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콜라 워크샵 후기] 워크샵 읽어주는 남자.
이번 2016 에듀콜라 워크샵은 모두의 컨텐츠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함께 ‘즐기자’는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현실은 불꽃튀는 에너지의 경연이었지만 말이다. 거두절미하고 워크샵의 집필진의 컨텐츠의 핵심과 주옥같은 한마디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자.
#1 오프토크의 시작, 웃음과 눈물로 열다.
[새싹교사의 교실이야기, 임정인]
임정인 선생님은 새싹교사다. 그리고 그 새싹은 아주 파랗다. 아침 활동을 위한 계획을 꼼꼼하게 판서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그 경력에는 절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그 경력과 나이에 해내는 교사의 잠재력은 얼마나 기대가 될까? 에듀콜라의 처음을 열어주시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밝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저는 큰 재주가 없어요. 노래 듣기도 좋아하고... 부르는 것도 좋아하고 그래서 언젠가는 꼭... 미술도 좋아해서...”
좋아하면 잘하게 된다. 좋아하는 게 많은, 예능인으로서의 임정인 선생님을 기대해본다.
[난중일기보다 치열했던 나의 교직생존기, 장은정]
오프토크에서 많은 분들의 탄식과 공감을 자아냈던 장은정 선생님의 이야기는 차마 여기에 옮겨 적지 못할 정도로 다양하고 참신한 아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저 듣는 이는 경청하고 공감해줄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외롭고 힘든 시간이었을까?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났었던 슬픈 일들을 견뎌내는 일 말이다.
“예전에는 다른 선생님들을 위로한답시고 아이들이 별로라고 이야기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그 위로는 저에게 와 닿지 않았어요. 저에게 위로가 되었던 말은 "그 아이들이 그래도 선생님을 만나서 다행이다. 선생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것이었어요.
우리는 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리고 그 경험은 다음을 더 빛내주는 마음으로 남게 될 것이다.
[생존과 안전의 욕구를 넘어서, 나영상]
나영상 선생님은 특별 게스트로 초대되어 워크샵에 함께 해주셨다. 매슬로우의 욕구와 현재 교사들이 안정된 삶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 낮은 욕구에 머물러야 하는 가를 일갈하는 모습에 뜨끔하였다. 교사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가가 얼마나 중요한가? 그 가치는 온전히 아이들에게 투영되기 때문이다.
“저는 지금까지는 그러지 못햇거든요. 오늘 한 걸음 더 나와서 여러분의 목소리에 저의 목소리를 더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을 안전하게, 그리고 정의를 세울 수 있도록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나영상 선생님은 에듀콜라와 함께 하시기로 하셨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나영상선생님의 글을 만나게 된다.
[슬로 리딩, 슬로 스쿨 라이프, 유새영]
유새영 선생님은 ‘불량한 자전거 여행’과 ‘책 먹는 여우’ 책을 통해 현재까지 어떻게 슬로리딩을 진행해오셨는지 말씀해주셨다. 한마디 한마디가 명언이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정리해본다.
“작가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자전거 경주는 1등만 중요한데, 자전거 여행은 꼴찌의 속도가 여행의 전체 속도가 된다고요.”
“제가 이렇게 1년 동안 책 수업을 하는 이유는 제가 재밌어서 이기도 하고요. 아이들에게 독해력보다는 책을 읽는 시간이 재미있다는 것, 책 읽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사람이 만든 책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 많이 읽는 것 보다 제대로 읽는 슬로리딩을 유새영 선생님의 이야기를 통해 더욱 깊게 만나고 싶다.(유새영 선생님의 이야기는 온토크에서도 이어지지만 오프토크의 내용이 좀 더 중요하게 느껴져 함께 여기서 갈무리 한다.)
[경주마는 시야가 좁다, 이준수]
이준수 선생님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문과적인 교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좋아하고 구절을 외우고 계속 되뇌이며 그것을 잘 녹인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낯간지러운) 이야기를 자신의 책장에 한 장씩 끼워 넣는 교사다. 이준수 선생님의 교실에는 모든 풍경이 참으로 행복해보인다는 것. 그의 안경을 빌려 쓰고 싶은 마음이다.
“기필(期必)하지 말자, 주변사람들을 보면서 가자. 경주마는 시야가 좁구나.”
의도는 항상 욕심과 실패, 실망을 만드는 법이다. 행복의 비법은 간단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해주신 이준수 선생님이 고맙다.
[놀이로 만나는 나, 조유진]
조유진 선생님은 ‘체육전담기’로 알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놀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많이 가진 교사라는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 나 어릴 적 학교는 수많은 놀이터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학교만큼 신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더 이상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 공간을 조금 더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만드는 프로젝트가 감명 깊었다.
“수업시간에 앉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하고, 놀 때 볼 수 있는 한명 한명의 모습은 달라요. 놀이를 통해 그 한명 한명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정말 좋은 점이죠.”
