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6] 21. 미디어 리터러시
그 중에서도 3, 7단원의 성취기준을 묶어 [우리 말글, 한글]이라는 주제로 배우면서, 어린이들은
- 언어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숙고할 것이다.
라는 본질적 질문 아래에서,
- 매체 자료
- 적절한 근거와 알맞은 표현
에 대해 배우고,
- 언어가 생각을 표현하며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수단이고,
- 국어를 바르게 사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
을 이해하며, 배운 것들을
- 내용 간추리기
- 매체자료 선정하여 발표하기
- 적절한 근거와 알맞은 표현이 사용된 주장하는 글쓰기
로 드러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배운 것을
- 일상생활에서 언어를 사용하여 타인과 원활하게 관계 맺음
을 위해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이어, 어린이들은 4, 6단원의 성취기준을 묶어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주제로 배우며 앞서 배운 내용들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해당 단원들의 성취기준은,
[6국01-06] 드러나지 않거나 생략된 내용을 추론하며 듣는다.
[6국02-04] 글을 읽고 내용의 타당성과 표현의 적절성을 판단한다.
[6국03-04] 적절한 근거와 알맞은 표현을 사용하여 주장하는 글을 쓴다.
[6국04-03] 낱말이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됨을 탐구한다.
이며, 특히 두 단원의 성취기준 중 두 개가 공통이라, 단원 간 연계가 두드러진다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굳이 이를 나누어 배울 필요가 없을 듯 싶기도 하거니와, 요즘 한참 이슈가 되는 매체 접근과 사용에 대한 문식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를 매개로 단원 전체를 재구성하여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주제로 운영하였습니다.
배움을 위해, 어린이들은
- 자신의 주장을 다른 사람에게 펼치기 위해 타당한 근거를 들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필요함
을 본질적 질문으로 하여,
- 타당성과 적절성
- 근거와 표현
- 추론
에 대해 배운 후,
- 내용의 타당성과 표현의 적절성이 무엇이고
- 적절한 근거와 알맞은 표현이 무엇이며
- 낱말이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는 것을 이해하며, 이렇게 배운 것들을
- 글 내용의 타당성과 표현의 적절성을 판단하고
- 적절한 근거와 알맞은 표현을 사용하는 글쓰기
를 통해 드러내게 됩니다. 이러한 배움은 궁극적으로,
- 읽은 글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글쓰기
상황에서 활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갖기 위해 책 한 권을 함께 읽어가며 위 배움 상황을 풀어갔습니다. 을파소에서 나온 [생각이 크는 인문학-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책을 골랐는데, 이 책은 미디어오늘의 기자가 쓴 책으로, 일상 생활에서 만나는 매체와 매체 정보에 대한 여러 이슈를 약간 높은 수준에서 다루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제 배움을 시작하기 전 나누어주고 한 번 자유롭게 읽어보도록 안내하였고, 구체적인 배움 상황에서 책을 활용하였습니다.
1차시, 주제열기 - 미디어, 정보, 미디어 리터러시 - 원격 배움
미디어에 대해서 교재에서는 예시의 방법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페르시아 전쟁 당시 마라톤 평원을 달려 도달한 전령을 시작으로 전통적인 방식의 매체로 편지(인편), 도서, 신문, 방송 등이 있음을 교재는 제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실시간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해 유튜브, 카카오톡, 블로그 등의 매체가 빠르게 세를 넓혀가는 것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매체와 새롭게 각광받는 매체 사이에 차이를 거칠게 두자면, 바로 일방향 오프라인 매체인가 실시간 온라인 매체인가로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특히 요즘은 실시간 네트워크 매체의 영향력이 훨씬 큰 편입니다. 아마도 실시간 '쌍방향'의 성격을 띄기 때문이겠지요. 전달과 수용 중심의 매체 비중은 줄어들고 관계형성과 의사소통 중심의 매체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체를 활용한 생산자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고 있습니다.
