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6] 7. 정치와 민주주의
'정치란 무엇인가' - 교실 배움
6학년 사회 첫 시간, 교과용 도서는 4·19 혁명부터 배우지만 저는 두 번째 중단원의 시작인 '정치와 민주주의'부터 가지고 와서 시작합니다. 교과용 도서가 4·19 혁명을 가장 먼저 다루는 이유는 아마도, 5학년 2학기 역사에서 현대사 부분만 따로 잘라내어 6학년 1학기 정치 영역과 연결한 바 연결성을 위해서가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이를 충분히 실감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교과용 도서에서 다루는 4·19 혁명과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 항쟁은 결국 정치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안내하는 역사적 사건입니다.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해 먼저 배운 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4·19, 5·18, 6월 항쟁의 희생이 있었는지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현재의 교과용 도서는 정치에 대해 '사람이 함께 살아가다보면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9 개정 교육과정 교과용 도서의 설명이 훨씬 명징하고 어린이들에게도 쉽게 안내할 만한 것입니다. '정치란 갈등이나 대립을 조정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활동'입니다. 갈등과 대립, 공동의 문제야말로 교실의 것이기도 합니다. 어린이들이 정치의 주체가 되어 갈등이나 대립을 해소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가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 교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정치와 민주주의를 4·19, 5·18, 6월 항쟁의 앞서 이야기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와 같이 정치가 무엇인지 이야기하다보니, 다음 시간에 이야기 나누어야 할 독재정/왕정/민주정 이야기가 조금 빠르게 나왔습니다. 그러나 다음 시간을 위하여 이야기를 미루어 두었습니다. :)
너무 열성적으로 설명하였더니 목이 조금 불편하였습니다. 민주적 의사 결정을 실제로 경험하기 위한 전단계로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지식에 대해서는 선생님 주도로 안내하게 됨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양해를 구하였습니다.
어린이 하나가 배우는 과정에서 흘러나온 표현 하나를 캐치해 주었습니다.
'정치는 모두가 이기기 위한 것'
그것을 위해 우리는 대화와 타협의 도구를 사용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민주주의의 본질이 지켜지려면, 대화와 타협을 통해 모두가 이기는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일년 내내 같이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하였습니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 원격 배움
지난 시간에는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배웠습니다. 정치란 갈등이나 대립을 조정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말한다고 2009 개정 교과용 도서는 안내하고 있습니다.
정치를 구현하는 방법으로, 어린이들은 왕정과 독재정, 민주정을 배우게 되는데, 이는
- 소수의 결정이 모두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가/왕정과 독재정
- 모두의 삶에 영항을 미치는 결정에 모두가 참여하는가/민주정
크게 위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역사는, 귀족정이니 참주정이니 하는 정치 체제도 소개하고 있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왕정이나 독재정과 구현되는 방식이 같습니다. 공화정은 또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니는 바, 이는 무리의 대표가 복수이며 선출의 과정을 거치는 체제를 말합니다. 로마 공화국의 경우, 집정관이 둘이었기 때문에 아마 공화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안내되고 있다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로마 공화국은 민주적 공화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정치 체제를 분리하자면,
- 선출 없는 세습 일인의 권력 행사: 왕정
- 선출과 세습 없는 일인의 권력 행사: 참주정
- 선출 없는 소수의 권력 행사: 귀족정
- 선출을 거쳤으나 이후 일인의 권력 행사로 변질: 독재정
- 소수에 의해 선출된 복수의 권력 행사: 귀족적 공화정
- 다수에 의해 선출된 복수의 권력 행사: 민주적 공화정
정도가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이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들과 나누지는 않았습니다.
어쨌든, 정치 제도에 대해 교과용 도서에서 안내하는 왕정, 독재정, 민주정에 대한 안내를 마친 후, 어린이들에게 질문 하나를 제공하고 찾아보도록 하였습니다.