잘 놀 줄 아는 아이가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조유진 선생님은 분명 학창시절에도 잘 노는 학생이었을 것이다. '가위바위보'라는 단체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판서의 미학, 이보명]
이보명 선생님의 판서이야기는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하고 흥미로워했던 부분이었다. 판서의 구역을 철저히 구분, 수업모형과 하브루타와 연계하여 학생들이 체계적으로 판서를 통해 학습할 수 있게 만드는 점을 배우고 싶었다. 다양한 판서 형태와 수업 사례를 보고 싶었으나, 시간의 부족함이 아쉬웠다.
“제가 판서를 할때는 왼손에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이렇게 분필을 끼우고요. 순회지도 할 때 볼펜도 이렇게 끼웁니다.”
이건 실제로 봐야지만 그 느낌을 알 수 있는 포스(?)라고 할까?
[학부모를 다시 생각하다, 이은진]
이은진 선생님은 남과 다른 시선과 분석으로 듣는 이로 하여금 문제해결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하거나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해준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교사에서 학부모의 삶을 사는 이은진 선생님은 스스로 느꼈던 학부모에 대한 생각을 담백하게 말씀해주셨다.
“교사들이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보육기관은 아니다라는 말을 흔히하죠. 당연히 등,하교나 신상을 엄마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했던 것이 어쩌면 한 사람, 대상에게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학부모공개수업에도 진지하게 임해야겠단 생각도 하게 되었다.
#2 온토크의 시작, 당신의 옆 반이 들려주는 이야기.
[육아휴직 이야기, 김진영]
김진영 선생님은 얼마전 남자로서는 드물게 부인의 출산 후 함께 육아휴직을 하셨다. 분명 많은 고민과 공부 끝에 내린 결정이고 그에 대한 소회가 많은 것 같았다. 실제로 육아휴직을 생각하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저는 6개월 휴직하면서 돈 때문에 쪼들렸던 적도 있지만, 제가 사랑하는 두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자녀가 조금씩 자라는 모습을 눈에 계속 담아둘 수 있다는 것은 큰 감동이라는 것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나는 김진영 선생님과 계속 상담해야 겠다. 그럴일이 생기면.
[잡학다식, 잡학다신(神). 안홍정]
안홍정 선생님은 스마트한 교사다. 스마트기기를 많이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다룰줄도 안다. 그리고 강의를 통해 다양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흔히, 말하는 교대신이 내려온 듯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수더분한 말투와 대화하는 이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마치 만물박사님의 풍모를 느끼게 하였다.
“선생님이 상상하는 것들은 다 해봤더라고요. 처음에는 얕게 아는 게 부끄럽게 느껴졌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런 것들이 다 아이들과 연결 되요. 하나하나가 과목과 연계가 되요.”
깊게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위확장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오히려 한가지를 잘하는 게 장점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게 우리의 직업이 아닐까?
[금은보화 같은 미술, 김보법]
왜? 국어, 수학, 영어만 부진이 있다고 생각할까. 미술에도 부진이 있고 충분히 흥미로운 방법을 통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알려주셨다. 개인적으로 미술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교사로서 부끄러움이 들면서도 나도 함께 배우며 아이들과 미적 감각을 키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기게 되었다.
“항상 고민하는게 기능과 흥미에요. 두가지의 균형이요. 미술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자존감을 올려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어른이 되면 미술의 생산자가 되는 기회가 없어져요. 지금 아이들에게는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김보법 선생님을 통해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를 미술로 이해하는 눈이 생기기를 기대해 본다.
[함께 있어 행복한 우리, 나승빈]
나승빈 선생님은 크게 3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이 이야기의 공통점은 모두 자존감과 소속감에 대한 것이었다. 학급 살이의 핵심, 내일 두려운 교사들의 이야기와 함께 나아가야 할 교사들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나승빈 선생님의 직업과 취미이야기는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선생님들 제 직업 모르셨죠? 제 직업은 세계여행가입니다. 취미가 교사에요. 취미는 즐거운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세계여행을 하는 것에는 스트레스를 받지만, 수업할 때는 즐겁습니다.”
세계일주를 달성하는 나승빈 선생님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쉬운 수업 레시피, 김백균]
수업이 쉽다는 말에는 오해가 끼어들 여지가 있다. 그러나 김백균 선생님은 수업을 단순히 낱말 그대로의 ‘EASY’가 아닌 ‘MEANINGFUL’과 “JOYFUL“로의 전환에 대해 언급하면서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의미가 되고 즐거운 수업이 쉬운 수업이 되는 방법에는 어떤 노하우가 숨어 있을까?
“수업으로 관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여행이에요. 저는 아이들이 저를 수업으로 기억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수업으로 관계를 학생과 만들 수 있는 교사는 학생들과 행복하게 됩니다.”
곧 출간되는 김백균 선생님의 책을 통해 그 행복 레시피를 엿보도록 하자.
[이해에서 인정으로, 김연민]
최근 교실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상황에 대한 새롭게 보기 연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워크샵에서 그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언어'에 그치는 해결방법이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할 것이다.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8시간동안 이어진 워크샵은 1시간 남짓의 쉬는 시간을 빼면 오롯이 집필진들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그날 새벽까지 이어진 깊은 대화와 다음날의 피곤함도 함께함의 즐거움을 덮지는 못한 것 같다. 다음에는 더욱 참신하고 의미있는 모임으로 꾸며지길 기대하며 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