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교실 보드게임] 01. Love Letter
3월 2주차, 한 주 정도 담임 및 친구들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다가 이제는 조금 알았다고 생각되는 즈음, 앎을 지나서 조금 더 정서적으로 가깝게 다가갈만한 도구로 보드게임을 꺼내들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은, 놀이를 통한 정서적인 연결 뿐만 아니라, 놀이하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저 이런저런 것들 없이, 학생들이 오랜 시간을 보내는 학교 공간에서, 학생들이 편안하게 놀이할 수 있는 놀잇감 자체로써의 의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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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의 보드게임, 그 의미>
그런 의미에서, 저희 반 아이들의 첫 보드게임으로 Love Letter 러브레터 보드게임을 소개하는 것은 위 세 가지를 한 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보드게임이기 때문입니다.
http://ylpatae.blog.me/70188570034
<Love Letter, 구성물과 룰설명>
윗 포스팅에서 구성물과 규칙을 확인하고 나면, 단지 열 여섯 장의 카드만으로 어떻게 게임이 가능할까 생각도 들지만, 실제로 게임을 즐기고 난 이후에는 이렇게 다채롭고 몰입감있는 보드게임을 만들었는지 놀랍게 느껴질 뿐입니다.
Love Letter 러브레터 보드게임의 특징
1.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학교에서 5교시, 혹은 6교시를 지내는 아이들은, 그만큼의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의 여윳시간을 보냅니다. 그 시간이 무료하여 아이들은 이것저것 할 거리를 찾아보는데 여의치 않은 모습을 자주 봅니다. 쉬는 시간에 쉽게 꺼낼 수 있는 간단한 규칙의 보드게임이라면 학생들의 여가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 줄 수 있으며, Love Letter 러브레터 보드게임은 4~5분에 한 게임을 할 수 있는 심플한 진행을 자랑하는 보드게임입니다.
2. 약간의 운도 작용하지만, 생각할 때 더 즐거운 보드게임입니다.
핸드관리 Hand Management 메커니즘을 가진 보드게임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다양한 경로를 고민해야 합니다. Love Letter 러브레터 보드게임은 그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짜임새 있는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운의 요소가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의 우연성을 보장함으로써,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간의 격차를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3. 쉽게 질리지 않습니다.
졸업생들이 찾아오면 아직도 Love Letter 러브레터 보드게임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보드게임으로 말이죠. 아마, 가장 먼저 만난 보드게임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만큼 아이들이 오래도록 즐기는 보드게임이기도 합니다. 1년 내내 질리지도 않고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4. 조금 비쌉니다.
한 개에 13,500원. 구성물이라고 해봐야 게임 진행용 카드 열 여섯 장에, 설명 카드 여덟 장, 그리고 게임에 필요한 하트 마커가 들어있을 뿐인데, 가격은 (할인가격) 13,500원. 그러나, 이런 훌륭한 보드게임을 만든 디자이너의 아이디어 값으로는 결코 비싸지 않습니다. 매년 나오는 학급운영비로 한 두 개씩 사다보니, 지금 제가 운영하는 교실에는 열 개 조금 넘는 Love Letter 러브레터 보드게임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카드 보호용 비닐을 씌우면서 비닐이 망가질 때마다 비닐만 바꾸어 끼어도, 새것같은 느낌의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Love Letter 러브레터 보드게임 활용 예시
Love Letter 러브레터 보드게임은,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본격적인 첫 보드게임이며, 한 주 간 빡빡한 오리엔테이션으로 잔뜩 경직된 아이들에게 조금 여유있는 느낌을 주는 시간이므로, ABC 초콜릿 같은 것을 준비하여 게임을 진행합니다. 짧은 한 번의 게임이 끝날 때마다, 승리한 아이들이 얻을 수 있는 작은 기쁨이 되어줍니다.
그렇게 6~7모둠이 각 모둠 당 한 개의 보드게임을 가지고 한 시간 동안 즐겁게 게임을 마친 후에, 교실 공간 이 곳 저 곳에 보드게임을 한 개 씩 놓아 둡니다.
교실 앞 공간과 교실 뒤 안쪽 공간이 주로 보드게임 공간으로 활용 되니, 각 스팟에 보드게임을 한 개씩 케이스에 담아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즐길 수 있게 두면 됩니다. 모든 아이들이 보드게임을 하는 것은 아니므로,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무언가 할 것이 필요한 친구들이 즐길 정도로, 6~7개의 보드게임 중 약 세 개 정도만 꺼내어두면 됩니다.
나머지 보드게임은 따로 보관해둡니다. 꺼내어 둔 보드게임이 손상되거나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면 그 때 교체하여 꺼내면 됩니다.
두 번째 보드게임을 소개할 때까지, 아이들은 Love Letter 러브레터 보드게임을 가지고 열심히 플레이합니다. 그러다가 두 번째 보드게임이 소개되고, 세 번째 보드게임이 소개되고, 이렇게 계속 보드게임이 교실에서 소개되면 아이들도 다양한 선택지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적어도, 제가 담임하는 교실에서, Love Letter 러브레터 보드게임은 쉽게 사그라드는 불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활활 타오르다가 조금씩 불길은 사그라들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은은하게 타오르는 놀잇감이 되어줍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