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6] 6. 각기둥과 각뿔
2단원인 [각기둥과 각뿔] 단원을 가장 먼저 배웠습니다. 학년 초, 교실 등교와 원격 등교를 번갈아가는 상황에서, 도형 영역이 조금 덜 부담스럽게 배움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의 사물 찾아보고 유형화하기' - 원격 배움
구체물이 추상화되는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서, 우리가 왜 A4 용지를 보면서 직사각형을 떠올리고 여기 삐죽 저기 뽈록하지만 우리가 빌딩을 보면서 직육면체를 떠올리는 까닭을 생각해 보기 위해서, 배움의 첫 활동은 주변의 다양한 구체적 사물을 찾아보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주변을 관찰하면서 30개 정도의 구체물을 찾아보도록 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찾은 구체물을 추상화하는 과정을 수행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데스크톱 컴퓨터와 빌딩을 예시로 들었습니다. 데스크톱 컴퓨터가 툭 튀어나온 부분도 있고 쑥 들어가는 부분도 있지만 결국 우리가 이를 직육면체 모양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가 수학적으로 사고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빌딩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빌딩을 그릴 때 직육면체로 표현하는 것이 바로 수학적 사고의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린이들이 찾은 30개의 구체물을 위와 같이 추상화 된 도형으로 나타낸다면, 구체물은 몇 가지의 추상화 된 도형으로 유목화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수행한 후, 발견한 도형의 특징을 써 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엄밀함을 요구하는 활동은 아닙니다. 구체물이 추상화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으로 각기둥과 각뿔 단원을 배울만한 동기 유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였습니다.
'도형의 특징 알기' - 원격 배움
지난 시간에는 주변의 다양한 사물을 찾아본 후, 그 사물에서 보이는 도형을 추상화하고 그의 특징을 써 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도형의 범주를 넓혀보는 배움을 진행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은 5학년 때까지 다양한 도형을 배웁니다. 그 도형은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나뉩니다. 평면도형과 입체도형. 물론 엄밀하게 구분하면 점과 선, 각도 있지만 이 도형에 대한 확인은 조금 뒤로 미루기로 합니다. 평면도형 중에서는 삼각형, 사각형 등의 다각형을, 입체도형 중에서는 육면체 중 정육면체와 직육면체에 대해 배운 바가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구체물을 추상화하여 나타낸 도형들을 다시 어떻게 분류할 수 있냐고 물었을 때, 의도를 잘 알아차린 어린이들이 '평면도형'과 '입체도형'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입체도형'이 무엇이냐고 부가하여 물었을 때, 어린이들은 주저주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입체도형은 공간을 차지하는 도형입니다. 물 속에 입체도형을 넣어보면 제일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물이 차지하던 공간을 대신하여 물체가 채울 때, 그 도형을 우리는 입체도형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초등 수준에서 다루는 입체도형은 겉넓이를 가지는, 전개도를 통해 배우는 도형입니다. 따라서, 정확하게는 도형의 내부가 꽉 차 있다고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어찌보면 초등 수준에서 정확한 개념을 토대로 설명하기에는 항상 어려움이 따릅니다.
여하튼, 평면도형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도형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평면도형을 구체물로 상징하여 나타내는 탓에 자꾸 잊지만, 평면도형은 높이가 없습니다. 즉, A4 용지 같은 것은 평면도형의 적절한 예시가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이 이야기도 매년 해 주곤 하는데, 실시간 쌍방향 원격 수업으로 꺼내기보단 등교하였을 때 꺼내려고 아껴 두었습니다. 어쨌든.
