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영화를 만나다] 역사의 악순환을 끊는 시민의 힘 - 스윙보트(swing vote)
"세계의 모든 위대한 문명들은 같은 길을 따라 왔습니다.
속박에서 자유로, 자유에서 번영으로, 번영에서 만족으로, 만족에서 무관심으로,
무관심에서 다시 속박으로, 우리가 이런 역사에서 벗어나려면 순환고리를 깨야만 합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
이 말을 하는 학생은 극중에서 12살에 불과하다.
이번 기획에서 소개해드릴 영화는 '스윙보트'!
'스윙보트(swing vote)'는 '부동표'라는 뜻이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무려 캐빈코스트너가 나오는 '코미디'영화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작은 도시 텍시코에 사는 버드 존슨은 별다른 직업없이 낚시와 맥주를 즐기며 빈둥거리는 중년의 싱글대디다. 정신연령은 아빠보다 더 높을 것 같은 12살 딸 몰리는 이런 아빠를 대신하여 집을 돌본다. 이들의 운명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것은 바로 대통령 선거일. 선거시스템의 착오로 선거법에 따라 버드에게만 10일안에 재투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버드에게 주어진 이 한표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공화당소속 현대통령과 차기대권을 노리는 민주당 대선 후보중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지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이제 전세계의 매스컴이 버드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양측 대선캠프는 버드만을 위한 대선캠페인을 펼치면서, 버드가 사는 작은 마을은 수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데… [Daum 영화 제공]
이 영화의 재미는 미국의 대통령이 한 사람의 1표에 의해 결정된다는 가상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몰리의 가족과 양 당의 대통령 후보가 보여주는 해프닝에서 찾아야 한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양 당의 후보는 버디(몰리의 아버지)의 환심을 사려고 하고 버디는 자신이 가진 1표의 위력을 기꺼이(?) 활용한다.
'투표'는 시민이 행사할 수 있는 적극적 정치행위
'스윙보트'는 투표는 커녕 자신이 처한 삶에서도 패배주의로 얼룩진 한 어른을 역사의식을 가진 아이를 통해 성숙한 시민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선거철이 되면 만나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투표? 하고 싶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투표? 어차피 그X이 그X인데 해서 뭐하나!'
영화는 이런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만일 당신의 한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감독은 몰리라는 학생을 통해 자신의 말을 전달한다. '몰리'는 이제 막 세상을 알아가는 학생이고, 사회수업을 통해 올바른 민주시민이 갖추어야 할 태도를 보여준다. 이것은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대변한다. 아버지 '버디'는 늘 노동에 지쳐있고, 술이 유일한 낙인 사람이다. 투표할 시간도 내기 벅차고, 정치적으로 패배주의에 빠진 기성세대를 대변한다. 감독은 이런 기성세대에게 이렇게 외친다.
삶을 바꾸고 싶어?
노동환경과 빈곤, 삶의 질을 바꾸고 싶냐고?
그럼 정치에 관심을 가져!
그리고 선거일에 네가 지지하는 정당을 찍어!
학생들과 함께 보아도 손색없는 '정치'영화
'스윙보트'는 민주주의와 선거를 주제로 다룬 영화 중 가장 재미있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특히 영화속 주인공이 학생인 점을 통해 학급의 학생들과 같이 이야기할 거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1. 우리나라와 미국의 선거제도 비교하기
2. 선거의 4대원칙 알아보기
3. 선거의 중요성과 민주시민의 자질 알아보기
이 영화의 마지막은 버디가 정치적으로 각성하여 자신의 소중한 1표를 행사하는 것으로 끝난다. 버디가 이 1표를 올바르게 행사하기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는 영화를 통해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단순히 재미만이 아니라 생각할 거리도 줄 수 있는 영화이기에 학생들과 함께 보며 배움의 폭을 넓혀주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사회과 단원의 민주주의 관련 핵심성취기준과 매우 잘 맞닿아있으므로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충분히 시간도 확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 사회의 성숙한 시민이 되기 위해 정치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며 플라톤의 말을 옮겨본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