매체 사용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어린이·청소년이 처할 매체 활용 문제를 방지할 수 없습니다. 매체 활용 문제는 어린이·청소년 만의 것은 아닌데, 이에 대한 해법을 연령에 따라 분리하는 것은 결국 문제 상황을 유예하는 것 뿐입니다. 바뀐 미디어 상황에 맞게 접근 방식도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매체가 전달하는 것은 정보입니다. 개인적 차원부터 사회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정보의 층위는 깊고 범주는 넓으며 다양합니다. 양과 질의 수준에서도 기존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광대무비합니다. 따라서 매체가 실어 나르는 정보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합니다. 그러나 이는 큰 어려움이 따릅니다. 정보의 질적 측면을 살피는 데에는 정보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보의 수준에 대한 판단은 당위적이고 형식적인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려운 일입니다.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서, '일상적인 정보 습득과 사회적 의사소통 및 문화 향유에 깊숙이 자리한 미디어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매개하고 있는가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정현선, 2007)' ([미디어 리터러시의 이해], p6)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같은 책에 나온 미디어 리터러시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정리하였을 때, 미디어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정보, 우리에게 기능하는 사회적 의사소통,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대상으로 하여,
- 미디어 접근 능력
- 미디어 및 미디어 콘텐츠(정보)에 대한 비판적 이해 능력
- 정보 생산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
정도로 미디어 리터러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교사의 인식 아래에서, 첫 시간에는 주제 열기 시간으로,
- 미디어
- 정보
- 미디어 리터러시
에 대하여 생각하고 말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시간 쌍방향으로 어린이들은 위 질문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말해보게 하였습니다. 책을 읽어보라고 미리 제공하였지만 막상 읽은 어린이들은 몇 되지 않아 발표가 이루어지지 않아 주로 교사가 설명하는 방식이 되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배움을 마치면서, 어린이들에게
- 미디어(매체)를 사용하면서 혹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나 혹은 이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경험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제출
하면서, 배움 내용을 배움 노트에 정리하여 함께 제출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과제의 질적 편차는 계속 꾸준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귀찮지만, 필요한 일입니다.
2~3차시, 주장하는 글의 짜임 알아보기 - 원격 등교
지난 시간에는 미디어와 미디어 콘텐츠(정보),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교사가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어린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온라인 클래스에 남겼습니다.
이번 시간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가면서 하나하나 성취기준을 실현해 가도록 합니다. 생각해보니, 작년에는 이 책을 네 시간에 다 읽히고 내용 및 쟁점 정리를 시켰었는데... 올해는 글의 흐름대로 나아가면서 설명해 줄 부분은 설명해주고 같이 읽어봐야 할 부분에서는 읽고 생각 종이(학습지)에 적어보는 것으로 운영하였습니다.
여러 수업 사례를 보면, 온작품 이야기 읽기를 이와 같이 여러 차시 동안 읽어가며 하는 경우를 만나곤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단번에 읽어가야 합니다. 흔히 이야기의 짜임을 도식화 할 때 언덕배기의 모양으로 표현하곤 하는데, 이는 이야기가 가진 고조의 힘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야기의 흐름과 함께 독자의 감정도 점차 고조되어가는데, 이를 분절적으로 만나는 것은 단지 수업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입니다. 어린이들에게 안내해야 할 것은, 이야기를 도구로 무언가를 배우도록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야기 자체가 가진 힘을 '단숨에'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생각글, 특히 챕터가 나눠진 글은 나누어 읽기에 용이합니다. 대주제 아래에서 챕터 별로 중요한 내용을 짧게 다루어주니, 무엇보다 긴 시간 읽어가기에 적절합니다. 올해는 이와 같은 생각글 읽기를 2학기 때에도 수행해 갈 생각입니다.
책의 첫 번째 장은 '미디어,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라는 주제로 미디어와 미디어 콘텐츠,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어린이 수준에서 개괄하고 있습니다. 첫 장의 1절인 <조선시대에도 미디어는 있었다!>에 대한 내용은 간단하게 정리해 주었고 - 어린이들은 3주 전에 책을 받았고, 담임 교사의 권유(혹은 과제 부여)로 책을 읽어 본 바 있지만 다 읽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 그 다음 첫 장의 2절인인 <"모든 신문은 기자다."> 부분을 스스로 읽고 생각 종이에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선 지난 시간 제출한 배움 내용부터 정리하였습니다. 좋은 방식이라면 당연히, 제출받은 후 교사가 이를 보고 피드백 거리를 전달하여 되돌려 준 후 재제출 받아 이를 함께 보는 것인데, 원격 등교 상황에서 온라인 과제로 제출된 것은 그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온라인 클래스인 위두랑도 어린이들의 제출물에 댓글을 달면 푸시 알림이 전송되지만, 그깟거 몰랐다고 하면 그만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메시지도 하고 전화 통화도 해서 피드백을 건네지만, 그에 대한 수정이나 보완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되는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어린이들은 사실 안 되어도 괜찮은 어린이들입니다. 기법이 약간 부족하거나 이해가 조금 미흡한 정도이고, 이런 부분들은 이런 태도와 자세만 잃지 않는다면 곧 보완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피드백을 통해 부족함을 채워가야 하는 어린이들에게서, 그런 부분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교사는 속이 탑니다.