이제 입체도형과 평면도형의 범주를 넓혀보기로 하였습니다. 삼각형의 예를 하나 들었습니다. 삼각형에, 한 변의 길이를 같게 하여 삼각형 하나를 더 연결하면 사각형이 됩니다. 사각형에, 한 변의 길이를 같게 하여 삼각형 하나를 더 연결하면 오각형이 됩니다. 일상생활에서 백구십삼각형으로 추상화할 수 있는 구체물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어린이들은 이제 추상화 형태의 도형으로 다른 추상화된 도형들을 찾아가야만 합니다. 이에 대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사물 속에서 찾을 수는 없지만, 생각과 상상을 통하여 존재할 것 같은 도형을 더 찾아보기로. 그러나 그렇게 찾는 도형은 이름을 붙이고, 다른 친구에게 설명하였을 때 똑같이 그리도록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럼 도형의 이름은 어떻게 붙이는가. 지난 시간에 찾아본 것처럼, 도형의 이름에는 도형이 가진 특징이 드러납니다. 왜 삼각형인가, 라는 질문에 어린이 하나가, 각이 세 개라서, 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도형이 그렇진 않습니다. 사다리꼴은 도형이 가진 내재적 특징이 담겨 있는 명칭이 아닙니다. 그러나 명색이 도형의 이름이라면, 그 도형이 가진 내재적 특징이 담겨 있어야 할 것입니다.
간단한 비계를 제공하였습니다. 많은 입체도형이 있지만, 이름 붙일 수 있는 도형으로 기둥 모양의 도형과 뿔 모양의 도형이 있다. 그런데, 예컨대 아래와 같은 기둥 모양의 도형을 그렸다고 치자.
이렇게 도형을 붙여두고 '구름기둥'이라고 하면 과연 잘 붙인 이름일까? 구름기둥이라는 표현을 들으면서 어린이들이 재밌다고 깔깔거리더군요. 이렇게 그리고 구름기둥으로 이름 붙일 수 있지만, 친구에게 '이것과 똑같은 도형을 그려봐'라고 했을 때에는, 반투명 종이를 대고 옮겨그릴 수 밖에 없는데, 그런 도형은 우리의 배움에는 기여할 수 없는 도형이라고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도형 찾아보기 시작. 그러나 활동을 마친 어린이들의 제출물을 살펴보았을 때, 교사의 의도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교사의 의도는 구체물 속에서 쉽게 추상화하여 나타낼 수 있는 정육면체, 사각형, 원을 토대로, 실제 생활 속에서는 추상화하여 찾기 힘든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기둥 모양 중에서도 사각기둥, 오각기둥, 육각기둥 등의 다양한 도형이 있다는 쪽으로 나아가길 바랬는데... 아래와 같은 답안들이 나왔습니다.
교사의 설명이 부족했던 탓입니다. 그럼에도, 2007 개정 교육과정 이후로 교과용 도서의 방향이 이런 식의 다양한 표현을 원하는 것도 있으니까... 오히려 이 지점에서 다음 시간에는 조금 더 배움을 구체화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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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도형 중 각기둥과 각뿔이 가지는 특징 알아보기' - 교실 배움
지난 시간에는 생활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구체적 사물을 기반으로 발견한 추상화 된 도형 - 직육면체, 삼각형, 공(구) 등 - 에서 시작하여, 실제 생활 속 구체적 사물과는 연결할 수 없지만 수학적 사고를 통하여 발견할 수 있는 도형들을 찾아보자는 질문을 던지고 수행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직육면체에 밑모양이 삼각형이면서 기둥 모양의 도형을 붙이면 밑모양이 오각형이면서 기둥 모양의 도형이 됨을 발견해 가는 것처럼 추상적 사고 과정을 통해 범주를 넓혀가길 원했지만, 실제로는 그냥 상상 속 입체도형을 구상한 활동 결과물이 추출되었습니다. 별기둥 같은 것들을 찾아내고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했던 발문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수학 배움에서 항상 고민하는 지점은, 선행학습을 한 어린이와 학교의 배움이 처음인 어린이를 모두 자극할 수 있는 배움을 구안해 내는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선행학습을 한 어린이들이 예년에 비해 많은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좋은 접근을 할 수 있는 부분을 더 고민하게 됩니다.
