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학, 학당교] #2 교실 속 언어 바로잡기
"좋지 않다"와 "나쁘다"는 다르다.
언어는 사고를 확장 혹은 제한하고, 긍정 혹은 부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틀리다'와 '다르다'를 삶의 방식으로써 언어로 가르치고 '가르치다'와 '가르키다'를 상식의 기본으로써 가르친다. 교실에서라면 언어의 사용은 더욱 중요해진다. 오늘은 교실 속 교사와 학생을 당황시키는 '언어'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교사를 당황하게 하는 학생, #2 쌤이 준대!
필자를 가장 당황하게 하는 교실 속 말은 교사의 말을 전달하는 아이들의 높임법 파괴이다.
"쌤, 오늘 미술시간 가위 필요해요?"
"네, 그렇지만 선생님이 준비해 줄거에요."
질문한 아이가 자리로 돌아가고 친구가 묻는다.
"야, 쌤이 뭐래?" (응? 일단 여기서 귀가 번쩍)
"응, 쌤이 가위 준대." (응?? 높임법을 잘 모르는 구나!)
두친구를 불러 방금 상황을 재현한다. 선생님이 어른이기 때문에 선생님의 행동과 말을 높여주는 거란다. '-시'나 '-셨'등을 붙여주는거지어떻게 고쳐서 말해야할까?
"선생님께서 뭐시라고 했어?"(응?)
"응, 선생님께서 가위시라고 하셨어"(응??) (높임법에 대한 수업은 매년 국어에 소개되고는 있다지만...)
이밖에도 높임인듯 높임 아닌 말투가 있다.
"선생님, 감사요."
"선생님, 감사합니다요"
그리고 의사를 말이 아닌 '몸짓언어'로 표현하는 학생도 있다.
"과제 가져왔니?" (도리도리) "목이 아퍼서 말을 못하는 거니?" (도리도리) "그럼 말하기 싫은거야?" (도리도리)
"그럼 이제 대답해주겠니?" (끄덕끄덕)
교실 속 언어 파괴자 #쌤이준대 #감사요 #끄덕끄덕
성질이란 것이 폭발한다. #한글모르냐 #내가친구냐 #외국인이냐
학생들과 3가지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공론화하고 대화와 활동으로 풀어본다.
1. 역할극 해보기
- 선생님의 말씀 전달하기 : "선생님께서 무슨 말씀하셨어?" "선생님께서 다음시간은 체육이라고 하셨어"
- 전달 말씀 상황 : "준비물(가위) 가져오렴." "다음시간은 수학이란다." "00이좀 불러주겠니?"
- 잘못된 높임범 찾아보기 : "커피나오셨습니다" "가격은 3000원이십니다." 등
2. 대통령 연설문 높임법파괴로 읽기
- 대통령 연설문을 높임법파괴된 예로 고쳐 읽고 느낌과 상황 등을 이야기하기
- "국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요? 나라를 위해 땀흘려 일하시는 분들 감사다요..."
- 왜 가장 높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높임법을 쓰는 지 알아보기 =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쓰는 말
3. 선생님은 왜 '도리도리'에 화가 나는가?
- 스피드게임하기 : 말로 설명하기 vs 몸짓으로만 설명하기
- 느낀점 이야기하기 = 답답함
학생을 당황하게 만드는 교사, #2 프로와 퍼센트
그렇다면, 나는 언어사용에 문제가 없을까?
"자, 10프로를 분수로 바꾸변 100분의 10이 되는거야, 만일 5퍼센트면 분수로 얼마일까?"
"선생님은 퍼센트는 교과서에 있는데, 프로는 뭐에요?"
아차, 나도 모르게 프로라는 말을 써버렸다.
"과학실험 상자 가져와야 하니까, 하나둘셋넷다여 나와"
4명만 왔다.
메다, 센치, 프로, 미터... 나도 모르게 쓰고 있는 잘못된 공식용어들.
부탄, 요오드용액, 아밀라아제...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교체된 용어들.
습관처럼 써온 말들이 우리아이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었다.
1. 하나둘셋넷다섯여섯, 센티미터, 퍼센트라고 정확히 이야기해야 한다.
2. 부탄은 뷰테인, 메탄은 메테인이다. "부탄가스아니고, 뷰테인가스 주세요~"
3. 요오드-요오드화칼륨은 아이오딘-아이오딘화칼륨이다.(iodine potassium iodine solution)
(대한화학회에서는 나트륨을 소듐 Natrium / Sodium 으로 칼륨은 포타슘 Kalium / Potassium 으로 바꾸어 부르기를 권장하고 있다.)
4. Amylase : 아밀라아제(독일식)는 아밀레이스(미국식)라고 읽는다.
(우리가 생물시간에 외웠던 소화효소인 리파아제와 말타아제도 "라이페이스" '말테이스"로 읽는다.)
5. 산소발생시험의 중요 촉매 이산화망간은 "이산화망가니즈"란다.
6. 병원냄새의 주범 포름알데히드는 "폼알데하이드"로 바꿔 부른다.
현재 교과서와 학계에 반영되어 있지만, 이미 입에 물들어 버린 말들이 참 많다.
수업시간에서 만큼은 고쳐 말해야 한다. 아이들은 당황해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