그렇다고 이런 어린이들에게만 집중할 수는 없습니다. 담임 교사는, 학급 모든 어린이들의 담임 교사이기 때문입니다. 잘 하는 어린이이니 그냥 두는 것, 너무 진부한 클리셰이지 않습니까? 그런 어린이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성장과 발전의 디딤돌을 놓아주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의 첫 시간은 어린이들 하나하나의 과제를 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잘 된 어린이들의 잘 된 부분을 칭찬하고, 조금 더 보완이 필요한 어린이들에게는 어떤 부분에서의 보완이 필요한지 이야기 건네는 과정을, 시간을 들여 가지는 셈입니다. 근래에는 오히려 실시간 쌍방향 배움의 장점을 이런 부분에서 발견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어쨌든, 밀도있게 다른 친구의 배움과 자신의 배움을 비교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주기도 하니까요.
그러면서 어린이들이 풀어 놓은 생각을 하나하나 정리해 보았습니다. '미디어 사용에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점, 혹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경험'을 말하는 것에 대한 어린이들의 생각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미디어 자체의 문제
1) 미디어에서 이루어지는 감정 표현 전달 문제
2) 미디어 표절 문제
3) 미디어 중독 문제
2. 미디어 사용자의 문제
1) 계정 관리 문제
2) 사칭 문제
3) 흑역사 생성
3. 미디어 콘텐츠(대상 및 내용) 문제
1) 폭력적·성적 문제
2) 허위 사실 문제
3) 콘텐츠에 달리는 악성 댓글 문제
4) 콘텐츠 뒷광고 문제
생각보다 어린이들의 답이 풍성하고 읽어볼 만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1시간을 함께 살펴본 후, 그 다음 시간에는 제재글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 제재글은 미디어 네트워크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실시간 쌍방향으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이제 미디어 콘텐츠 생산자의 범위가 매체 접근이 가능한 모두로 바뀌는 현상을 토대로 이제 모든 사람이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콘텐츠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음을 설명하고 있는 글입니다.
우선, 이 날의 배움 목표인 '주장하는 글의 짜임 알아보기'에 따라 주장하는 글의 짜임인 '서론-본론-결론'을 안내하였습니다.
우선 글의 서론에 대해 우리 교과용 도서는 주장을 펼치게 된 문제상황을 제시하고 주장하는 바를 밝힌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더하여 문제상황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본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기 전, 인트로 상황 정도을 보여줍니다.
본론은 본격적으로 자신의 주장하는 바와 그에 대한 근거를 사례 혹은 예시 등을 사용하여 펼쳐 냅니다. 교과용 도서에서는 간략하게 안내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 부분은 방법적으로 안내하기 어려운 화자 스스로의 영역입니다. 일반의 글쓰기가 대부분 자신의 사유를 내어 놓는 - 주장하는 - 것이라고 볼 때, 보통은 하고 싶은 말은 있으나 이를 어떻게 풀어내야할지 몰라 글의 흐름이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이는 생각하고 사고하며 구성하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갖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습니다. 많은 글쓰기 책들은 생각과 사고, 구성의 노-하우를 알려주지만... 글쎄요. 이것도 개인차가 존재하지 않을까요?
결론은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지만, 더 나은 방향은 이에 대한 새로운 문제 상황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주장에 따라 부각될 수 있는 새로운 문제 상황을 제기하는 것, 그만큼의 깊이 있는 사유와 성찰이 이루어졌다는 느낌을 독자에게 줄 수 있으니까요. 미션 클리어! 넥스트 스테이지? 같은 느낌?
이런 주장하는 글의 짜임에 맞추어 아래의 세 가지 질문 - 서론, 본론, 결론을 파악할 수 있는 - 을 제시하였습니다.
- 이 글이 주장하는 바는 무엇인지 써 봅시다.
- 본론에서는 모든 사람이 기자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까닭(근거)를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습니다. 무엇이라고 제시하고 있는지 찾아서 써 봅시다.
- 누구나 미디어가 될 수 있는 세상에서 여러분은 어떤 목소리를 내고 싶나요?
그런 다음,
-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해 봅시다.