이 날의 시작은 입체도형의 명칭으로부터였습니다. 5학년 때까지 어린이들이 배운 입체도형의 명칭은 직육면체와 정육면체가 있습니다. 이 명칭은 입체도형의 면 개수로부터 옵니다. 직사각형인 여섯 면으로 이루어진 도형을 직육면체, 정사각형인 여섯 면으로 이루어진 도형이 정육면체입니다. 육면체가 있다면 당연히 오면체도, 사면체도 있습니다. 3면체는, 곡면을 하나의 면으로 본다면 원기둥을 말할 수 있지만, 이는 우리 교육과정에서는 다루지 않는 도형입니다. 육면체가 있으므로, 칠면체도, 팔면체도 있습니다. 중학교에 가면 정다면체로 다섯 가지를 배웁니다만, 초등에서는 굳이 다룰 필요가 없습니다.
이와 같이, 육면체가 있다면, 칠면체도, 팔면체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게, 사고의 확장입니다. 이렇게 되려면 직육면체와 정육면체가 여섯 개의 면으로 이루어진 도형임을 이해하면 됩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이런 이해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어린이들의 문제일까요, 교육과정의 문제일까요, 이도 아니면 배움을 준비하는 교사의 문제일까요. 문제라고 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는 어린이들이 이렇게 수학적 사고의 확장을 작은 범위에서부터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더 큰 범주에서 수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을테니까요.
어쩔 수 없이 관점을 교사가 주도하여 변화시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직육면체의 모양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모양을 우리는 기둥 모양이라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는 기둥 모양을 기준으로 삼아 도형을 배워보도록 할 것이다. (사각기둥과 삼각기둥을 그렸으나 그 이름은 사용하지 않은 채) 이 두 입체도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말해보자. 이와 같이 접근하면서, 입체도형의 범주를 확장하며 배우도록 하였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어린이들이 찾은 특징을 발표하면서 각기둥과 각뿔이 가진 구성요소와 성질을 알아가고자 합니다.
'각기둥과 각뿔의 특징 일반화하기' - 교실 배움
지난 시간에는 기둥 모양을 가진 두 입체도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 보도록 안내하였는데, 답한 것을 훑어보니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어린이들이 절반 정도 되어 보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기둥 모양 도형의 약속과 뿔 모양 도형의 약속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기둥 모양 도형의 경우에는 마주보는 한 쌍의 평행하고 합동인 도형을 가지면서 기둥 모양인 도형으로 안내하였습니다. 옆면이 밑면과 수직인 조건이 필요하지만, 우선 이는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도형과의 비교를 통해 예시적으로 안내하는 정도에서 멈추었습니다. 뿔 모양인 도형은 위에서 보았을 때 뿔의 꼭짓점이 밑에 오는 면의 한가운데 위치한다는 정도로 안내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기둥 모양/뿔 모양 도형의 종류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기둥 모양 입체도형의 경우 평행하면서 합동인 두 면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특징인 바, 그 두 면의 모양이 달라짐에 따라 기둥 모양의 성질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안내하였습니다. 어찌보면 집합과 원소의 관계로 안내한 것이기도 한데, 어린이들이 잘 이해하였는지는 차후 확인이 필요할 듯 합니다. 뿔의 경우에도 주요한 특징은 밑에 오는 면의 모양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밑면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안내하였습니다. 삼각기둥의 옆면을 바닥에 놓은 경우, 그 면이 밑면이 아님을 설명하였습니다. 도형을 놓는 것에 따라 밑면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밑면은 서로 평행하고 합동인 두 면을 의미하는 것임을 명확하게 안내하였습니다. 그래야 기둥 모양으로 드러남은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기둥 모양과 뿔 모양이 가지는 특징 하나씩 더 찾아보라고 안내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수학보다 다른 이야기를 더 많이 하였습니다.
뿔 모양의 예시를 드느라 꺼낸 피라미드에서, 투탕카멘 왕의 무덤 발굴 이야기가 따라왔고, 이는 무령왕릉 발굴기로 이어졌습니다. 무령왕릉 발굴 이야기를 하다보니 석가탑 보수공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어 사리를 넣은 유리병이 깨어지고 나무 크레인이 기울어지는 바람에 몸돌이 떨어져 옥개석이 깨어진 이야기까지 이어졌습니다. 몇 명의 어린이들은 지루해했고, 더 많은 어린이들은 재미있어했습니다.
