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 02.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 앞선 배움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
6학년 2학기 수학 1, 2단원 배움 이야기 (1)
6학년 2학기 수학 1, 2단원은 각각 '분수의 나눗셈'과 '소수의 나눗셈'입니다. 1학기에도 같은 명칭의 단원이 각각 나오는데, 차이가 있다면 1학기 분수/소수의 나눗셈은 제수(나누는 수)의 범위가 자연수인데, 2학기 분수/소수의 나눗셈은 제수의 범위가 각각 분수와 소수인 점입니다. 중등에서야 유리수라고 하겠지만, 초등에서는 수를 체계로 다루지 않고 형식으로 다루기 때문에 분수와 소수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수의 형식을 중심으로 배움을 구성한다면 단원을 나누어 배워야 하겠지만, 몇 년 전부터 문제 상황에 담긴 개념을 중심으로 배움을 구성하는 터라, 올해도 변함없이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이라는 명칭으로 단원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년도와 다른 점은, 올해 2학기는 선형적인 배움 설계에서 벗어난 점입니다. 재작년과 작년에는 전반적인 배움을 다 마친 후 평가하고 되짚고 마무리하며 끝냈는데, 올해는 전반적으로 배운 후 평가하고, 되짚는 단계에서 다시 한 번 배운 후 평가하고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배움을 설계하였습니다. 평가 후 이를 바탕으로 배움을 재구성하여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전년도처럼 평가 후 되짚고 마무리하면 어린이들의 배움 결과를 그저 확인하거나 보수하는 정도에 그친다는 생각이 깊게 들었습니다. 평가 후, 배움의 과정과 평가의 결과를 잘 간추리고 버무려, 다시 짚어야 할 부분이나 조금 더 확인해야 할 지점을 교육과정 흐름 안에서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토대로, 올해 2학기는 다시 한 번 배움을 반복할 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1차시. 원격 배움. 1학기 배움 확인하기 (1)
2학기 첫 수학 시간에는, 1학기 때 배운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겼습니다.
나눗셈은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을 구하거나, 덜어내는 횟수를 구하는 개념을 담고 있는 연산 방식입니다. 예컨대,
- 귤 6개를 2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경우
- 귤 6개를 2개씩 나누어 주는 경우
에서, 위의 경우는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이 3개임을 구하게 되며, 아래의 경우는 전체 개수가 3명에게 똑같이 돌아감을 구하게 되는 의미를 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토대로 나눗셈식을 세운 후 이를 풀이하게 됩니다. 푸는 방법으로,
-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
- 나누는 수를 분모로 하는 분수
를 활용합니다. 아래와 같이 말이죠.
위와 같이 선수학습 과정을 확인한 후, 본격적으로 1학기 배움을 되짚었습니다.
분수의 나눗셈을 푸는 원리로 아래와 같이 두 가지를 배웠습니다.
위의 원리는 아래와 같은 분수의 나눗셈 풀이하는 방법으로 연결됩니다.
1) 나누는 수로 분자를 나누어 풀이한다.
2) 나누는 수를 곱하기 역수로 바꾸어 풀이한다.
1학기 소수의 나눗셈을 푸는 원리로 우리 교과용 도서에서는,
- 단위가 있는 문제인 경우 단위를 활용하여 자연수의 나눗셈으로 바꾼다.
- 십진기수법의 원리를 활용하여 소수를 자연수로 바꾼다.
- 소수를 분수로 바꾼 후 분수의 나눗셈 원리를 활용한다.
정도를 소개하면서,
1) 자연수 나눗셈으로 의제하여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2) 분수의 나눗셈 원리를 활용하여 분수의 나눗셈으로 푼다.
정도의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1학기의 배움을 의미와 원리, 방법으로 알아본 후, 이 날의 해결 문제로, 2009 개정 교과용 도서에 있던,
'금 3과 4분의 3 g으로 금반지 한 개를 만든다면, 금 60g으로는 금반지를 몇 개 만들 수 있습니까?'
문제를 제시하면서,
- 위 문제를 '나눗셈의 의미'와 '분수 나눗셈의 원리'를 생각하며 '설명'해보자.
는 질문을 부여하였습니다. 이 질문의 핵심은 풀이가 아닌 설명임을 누차 강조하였던 바, 이는 배운 것을 활용하여 새로운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능력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어린이들은 역시나 위 문제를 '풀이'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아래는 베스트 답변 두 개. 워스트는... 뭐, 모르겠다는 어린이가 둘 있었습니다. 불러 해결할 생각을 가졌습니다.
이번 단원의 궁극적 목표는, 의미와 원리, 방법으로 문제 상황을 해석할 수 있는가로 둘 예정임을 안내하며 첫 시간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2차시. 원격 등교. (분수)÷(분수)의 원리 (1) 포함제 개념으로 이해하기
지난 시간에는 1학기에 배운 것을 '나눗셈의 의미 - 나눗셈의 일반적 풀이(세로셈 알고리즘과 분수 표현) - 분수 나눗셈의 원리와 방법 - 소수 나눗셈의 원리와 방법'을 차근차근 알아본 후, '금 3과 4분의 3 그램으로 금반지 한 개를 만들 수 있을 때, 금 60 그램으로 만들 수 있는 금반지의 개수는?'이라는 문제를 제공하면서 배움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제출한 것을 보았는데,
- 식을 세운 후 계산 방법을 활용하여 계산한 어린이들
- 식은 세웠으나 잘못된 식을 세우고 잘못 풀이한 어린이들
이 너무 많았습니다.