를 통해 배움 참여도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이 제재글은 2000년에 탄생한 '오마이뉴스'에서 최초로 도입한 시민기자 제도를 통해 인터넷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콘텐츠로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다른 사람에게 도달하게 할 수 있음을 통해 이제 모든 사람이 콘텐츠 생산자가 되었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인터넷의 등장 및 (지금은 이미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어버린, 이 책이 출판된 2019년도보다 더더욱) 1인 미디어 시대의 성취, 그리고 자신의 콘텐츠를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을 실현시켜주는 매체의 등장 등을 든 후, 새롭게 당면한 과제로 어떤 사유를 담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제재글을 읽고 위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쓴 후 온라인 클래스에 제출하였습니다. 학교에 책을 놓고 집에 챙겨가지 않은 어린이들도 있어, 제재글이 몇 페이지 되지 않는 터라 부랴부랴 사진을 찍어 온라인 클래스에 올려 놓기도 하였습니다.
4~5차시. 추론하는 방법 알기 - 교실 배움
지난 시간에는 주장하는 글의 짜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글을 읽고 추론하는 방법 알아보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이 날의 배움은 담임 교사와 함께 하지 못하였습니다. 담임 교사의 딸이 같은 반 학생의 확진으로 인해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교사는 출근 정지 상황이 되어 공가를 보내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운영하는 것이 이럴 때 쉽지 않습니다. 교과용 도서를 사용하지 않고 성취기준을 토대로 교사가 배움을 구성하기 때문에, 다른 교사가 이를 대신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학년별 재구성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긴급 상황에서 다른 교사가 이를 대신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학년별 재구성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여러 교사가 모여 치열하게 토의·토론하여 재구성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교사마다 가진 교육관과 철학이 다른 터, 성취기준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를 맞춰가야 하지만, 여러 과목을 담당하는 초등 교사의 입장에서 이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학년별 교육과정 재구성은 중·고등학교의 교과 전담제 상황에서 시도해 볼 만 합니다. 당연히 교과 담당 교사 간의 치열한 토의와 토론을 통한 일관된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요하겠지요.
어쨌든, 덕택에 담임 교사는 전주에 배움을 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와 생각 종이를 만들어 미리 보결 교사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은 1장 3절의 <백 개의 미디어, 백 개의 프레임>과 4절 <미디어에 문지기가 있다고?>를 읽으면서, '프레임'과 '게이트 키핑'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단어들과 관련 사례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생각해 보고 생각 종이에 이에 대한 생각과 경험들을 적어 보았습니다.
잘 배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배우도록 할 내용을 프레젠테이션에 담고, 보결 교사에게도 어떻게 해 달라고 세세히 안내했는데...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 교실에서의 배움에 빠지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은 확고해졌습니다. 적어도 교사별 교육과정을 운영하려면 말입니다.
6~7차시, 추론하며 글 읽기 - 원격 배움
지난 시간에는 보결 교사와 함께 [미디어 리터리시] 책과 함께 추론하는 방법을 알아 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의 첫 시간에는, 지지난 시간에 배운 주장하는 글의 짜임 알아보기 부분에 대하여 어린이들이 제출한 생각들을 같이 살펴 보았습니다. 지난 시간 어린이들이 작성한 생각 종이는 아직 등교 중지 상태라 받아보지 못한 터, 한 번의 배움이 붕 떠 버린 상태가 되었습니다.
제출한 어린이 한 명 한 명의 글을 읽어보며 그 즉시 아쉬웠던 부분과 보완해야 할 부분을 안내하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많이 놀랐던 부분이 있습니다.
3번 질문에서 '어떤 목소리를 내고 싶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예닐곱명 정도가 진짜 '목소리'에 대하여 답하였습니다. 이 질문은 해당 글의 마지막에 글쓴이가 던진 질문을 그대로 옮겨 물은 것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미디어가 될 수 있는 세상, 어떤 목소리를 내고 싶은가, 라는 질문이라면, 누구나 다 미디어 콘텐츠의 생산자가 될 수 있고 그렇게 생산되는 콘텐츠가 별 필터링 없이 노출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콘텐츠를 생산하고 수용해야 할지를 물어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이, 실제 자기 목소리에 대한 답을 한 어린이들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이 질문이 실제 너의 목소리를 묻는 질문이 아니라, 너 자신이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고 보거나 듣는 상황에서 어떤 자세와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할지를 묻는 표현임을 다시 안내해 주었는데도, 수정된 답변 또한 이와 관련하여 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6학년 수준에서 위와 같은 '목소리'라는 표현을 '관점' 혹은 '견해'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다는 것이 첫 번째요, 원격 등교에서의 배움이 어떤 어린이들에게는 집중하기 어려운 방식임이 확연히 드러난 것이라는게 두 번째 입니다. 