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생각글 읽기] 10대에게 권하는 문자 이야기
온작품읽기에 대한 요구와 수요가 많아 이에 대한 글은 어렵잖게 찾을 수 있지만, 막상 비문학 제재글에 대한 글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올 한 해는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과 통하는 교과용 도서 바깥의 글을 탐색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1. 교육과정 다시 구성하기
6학년 1학기 3단원 [짜임새 있게 구성해요]의 성취기준은,
[6국01-04] 자료를 정리하여 말할 내용을 체계적으로 구성한다.
[6국01-05] 매체 자료를 활용하여 내용을 효과적으로 발표한다.
[6국04-01] 언어는 생각을 표현하며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수단임을 이해하고 국어 생활을 한다.
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교과용 도서는,
1. 공식적인 말하기 상황을 제시하고, 이의 특징을 찾아본다.
2. 공식적인 말하기 상황(발표)을 위한 자료 조사 사례를 제시하며 이의 특징을 알아본다.
3.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발표할 내용을 준비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4. 발표할 내용을 정리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5. 자료를 활용하여 발표한다.
의 배움 상황을 제시합니다.
6학년 1학기 7단원 [우리말을 가꾸어요]의 성취기준은,
[6국03-04] 적절한 근거와 알맞은 표현을 사용하여 주장하는 글을 쓴다.
[6국04-06] 일상생활에서 국어를 바르게 사용하는 태도를 지닌다.
[6국01-05] 매체 자료를 활용하여 내용을 효과적으로 발표한다.
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교과용 도서는,
1. 자신의 언어생활에 대해 점검하고 올바른 언어 생활을 위해 다짐한다.
2. 우리말 사용 실태를 점검 결과를 토대로 조사한다.
3. 우리말 사용 실태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조사한다.
4. 올바른 우리말 사용을 주제로 글을 쓴다.
5. 올바른 우리말 사례집을 만든다.
의 배움 상황을 제시합니다.
위 3단원과 7단원을 합쳐서 배움을 구성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교과용 도서는 3단원의 상황으로 학생이 미래에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을 제시하였는데, 그 보다는 7단원의 우리말에 대한 상황을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대략 생각하였던 흐름은,
1. 현재 우리가 우리말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이야기하기
2. 우리말 사용 실태에 대한 생각 말하고 발표(토의)하기
3. 우리말 한글에 대해 탐색하고 모둠 발표하기
4. 우리말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 글쓰기
정도로 구상하고 배움에 뛰어들었습니다.
좀 어설펐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우리말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 자유롭게 발표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려고 했는데... 학생들은 자신들의 언어생활이 어떠한지 발표할 정도로 우리말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관용표현'과 연결하면서 현재 언어 생활의 큰 범위를 차지하는 신조어, 줄임말, 외국어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끄집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 부분을 이끌어내기 위한 첫 질문이 아이들에게는 너무 광범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우리말의 사용 모습은 어떠니?'
그래서 우리말 사용 실태에 대해 각자의 주관적 경험을 말하고, 주관적 견해를 밝히고, 모둠과 학급이 이러한 견해를 놓고 이야기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말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라는 주제로 옮겨가려던 생각은 어그러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채우고자 한글에 대해 설명하는 책을 부랴부랴 찾게 되었습니다.
2. 제재글로 수업 구성하기
저희 집에는 한글 관련 서적이,
[훈민정음: 사진과 기록으로 읽는 한글의 역사 (제 소개글: https://ylpatae.blog.me/220209129072)]
[한글의 탄생 (제 소개글: https://ylpatae.blog.me/220305190704)]
두 권 있습니다.
그러나, 두 권 다, 아이들을 읽힐만한 책은 아닙니다. 조금 더 넓고, 전문적입니다. 그래서 찾은 책이 바로 [10대에게 권하는 문자 이야기], 정확하게는 그 중 한글에 대한 부분인 <챕터 5, 창제 원리와 철학이 기록된 유일한 문제, 한글> 부분이었습니다.
앞선 시간에, 우리말 사용 경험 이야기하고, 사용 실태 파악하여 이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를 진행한 후, 그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아이들과 해당 책의 챕터 5 부분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총 4차시에 걸쳐,
1~2차시 동안에는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는 방법을 사용하여 글을 읽었습니다.
