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수학 배움, 어떻게? - 비와 비율
6학년 수학에서 규칙성 영역과 관련된 단원은 두 단원입니다. 1학기의 비와 비율, 2학기의 비례식과 비례배분. 두 단원 모두, ‘비’의 개념으로부터 배움이 시작됩니다.
1학기에 배우는 비와 비율 단원의 성취기준은,
[6수04-02] 두 양의 크기를 비교하는 상황을 통해 비의 개념을 이해하고, 그 관계를 비로 나타낼 수 있다.
[6수04-03] 비율을 이해하고, 비율을 분수, 소수, 백분율로 나타낼 수 있다.
입니다.
우리 성취기준에서 밝히는 것처럼, 비의 개념은 두 양의 크기(수)를 비교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두 수를 비교하는 경우는 굉장히 많습니다. 보통은 차이로 비교합니다. 내 점수는 너보다 10점이 적어. 이 경우는 두 수의 차이가 10임을 드러내는 경우입니다. 우리 누나는 나보다 용돈을 3천원이나 더 받아. 이 경우는 두 수의 차이가 3000입니다.
간단한 두 상황을 통해, 일상생활의 상황이 어떻게 수와 식으로 표현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 점수는 너보다 10점이 적어’ - ’(너의 점수)-(나의 점수)=10’
‘우리 누나는 나보다 용돈을 3천원이나 더 받아’ - ‘(누나의 용돈)-(내 용돈)=3000’
그래서 우리 교과용 도서에서는 이와 같은 두 수 사이의 차이로 수를 비교하는 방식을 ‘뺄셈 비교’라고 일컬으며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어진 사례가 아이들에게는 조금 덜 익숙한 상황이죠.
그런데 이제 새로운 수 비교의 방식을 배울 때가 되었습니다. 사실, 새로운 방식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아이들은 이미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용례가 한정적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컨대, 쟤 점수는 내 두 배야! 물이 아직 반 밖에 안 찼어. 두 배와 절반. 둘 다 두 수를 나눗셈의 방식으로 비교하는 용어입니다.
‘쟤 점수는 내 두배야!’ - ‘(쟤 점수)÷(내 점수)=2’
‘물이 아직 반 밖에 안 찼어’ - ‘(통에 들어갈 수 있는 전체 물의 양)÷(지금까지 들어간 물의 양)=½'
이와 같이 두 수의 관계를 두 수를 나누었을 때의 값으로 표현하는 것을 우리 교과용 도서에서는 ‘나눗셈 비교’의 방식이라고 안내하면서, 이를 ‘비’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번 단원의 배움은 여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아래는 이를 토대로 한 성취기준 분석.
성취기준 분석을 마쳤다면, 이제 아이들의 배움을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이번 성취기준의 일정 수준에 도달함으로써 학생들은 일상생활에서 주어지는 두 수의 관계를 비율로, 즉 두 배, 세 배, 네 배, 절반, 3분의 1, 4분의 3 등등등... 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하여 알아보는 것은,
1) 수를 비교하는 상황을 비로 표현하며,
2) 비율을 (분수,) 소수, 백분율 등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
를 통해 살펴보며,
pre1) 비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수 비교 상황을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찾아내며,
pre2) 비를 비율로 바꾸는 이유를 알고, 비를 비율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는가
가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지점이 학생들의 성취기준 상의 일정 수준에의 도달을 입증하는, 즉 평가의 지점이 됩니다. 위 네 가지를 할 수 있다면, 학생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일정 수준에 도달하였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성취기준을 분석하고, 성취기준 상의 일정 성취수준 도달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평가 지점을 정한 후, 이제 구체적으로 어떻게 배울 것인가를 정합니다.
첫 시간과 두 번째 시간은, 아이들과 정말 충분히 비교의 상황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학생들이 과연 비의 의미에 대해서 충분히 배우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저 '몇 대 몇'으로 나타내는 것이 비라고 형식화하여 가르쳐버리니 아이들이 어려워 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과용 도서에서는 비와 비율을 아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비교-비-비율'의 흐름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 개념은 모두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데, 교과용 도서의 흐름을 따르지 않는 교수-학습도 꽤 많은 듯 합니다.
일단 두 수를 비교하는 상황을 충분히 알아보면서, 비와 비율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꽤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개념임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우리 교과용 도서에서는 나눗셈 비교, 즉 비(율)의 예시로써, 할인율, 판매율, 득표율, 타율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 전체의 수에서 부분의 수를 나눌 때 나오는 값입니다.