그리고 몇몇 어린이들에게서 두 가지는 서로 중첩되어 드러나는 양상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원격 등교이기 때문에 이런 질문도 가능하며, 이런 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실에서의 배움은 이와 같은 문제를 명확하게 확인할만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여 왔습니다. 오히려 원격 등교이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이런 답들을 확인할 수 있고, 이에 대해 교사도 되짚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와 같이 지난 시간 배움을 확인한 후, 제대로 답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교사가 재차 안내하였고, 이에 어린이들은 지난 시간 배움 제출물에 댓글로 수정 보완한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런 다음, 이번 시간 배움에 대해 안내하였습니다. 이번 시간부터는 2장 <미디어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라는 주제 속의 글을 배우면서, 우선 1절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미디어의 힘> 글의 내용을 대략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 글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에 언론과 언론인이 한 역할에 대해 소개하면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돌아보는 글입니다. 마침 사회 교과 첫머리에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배운 바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은 담임 교사의 내용 소개를 들으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이, 제가 이런 방식의 배움을 고민하게 된 원인입니다. 앞선 글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초등학교 6학년 국어 단원은 어린이들의 관점을 담고 이를 표현하는 활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과용 도서의 구성은, 미처 생각을 구성해 볼 자료나 시공간적 여유를 충분히 주지 않은 채 관점을 형성하여 생각을 표현하도록 '재촉'하고 있습니다. 인공위성이 어떻고, 동물원이 어떻고, 환경 개발과 보존이 어떻고... 다 좋은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차에 대해 자신의 관점을 가지려면 조금 더 많은, 넉넉한 자료와 시간을 주고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성취기준을 연계할 수 있는 단원을 합쳐서 하나의 주제에 대해 넉넉하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자료와 시간을 준 후 어린이들의 관점과 생각을 묻는 것, 이것이 올해 저희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국어과 교육과정 교과 내 재구성의 컨셉입니다. 어쨌든.
이와 같이 첫 시간에는 1절의 내용을 소개한 후, 두 번째 시간에는 2절 <힘이 없는 이들에게 힘을>, 3절 <편견을 조장하기도, 부수기도 하는 미디어>이라는 제목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미디어의 역할' 및 '미디어가 편견을 강화하는 방식'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어린이들에게는 글을 읽은 후 아래와 같이 생각을 물었습니다.
- 중요한 사례들을 정리하고, 이를 통해 글쓴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써 보기
- 이 글과 유사한 사례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써 보기
- 미디어가 끼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정리하기
- 저자는 미디어가 어떤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이는지 자신의 생각 써 보기
- 미디어를 사용하여 정보를 생산하기도 하고, 콘텐츠를 받아들이기도 하는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미디어를 활용해야할지 생각 써 보기
지난 시간 교실 등교 시간에 추론하며 글 읽는 방식에 대해 배웠기 때문에, 이번 시간에는 교재 글을 읽으며 실제 추론하며 글 읽기를 수행하도록 하였고, 제재글을 읽은 후 온라인 클래스에 교사가 제시한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여 제출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계속 원격 등교 상황에서 배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두 시간 배웠다면 아마도, 첫 시간에는 읽고 생각 종이에 기록한 후, 두 번째 시간에는 생각을 들어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을 것입니다. 원격으로 배우다보니, 첫 시간에는 지난 시간 제출한 생각을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두 번째 시간에는 읽고 생각 종이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배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격 등교 상황에서의 이런 배움이 가지는 장점은, 어쨌든 모든 어린이들의 생각을 다 읽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어린이들의 제출이 전제되어야겠지만... 다행히 (거의) 모든 어린이들이 제출하고 있고, 제출이 안되면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겠다는 담임 교사의 불굴의 의지가 투영되어 끝까지 받아내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8~9차시, 주장이 담긴 글 읽기 - 원격 등교
지난 시간에는 2장 2절 <힘이 없는 이들에게 힘을>, 3절 <편견을 조장하기도, 부수기도 하는 미디어>라는 제목으로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하나 편견을 조장하기도 하는, 마치 야누스 같은 언론의 역할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저자가 표현한 내용을 토대로 더 알 수 있고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을 추론하며 읽어 보았습니다.
어린이들은 교사의 질문에 아래와 같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였습니다.