- 우리 생활 속 정치의 사례를 두 가지 정도 찾아보자.
배움 중간에 어린이 하나가 학습 커뮤니티 플랫폼에 제출한 것을 보았습니다. 그 어린이는 '가족회의', '학급회의'라고 적었는데, 가족회의와 학급회의는 정치의 형태이며, 가족회의나 학급회의에서 나오는 구체적인 문제 상황과 갈등·대립 상황이 바로 정치의 사례로 찾아야 하는 것임을 말해주면서 답을 보완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확인한 후,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로
- 인간의 존엄성
- 자유
- 평등
이 있음을 간략하게 확인하면서 원격 배움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배움은 e학습터 화상수업 툴로 진행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이 접속하기를 기다리면서 e학습터 개념 동영상을 전송하였는데, 딜레이 없이 너무나 깨끗한 화면으로 전송되는 것을 보면서 감동하였습니다. 첫 원격 등교일이라 화면 접속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있었으나, 구글 크롬을 사용할 줄 모르는 어린이 하나를 제외하면 모두 접속에 성공하였습니다. 다만, 계속 담임 교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어린이가 있었고, e학습터 화상수업 툴 사용시에 그게 제일 많이 신경쓰이는 반응이었습니다.
아무리 교사가 QnA를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어도, 이를 원격으로 전달하는 것이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이 때 한 학부모께서는 에듀넷에서 자녀의 현재 학년 변경을 하지 않으신 채 e학습터 학급 수강신청을 시도하시다가 결국 화가 나셔서 - 하지만 담임 교사에겐 그런 티를 내시지 않고 - 전화를 하셨습니다. 저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아서 대신 해결해드리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그게 제일 간편한데, 어린이들과 화상수업을 진행하면서는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다른 것은 다 견딜 수 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어린이들에게 담임 교사의 목소리가 가 닿을 수 있도록 e학습터 화상수업 툴의 세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배움 중간에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다 적어 보았는지, '예/아니오' 기능으로 물어 보았습니다. 기능이 쓸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19 혁명(1)' - 교실 배움
지난 시간 배웠던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하였습니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인 이유는 국민 모두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제도이기 때문임을 안내하였고, 보통선거, 평등선거, 비밀선거, 직접선거의 4대 원칙이 나오게 된 것에 대해, 선거권 부여 범위의 변천사 및 부정선거 사례 중 3인조, 5인조 부정선거 사례와 연결하여 안내하였습니다.
영국에서 최초로 선거권이 생기던 당시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을 가진 남성에게만 선거권이 주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일정 연령 이상의 남여 모두에게 투표권이 주어졌지만, 스위스의 경우에는 1971년에야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졌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섞어가며 선거의 4대 원칙의 의미를 풀어갔습니다.
지난 시간에 미처 깊이있게 이야기하지 못하엿던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은 인간 존엄과 자유, 평등입니다. 민주주의는 이것을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 점철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투쟁의 효시이자 대표격인 4·19 혁명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레 이어졌습니다. 어린이들은 김주열 열사의 희생과, 4·19 혁명 과정에서 일어난 열 한 살 어린이의 희생을 슬퍼하였습니다. 이런 희생의 이유가 바로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지키기 위한 것임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교사 주도로 이루어지다보니, 어린이들은 한 편 흥미있어 하면서도 다른 한 편 굉장히 힘들어 하였습니다. 교사가 다양한 이야깃 거리를 흥미롭게 전달할 경우 어린이들은 마치 선생님의 첫사랑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몰입하고 흥미있어 합니다. 그러나 방역 문제 상 6교시를 마친 후 점심식사를 하는 상황 때문에, 이 날의 6교시 사회 배움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집중력이 굉장히 저하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마지막 시간은 조금 덜 부담스러운 과목으로 구성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학생에게 배움의 주도권을 넘겼을 때의 배움에 대한 고민도 가집니다. 배움의 퀄리티가 어느 정도 보장될 때, 학생 주도의 배움을 설계하고 운용할 수 있겠지만, 초등학교 6학년 수준에서 퀄리티 있는 학생 주도의 배움에는 한계가 있음이 명백합니다. 이를 교사 주도 배움에 대한 면죄부로 여기지 않고, 한계를 뛰어넘는 학생 주도 배움을 설계하고 운용하기 위한 더 많은 탐색과 고민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동기는 학생 주도 배움에서 나올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4·19 혁명(2)' - 원격 배움
지난 시간에 4·19 혁명이 진행된 양상 및 의미를 이야기 해 주었으므로, 오늘은 디지털교과서의 자료를 보면서 스스로 배움을 정리해 보도록 하는 콘텐츠 배움 과정을 부여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은 디지털교과서를 연 후 서책형 교과서는 제공하지 않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배움을 확인하였을 것이고, 이에 따라 4·19 혁명에 대한 이해를 스스로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리라 생각합니다.