'각기둥의 전개도 알아보기' - 원격 배움
지난 시간에는 입체도형을 구분하는 기준 중에 '기둥 모양'과 '뿔 모양'을 배웠으며, 각 모양의 특징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둥 모양과 뿔 모양의 종류 중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으며, 실생활에서 이를 찾아볼 수 없지만 각각의 모양에 대한 특징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면, 바꿀 수 있는 조건을 바꾸어가며 다른 형태의 기둥 모양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기둥 모양에서 바꿀 수 있는 조건은 평면인 밑면의 모양으로, 평행하고 합동인 두 밑면을 다각형 모양으로 바꾼다면 다양한 기둥 모양의 입체도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러한 기둥 모양의 입체도형을, 그 밑면의 모양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만들어지므로, 이를 각기둥이라고 부른다는 수학적 약속을 안내하였습니다. 그러고보면, 교과서에서는 '각기둥'이라는 용어를 첫 시간에 안내하면서 가르치는데, 이걸 지연시키기 위해서, 용어 없이 개념과 원리로 설명하는 방법을 통하여 약속을 안내할 때 왜 이 약속일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이번 시간에서야 처음으로 '각기둥'이라는 수학적 약속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각기둥의 전개도를, 사각기둥을 하나 잘라가며 보여 주었습니다. 교과용 도서에 준비물로 각기둥의 전개도 모양이 준비되어 있어 이를 활용하여 다양한 기둥 모양의 입체도형을 만들어보도록 안내도 하였습니다. 배움 과제는, A4 용지에 (사각기둥 전개도 이외의) 각기둥 전개도 그려서 오린 후, 실제로 입체도형 만들어보기 활동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만든 각기둥 전개도에 각기둥이 가지는 특징을 다시 한 번 써 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콘텐츠 제공형 배움이었으므로, 약 10분 정도의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힘들어도, 혹시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 일이 있으면 무조건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다행히 작년에 만들어 둔 것도 있고 해서 재활용(!)할 수도 있지만, 없는 것들은 이제 더 이상 남(!!)의 자료 쓰지 않고, 어설퍼도 직접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옆반 선생님 것도 아니고, 한 번 본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는 선생님 것을 쓰면, 어린이들에게 래포가 생길까 싶기도 하고...
아직 배움 제출물 검사(!!!)를 하지 않아 어떻게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다음 시간 교실 수업으로 만나면 부족한 부분 보완하면서 함께 배우면 되니까, 괜찮습니다.
'각기둥과 각뿔의 특징을 토대로 개념 확장하기' - 교실 배움
지금까지 도형에 이름 붙이기를 최대한 미루어가면서 도형이 가진 여러가지 특징에 집중하는 배움을 이어 갔습니다. 물론, 올해 어린이들은 이미 배우고 온 친구들이 많아서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모르겠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구체물 속에서 공통의 특징을 발견하는 경험은 수학의 추상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렇게 구축한 각기둥과 각뿔의 공통의 특징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기둥 모양과 뿔 모양의 입체도형은 무수히 많은데 - 삼각기둥, 사각기둥, 오각기둥, ..., 백십구각기둥, ... - 이러한 각각의 모양을 아우를 수 있는 공통의 특징을 간추려보며 정리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위는 선행학습을 한 듯 싶은 답안이지만, 아래는 교실 배움을 통해 형성한 배움이라고 보여집니다. 공통의 특징을 찾아내는 추상화로부터 일반화가 시작된다고 본다면, 이번 단원의 배움은 나름 의미있는 구성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공통의 특징을 공유하는 개별 도형들이 갖는 제각기의 특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그런 제각기의 특징을 물었을 때, 어린이들은
- 각각의 기둥과 각각의 뿔이 가지는 밑면의 모양이 다르다.
- 이로부터 각각의 기둥과 뿔이 가지는 꼭짓점, 모서리, 면의 개수가 달라진다.
정도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받아, 예컨대 삼각기둥과 사각기둥의 차이를 밑면의 모양으로 설명할 수 있고, 밑면의 차이는 꼭짓점과 모서리, 그리고 옆면의 개수 차이로 이어진다는 안내로 이어졌습니다.