엉망진창인 어린이들(ㅠㅠ)을 뺀 나머지 어린이들은 관련 글을 읽고 다양한 수준에서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어린이, 최선을 다하면서 생각도 키우는 어린이, 최선을 다한 결과도 훌륭한 어린이 등등등. 원격 등교를 통하여 여러 어린이들의 생각을 함께 살펴보면서, 아마 최선을 다하는 어린이들은 다른 어린이의 생각을 토대로 조금 더 자라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주장이 담긴 글 읽기 활동을 수행하였습니다. 2장 4절의 <중요한 일에 밑줄을 긋는 미디어>라는 주제로, '과연 연예인도 공인인가?', '강력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얼굴을 공개해야 하는가?' 같은 문제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 나누고, 글을 읽은 후, 교사의 질문에 답한 후 온라인 클래스에 제출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10~11차시, 주장의 적절성과 타당성 판단하는 방법 알기 - 교실 배움
오랜만에 교실에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교실 배움이다보니, 이전 원격 등교로 제출받은 것을 함께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시간이는 주어진 제재글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며 함께 모인 자리에서 생각을 나누어 보게 되었습니다.
함께 읽은 글은, 3장인 <미디어에 손을 대려는 자, 누구인가?>의 1절 <미디어의 주인이 따로 있다고?'를 함께 읽으며, 어떻게 주장과 근거의 적절성과 타당성을 파악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번 글은 특히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 즉 언론 편집권을 가진 포털 사이트에 대해 다루는 내용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매체 콘텐츠의 편성권은 매체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매체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는 매체 자체의 채널에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포털 사이트, 그리고 실제로 요즘은 유튜브의 영향력이 훨씬 커지고 있습니다. 유튜브의 큐레이션은 사용자의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고 하지만, 이는 개인정보의 과도한 수집이라는 문제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함께 이야기 나누게 될 듯 하고.
언론사와 방송국이 생산하는 뉴스 콘텐츠에 대해, 실질적으로 이를 편성하는 권한을 누리는 포털 사이트를 언론사로 보고 이에 준하는 책임을 지워야 할 것인가. 더 나아가 포털 사이트의 연성 기사들이 범람하는 것에 대해 시민은 어떻게 이를 수용해야 할 것인가. 제재글은 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례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장과 근거의 적절성과 타당성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우리 교과용 도서는,
- 주장은 중요하고 가치 있는가?
- 근거는 주장과 관련 있는가?
- 근거는 주장을 뒷받침하는가?
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근거가 주장과 관련이 있다면 이는 근거가 타당성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근거가 주장을 뒷받침하여 주장의 당위성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이 근거는 적절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주장과 관련있는 근거가 모두 쓸만하지는 않다는 점이 타당성과 적절성을 가르는 경계선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글을 읽고 글에 대해 이야기나누며, 글의 주장과 근거를 찾아 정리하고, 이의 적절성과 타당성을 살펴 보았으며, 결과적으로 주장은 가치있고 중요한가를 판단하여 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잘 배웠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글을 하나 더 읽어 볼 생각입니다.
12~13차시, 주장의 적절성과 타당성 판단하며 글 읽기 - 원격 배움
지난 시간 교실에서 미디어 플랫폼에 대해 다룬 글을 읽으면서 글쓴이의 주장과 그의 근거에 대해,
- 주장은 중요하고 가치있는가?
- 근거는 주장과 관련 있는가?
- 근거는 주장을 뒷받침하는가?
를 통해 주장과 근거의 적절성과 타당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하였습니다.
우선 실시간 쌍방향 배움을 통하여 지지난 시간에 '주장이 담긴 글'을 읽고 글쓴이의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출한 결과물을 하나하나 읽어 보았습니다.
'중요한 일에 밑줄을 긋는 미디어'라는 제목의 제재글에서, '어젠다 세팅'에 대해 배웠습니다. 기본적으로 미디어 생산자들에게는 관점이 있다는 말입니다. 중요도와 가치를 평가하여 콘텐츠의 방향을 정하는 것을 바로 '어젠다 세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쓴이는 '어젠다 세팅'의 두 가지 사례로 2016년에 구의역에서 안타깝게 희생된 노동자 김용균 씨 관련 보도와 2015년에 '무한도전' 프로그램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귀국하지 못하고 모여사는 우토로 마을을 방문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두 사건 다 방송과 언론에서 자칫 흘려보내기 쉬운 안타까운 목소리에 초점을 맞추고 지속적으로 혹은 시의적절하게 인구에 회자시킨 것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연성화되고 있는 콘텐츠 사례 중에,
- 흉악 범죄자의 신상(초상)을 공개하는 것
- 연예인들의 가십을 다루는 것