엄밀하게, 지난 시간 제시한 문제는 어린이들이 풀 수 없는 문제입니다. 교실에서는 아직 배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난 시간에 1학기 때까지 배운 내용을 되짚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나눗셈의 원리'와 '분수 나눗셈의 원리'를 충분히 떠올리며 풀어보길 기대하였으나, 선행학습한 어린이들은 지난 배움에 대한 생각 없이 이미 자신이 배운 방법대로 풀었고, 선행학습한 어린이들인데 방법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어린이도 있었습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1학기 배움을 활용하여 생각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조금 더 천천히, 끊임없이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분수 나누기 분수의 원리를 중심으로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을 안내하였습니다.
예컨대, 물 4분의 3 리터가 있을 때, 이것을 4분의 1 리터씩 나누어 컵에 담는다면 몇 개의 컵이 필요한가라는 문제 상황이 있다고 합시다. 우리는 이 상황을 물 4분의 1 리터가 3개 있는 상황에서 물 4분의 1 리터 (한 개씩) 덜어내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간단하게 세 개 중에 한 개씩 몇 번 덜어내는가와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4분의 3 나누기 4분의 1은 3 나누기 1과 같은 의미로 접근할 수 있으므로,
과 같이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7분의 5 킬로그램의 물건을 7분의 2 킬로그램의 컵에 나누어 담을 때, 컵을 얼마나 채울 수 있는가를 물어보는 문제 상황을 만난다면 마찬가지로, 7분의 1 킬로그램 5개에서 7분의 1 킬로그램 2개씩 몇 번 덜어낼 수 있는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다섯 개에서 두 개씩 몇 번 덜어내는가가 되며,
와 같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만약, 4분의 3 나누기 8분의 3 과 같이 분모가 다른 경우에는, 분모(즉, 나누는 기준)를 같게 만든 후 - 두 분수를 통분한 후 - 분자 나누기 분자로 풀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배운 후 정리 과제로, '배운 것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문제 하나를 만들고 이를 어떻게 풀 것인지 '생각' 쓰기'를 부여하였습니다.
아래는 제출 결과물 일부.
유일하게 개념 설명이 드러난 제출물입니다. 7분의 1 여섯 개에서 7분의 1 세 개 씩 덜어내는 것을, 여섯 개에서 세 개 씩 덜어내는 것으로 바꾸어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방법으로 정리하여 동분모 분수의 나눗셈을 (분자)÷(분자)로 바꾸어 풀게 안내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원리 설명보다는 방법을 설명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의 발달 특성 상 원리를 이해하여 방법으로 구축하는 것을 어려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단원의 목표는, 원리 설명을 하지 못하더라도 풀이 방법을 실수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있습니다.
위 문제는 문제 상황에서 수를 간략하게 - 기약분수를 - 사용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물론, 원리 설명 없이 방법 설명만 있어 아쉽습니다.
음... 바나나의 수를 8분의 4로, 우유의 양을 (단위도 없이) 16분의 2로 나타낼 수도 없습니다. 문제 상황 만드는 것이 초등학교 과정에서 쉽지 않아 보이는 사례입니다. 문제 만들기는 전반적인 배움을 정리하는 상황에서, 단원 말미에 활용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3차시. 원격 등교. (분수)÷(분수)의 원리 (2) 곱셈의 원리와 연결하기
지난 시간에는 (분수)÷(분수)를 (분자)÷(분자)로 바꾸어 푸는 원리와 방법을 배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분수)÷(분수)를 (분수)×(분수의 역수)로 바꾸어 푸는 원리가 시작되는 지점을 안내한 후, 교과용 도서 10~15쪽까지 풀어 제출하였습니다.
(분수)÷(분수)를 해결하는 또 다른 원리는, 6학년 1학기 배움을 토대로 (분수)÷(분수)를 풀이하는 방법에서 시작됩니다. 예컨대,
을 푸는 원리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위 식을 우리는 1에서 8분의 1을 몇 번 덜어낼 수 있는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이를 그림으로 나타내어 보면, 1 씩 여덟 개를 그린 것과 같은 의미가 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1에서 8분의 1을 여덟 번 덜어내는 것과, 1이 여덟 번 반복되는 것를 추상화하여 연결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09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분수)'를 '×(분수의 역수)'로 만드는 원리의 시작점으로 이와 같이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가령 6 나누기 8분의 1은 1 곱하기 8이 여섯 번 반복되므로 6 곱하기 8이 됨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분수의 나눗셈을 푸는 기본적인 원리 하나를 더 손에 쥘 기회를 얻게 됩니다.
여기까지 배운 후, 나머지 시간에는 교과용 도서 10~15쪽까지 풀어본 후 사진 찍어 온라인 클래스에 제출하였습니다. 지난 학기까지는 단원의 모든 원리와 방법을 다 안내한 후 교과용 도서를 풀어보며 확인하였는데, 이렇게 하다보니 어린이들이 가진 오개념이나 방법상의 오류가 배움 초반에 쌓일 경우 이를 해결하지 못한 채 원리와 방법을 받아들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학기에는 중간중간 끊어가며 교과용 도서를 풀이하고 확인하면서 넘어갈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교과용 도서를 풀이한 후 바로 사진 찍어 제출하였고, 제출하는대로 즉시 보면서 어린이들의 현재 배움 도달점을 확인하였습니다. 다행히 이 지점까지는 모든 어린이가, 원리를 토대로 방법을 활용하여 문제를 풀이하든, 원리에 대한 이해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방법을 활용하여 문제를 풀이하든,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아래와 같은 기준 아래에서 어린이들의 풀이를 파악하였습니다.
