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엄마는 처음이라서...
2015년, 나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2018년, 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처음에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는 배고프면 우유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많이 웃어주고, 안아주면서 사랑을 쏟으면 되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충분했다. 하지만 시간은 쉼 없이 흐르고, 아이는 자랐다. 그냥 얼굴만 쳐다보며 웃어주기만 하던 시절은 끝났다고 생각한 그 순간, 이제는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하는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다.
“니가 선생님이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
주위 사람들이 가볍게 하는 한마디에 내 고민은 더 깊어졌고, 그에 걸맞는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거 같아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나도 애는 처음 키워봐서...”
‘엄마’라는 타이틀을 처음 갖게 된 나 역시 여느 엄마들처럼 헤맬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작고 귀여운 아이에게 무엇을 해줘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나는 이집 저집을 곁눈질하고, 귀동냥하기 시작했다.
교육과정 재구성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했던가? 교육과정 재구성을 습관처럼 매수업마다 해왔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할지 몰라서 병설유치원 선생님께 도움을 얻거나 내가 직접 수업했던 내용을 되새겨보았다.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꽤 재미있는 활동들이 많았다. 방법을 단순화하거나 재료나 도구를 변형하면 영유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인터넷, sns의 도움
최근 각종 ‘엄마표 놀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선배 엄마들의 활동을 보며 따라하기 시작했다. 먼저 경험한 자의 팁을 들을 수 있다는 건 후속 주자의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점차 따라하기에 급급해졌고, 왜 나는 이런 생각을 먼저 해내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 아니 자괴감마저 느껴질 때도 있었다. 헌데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 생각이 드는 시기를 건강하게 버티고 나니, 우리 아이에 맞게 변형해서 놀아줄 수 있는 여유와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맡기기
내가 아이와 함께 할 컨텐츠를 찾아보고 준비하고 있을 때면 이따금씩 친정엄마나 신랑이 내게 말했다.
“그냥 애들이 하고 싶은 걸 찾게 둬봐.”
사실 아이들은 그냥 둬도 잘 노는데, 그 사실을 느낀 지 얼마 안됐다. 물론 엄마가 꽉 채운 하루를 보내고 나면 아이들은 대체로 즐겁고, 때로는 결과물도 분명했다. 무엇보다 엄마로서 무엇인가를 해줬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이 밀려왔다.
그러나 잊고 있었던 사실이 있었다. 놀이는 엄마가 아니라 아이의 것이라는 점을. 가끔은 아이가 만든 놀이 속으로 들어가 같이 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고, 아이는 그 자체를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다양한 놀이를 접했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점차 ‘놀아 주는’ 엄마가 아니라 ‘같이 노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서 아이들과의 평범하지만 추억이 담긴 놀이를 소박하게 풀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