디지털교과서는 분명히 교실 배움을 바꾸어 줄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서책형 교과서를 바탕으로 하지만 결코 서책형 교과서가 향하는 방향과는 그 궤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멀티미디어도 아니면서 쌍방향이지만 실감나는 정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서책형 교과서도 아니기 때문에, 쌍방향으로 자기주도적인 배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도구임에 분명합니다. 저는 이미 3년째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여 교과용 도서의 틀을 벗어난 배움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원격 등교와 교실 등교를 병행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가정에서의 배움은 디지털교과서를 기반으로 적절한 질문들로 어린이들이 스스로의 배움을 구성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교실에서는 조금 더 심화된 질문과 활동을 통해 배움의 깊이를 만들어보고자 노력하고 있기도 합니다.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좋겠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과 민주주의(1)' - 교실 배움
지난 시간에 배운 4·19 혁명의 의미를 간단하게 되짚었습니다. 왕이 되고자 했던 이승만 대통령. 민주주의 국가에는 어울리지 않는, '국부'라는 칭호를 듣길 원했기 때문에 아마도, 여러 차례의 개헌을 통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국 자신의 '왕위'를 정치적 후계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에게 물려주고자 기획한 3·15 부정선거는 김주열 열사의 희생과 많은 시민의 숭고한 참여로 인해 무산되었습니다. 4·19 혁명은 정치 시스템 중 소수에 의해 많은 것이 결정되는 유사왕정 정치 시스템에 반대하는 시민의 민주주의 수호 행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구축하기 시작한 민주적 정치 시스템은, 당연하겠지만 정국의 혼란을 가지고 왔습니다. 해방 후 민주주의 정치 시스템 아래에서의 의사 결정을 제대로 경험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우리나라에는 어찌보면 당연한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프랑스 같은 나라가 대혁명을 한 이후에도 민주주의를 위해 수십년간 피흘린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나라의 정치적 혼란은 지극히 당연하고 꼭 거쳐야 할 과정이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빌미로 군인들이 움직인 것은 당연히 허락되어서는 안 되는 행동입니다. 특히 무력을 행사하도록 법적으로 허락받은 두 집단 - 군인, 경찰 - 의 경우, 그의 사용을 극도로 제한받고 있습니다. 사용하여야 할 목적에 위반하여 무력을 사용하는 경우, 우리 형법에서는 이를 내란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5·16 군사정변은 따라서 그 태생이 불법이며, 관련자는 모두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하는 행위입니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해괴한 논리로 이를 무마하려는 이들도 있지만, 만약 평범한 사람들이 불법을 저지를 때 겪는 처벌을 생각해 보자면, 허용할 수 없는 무력의 사용을 통하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수립된 민주 정부를 전복한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인정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을 '성공한 쿠데타'니 '경제발전의 신화'니 하며 인정해 버리니, 전두환·노태우 같은 이들이 동상이몽을 꾸고 흉내내기를 하는 것입니다.