그런데 이에서 그치지 않고, 조금 더 어려운 비(율)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속력, 농도, 밀도 등이 바로 그렇습니다.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두 수를 나눗셈 방식으로 비교한 값, 즉 비가 새로운 단위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시간에 대한 거리의 비율을 거리율 같은 단어로 표현하는게 아니라, 속력이라는 새로운 단위를 만들어 버리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꽤나 어려운 개념이 됩니다. 이는 시간에 대한 거리의 비율은 같은 단위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두 배, 세 배, 절반 같은 아이들에게 익숙한 비교의 개념이 아니므로, 아이들은 이러한 비율의 확장된 개념을 쉽게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곤 합니다. 같은 형태로 농도와 (인구)밀도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이도 만만찮습니다.
또한 교과용 도서에서는 닮음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닮음은 또 다른 의미의 개념이기도 합니다. 이는 두 수를 비교하는 것을 넘어서서 두 사물의 모양을 다룹니다. 이차원적 비교를 위해서 두 수의 비를 이용하는 셈이죠. 축적이 닮음으로 연결되는데, 당연히 쉽지 않은 개념입니다.
이것을 교과용 도서에서는 혼용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실, 속력이나 농도, 밀도나 축적 같은 것은 굳이 초등학교 때 가르칠 필요가 없는 파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루는 수의 범주가 달라지는 개념은 충분히 비가 가진 배의 개념을 뛰어넘어, 조금 더 추상화 된 범주에 속하는 파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비의 기본적인 개념과 성질 정도만 가르치고, 중학교 때 어차피 1차 방정식이나 연립 방정식에서 이러한 비의 개념을 기저에 두고 있으니 그 지점에서 다루어도 무방할 것입니다.
아마, 교과용 도서를 연구하고 집필하는 분들은, 이걸 배워서 익힌 후 이를 토대로 중등과정에서는 더 수준 있는 과정을 아이들이 배우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분수를 배우는게 그렇잖습니까. 중학교 가서 유리수 배워야 하니까. 중학교 가서 방정식과 함수 풀고, 이항 배워야 하니까. 그래서 분수를 초등학교 때 배우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중학생 모두가 이렇게 배운 분수를 능숙하게 사용할까요? 또는,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농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초등과정에서 농도 배웠으니까, 중등과정에서 이를 활용해서 1차 방정식 세우고 연립방정식 세워서 능숙하게 풀까요? 아마 꽤 많은 아이들에게 다시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는 '도대체 초등학교에서 뭘 배운거야!'라고 아이들에게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초등학교에서 가르칩니다. 열과 성을 다해서, 개념을 토대로 방법과 적용에 이르기까지 최선을 다해서 가르칩니다. 그런데, 절반 이상은 아마도, 중학교 때 다시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개념들은 초등학교에서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쉬운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저 방법적으로 외워서 풀거나,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이겠지요. 초등학교 수학 교육이 바뀌어야 합니다. 어차피 중학교 가서 또 나오는 농도 문제라면, 아예 초등학교에서 빼면 좋겠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아무리 체계적으로 열심히 가르쳐도, 아직 배울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막상 중학교 가서 배울 수 있을 만큼의 성장이 이루어 지더라도, 초등학교 때의 실패 경험이 이 아이들의 배움을 정서적으로 막아버리면서, 결국 이 아이들은 배움에 도달하는데 실패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이 충분히 비의 상황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일을 해야 합니다. 두 시간에 걸쳐, 많이 살펴보고, 많이 알아보고, 많이 익숙해져서, 비와 비율에 조금은 더 가까와 질 수 있도록 해 볼 생각입니다.
세 번째 시간에는 이렇게 수를 비교하는 상황을, 뺄셈 비교와 나눗셈 비교로 구분한 후, 나눗셈 비교의 방식을 '비'라고 한다는 것을 배울 계획입니다. 그리고 두 수에서 기준이 되는 값과 기준을 토대로 비교하는 값을 구분하고, 이를 형식화하여 나타낼 수 있음을 배웁니다. 즉,
(비교하는 양):(기준량)
과 같이 비를 표시할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 부분은 수학에서의 약속에 해당하는 부분이므로, 연습이 필요합니다.
수학에서 연습은, 연산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연습은 약속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죠. 연산과 방법을 위한 연습은, 그저 수학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수학을 지긋지긋하게 여기도록 만들 뿐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시간에 이렇게 저렇게 찾아 보았던 구체적 상황을 토대로, 이제 이 상황들을 수로 나타내며, 이를 비로 나타내어보게 됩니다. 이제 아이들에게는 상황과 추상화된 수가 서로 연결됩니다.
