 좋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마주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왜 그리 신경이 쓰였던 걸까요. 유독 더 마음이 쓰이고 내 눈에 꽂히는 날이 있었나 봅니다. 나의 질문에 계속 머뭇거리며 자신 없어 하는 모습으로 눈빛만 마주하고 있는 한 아이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은 오늘 아침 서진이의 감정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선생님에게 말해 줄 수 있을까요?
”...........“
”감정출석부는 확인이 되어 있는데 아직 감정노트가 정리되지 않아서 말하기 힘든 거예요?
“선생님, 서진이 감정노트 다 썼어요!!”
“선생님에게 말하기 부끄럽거나 친구들 앞에서 말하기 힘들어서 그런 거예?”
“네,..아직은 발표하는 것이 ......”
라며 말끝을 흐리는 것이었습니다.
한 친구의 말이었지만 그 눈빛이 이 아이만의 눈빛이 아니었기에.
다음 날 나는 「치킨마스크」 라는 동화책을 챙겨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자존감 활동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네, 아이들은 공부뿐 만 아니라 어떤 것이라도 자신이 잘하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마주하면서 더 작아지는 자신을 느끼게 됩니다. 더 나아가 자신의 가치까지도 더 작게, 더 낮게 생각해 버리는 착각 속에 갇히게 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특히 무언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는 경우는 그러한 생각에 더 강하게갇혀버리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때론 잘 못해서 싫어하게 된 것인지, 좋아하지 않아서 잘 못하게 된 것인지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치킨마스크를 읽고 난 후 그 내용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 후 자신의 장점 만들기 활동을 했었습니다.
자신이 생각할 때 자신이 자신 없어 하는 점, 또는 자신이 생각할 때 자신의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1가지씩 적어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는 선생님인 나의 단점도 적어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다시 그 문장을 장점으로 바꾸어 다시 아이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자신의 장점 만들기
① 자신이 생각할 때 자신이 자신 없어 하는 점, 또는 자신이 생각할 때 자신의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1가지씩 적는다.② 아이들은 자신이 적은 내용을 자신의 등에 붙입니다.
③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조금씩 움직여가며 다른 친구를 만나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④ 진 친구가 먼저 이긴 친구의 단점 문장을 장점 문장으로 바꾸어주는 활동을 합니다.
이긴 친구가 진 친구의 단점 문장을 장점 문장으로 바꾸어주는 활동을 합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밝은 얼굴로 즐거워하며 긍정문장과 장점문장 만들기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자신의 자존감이었습니다. 자존감 높이기 연습.
3, 4, 5월 등교가 미루어지면서 6월 개학을 맞이했지만 그래서 급하게 나마 학기초 활동과 학급세우기를 부랴부랴 했지만 그 시간이 많이 촉박하고 짧았었나 봅니다.
사실 요즘 교사인 나도 때론 치킨마스크가 필요할 때가 많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어느 순간 나를 깨닫고 나면 ‘어, 내가 왜 이렇게 작아져 있지?..’하며 씁쓸한 생각이 들 때가 있곤 합니다.
코로나라는 상황 때문인가보다 하지만 내 마음의 건강을 내가 잘 지키지 못했음에 그때서야 부랴부랴 급하게 늦은 대처를 해보기도 합니다.
이렇듯 놓쳤다는 생각에, 챙기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쉬움만 자꾸 커져 갔던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해에는 아쉬움보다는 내일 상황에 대한 준비를 좀 더 충실히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