에 경쟁적으로 밑줄 긋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비추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대체로 흉악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보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연예인들을 공인이라 부르며 당연한 것인양 그들의 가십을 다루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습니다. 이 둘을 결정짓는 것으로 어린이 중 몇은 '알 권리'와 '사생활 침해', '무죄 추정의 원칙' 같은 글 속 키워드를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제출한 생각의 완성도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원격 등교 상황에서 제재글을 읽은 후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용어 정리를 하도록 하였고, 이슈를 정리하여 준 후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도록 하였으며, 앞서 배운 요약하기 방법을 활용하여 요약해보도록 하였지만, 이런 전반적인 사항을 꼼꼼하게 확인하여 제출한 어린이가 많지 않아, 추가 활동을 부여하였습니다. 그나마도 잘 되지 않아, 아마 원격 등교일에 조금 더 보충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쉬움이 남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지난 시간 교실 등교 때 배운 것을 토대로 새로운 제재글을 읽고 교사의 질문에 답하여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은 3장의 나머지 주제에 대한 교사의 설명에 함께 한 뒤, 4장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빛과 그늘>의 1절 <취향저격 콘텐츠, 좋기만 할까?>라는 글을 읽은 후,
- 글쓴이의 주장 찾아보기
-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어떤 예시와 사례를 들고 있는지 찾아보기
- 글쓴이의 주장은 중요하고 가치있는지 자신의 생각 말하기
-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용한 근거는 주장과 관련이 있는지 자신의 생각 말하기
- 근거는 주장을 적절하게 뒷받침하고 있는지 자신의 생각 말하기
- 글쓴이의 표현 중 주장을 적절히 뒷받침하는데 의미있게 사용된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것 찾아 말하기
활동을 수행하도록 하였습니다. 다음 원격 등교 실시간 쌍방향 배움 시간에 같이 이야기 나누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4~15차시, 생각이 담긴 글 읽고 생각 펼치기
이제 [미디어 리터러시] 책에서 성취기준에 부합하며 이야기 나눌만한 제재글은 다 읽어본 듯 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주장하는 글을 읽을 때 어떻게 글쓴이의 주장하는 바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안내하는 교과용 도서의 세 가지 방법을 생각하며, 4장 1절 <취향저격 콘텐츠, 좋기만 할까?> 제재글을 읽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4절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나의 흔적> 제재글을 읽고, 주장하는 글에 대해 배운 것들을 생각하며, 또한 지금까지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배운 내용들을 전반적으로 정리하여 보기로 합니다.
제재글의 내용은 온라인에서 너무나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나의 흔적'에 대한 내용입니다. 구글링을 통해서 교사의 개인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음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교사의 이름은 유명 연예인의 이름과 같습니다. 교사의 이름을 아무리 구글링해도 교사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이유는, 유명 연예인의 이름이 스크리닝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몇몇 키워드만 알고 있다면 한 개인의 흔적을 인터넷 공간에서 찾는 것은 너무나도 쉽습니다.
이런 '개인정보'가 단순하게 이름이나 전화번호 정도라면 아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불법 몰래카메라 동영상 같은 것이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몇 명의 어린이들이 '인터넷 장의사'라는 단어를 말하였습니다. 다른 어린이들을 위해서 인터넷 장의사에 대해 안내해 주었지만, 어떤 수를 쓰더라도 나의 개인정보를 인터넷 공간 상에서 완벽하게 지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린이들이야 잘 모르겠지만... 토렌트 시드 같은 것들 때문에라도 불가능합니다. 요즘은 게다가 비공개 공간을 활용하는 경우들도 있다고 하니... 참 어려운 일입니다.
제재글에는 온라인으로 주고받은 표현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어린이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무심결에 뱉은 말과 표현이 몇 십 년 뒤에 나의 뒷꽁무니에 매달려 나를 따라올 수도 있다는 것을. 어쨌든.
이 책에서는 과거 어렵고 힘들었던 삶을 인터넷 공간에서 지워낼 '잊혀질 권리'가 자신에게 있음을 주장하는 스페인의 한 변호사와, 신문 기사도 과거 역사의 기록물이므로 개인의 권리가 심대하게 침해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무리 개인의 요구가 있더라도 이를 지우지 않는 원칙을 가진 한 신문사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립되는 주장 가운데 과연 어린이들은 어느 편을 들 것인지 이야기 나누어 보았고, 이와 관련된 교사의 질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제출하도록 하였습니다.