1) 챕터 한 번 읽기
2) 혹시 한 번 다 읽은 친구는 다시 한 번 읽으며 연필로 밑줄 치기
3) 두 번 읽은 친구는, 특히 연필로 밑줄 친 부분을 더 유심히 읽어가며 연필 밑줄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색깔 펜으로 물결 밑줄 그으며 읽기
4) 혹시 또 다시 다 읽은 친구는 특히 색깔 펜으로 물결 밑줄 그은 부분을 더 유심히 읽어가며 물결 밑줄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형광펜으로 표시하며 읽기
4)의 활동을 마치는 친구가 있을 때 쯤이면 아마도, 모든 학생들이 2)의 활동 정도는 마친 상태입니다. 속도의 차이를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맞출 수 있습니다. 4)의 활동까지 다 한 친구가 나오면서, 자연스레 읽기 활동을 그만두고, 모둠원들끼리 챕터를 소제목 별로 나누어 꼼꼼하게 읽도록 하였습니다. 챕터의 소제목은,
- 한글에 대해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있나요?
-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 한글은 어떤 원리로 만들어진 글자일까요?
- 일제 시대 한글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
- 7000만이 넘는 인구가 한글을 사용해요
- 한글을 어떻게 가꿔 나가야 할까요?
입니다. 첫 부분은 한글의 개관, 두 번째 부분은 한글의 의의, 세 번째 부분은 한글의 창제 원리, 네 번째 부분은 한글의 역사, 다섯 번째 부분은 한글의 현재, 여섯 번째 부분은 한글 사용의 과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은 나중을 위해서 남겨두었고, 개관 부분과 한글의 현재에 대한 부분을 함께 읽도록 안내하면서 전체를 네 부분으로 나눈 후, 모둠 안에서 자유롭게 골라 나누어 읽도록 하였습니다.
3차시에는 이렇게 읽은 각 부분별로 아이들이 모이도록 하였습니다(직소 모형). 같은 부분을 읽은 아이들끼리 모여서 자신들이 읽은 부분에서 중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함께 이야기나누고, 혹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묻고 답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다시 자기 모둠으로 돌아와서 중요한 부분을 가르쳐 주는 활동을 했어야 하는데... 그냥 활동을 끝낸 후,
4차시에는 자신이 맡은 부분을 요약하는 글쓰기를 해 버렸습니다. 글쓰기는 전반적으로 배움을 충분히 가진 다음에 했어도 괜찮았을텐데...
3. 제재글로 배움 수정하여 구성하기
내년에 6학년 담임을 또 하게 된다면, 이와 같이 3단원과 7단원을 합쳐서 재구성하면서,
1. 한글에 대해 알기 - 제재글 읽기
2. 현재 한글 사용 실태에 대해 자신의 경험 이야기 나눈 후 정리하기
3. 한글 사용 실태에 대해 조사하여 발표하기 - 수학 그래프 단원과 결합
4. 한글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정리하여 모둠 발표하기
5. 한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글로 표현하기
정도로 바꾸어 볼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같은 부분을 읽은 친구들끼리 모였다가 헤어진 후, 모둠 안에서 서로에게 중요한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즉 직소 모형이 전체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모여서 서로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었다면 이 부분을 잘 나누었는지 글로 확인하고자 하는 교사의 의도가 정리하는 글쓰기 형태의 활동을 만든 듯 합니다. 만약 제재글 읽기 활동을 단원의 첫머리에 넣는다면, 그런 의도를 지워도 될 듯 합니다. 왜냐하면 단원 전반적으로 계속 아이들이 읽은 텍스트가 생각을 밝혀나가는 길잡이를 해 줄테니, 그 때 확인해도 괜찮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재글인 [10대에게 권하는 문자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문자에 대한 개관글,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자인 한자와 알파벳에 대한 글, 그리고 한글에 대한 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 읽히면 좋겠지만, 우리 배움에는 해당하지 않는 부분도 있어 아쉽습니다. 그러나 한글에 대하여 서술한 챕터 5 부분은, 우리가 교육과정에서 전반적으로 다룰 수 있는 한글에 대한 모든 부분이 다 담겨 있습니다. 한글의 제자원리를 다룬 부분이 조금 어렵지만 - 교육과정 상에서도 고등학교 때 다룹니다 - 그래서 분량이 많지 않으니 중요한 부분만 체크하며 읽어도 무방할 듯 합니다.
아울러, 소제목 1과 5를 한 번에 읽히지 않고, 1과 3을 읽혀도 괜찮을 듯 합니다. 제자원리 부분인 소제목 3만 따로 읽히니 아이들이 조금 버거워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조금 긴 글은 교과용 도서에 실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조금 더 긴 글을 통해 생각을 다듬고, 지식을 키워나갈 기회를 줄 필요도 있습니다. 특히 우리말 한글에 대해서 교육과정 상에서 그렇게 강조하면서도 제대로 된 텍스트 하나 제시하지 않고 그저 흘려보내고 아이들의 조사 활동으로 대강 마무리 지어버리는 듯 합니다.
이 책의 한글 부분은 이런 교과용 도서의 아쉬움을 초등 6학년 수준에서 메워줄 수 있는 좋은 텍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