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화이팅 #8. 그림책 『낱말 공장 나라』와 함께 마음을 담은 낱말 카드 만들기
2021화이팅 #8. 그림책 『낱말 공장 나라』 와 함께 마음을 담은 낱말 카드 만들기
4~5년쯤 전부턴가 10월, 한글날이 가까이 오면 항상 아이들과 함께 읽는 책이 있었습니다.
『낱말 공장 나라』가 바로 그 책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이 그림책을 읽고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2학년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낱말카드 만들기 활동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학부모를 대상으로 줌으로 수업을 공개한다는 학교의 일정이 나왔고 시기적으로도 한글날이 가까이 왔던 때라 잘됐다 하면서 원래 생각한 대로 2차시 수업안을 작성하고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그림책 읽기 독후활동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문득 수업안을 쓰다가 이 기회에 아이들의 언어사용에 대한 실태도 조사해 보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사전활동지로 언어사용 실태 조사 활동지도 만들었습니다. 사전활동지를 통해 지금 자신이 사용하는 낱말들을 떠올려 보고, 언어 사용에 대한 점검의 기회도 함께 가져 보았습니다.
그림책『낱말 공장 나라』 의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돈을 주고 낱말을 사서 삼켜야지만 말을 할 수 있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말을 하기 위해서는 낱말을 사기 위한 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부자가 아니고서는 비싼 낱말들을 자주 말할 수 없고 가난한 사람들은 돈이 없어 낱말을 살 수가 없었습니다. 거대한 낱말공장 나라에서 말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말을 하기 위해서는 쓰레기통을 뒤져서 낱말을 찾기도 하고 비싼 낱말은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주인공 필레아스는 시벨을 사랑했지만 가지고 있는 낱말도, 낱말을 살 수 있는 돈도 없어 좋아한다는 말을 전할 수가 없었습니다. 낱말공장나라는 거대한 낱말공장의 굴뚝에서 낱말찌꺼기들이 연기처럼 날아갑니다.
이런 나라에서 사는 필레아스는 시벨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말을 할 수 없다면 어떻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난 뒤 “정말 이런 나라에 산다면 어떻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라는 내 질문에,
한 아이가 ‘몸짓이나 표정을 이용한 비언어적 표현을 하면 마음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라며,
1학기 언어 표현과 관련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했던 메라비언 법칙의 비언어적 표현을 기억해 말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슈퍼토끼의 힘을 제대로 받은 감성 가득한 남자아이였습니다. 물론 메라비언이라는 정확한 용어는 떠올리지 못했지만 비언어적 표현과 언어적 표현에 대한 용어 정도는 이제 무리 없이 사용할 정도의 표현을 하는 아이를 보면서 새삼 ‘너희도 정말 조금씩 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기억하고 있기에 아이들이 내 진심, 내 마음에 대해 좀더 많이 알게 된 것일까요?
전체 수업활동은 ① 그림책 읽고 내용 이야기 나누기,
② 낱말의 가치 알아보기- 내가 생각하는 비싼 낱말과 그 이유에 대해 생각 나누기
③ 마음이 담긴 낱말카드 만들기-
뒷면에는 내가 선택한 낱말과 그 이유를 적고 누구에게 선물하고 싶은지와 그 이유도 함께 적어보도록 했습니다. 앞면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비싼낱말을 쓰고 낱말카드를 예쁘게 꾸미는 활동 등으로 진행을 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선택한 낱말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이들이 이런 낱말들을 선택한 이유는 긍정적인 낱말로 따뜻한 느낌이 들고 기분이 좋아지는 낱말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집중도 이런 집중이 없고 열정도 이런 열정이 없다 할 만큼의 집중과 열정을 다해 요리조리 낱말카드를 꾸미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여쁘기 그지 없었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아이들의 더 깊어지고 성장한 생각들로 꽤 의미있고 가치있는 하루를 보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