5·18 민주화 운동은,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 이후 군이 저지른 일련의 반민주적 행위에 대해 분연히 일어난 시민 운동의 상징이자, 그 중에서도 특히 전라남도 광주에서 있었던 군부 세력의 불법적인 시위 진압과 그로 인해 발생한 무고한 많은 시민이 희생한 민주화 투쟁이기도 합니다.
4·19 혁명 이후에 일어났던 민주적 정치 체제의 후퇴를 연대기적으로 어린이들에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특히, 유신헌법과 함께 시작된 통일주체국민회의가 얼마나 웃긴 제도인지 안내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정치색은 배제된 채 권력에 영합하는 인물만이 참여하도록 교묘하게 세팅된 통일주체국민회의, 이들에 의해 대통령을 뽑는 해괴한 행위들. 1972년의 대통령 선거에서, 총 2,359명의 대의원 중 2,357표의 찬성으로 박정희 대통령을 임기 6년의 유신 대통령으로 만든 것이 이 해괴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이것을 한국형 민주주의라고 주장하였던 이들의 행태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과 민주주의(2)' - 원격 배움
e학습터 개념 동영상을 통해서 지난 시간 배운 4·19 혁명과 5·18 민주화 운동의 원인과 과정, 결과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디지털교과서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배움을 스스로 정리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의 원인과 경과 및 결과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아는 편이고 많이 말할 수 있지만, 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서 어린이들에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을 요 근래에 하고 있습니다. TMI. 교사가 알고 있는 것이 모두 흘러갈 필요는 없습니다. 교사는, 누구보다 많이 알아야 하지만, 이는 학생들이 배워야 할 것을 현재 학생들의 상태를 토대로 적절하게 설계하고 구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것 대신, 교사의 앎을 자랑하는 수업 시간이 얼마나 어린이들을 지긋지긋하게 만들 수 있는지, 많이 느껴온 지난 시간들이었습니다.
지난 시간 교실 배움 속에서 중요한 지점을 짚어 주었으니, 이번 시간에는 실시간 쌍방향 원격 배움을 밑바탕에 깐, 디지털교과서 콘텐츠 제공형 배움으로 배우도록 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위 두 질문에 대한 어린이들의 생각을 짚어보기만 하면 될 듯 싶습니다.
'6월 민주 항쟁(1)' - 원격 배움
6학년 1학기 사회 1단원은 4·19 혁명(1960)과 5·18 민주화운동(1980), 6월 민주항쟁(1987)을 차례대로 배운 후, 이후의 시민 참여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4·19와 5·18, 6월 항쟁은 각 두 시간씩 배우는데, 지금까지는 어쩌다보니 첫 시간은 교실에서 배우고 두 번째 시간은 원격 등교로 배웠습니다. 그래서, 교실에서는 전반적인 흐름을 안내하고, 원격으로는 디지털교과서의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내용을 정리해보도록 배웠습니다.