4차시. 원격 등교. (분수)÷(분수)의 원리 (3) 비례배분을 이용한 원리
이번 시간에는 교과용 도서가 소개하고 있는 분수의 나눗셈 원리를 (별로 하고 싶지 않았음에도) 안내해 주었습니다.
교과용 도서에서는, 6 킬로그램을 캐는데 4분의 3 시간이 걸렸다는 문제 상황을 주면서, 1시간 동안에는 얼마나 캤겠는가라는 물음을 주고 있습니다.
우선 문제 상황을 식으로 바꾸는 것을 안내합니다. 6 킬로그램을 캐는데 6시간이 걸렸다면, 1시간 동안에는 1 킬로그램(6킬로그램÷6시간)을 캘 수 있고, 6 킬로그램을 캐는데 3시간이 걸렸다면, 1시간 동안 2 킬로그램(6킬로그램÷3시간)을 캘 수 있으며, 6 킬로그램을 캐는데 2시간이 걸렸다면, 1시간 동안 3 킬로그램(6킬로그램÷2시간)을 캘 수 있음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정해진 양을 시간으로 나누면 단위 시간(1시간) 당 얼마의 양을 구할 수 있는지 안내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식을 세우는 것 자체가 어린이들에게 쉽지 않습니다. '4분의 3시간'이라는 상황도 사실 분수 나눗셈을 위해 '억지로' 만들어 둔 상황이므로, 어린이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는, 6 킬로그램을 2시간 동안 캔다면 1시간 동안에는 3 킬로그램을 캘 수 있음을 (계산없이) 능숙하게 구할 수 있는 어린이들이, 시간 단위가 1보다 작아지면 원치 않는 오개념을 생성하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어쨌든. 구하는 식은
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4분의 1 시간 동안 몇 킬로그램을 캘 수 있는지 안내한 후, 이를 네 배 하면 1시간에 구할 수 있음을 안내합니다. 정리하면, 6 킬로그램을 3으로 나눈 후 4로 곱하면 되는데, 이 풀이과정을 식으로 표현하면,
가 됩니다. 즉, 분수 나눗셈 알고리즘이 하나 만들어 집니다.
위 원리는 어린이들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기준을 '4분의 1' 시간에 맞춘 후 이에 대한 양을 구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풀이하는 방식은 '비례식과 비례배분' 원리를 그저 말로 풀어낸 것으로 뒤에 배울 내용을 앞에 가지고 와서 아닌척 풀이하는, 눈속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이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원리도 아닐 뿐더러 어떤 어린이들이 잘 이해한다면 이는 선행학습이 내재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원리를 활용하는 것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할텐데, 2015개정 교육과정 6학년 교과용 도서에는 그런 부분이 확연히 부족해 보입니다. 새로운 이론을 가지고 오려면 교과용 도서의 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생각컨대, 비례식과 비례배분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자연수의 비례식에 대해 다룬 후, 분수의 나눗셈을 다루고, 그런 다음 비례식 상황을 유리수로 만들어 가르치면 더 나은 편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하튼, 세 번째 원리를 안내했지만, 비례식과 비례배분을 배운 후 다시 한 번 안내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움을 확인하기 위해 어린이들에게 문제 상황을 주고 풀어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아래는 제출물 점검 기준과 각각의 원리를 활용하여 해결한 결과물.
5차시. 원격 등교. 문제 상황 단계별로 해결하는 과정 알아보기
지난 시간까지 (분수)÷(분수)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세 가지 원리를 배우고 이를 토대로 어떤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지 배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렇게 배운 것을 토대로,
- 문제 상황(이 나눗셈 상황임)을 이해하여 이를 적절한 식으로 표현하고
- 식을 해결하기 위한 원리를 발견하여 이를 설명한 후
- 원리를 토대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으로 풀이하여
- 답을 구하는
과정을 안내하였습니다.
문제 상황 두 가지를 이의 단계대로 해결해 보는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였고, 어린이들은 이를 본 후 교사가 제시한 문제 상황 하나를 위와 같은 과정대로 풀이하여 제출하는 것으로 이번 시간 배움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 날은 졸업앨범 촬영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원격 등교 상황이었지만 어린이들은 그룹별로 등교하여 졸업사진 촬영에 참여하였고, 학년부장인 덕택에 촬영 내내 임장하며 방역 상의 안전을 도모하였습니다. 이럴 때 학급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어린이 한 사람 한 사람이 실제로 사진 촬영에 참여하는 시간은 기껏해야 10~15분 정도. 그러나 교사는 모든 어린이들의 촬영에 임장해야 합니다. 담임 교사를 기준으로 하면 두 시간 정도 창체 시간으로 운영해야겠지만, 어린이들의 배움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배운 것을 토대로 문제 상황을 풀어나가는 단계를 동영상 콘텐츠로 제공하였지만, 한 30분 정도 되는 동영상을 어떻게 잘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울먹)
6차시. 원격 등교. 문제 상황 단계별로 해결하기
지난 시간에는, 문제 상황에서 이를 이해하여 식을 세운 후, 식을 해결하는 원리를 발견하여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풀이 과정을 세워 답을 구하는 활동을 해 보았습니다. 지난 시간 전까지 네 시간 동안, 이전 학기까지의 배움을 정리하고, 문제 상황에서 식을 세우며, 어떤 원리로 식에 접근하고, 원리를 어떻게 풀이 과정으로 알고리즘화하는지 배운 셈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하나의 문제 상황을 토대로 배운 것을 전반적으로 알아보면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되짚어 본 후, 교과용 도서 16~21쪽을 풀어 제출하였습니다.