네 번째 시간과 다섯 번째 시간에는 비를 비율로 나타냅니다. 앞선 시간에 비로 나타내었던 것들을 모조리 비율로 표현하여 봅니다.
그런데 비율은 무엇입니까. 비율은, 비를 수학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바꾼 값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비(례)는 연산할 수 없습니다. 비(례)를 연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표현 형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1:2' 같은 표현을 이용해서 연산이 가능합니까? '1:2'는 '1:2'일 뿐입니다. 이것을 활용하여 덧셈식에서, 뺄셈이나 곱셈, 나눗셈식에서 연산할 수 없습니다. '1:2 + 3' 같은 표현이 불가능한 것입니다. 즉, '내 용돈이 1,000원이고 언니 용돈이 2,000원이다'라고 할 때 이를 '1000:2000'으로 나타내어 두 수가 나눗셈 방식으로 비교되고 있다는 의미를 드러낼 뿐이지, 이것을 구체적인 연산 과정에서는 이용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이것을 연산에서 이용하려면, 표현 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것이 비율입니다. 즉,
과 같이 바꿀 때, 비로소 연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가 됩니다. 이를 형식화하면,
과 같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율(률)'과 같이 부르는 것들이 모두 전체를 기준으로 하여 일정 부분이 어느 정도를 나타내는지 나눗셈 방식으로 비교한 것이며, 이를 '비율'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할인율, 타율, 점유율, 판매율, 득표율, 참여율 등등등. 참... 여기까지면 참 아이들도 할 만 할텐데... 기본 개념을 충실하게 익힐 수 있을텐데... 여기에 이제 속력 끼얹고, 농도 끼얹고, 밀도 끼얹고, 이제 확대/축소까지 나오는 것이죠. 어쨌든.
첫 시간부터 찾아보고 탐색하였던 상황을 비교의 방식으로, 비로, 비율로 차근차근 나타내는 과정을 진행합니다.
여섯 번째 시간에는, 이제 이렇게 나타낸 비율을 다른 형태로 나타냅니다. 기본적으로 비율은 분수 형태로 나타냅니다. 이제 분수를 소수로, 분수를 백분율로 표현해 보는 셈입니다.
백분율은, 주로 1보다 작은 분수로 표현하는 비율을 자연수 범위 내에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약속'입니다. 백분율도 비와 같이 연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는 아닙니다. 그저 기호일 뿐이죠. 조금 더 익숙한 수로 바꾸어서 수감각을 높이는데 사용하는 기호, 백분율. 대체로 비율은 전체에서 부분이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므로, 1보다 작은 값을 가집니다. 아직 자연수의 세계가 익숙한 학생들에게 백분율은 조금 더 가까운 수가 되지만, 대신 백분율은 전체가 100(%)으로 나타난다는, 지금까지의 약속과는 다른 약속의 세계를 가지므로, 아이들이 조금 생소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우리가 '백퍼? 백퍼?' 같은 일상생활의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통해 경험과 추상을 연결시켜야겠지요.
이렇게 여섯 시간의 배움을 마친 후에는,
일곱 번째 시간, 교과용 도서 문제 풀면서 배움 확인하기 - 또래교수
여덟 번째 시간, 배움 토대로 문제 만들기 - 배움 확인의 다른 방법
아홉 번째 시간, 이전 시간 만든 문제 확인하며 문제 점검하기
열 번째 시간, 교과용 도서의 '도전 수학' 해결하기
열 한 번째 시간, 단원평가
열 두 번째 시간, 단원평가 풀이하기
열 세 번째 시간, 교과용 도서의 '얼마나 알고 있나요' 풀이하기
배움 이후에는 '교과용 도서 풀기 - 문제 만들기 - 만든 문제 함께 풀기 - 단원평가 - 단원평가 풀이하기 - 교과용 도서 마무리 문제 풀기' 의 단계를 거치면서 학생들이
1) 수를 비교하는 상황을 비로 표현하며,
2) 비율을 (분수,) 소수, 백분율 등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
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총 열 세 시간에 걸쳐
1) 어떤 아이들은 전체에서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 범주의 문제를 해결하며
2) 어떤 아이들은 새로운 단위를 이루는 비율 범주의 문제를 해결하며
3) 어떤 아이들은 비율의 개념을 이용한 새로운 범주의 문제를 해결하여
자신의 배움의 수준을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2)나 3)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2)는 중학교 1학년에서, 3)은 중학교 2학년에서 다시 배우기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2)나 3)에 해당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 생각보다 할 만 하다는 자신감을 1) 정도 수준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얻게 됨으로써 앞으로 실패 경험 없이 수학에 대한 흥미를 이어갈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부분입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