이를 심화하기 위한 질문으로, '그렇다면 백십구각기둥의 꼭짓점과 모서리와 면의 개수는 몇 개인가?'라는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도형이 가지는 일반적 성질과 도형 각각의 구체적 성질을 함께 고려한다면 답을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 만약에 찾을 수 없더라도 너무 실망하진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각기둥과 각뿔]에 대한 배움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지금까지 제대로 펼쳐보지 않았던 교과용 도서를 펼쳐보며 배움을 전반적으로 정리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교과용 도서의 문제 풀기' - 원격 배움
저희 교실에서의 수학 시간에는 교과용 도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성취기준에 근거하여 배움 내용을 전반적으로 되짚어 본 후, 이후에 교과용 도서를 한 번에 풀게 하고 있습니다. 배움을 마친 터라, 원격 등교 상황에서 가정에서 교과용 도서를 풀어서 제출하도록 하였습니다.
각기둥의 전개도 그리는 부분은 등교 시에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풀이를 본 후, 어려움이 있는 친구들은 가능하다면 원 포인트 레슨 식으로 다시 한 번 안내할 생각입니다.
'단원평가' - 등교 수업
이번 시간은 수학 각기둥과 각뿔 단원평가를 치루었습니다. 매년 단원평가는 제가 직접 출제한 문항으로 치루고 있습니다. 객관식 문항이나 계산 문항은 가급적이면 배제하고, 생각을 묻는 문제를 많이 제시하는 편입니다. 가령,
-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각기둥 모양을 가진 구체적인 물건 하나를 쓰고,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각기둥의 특징을 찾아 써라
같은 문항도 있고
- 도형 가와 나, 다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써라
같은 문항도 있습니다.
이런 문항의 특징은 채점이 어렵다는데 있습니다. 채점을 하려면 일일이 다 읽어봐야 합니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썼을지 추론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린이의 부족한 점, 잘 안 되는 부분이 어느 지점인지 조금 더 선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객관식의 경우에는 현재 지점에 대한 진단만 가능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쓰는 문항의 경우에는 과거 지점에 대한 진단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수학 교과 평가는 맞고 틀리는게 없습니다. 얼마나 아는가, 제대로 알고 있는가만 나옵니다. 그래서 빨강색으로 동그라미 치거나 빗금을 긋는 표시가 없습니다. 빨강펜으로 조금 더 나은 표현, 혹은 선수학습을 위해 필요한 부분 등을 안내해 줍니다.
어제 평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여, 예년 시험지를 통해 보자면,
문제에 대한 어린이들의 생각을 되짚는 식으로 어린이들의 생각을 체크해 줍니다. 이런 방식의 평가가 좋은 이유는, 어린이들이 문제에 대한 답을 쓰지 않고, 질문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데 있을 것입니다. 평가가 바뀌어야 합니다. 얼마되지 않는 초등 수준의 지식을 알고 있는가를 확인하기보다, 어린이들이 수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경험을 줄 수 있는 질문들이 자꾸 주어져야 합니다.
이것을 가로막는 것은, 부모님 때문인 경우도 있습니다. 매년, 꼭 한 명씩은 '선생님, 그래서 제 점수는 몇 점인가요?'라고 묻곤 합니다. 처음에 그 질문을 받았을 때는 감이 없었습니다. 어린이들은 점수를 오히려 모르길 바라지 않나? 그래서, '점수를 왜 알고 싶니?'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린이들의 대답은 '백점 받으면 용돈을 받아요.' 였습니다. 중학교 가면 백점을 받기 점점 힘들어질텐데, 6학년 수준에서 이렇게 동기화 된 어린이들은 아마도, 백점은 어렵고, 용돈도 어려울테니 점점 동기를 잃게 될 것입니다.