세 번째 시간에는 10~15쪽을 해결한 바 있습니다. 풀이 속도의 편차가 있기 때문에 어떤 어린이들은 정해진 분량을 다 해결하였고, 어떤 어린이들은 다 해결하지 못하였습니다. 지난 번 해결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그 다음부터 해결하도록 하였고, 해결했던 어린이들은 주어진 분량까지 해결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교사는 어린이들의 풀이를 확인한 후, 다음 시간부터 배울 소수의 나눗셈 과정을 진행하면서 다시 한 번 되짚어야 할 부분을 해결하면서 갈 예정입니다. 자꾸자꾸 기회 있을 때마다 배움을 세밀하게 확인하면서 빈틈을 메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7차시. 원격 등교. 분수의 나눗셈 도전 수학
지난 시간까지 분수의 나눗셈에 해당하는 원리와 풀이 방법을 배웠고, 이번 시간에는 도전 수학을 배웠습니다. 교과용 도서에는 자동차 충전 배터리 문제가 나와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 초등학교에서는 최대한 문제 상황이 담고 있는 의미를 이해하고, 그것이 수학의 어떤 개념과 원리로 연결되는지 안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계속 어린이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제 상황의 이해를 통한 개념의 발견과 이를 풀이 방법으로 바꾸어내는 원리의 구축이 없으면 나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을.
교과용 도서의 도전 수학도, 어떻게 나눗셈 식으로 풀 것인가를 강조하기 보다, 이 문제 상황이 왜 나눗셈 식이며 이 식을 어떻게 원리로 구축할 수 있는지를 내내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다보면, 분수의 나눗셈을 할 줄 몰라도 문제의 답을 구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수학을 배우면서, 식 세우고 풀이하는 것보다,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힘으로 풀어보게 하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사의 역할은, 그렇게 풀어낸 것을 지금의 배움과 연결시키는 것.
그렇게 도전수학을 안내하고 배운 것을 정리해 제출해 보자고 안내하였습니다.
8차시. 원격 등교. 1학기 배움 확인하기 (2)
지난 시간까지 (분수)÷(분수)를 해결하기 위해 배울 내용을 배운 후 교과용 도서의 도전 수학 문제까지 해결해 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1학기 때 배웠던 소수의 나눗셈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습니다.
우리 교과용 도서는 분수 나눗셈과 소수 나눗셈을 별도의 단원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눗셈식을 세운다는 공통의 문제 상황을 가지고 있는 두 단원인지라 함께 묶어서 배우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수학 교과용 도서는 배울 내용을 잘게 찢어서 차시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09개정 교육과정 분수 나눗셈에서는 '동분모 분수의 나눗셈-이분모 분수의 나눗셈-대분수 나누기 분수-자연수 나누기 분수'로, 소수 나눗셈에서는 '소수 한 자리 수의 나눗셈-소수 두 자리 수의 나눗셈-다른 자리 소수의 나눗셈-자연수 나누기 소수'로 잘게 쪼개어 가르쳐 왔습니다. 2015개정 교육과정은 이러한 과정이 조금 완화된 듯 보이지만 기본적 방향은 잘 살펴보면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계속 문제 상황을 중심으로 단원을 합쳐서 운영하였지만, 결국 교과용 도서의 편제가 위와 같이 방법 중심으로 유지된다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지 않나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 시간에는 1학기 때 배운 소수 나눗셈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았습니다. 소수 나눗셈도 결국 자연수 나눗셈의 연장선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활용하는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의 경우, 소수 나눗셈도 결국 자연수 나눗셈을 의제하여 풀이하게 됩니다.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었습니다. 자연수 나눗셈은 이제 모두 할 줄 아니, 너무 겁먹을 필요 없다는 말과 함께.
그러면서 (소수)÷(자연수)의 문제상황은 똑같이 나누는 나눗셈(등분제)가 의도되어 있음을, 1학기 문제를 다시 한 번 풀어보며 상기해 보았습니다. 나눗셈임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문제 상황은 똑같이 나누는 상황입니다. 곱셈의 역연산을 활용하는 문제 상황, 예컨대 몇 배인지를 구하거나 넓이와 가로를 주고 세로를 구하는 경우 등은 나눗셈 연산식을 세워야 함을 확인하기도 하였습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했기 때문에 여러 차시에 걸쳐 선수학습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학기 때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을 배운 후의 평가에서 어린이들에게 배움에 헛점이 있음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2학기 과정을 진행하면서 그런 부분을 차근차근 살펴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9차시. 원격 등교. (소수)÷(소수)를 해결하는 세 가지 원리
지난 시간에는 1학기 배움을 확인하였고, 이번 시간에는 (소수)÷(소수)를 풀이하는 원리를 안내하였습니다.
