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역사를 토대로 배우는 초등학교 사회 게이미피케이션, 경제생활보고서 Day 3
20220512
라운드 3. 선택과 집중(계속)
전직▶생산▶교환▶식사
지난 시간에는 전직·생산 페이즈까지 진행하였습니다.
교환·식사 페이즈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첫 라운드의 교환은 모둠 범위에서, 두 번째 라운드와 이번 라운드의 교환은 두 세 모둠 사이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범위의 차이 말고는 특별히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어린이들은 특이사항 없이 익숙하게 교환하고 능숙하게 식사하면서 라운드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생산의 수준도, 생산도구를 사용할 경우 최대 다섯 단위까지 생산할 수 있으므로, 생산품도 풍족합니다. 물론, 어떤 모둠군에서는 계속 쌀이 조금씩 부족한 상황입니다. 계속 자신의 생명력을 2분의 1 개씩 깎아먹는 어린이들이 나오고 있지만, 생명력을 확 잃는 상황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활동 이야기
∨ 지난 라운드에 생산 페이즈와 교환 페이즈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한 두 어린이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생산도구를 받고 자신의 생산품을 내어주는 바람에 손해를 입었더랬는데, 이번 라운드에는 본격적으로 이를 이용해서 이익을 보는 어린이들이 생겨났습니다. 손해를 보는 어린이들도 덩달아 많아졌습니다. 몇몇 어린이들은 분개하면서 '사기를 당했다'고 울부짖기 시작하였지만, 교사는 이것이 사기라고 할 수 없음을 아주 자세하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도 미처 규칙이 품지 못하는 다양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불법도 아니요, 편법도 아닌, 그저 규칙에 대한 이해의 정도 차이입니다. 그것을 이용하라고 권장할 수도 없지만, 그것에 이용 당했다고 편들어 줄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게 왜 문제가 없는 것인지를 설명할 필요는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야기해주고 납득시켜 주었습니다. 이 정도면 뭐... 우리 학급의 활동은 그저 롤-플레잉 상황일 뿐이니까, 좋은 생각거리를 주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Note
지금도 남아있는 오일장의 흔적은 교환을 목적으로 사람들이 날을 정해 모여들면서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그 전에야 서양은 농노제를 중심으로 한 자급자족 경제 시스템의 운영, 우리나라는 왕실의 수요를 채우는 목적 아래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래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필요를 확인하면서 공급이 생기고, 거래가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서구 유럽은 이와 함께 도시 경제 시스템이 구축되기 시작하였고, 우리나라는 시전을 넘어서서 민간에서의 장시가 서서히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라운드 4. 상인과 수공업
전직(+상인, 수공업자)▶생산▶교환(개인/상인거래)▶식사
'거래만을 위한 직업의 탄생' - 상인/수공업자 등장 이벤트 발생
많은 사람들이 모여 거래를 이루는 장소, 시장. 그러나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다니며 내게 필요한 물건을 파는지 확인하는 일은 고되기 짝이 없습니다. 막상 찾아 내더라도 내가 가진 물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교환은 성사되지 않습니다. 정보는 시공간의 제약 속에서 제한적입니다.
이런 상황이 기회임을 깨닫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굳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 교환할 필요가 무엇일까. 그냥 내가 모든 것을 다 사들이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팔면서 그 과정에서 이익을 취할 수도 있지 않은가. 이렇게 축적된 자본은 누군가 만들어 가지고 온 것을 사들이는 것에서 벗어나 사들이고자 하는 것을 만들어 가지고 오라고 주문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이벤트로 인해 새로운 규칙이 생긴 전직 페이즈
전직 페이즈에서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새로 등장합니다.
▷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모든 생산품(쌀, 소, 생선, 과일, 생산도구)에 대해 사고 판 일대일 거래 경험이 있는 어린이들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상인으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하지 않아도 무관합니다) 상인으로 전직하면 더 이상 생산할 수 없고 거래에만 참여합니다. 다른 어린이들은 이번 라운드부터 개인 간 거래와 상인과의 거래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 다른 어린이들은 여전히 모둠 간 거래만 가능하지만, 상인은 모둠 간을 오고가며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모든 물건을 거래해 본 경험이 있으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상인 만의 노-하우입니다.
▷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만드는 일을 주업(직업)으로 해 온 어린이들은 수공업자라는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 있습니다. 수공업자가 생산하는 생산도구는 지금까지의 일반 생산도구에 비해,
- 내구성이 좋아 한 라운드 더 활용할 수 있는 특별한 생산도구입니다.
- 특별한 생산도구이므로 다른 일반 생산도구와 함께 사용하여 생산품 개수를 '+2'까지 만들어줍니다.
전직 페이즈에 가능한 행동은 아래 다섯 가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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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을 그만두고 주업을 직업으로 바꾸어 같은 종류의 생산품 세 개를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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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업과 부업을 서로 바꿀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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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세 라운드 동안 생산도구를 제작하였다면, 수공업자로 전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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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세 라운드 동안 모든 생산품 거래 이력이 있다면 상인으로 전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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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업은 그대로 둔 채 부업만 바꿀 수 있음
다섯 번째 전직 조건은 미처 놓치고 있던 부분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이 가능하냐고 질문해 준 덕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농사를 주업으로, 채집을 부업으로 가지고 있던 어린이는, 이번 라운드 전직 페이즈에서, 채집 대신 사냥 등의 다른 일을 부업으로 바꾸어 가질 수 있습니다.
만약, 농사를 주업으로, 채집을 부업으로 가진 어린이가 생산도구 제작을 직업으로 갖고 싶다면,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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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라운드에서 채집 부업을 생산도구 제작 부업으로 바꾸어 전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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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라운드에서 농사 주업과 생산도구 제작 부업을 서로 맞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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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라운드에 생산도구 제작 주업에서 직업인으로 전직함
이와 같이 수행할 경우 두 번째 라운드와 세 번째 라운드에서 생산도구 제작 주/직업인이었으므롸, 네 번째 라운드에서 한 번 더 생산도구를 제작하면 다섯 번째 라운드에서는 수공업자가 될 수 있습니다.
생산 페이즈
전직한 어린이들이 발생한 가운데, 어린이들은 생산 작업에 돌입하였습니다. 상인으로 전직한 어린이들은 생산하지 않으므로, 생산 작업을 참관하며 시장 조사를 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배움 후기
규칙이 조금씩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어린이들도 조금 버거워하는 모양새를 활동 중간중간에 표현하지만, 아직까지는 재미있어합니다.
무엇을 해야겠다,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이를 조금 더 경제 이론에 맞게 설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결국, 활동이 활동으로만 끝난다면 이를 배움이라 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자꾸 사회 시간을 더 갖자고, 계속 사회 활동만 하자고 하는 어린이들이 많아서 아주 좋아 죽겠습니다. :)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