그런데 6월 민주 항쟁을 배우기 위한 두 시간은 다 원격 등교 상황에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첫 시간은 e학습터의 개념 동영상과 디지털교과서 콘텐츠를 살펴보면서 스스로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선, e학습터 개념 동영상의 6월 민주항쟁 원인, 과정, 결과를 다룬 내용을 함께 보고, 이에 대한 간단한 조사 활동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수준에서 어린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백그라운드 지식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도 그랬지만 많은 교사들이 어린이들의 상황을 미처 헤아리지 못한 채 어린이들의 배움 도달점을 높게 형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차만별인 교실 상황을 고려한다면, 어린이들의 수준을 천천히 끌어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학년 초에는, 우선 검색한 자료를 출처와 함께 가지고 오는 것부터 안내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간추리는 것은 이후의 일입니다. 좋은 자료를 고르는 안목도 없는 어린이들에게 내용을 간추리라고 하면 이도저도 되지 않습니다. 출처를 밝히고 내용을 찾아보는 방식의 조사를 한 학기 정도는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다음 디지털교과서의 질문에 답해보도록 하였습니다. 교과용 도서에는 나와 있지 않은 디지털교과서 '만'의 질문들이 좋습니다. 그 중 상당수는 교사용 지도서에 예시된 질문들이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디지털교과서에 명확하게 제시된 경우 교사가 쉽게 수업 시간에 끄집어 낼 수 있는 도구가 되어 줍니다. 교실 배움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이 도움을 줍니다. 디지털교과서의 질문은 교사가 생각하기에도 어린이들과 이야기 나눠 볼만한 좋은 질문들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6월 민주 항쟁(2)' - 원격 배움
지난 시간에 6월 민주 항쟁에 대해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여 스스로 배우도록 과정을 안내한 바 있습니다. 이 날은 Zoom을 통하여 어린이들이 지금까지 배운 바에 대해, 정치란 무엇인가 부터 주욱 훑어가며 우리에게 민주주의가 왜 중요한지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시간에 학습 커뮤니티 사이트에 제출한 배움 결과물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이 답한 것들을 함께 살펴보면서 이렇게 표현하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런 내용을 썼으면 어땠을까, 같은 피드백을 해 주었습니다.
3월이 반 조금 더 지났을 뿐입니다. 계속 꾸준하게,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지 안내하고 예를 들어가며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예시는 교실에서 함께 배운 친구들의 생각입니다.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배움의 강점은 교실 배움 친구의 생각을 쉽게 넘겨다 볼 수 있다는 접근성의 측면일 것입니다. 조금 더 그 쪽으로 신경써서 온-오프라인 연계 배움을 설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6월 민주 항쟁 이후의 민주주의' - 원격 등교
지난 시간에는 6월 민주항쟁을 배워 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6월 민주항쟁 이후에 자리잡은 두 가지 민주적 제도인 대통령 직선제와 지방자치제에 대해 배웠습니다. 우선 e학습터 개념 동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동영상은 전반적인 배움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아직까지 참여하지 않은 어린이들을 기다리는 어린이들이 배움을 준비할 수 있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실시간 쌍방향 원격 배움에서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이 지점입니다. 어떤 교실에서는, 콘텐츠 방식의 과제를 부여한 후 Zoom 등의 툴에서 이를 수행해 가는 과정에서 개별적 질문을 받거나 과제 완료 등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실시간 쌍방향 원격 배움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방식은 사실 Zoom이 없어도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시간 쌍방향 원격 배움이라면, 배움을 위한 콘텐츠도 실시간으로 제공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를 못 느끼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실은 중요하고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야 원격 배움의 효과성을 효과적으로 검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용어 정리도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효과성 검토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과연 가능하겠습니까. 이런 부분부터 정리되지 않으면 현장의 처방은 그저 각자도생하는 주먹구구 운영에서 그칠 것이며, 원격 등교 상황을 전반적으로 조망하는 분석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배움에는 콘텐츠 제공형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며, 다만 어린이들의 배움을 지속적으로 피드백하며 수준을 높여 가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디지털교과서를 마치 프레젠테이션 도구처럼 활용하며 실시간 쌍방향 배움을 엮어 갔습니다. 대통령 직선제 선거 제도와 지방자치제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서 중요한 까닭은, 둘 다 모두 시민이 직접 정치 행위에 참여함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직선제는 말할 나위 없습니다. 미국 같은 간접선거 제도의 경우 그 역사가 워낙 오래된 덕에 모든 시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도록 잘 조직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간접선거 제도는 결국 소수에 의한 국가 정책의 결정 및 실행을 위한 제도로 운영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 선출을 제헌의회에서 한 것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 헌법을 통해 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한 대통령 간선제를 수립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국가의 행정권을 대표하는 대통령을 시민의 손으로 직접 뽑음으로써 모든 시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민주주의의 이상을 가장 명징하게 드러내는 제도가 바로 대통령 직선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방자치제는 다른 의미에서 민주주의의 한 축을 담당합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라고도 불리우는 지방자치제는, 비대해진 중앙정부의 행정권이 각 지역의 현안을 제대로 정책으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행정권 중 지역의 특색을 고려해야 하는 것들을 지방정부로 이관함으로써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정책의 결정 및 실행이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린이들이 알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교사 주도의 일방향적인 배움 전달이 될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에게 민주적 결정의 가치와 의미, 그리고 체험을 할 수 있는 배움을 설계하여 운영한다면 의미있는 배움이 어린이들에게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자 합니다.