우리 교과용 도서에서는 (소수)÷(소수)의 풀이를 위해 소수를 자연수로 고쳐 풀어내는 원리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1. 2.5kg인 물건을 0.5kg씩 나눌 때 몇 번 나누겠는가, 같은 문제가 나오면, 2.5kg은 2,500g으로, 0.5kg은 500g으로 바꾼 후 풀이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는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의 경우, 나누는 수가 소수인 경우에는 자릿값을 맞춰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2. 혹은, 바로 앞에 배웠던, (분수)÷(분수)의 풀이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2.5kg은 10분의 25 kg으로, 0.5kg은 10분의 5 kg으로 바꾼 후, 분모(나누는 기준)가 같을 경우 (분자)÷(분자)로 바꿀 수 있는 것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3. 우리 교과용 도서에서는 10의 거듭제곱을 곱하고 나눌 때 소수점이 한 자리씩 옮겨지는 원리를 토대로도 (소수)÷(소수)의 풀이를 안내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소수)÷(소수)의 모든 원리는 (나누는 수가) 자연수인 나눗셈으로 수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나누는 수가 소수인 나눗셈 식을 하나 제시한 후, 이를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으로 풀어낼 수 있는가를 먼저 물었습니다. 그런 다음, 위 원리를 원격 화면 상에서 하나하나 소개하고 안내해 주었습니다. 어린이들은 교사의 안내를 토대로, 문제 상황이 (소수)÷(소수)인 식의 풀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배움을 정리하면서 교사는 문제 상황을 하나 주었고, 어린이들은,
- 문제 상황을 이해하여 식을 세우고
- 세운 식을 어떻게 풀이할 수 있는지 원리로 설명하며
- 설명한 원리를 토대로 풀이 과정을 진행하며
- 구해야 하는 값(답)을 제시하는
활동을 수행하여 제출하였습니다.
10차시. 교실 등교. (소수)÷(소수)를 해결하는 두 가지 방법
아홉 시간 동안 원격 온라인으로 배우다가 드디어 처음으로 교실 등교하여 배우는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소수)÷(소수) 식을 풀어나가는 원리 세 가지를 안내하고 이를 두 가지 식으로 안내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원리 쪽 보다는 풀이에 조금 더 집중하여 문제 상황을 소개하고 식을 세운 후 풀이하여 보았습니다.
원리를 토대로 식을 해결해 갈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어떤 어린이들은 굳이 원리를 거칠 필요성을 뭇 느낄 수도 있습니다. 지금도 잘 할 수 있고, 잘 하고 있는데? 원리로 해결해가는 과정이 또 다른 방법이 되어 이를 마치 공식처럼 받아들이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한 번 두드렸던 듯 싶지만, 흑묘백묘, 입니다. 모로 가도 해결을 보면 됩니다. '모범답안'이라는 말은, 이 풀이 과정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과정이라는 의미이지,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과정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방법에 집착할수록 견디기 어려운 짐이 됩니다. 방법에의 집착은, 하고자 하는 동기 이후에 와야지, 견딜만한 것이 됩니다. 동기가 우선이요, 동기 없는 배움이라면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수학처럼, 결과가 명징하게 나오는 교과라면, 더더욱 견딜만한 배움의 과정을 제공해야 합니다.
원리와 방법을 각각 강조점을 다르게 한 한 시간의 배움을 마친 후, 배움을 확인하기 위해 배움 종이를 제공하였습니다. 교사가 제공하는 문제 상황에 대해 원리로 설명하고 방법으로 풀어보고, 어린이들 스스로 배움을 잘 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문제 상황 하나를 만들고 원리로 설명하고 방법으로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명 정도는 전혀 문제 이해, 원리 설명, 풀이과정을 기술하지 못하였습니다. 오개념을 가진 어린이들이 몇 있는데, 하나는 1학기 때보다는 많이 나아진 상태여서 조금만 더 안내하면 괜찮을 듯 합니다. 배운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한 어린이가 몇 있고, 나머지는 자신이 이해한 원리를 토대로 풀이 과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배움에의 도달점을 1차로 확인하였습니다. 이제 이를 바탕으로 평가를 치루고, 조금 더 세밀하게 배움의 중요한 지점을 안내할 계획을 수립할 생각입니다.
11차시. 교실 등교. 교과용 도서 풀이하기
지난 시간에는 방법에 초점을 두어 (소수)÷(소수)를 풀이하는 과정을 안내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다시 한 번 전반적인 풀이 과정을 안내한 후, 교과용 도서 30~37쪽까지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행을 한 어린이들도, 선행하지 않은 어린이들도, 교과용 도서의 문제 상황을 능숙하게 풀어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 명 정도, 감을 못 잡는 경우가 있는데, 전반적으로 교육과정 운영 안에서 해결해 보려고 합니다. 따로 시간을 내는 것까지는 아직 고려사항이 아닙니다.
어린이 하나가 조금 어려워 보입니다. 학원도 오래 다녔고, 지금도 적잖게 다니고 있는데, 문제를 푸는 것만 할 줄 알 뿐, 이를 설명하거나 하진 못합니다. 2학기에 들어와서는 풀이하는 과정도 의아하게 보입니다. 차라리 선수학습 과정의 결손이 심했던 - 씩씩하게 밝게 맑게 자랐기 때문에 - 어린이는 학교 내의 여러 도움으로 조금씩 향상되어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어린이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1학기까지는 단원 전체의 배움을 마친 후 교과용 도서의 문제를 풀이했었는데, 배움의 과정을 조금 더 잘게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분 정도 배움을 확인한 후, 30분 정도 교과용 도서를 풀어 보았습니다. 빨리 푸는 어린이들에게는 38~39쪽을 미리 풀어보도록 하였습니다.
12차시. 교실 등교. 몫과 나머지 구하기/몫을 반올림하여 구하기
지난 시간까지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을 배웠고, 이번 시간에는 나눗셈 상황 중에 몫과 나머지를 구해야 하는 상황과 똑같이 나누어야 하는 상황을 살펴 보았습니다. 교과용 도서에서는 두 차시로 안내하고 있지만, 저희는 한 차시에 이를 비교하며 배웠습니다.
2L를 여섯 명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는 상황에서는 나머지가 없도록 구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몫은 끝도 없이 길어지게 됩니다. 아직까지 어린이들은 순환소수를 배우지 않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나타낼 수 없고, 근사값의 형태로 나타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어린이들은 반올림하여 나타내기 방법을 배웁니다.
