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수학] 4. 나눗셈 - 십진기수법과 나눗셈 확장
나누어 주는 것은 뺄셈식 사고로부터 시작합니다. 예컨대 6개의 귤을 두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상황을 생각하여 봅시다.
두 사람에게 한 개 씩 주기 위해서 6개 중에서 2개를 꺼내어 하나씩 준다.
두 사람에게 또 한 개 씩 주기 위하여 남은 4개 중에서 2개를 꺼내어 하나씩 준다.
두 사람에게 또 한 개 씩 주기 위하여 남은 2개 중에서 2개 모두를 꺼내어 준다.
그런데 아이들이 다루는 수의 범위는 점점 커집니다. 예컨대 973개의 귤을 47명에게 나누어 주는 상황에서는, 위와 같이 빼어내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학자들은 나누어주는 상황을 나타내는 기호인 나눗셈 기호를 창안하고, 나눗셈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나눗셈 알고리즘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눗셈 알고리즘의 가장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바로, 묶어서 빼기입니다.
973개의 귤을 47명에게 굳이 하나씩 줄 필요가 없습니다. 한 번에 많이 많이 줄 수 있습니다. 한 번에 세 개 씩 줄 수도 있겠지요.
973개의 귤에서 47명에게 3개씩 나누어 준 후 남는 귤을 헤아려 봅니다.
(......)
고민이 시작됩니다. 47명에게 3개씩 나누어 주면 전부 몇 개를 나누어 주는지도 알아야 하고, 전체 귤에서 나누어 준 귤을 빼내어 남은 귤이 몇 개인지도 알아야 합니다. 생각보다 수를 다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한 번에 세 개, 다섯 개, 여덟 개씩 나누어주지 말고 아예 열 개 씩 나누어주기로 결심합니다.
973개의 귤에서 47명에게 열 개 씩, 전부 470개의 귤을 나누어 줍니다.
열 개 씩, 백 개 씩 묶어서 세는 것이 수를 다루기에 훨씬 편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수체계가 십진법의 체계이기 때문입니다.
아라비아에서 창안되었다고 해서 아라비아 숫자라고 말하기도 하는,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수 기호는 총 열 개의 기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0. 1, 2, 3, 4, 5, 6, 7, 8, 9
이 열 개의 수 기호는 각각의 구체적인 상황을 추상화하여 나타낸 기호입니다. 한 개의 귤, 한 그루의 나무, 한 번의 시행 등등등등등등. 무언가 1회적인 것, 단일하게 존재하는 물체를 우리는 수 1로 추상화하여 표시합니다.
거기에 한 번을 더 하거나 하나를 더하거나 하면 수 2로 추상화하여 나타낼 수 있습니다. 차례로 부가될 때마다 3, 4, 5, 6, 7, 8, 9의 순으로 수를 표시합니다. 그러다가 하나를 더 하거나 더하면 더 이상 나타낼 수 있는 수 기호가 없습니다. 이걸 표현하기 위하여 자릿수라는 개념을 만들어 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10.
10에서의 '1'은 열 개 혹은 십 회가 한 번 모여있는 상태를 나타내는 수입니다. 9 다음을 10으로 나타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사용하는 십진기수법의 가장 중요한 개념입니다. 이게 허용됨으로써 우리는 99 다음을 100으로, 999 다음을 1000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로마숫자는 조금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로마숫자로 10을 나타낸다면,
Ⅹ
입니다. 20은
ⅩⅩ
으로, 30은
ⅩⅩⅩ
으로 나타냅니다. 50은 다행히도
ⅩⅩⅩⅩⅩ
가 아니라,
L
로 나타내었지요. 그래서 수 74를 로마숫자로 나타내면,
LⅩⅩⅣ
로 나타내게 됩니다. 아라비아 숫자 식으로 치면 74를
50 10 10 4
와 같이 나타내는 것과 다름이 없지요.
한자는 수에 명칭을 부여합니다. 예컨대 74를 나타내려면,
七十四
가 되겠고, 374는
三百七十四
54,374는
五萬四千三百七十四
로 표시하겠지요.
로마자는 기본 수를 계속 부가하여 덧붙이는 식으로 수를 표시하고, 한자는 십진법적으로 수를 표시하지만 수의 자리를 표시하기 위한 별도의 기호(십, 백, 천, 만 등)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라비아 숫자는 수와 수 사이의 위치를 가지고 수의 본래적 의미를 알게 됩니다.
결국, 우리 아이들이 사용하는 수에서는 0을 어떻게 다루는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0은 자릿수를 표시하기도 하며, 0 때문에 수를 간단하게 다룰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됩니다. 특히 열 배, 백 배, 천 배, ··· 를 표현할 때 0이 수 뒷편으로 붙어나가는 개념은 나눗셈 알고리즘을 이해할 때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나눗셈 알고리즘에서 다루는 수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 수를 더 나눌 수 있게 되는 것은, 바로 십진기수법이 수를 확장시켜주기 때문입니다.
495÷17
을 생각해 봅시다.
이 수는 나누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계속 나누는 상황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 때 남아있는 수를 10등분 하여 나눌 수 있는 상황을 만들게 됩니다. 495에서 17을 나누면 2의 나머지가 남는데, 이 2를 10등분하여 20부분을 나눈 후 덜어내거나 똑같게 나누어주거나 하게 되겠지요.
십진기수법 때문에, 두 개는 스무 조각이 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같은 수를 다르게 표현하는 방식 때문에 나눗셈 알고리즘이 다루는 수의 범위가 더 커지게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 방식으로는, 묶음 캬라멜을 들었습니다. 묶음 캬라멜을 몇 개 가지고 있으면서 이 묶음 캬라멜을 나누어 주다가, 사람 수에 모자라게 묶음 캬라멜이 남는 순간에, 결국 묶음 캬라멜의 포장을 뜯어 낱개로 나누어 줘야 하는 상황이 생기죠. 그게 나눗셈에서 나누어 지는 수가 소수로 확장되는 개념이며, 그게 십진기수법을 활용하여 2개를 스무 조각으로 나누는 원리임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계속 나눗셈의 원리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