'시민들이 사회 공동의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방법' - 원격 등교
지난 시간에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제도를 대표하는 두 가지 대표적인 케이스인 대통령 직선제와 지방자치제도에 대해 안내하였습니다. 시민 모두가 행정 수반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권리를 가지는 대통령 직선제야말로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국민에게 주권이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제도임을 배웠고, 지방자치제도의 경우 각 지역 특성에 맞는 행정권과 입법권을 행사함으로써 민주적 결정이 시민에게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데 의의가 있음을 배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우리나라의 정치 발전 단원의 재구성 챕터 1인 ‘민주주의와 정치’의 마지막 차시로서, 시민들이 사회 공동의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방법을 안내하였습니다.
교과용 도서에서는 지난 2016년 당시 대통령의 위헌적 통치행위에 대해 항의하는 시민들의 사진을 소개하면서 도입하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가지는 가장 큰 위헌성은, 허용되지 않은 권력이 통치행위를 주도하였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가 가지는 행정권의 비대화는 반대로 행정권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과 절차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행정 절차가 헌법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흔히 표현된 ‘비선실세’는, 말 그대로 통치행위가 제도 내에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단어이며, 이는 시민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행정권의 오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으나, 더 이상 4.19나 5.18, 6월 민주항쟁 같은 양상으로 흘러가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적 역량이 그만큼 성숙했음을 상징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갈등이나 대립을 조정하고 사회 공동의 문제에 참여하는 절차와 방법을 배움으로써 ‘민주주의 정신의 대물림’을 이루어 갈 필요가 있습니다.
교과용 도서에는 대규모 집회와 캠페인, 서명 운동, 1인 시위 등이 소개되고 있으며 최신 트렌드에 맞게 SNS를 통한 의견 제시도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은 선거나 투표, 신문이나 텔레비전 등의 매체를 활용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공청회나 정당, 시민단체 횔동도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담임 교사로서 어린이들에게 강조하였던 것은, 일상생활의 문제를 위해 어린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기 위한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담임 교사나 학급 구성원이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공동의 문제나 갈등, 대립을 해결하려고 할 때 정확하고 단호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민주적 태도를 실천하는 것임을 안내하였습니다.
디지털교과서에 나오는 질문인,
- ‘민주 정치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제도’를 써 보도록 함
으로써 배움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하였고,
-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 참여 방식으로 공동의 문제나 갈등을 해결한 구체적인 사례를 한 가지씩 찾아보도록 안내
하였습니다. 아울러,
-민주적 방식으로 갈등이나 대립을 해결하고 문제 상황을 풀어가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도 써 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이 날의 배움은 Zoom을 활용하였습니다. 디지털교과서의 콘텐츠를 같이 보면서 활동하였고, 디지털교과서 중간에 나오는 물음에 대한 생각은 디지털교과서의 메모 기능을 활용하여 작성한 후 위두랑에 전송하도록 하였습니다. 디지털교과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로, 디지털교과서 상에 작성한 답변이 바로 위두랑으로 전송되고 교사와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어린이들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실시간으로 어린이들의 생각을 확인하기도 하였고, 위두랑에 생각을 제출받기도 하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