2를 6으로 나누는 상황에서, 몫은 0.33333333333··· 과 같이 표시됩니다. 이 때 어느 시점에서 반올림하여야 할지는 어린이들의 몫이 됩니다.
만약 소수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한다면, 근사값은 0으로 표시됩니다. 이는 근사값 안에 수가 가진 의미가 제대로 표시되지 못하는 것이므로 마땅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하면 근사값은 0.3으로 표시되는데, 이는 실제 값과의 편차가 큰 편이라 수의 의미를 적정하게 담는다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0.33, 혹은 0.333 정도가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사값을 왜 이렇게 나타내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헤 판단하여 설명해야 하는 것은 어린이들이 해야할 일입니다.
4.2L를 2L씩 나누어 주는 상황에서는, 몫을 자연수 범위까지만 구해야 합니다. 나누어 떨어질 때까지 구한다면 몫은 2.1이지만, 그렇다고 답을 '2.1명에게 나누어 줍니다'라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상황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알고리즘을 써서 몫을 구하는 것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답을 2.1명, 과 같이 쓰는 일이 종종 벌어집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 부분을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13차시. 원격 등교. 소수의 나눗셈 도전 수학
지난 시간까지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을 다 배웠고, 원래 이번 시간에는 배움 확인 평가를 치뤘어야 하나, 원격 등교 상황이라 부득이하게 도전수학을 배웠습니다. 배움의 과정이 있는데, 원격 등교와 교실 등교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꼭 원격으로 해야 할 부분과 교실에서 해야 할 부분이 맞아 떨어지지 않을때가 참 어렵습니다. 가급적이면 교과 시간을 바꾸면서 맞추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도 맞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참...)
지난 1학기 때만해도, 배움 확인 평가를 원격으로 하기도 하였습니다. 어차피 평가의 목표가 잘 배웠는지를 확인하는 것이고 이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강조하였기 때문에, 교실인가 원격인가를 그렇게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는데... 확실히 교실 등교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실시간으로 풀이하는 과정을 보아가는게 의미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결국 다음 시간 교실 등교하였을 때 배움 확인 평가를 하기로 하고, 이번 시간에는 도전 수학으로...
도전 수학의 내용은 서로 다른 양을 서로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는 두 상점 중에,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어느 상점의 가격이 더 저렴한지 알아보는 문제 상황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또 산으로... 갔는지는 모르겠는데, 일상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선택의 기준은 가격만 있지는 않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좀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주어진 문제 상황에서 가격을 기준으로 풀이해 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풀이한 후 제출받은 결과 다른 네 가지 방향의 풀이가 나왔습니다. 하나의 문제 상황에 대하여 서로 다른 네 가지 방향의 풀이 과정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의미있다 생각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이 제출할 때 바로바로 확인하면서 위와 같이 다른 유형을 네 가지 골랐고, 그 중 나와 다르게 풀이한 방법을 하나 골라 이에 대해 이해한대로 설명해 보게 하였습니다.
이는 사고를 촉진하기 위한 과정일 뿐, 할 수 있고 없고는 그리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그래서 제출받고, 분석하지만, 이 결과를 세세하게 알려줄 필요는 없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원을 마무리 할 때 간단하게 확인하고 넘어갈 생각입니다.
14차시. 교실 등교. 첫 배움 평가
지금까지의 배움에 대해 평가를 통해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사용 지도서에 딸려오는 USB에 꽤 많은 문제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중 어린이들이 풀어보면 좋을만한 문제들을 각각 열 다섯 문제씩 총 30문제를 골라 풀어보도록 하였습니다.
40분 동안 풀어보게 하였고, 시간 안에 못 풀어도 괜찮다고 하였습니다. 분수의 나눗셈 부분은 모두 풀었는데, 소수의 나눗셈 부분은 절반 정도가 다 풀지 못하고 제출하였습니다. 다 풀지 못했더라도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는 풀이한 것을 보면 누구라도 쉽게 충분히 알아낼 수 있습니다.
분수 나눗셈에서 등장하는 오류 유형
1. 선수학습 과정 오류, 단순 표기(?) 오류
위와 같은 약분 상황에서의 오류는 전형적으로 해당 연산을 많이 하지 않은 어린이들이 보이는 오류입니다. 그러나, 저깟 오류를 잡겠다고 연산 '연습'을 시키는 것은 오히려 어린이를 더 힘들게 하는 일입니다. 저 정도는 가볍게 '어이, 이러면 곤란해.'라는 말과 함께 가볍게 확인하면 금새 알아차립니다. 굳이 저런 정도의 실수를 크게 강조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에서는 분모를 같게 만드는 과정 중에 분모와 분자에 곱하는 수를 다르게 처리한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문제를 급하게(빠르게) 풀다가 발생하는 오류입니다. 학원에 오래 다닌 어린이들이 가진 특성 중 문제를 급하게 푸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는 보통 과다한 과제량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자구책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일시적이 아닌, 꾸준하게 발생하는 오류라면 고민을 해야 합니다. 이미 문제를 읽는 것보다 풀어 '치우는' 것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는 이야기이므로 생각보다 꽤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보통 그 어려운 기간 동안 제대로 된 점수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수학에 대한 관심의 저하로 연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진짜 관리가 필요한 경우는 이런 경우입니다. 다행히, 위 어린이는 내내 관찰한 결과 이러한 오류가 일시적으로 드러나는 경우입니다. 이럴 경우에도 굳이 강조할 필요 없이, '이러면 곤란!' 정도의 말만 해 주면 됩니다. 뭘 어떻게 틀렸는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문제되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어 주기만 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위의 문제도 동일한 오류이지만, 위 어린이에 대해서는 신경쓸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다니던 학원을 그만 둔 상황이며,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학원을 왜 그만두었냐고 물었더니 힘들어서라고 말한 이 어린이는, 특히 배움의 상황에서 유심히 보며 적절한 피드백을 보내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실 교사로서, 어린이들의 현재 상황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배움의 과정에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같은 케이스가 반복되고 있는데, 다 이전 학년에서 배웠던 부분에서 발생하는 오류입니다. 올해 배운 부분 - 분모가 같은 분수의 나눗셈은 (분자)÷(분자)로 정리하여(2학기) 자연수를 분수로 나타내는 것(1학기) - 은 모두 무리없이 수행하는데, 결국 이전 학년이 발목을 잡는 케이스입니다.