내적 동기, 어렵고 품이 많이 들며 쉽게 생기지 않음은 분명하며, 생기게 하는 뚜렷한 처방도 없습니다. 저희 집 열 일곱 살짜리 첫째 아이는 아직도 뚜렷한 내적 동기의 모습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내적 동기를 기다리며 아이의 반 발자국 뒤에서 총총히 쫓아가는 것은, 부작용이 훨씬 덜합니다. 성적은 높지 않지만, 저희 집 아이들은 그래도 행복하게 하고 싶은 여가 생활 보내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올해 저희 반 어린이들의 평가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인 편입니다. 나름 신선하다, 인상적이다, 같은 평들을 보내 주었습니다. 시험에 대한 부담도 확연히 줄어보입니다. 스무 문제 중 하나만 틀려도 95점인 평가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토대로 생각을 적어보는 시험은 점수 이상의 가치를 어린이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알고 있나요 풀이하기' - 원격 등교
지난 시간에 단원평가를 치루었기 때문에, 이번 시간에는 교과용 도서 중 풀지 않았던 각뿔 부분을 풀어보게 한 후, 단원 정리인 얼마나 알고 있나요를 풀어보고 풀어 주었습니다.
저희 교실의 수학 교과 배움은 아래와 같이 해 나갑니다.
- 선수학습과정 확인(수와 연산 영역)/구체물 탐색(도형 영역)
- 배울 개념 확인 및 원리 접근
- 일반화/추상화
- 교과용 도서 문항 확인
- 단원평가 및 문제 만들기
따로 수학 익힘책을 풀리지 않습니다. 익힘책을 의무로 풀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어떤 어린이들은 이미 가정에서 지긋지긋하게 풀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짐 하나를 더 얹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며, 어떤 어린이들은 아직 수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짐을 얹을 필요가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정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며 수학에는 관심과 흥미가 없다가 학교 배움을 통하여 조금씩 관심이 생기고 필요성을 느끼는 학생에게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과제로 부여하면 적절한 쓰임새가 됩니다.
어린이들이 문제를 많이 풀수록 수학을 잘할 것이라는 생각은, 그런 방식의 학습법이 잘 맞는 학생들에게나 적절한 생각입니다. 어떤 학생들은 너무 많은 문제가 오히려 수학을 잘하게 되는데 방해가 될 뿐입니다. 어쨌든.
한 챕터의 배움을 마무리하는 것은 어떻게 알고 있나요를 함께 정리하고, 단원평가를 점검하면서 입니다. 이번 시간과 다음 시간에 그렇게 과정을 마무리하면, 각기둥과 각뿔 단원의 배움도 마무리됩니다.
'단원평가 풀이하기' - 원격 등교
각기둥과 각뿔 단원의 마지막 시간으로 지난 시간 치룬 단원평가를 정리하였습니다.
각기둥과 각뿔 단원에서 중요하게 배우는 것은,
- 각기둥은 두 밑면이 평행하고 합동인 기둥 모양의 도형이며 각뿔은 뿔모양의 도형이다.
- 각기둥과 각뿔의 개별성은 밑면을 이루는 다각형으로 구분한다.
- 각기둥과 각뿔의 구성요소
- 각기둥과 각뿔의 높이는 키 재는 것이다.
- 각기둥의 전개도를 그리기 위해 두 밑면을 먼저 찾은 후, 옆면은 하나의 큰 직사각형을 이룬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평가를 통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드러내어야 할 때,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예컨대, 각기둥의 특징을 써 보라고 하면, '입체도형이다'라고 쓰는 어린이들이 꼭 있습니다. 틀린 답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은 각기둥만의 특징도 아닙니다. 각기둥의 특징을 써 보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각기둥 만의 특징을 쓰기 위해 애쓸 필요가 있습니다.
위의 질문에서 학생들의 답 중 위계를 띄는 것이 있습니다.
- 밑면이 있다.
- 밑면이 두 개다.
- 두 밑면이 평행하다.
- 두 밑면이 평행하고 합동이다.
같은 한 문장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 가장 아래의 답은 위 세 개를 모두 포괄하는 답이기도 합니다. 이걸 가장 아래와 같이 쓰지 못하고 제일 위와 같이 써도 당연히 틀리지 않지만, 이는 각기둥'만'의 특징이 아니기도 합니다. 어린이들에게 단원평가의 의미는 맞느냐 틀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답안을 생각하여 써 낼 수 있는가임을 한 문항, 한 문항 살펴보며 안내하였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