그렇다면 이 어린이들은 전년도에 잘못 배운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지금은 할 줄 알지만 내년에는 할 줄 모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도 아니고, 능숙해지지 않아서도 아닙니다. 그냥, 어린이들은 그렇습니다. 지식이 뇌의 시냅스 간 연결의 형태로 사람의 머릿속에 저장된다고 하는데, 발달의 도상에 있는 어린이들은 가진 배움의 연결 고리를 계속 확인해 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전 학년 배움에서 드러나는 오류는, 어린이의 발달과 성장의 증거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되짚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꼼꼼하게.
위의 경우를 어떻게 처리하십니까? 초등학교 교실의 채점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답이 틀렸으니 틀린 것이다, 는 말은 자꾸 수학을 결과 지향적인 교과로 만듭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답을 찍습니다. 수학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과정을 스킵한 채, 그냥 답을 찍고는 그게 맞으면 그것도 실력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성취기준 상의 일정 성취수준에 도달하였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입니다. 문제라는 형태는 그것을 알아보기 위한 틀일 뿐인데, 그 틀에 몰두한 나머지 '답이 틀렸으니 틀린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저희 교실에서는, 맞고 틀리고가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할 문제 상황의 번호에 동그라미를 쳐 주고 다시 볼 뿐입니다. 이를 위해, 자꾸 시험지에 흔적을 남기라고 말합니다. 교사가 과정을 볼 수 있도록. 그래야 어린이의 현재 도달 정도를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식 세우기 오류
위 어린이는 문제 상황을 토대로 식을 세우는 과정에서 전형적인 오류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네 문제 중에, 위 어린이는 두 문제만 답을 제대로 구하였는데, 모든 문제의 식을 '문제 상황의 처음 나오는 분수에서 두 번째 나오는 분수로 나누는 식'으로 세웠습니다.
사실 더 안 좋은 상황은, 아래 식의 경우를 짚어 보자면,
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피제수와 제수를 바꾸어 놓았기 때문에, 나오는 값도 구하는 값의 역수가 되었는데, 이 어린이의 경험에 10분의 1배와 같은 값이 나온 적은 없기 때문에 무심결에 10배라는 값을 답으로 쓰게 됩니다. 이럴 경우, 이를 확인하지 않으면 이 어린이는 나중에 제대로 된 값이 10분의 1배가 나와도 그냥 10배로 써 버리게 됩니다. 오히려 식을 잘못 세운 후의 과정을 할 줄 아는 것이 독이 되는 사례가 됩니다.
다른 것을 건드리지 않고, 문제 상황을 이해하고 식 세우는 과정만 되짚는 방식으로 접근하는게 더 낫습니다.
다행히 저희 반 다른 어린이들 중에서는 이런 정형화된 오류가 나오는 사례는 한 어린이 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1학기 첫 시간부터 문제 상황을 '이해'하여 식을 세우는 과정을 줄곧 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 어린이가 그 과정에서 제대로 교실 배움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아래와 같이 약간씩 혼동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위 어린이 둘 다, 각자 다른 상황인데 피제수와 제수를 나란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는 문제 상황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은 알고 있는데 익숙하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이므로, 수업 중 문제 상황이 나올 때 대표로 식을 세워보게 하면서 교사가 옆에서 문제 상황의 이해를 도와주는 방식으로 익숙하게 도울 수 있습니다.
3. 풀이 과정 오류
위 어린이는 굉장히 유니크한 오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분모를 같게 만드는 과정에서 분자와 분모에 같은 수를 더해야 하는데, 분모만 맞추고 있습니다. 이 오류가 유니크한 이유는 전반적인 평가 과정에서 일부만 드러난다는데 있습니다. 아마도 배움 외적 요소 - 평가 환경에 대한 압박감이 있다든지 - 의 영향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초등학교 현장에서, 평가 환경을 너무 엄격하게 조성하는 것은 그리 좋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타이트한 평가를 치루어 왔지만, 초등학교에서는 오히려 편안한 환경에서 자신의 배움을 확인하는 평가 시간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단하게 짚어주면 될 일입니다.
위 어린이는 2 나누기 3분의 1을 하는 과정에서 아마도 계산 과정을 암산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수와 피제수를 바꾸어 푼 것도 아니고, 제수에 피제수를 곱하여 푼 것도 아니니, 이는 쉬운 문제라 생각하여 그냥 머리로 풀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위 어린이는 확실히 풀이과정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과정 속에 1학기 때 배운 (분수)÷(자연수)의 풀이과정과, 2학기 때 배운 (분수)÷(분수)의 풀이과정이 모두 혼합되어 드러납니다.
그 와중에, 아래의 풀이를 보면, 이런 풀이과정이 문제마다 취사선택되어 나타나기까지 합니다. 아래의 과정은 2학기 풀이과정을 모두 활용했는데, 결국 값에 이르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 어린이는 아래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요?
아마 이렇게 풀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 과정에서 15÷18을 풀 수 없기 때문에 임의로 18÷15로 바꾼 후, 이를 1과 15분의 3으로 고치고 나서 분모의 15 대신 원래 분모라고 생각한 27을 썼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류를 오류로만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어린이들의 오류에는 나름대로의 합리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합리성에 대해 교사가 반드시 짚어주어야 하는 것은, '수학도 언어이다'라는 점입니다.
위 어린이는 지난 주 원격 등교 중에 교실에 따로 한 번 나왔었습니다. 그 때 위에 대해 안내하면서 어린이에게 해 주었던 말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오늘 저녁엔 뭘 시켜 먹을까?'라고 물어보셔서 '난 짬뽕!'이라고 말했더니 짜장면을 시켜주셨다면. 며칠 후 다시 부모님이 '오늘 저녁엔 뭘 시켜 먹을까?'라고 물으셔서 '난 짬뽕!'이라고 말했더니 짬뽕을 시켜주셨다면. 우리 일상에서의 언어 생활이 그렇다. 상대방과 오고가는 대화 중에 분명히 나는 짬뽕이라고 말했는데 상대방에게서 짜장면이 나올 때도, 짬뽕이 나올 때도 있다. 그 때 우리는 상대방의 내심을 헤아리느라고 아주 죽을 지경이 되지. 너 같은 어린이는 그런 상황을 아주 못견디지 않니? 나는 같은 말을 했는데, 상대방에게서는 어제와 오늘 다른 반응이 나올 때? (격하게 끄덕끄덕)
수학은 그런 언어와는 달리, 짜장면이라고 하면 짜장면이 나오고 짬뽕이라고 하면 짬뽕이 나오는 언어다. 그게 수학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매력이다. 일관성이 있는 것. 우리는 그 일관성을 등호로 표현한다. 앞의 수식과 뒤의 수식이 등호로 연결되어 있다면, 두 수식은 같은 식이어야 한단다. 지금 너의 식들은 배운 것을 다 때려 넣었지만, 결국 짜장면을 달라는 말을 듣고 짬뽕을 내어놓은 것과 같단다. 답이 맞았을지라도 - 어린이가 풀이하는 문제집을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봤더니 저렇게 과정을 뒤섞어 썼음에도 많은 답이 맞은 상황이었습니다 - 결국 의사소통엔 실패한 셈이지. 짬뽕을 먹으려면 짜장면을 달라고 해야하나, 짬뽕을 달라고 해야하나 고민한다면 그건 제대로 된 의사소통은 아니지. 수학은, 짬뽕을 먹고 싶다면 짬뽕을 달라고 하면 되는 언어란다. 그러니, 짬뽕을 달라고 하기 위해 짬뽕을 달라는 식을 써야 한단다.
결국 풀이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수학이 일관성을 추구하는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그 일관성을 위해, 1 더하기 1이 항상 2가 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학자들이 노력했는지 모릅니다. 수학은 명징함을 추구하는 언어입니다.
스물 두 명의 어린이 중 열 여섯 명 정도는 분수 나눗셈에 대해 큰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원-포인트 레슨 정도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오류를 가지고 있는 정도입니다. 네 명 정도는 정규 교과 시간에 조금 더 구조화된 방식의 배움을 통해 충분이 성취기준 상의 일정 성취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두 어린이 정도가 문제인데... 한 어린이는 별도의 시간이 필요할 듯 하고, 다른 한 어린이는 배움에 대한 태도와 자세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듯 싶습니다.
위 평가는 문제 상황을 이해하여 식을 세우고, 식을 풀이하며, 답을 구하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세운 식을 원리로 이해하는 것을 확인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이는 위 평가를 토대로 다시 한 번 배운 후에, 다음 평가 과정에서 확인할 생각입니다.
소수 나눗셈에서 등장하는 오류 유형
소수 나눗셈의 경우, 끝까지 평가 문항을 풀지 못한 어린이들이 많아 우선 확인한 오류들만 간략하게 정리하고자 합니다.
1. 서로 다른 자릿수의 (소수)÷(소수)에서의 풀이 오류
한 어린이 정도가 서로 다른 자릿수의 (소수)÷(소수) 풀이에서 자릿수를 고려하지 않고 소수를 모두 자연수로 고치는 방식으로 풀이하고 있지 않나 싶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 서로 다른 자릿수의 (소수)÷(소수)에서의 풀이 오류(?)
나눗셈의 세로셈 알고리즘을 활용하지 못하는 어린이는 다행히 한 명도 없는 듯 보였는데, 몫의 소수점을 찍는 부분에서는 간헐적인 오류들이 드러났습니다. 반올림하여 소수 몇째자리까지 나타내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 묻는 문항이 없어서 그 부분은 다음 평가 때 확인할 생각입니다.
분수 나눗셈처럼, 소수 나눗셈도 두 명 정도는 별도의 과정이 필요할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교육과정 외 시간을 별도로 활용하여 어린이들을 남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학습은 지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원격 등교와 교실 등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벌어진 결손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므로, 가급적이면 '못해서 부르는 것이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조금만 더 하면 완벽해 질 것 같아 빈 틈을 메워주려고 부르는 것이다'는 느낌으로 부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에 대한 개별적인 보충을 진행한 후 나머지 여덟 차시 정도 더 분수와 소수의 나눗셈에 대해 배운 후 단원을 종료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