지난 시간까지는 실시간으로 하지 않고, 온라인 클래스에 질문을 올려놓으면 이를 보고 자신의 생각을 제출하도록 하였는데, 이 날은 제재글을 통해 배우는 마지막 시간이라서 두 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배웠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교사의 질문을 본 후,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고 제출하는 것까지 실시간으로 활동하는 것까지 하고,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배경 지식 쌓기와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 도달을 위한 배움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16~17차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주장하는 글쓰기 - 교실 배움
지금까지 배운 것을 토대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주장하는 글쓰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선 문제상황을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배운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문제 상황이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우리 교과용 도서는 주장하는 글쓰기를 위하여 우선 문제상황에 집중하는 것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장하는 바가 문제의 인식과 이를 해결/해소하기 위한 방법이나 관점의 제안에서 나온다고 본다면, 문제상황에 대해 우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이들이 다양한 문제상황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이런 문제상황의 주체는,
- 미디어
- 콘텐츠(와 생산자)
- 사용자
로 나눌 수 있습니다. 행위 주체를 고려하여 문제상황을 살핌으로써 자신의 주장이 향해야 하는 방향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서론-본론-결론의 짜임과 그 특징에 대해 확인한 후, 글쓰기를 시작하였습니다. 분량은 넉넉하게 스무 줄 글쓰기 양식지에 두 장 반 이상을 써 보도록 하였습니다. 지금까지의 배움을 통해 어린이들이 충분히 글쓰기를 위한 사전지식을 얻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두 시간 안에 끝낸 어린이들은 간단하게 원-포인트 레슨을 한 후 수정·보완하도록 하였습니다. 레슨의 방향은,
- 주장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는가
- 주장은 문제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가
- 주장에 대한 근거는 주장과 관련이 있으며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인가
- 서론-본론-결론의 짜임에 맞게 썼는가
정도를 점검하였습니다. 주로 주장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며, 그와 함께 근거가 주장하는 바와 관련없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주장하는 글을 쓰라고 했더니 미디어와 콘텐츠가 야기하는 문제상황을 잔뜩 '설명'해 둔 글도 많았습니다. 주장하는 글쓰기의 문장 형식에 맞지 않는 경우들도 다시 쓰도록 안내하였습니다.
그렇게 수정하여 제출한 어린이가 다섯 명, 선생님의 피드백에 따라 고쳐 써서 제출해야 하는 어린이가 여섯 명, 제 시간에 완료하지 못하고 집에서 마저 써 와 제출하여 피드백을 기다리는 어린이가 다섯 명, 주장하는 글 대신 설명하는 글을 쓰는 바람에 다시 써야 하는 어린이가 두 명, 아직까지 미제출인 어린이가 네 명입니다.
즉, 열 세 명의 글을 읽어 보았는데, 글의 수준들이 낮지는 않은 편이었습니다. 뭐, 지금까지 9년째 담임 교사를 하면서, 가장 높은 퀄리티의 글들을 써내고 있다는 판단이 듭니다. 이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충분한 분량의 제재글을 다루면서 어린이들로 하여금 글쓰기를 위한 배경지식을 풍부하게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을 꼽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다양한 사례와 그를 향하는 관점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보니, 이를 자신의 글에 담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보자면, 교과용 도서가 제재글을 제시하는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시도를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한 페이지 분량의 찬반글을 가지고 토론하고 주장하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제한적인 효과를 주는지 조금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서도 두드렸지만, 온작품읽기를 여러 차시에 걸쳐 읽는 것처럼, 생각글의 각 챕터 별 제재글을 여러 차시에 걸쳐 쪼개어 읽으면서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교과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어린이들의 배경지식도 넓히는 방식으로 국어 교과를 운영할 필요가 분명히 있습니다.
피드백 후 고쳐오는 글에 대해서는 일단, 퇴고에 아쉬움이 있더라도 재피드백은 하지 않기로 생각하였습니다. 2학기 때, 여러 차례 글쓰기 할 기회가 또 있을 것입니다. 그 때 못한 피드백을 건네어주어도 될 일입니다.
18차시, 모둠 글쓰기를 위한 모둠 토의 (1), '초등학생의 미디어 사용'을 주제로 - 교실 배움
지난 시간까지의 배움을 토대로하여, '초등학생의 미디어 사용'이라는 대주제 하에서 모둠 토의를 통하여 모둠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조사한 후 모둠 글쓰고 발표하는 활동을 수행해보고자 계획하였습니다. 그 첫 시간으로, 모둠 토의를 진행하였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서는 지난 시간 주장하는 글쓰기를 위하여 전반적인 배움을 점검한 바 있으므로 따로 이야기를 나누진 않고, 주제 및 내용의 예시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몇 가지 안내하였습니다. 예컨대,
주제: 미디어 리터러시의 바람직한 사용
1) 미디어의 의미와 변천사
2) 현재의 미디어 활용
3) 미디어 활용에서의 문제점
4) 바람직한 미디어 사용을 위한 의견
정도로 목차를 정하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모둠별로 흩어져서 주제와 목차, 그리고 대략의 내용을 토의하도록 한 후, 돌아다니면서 목차에 대한 피드백을 해 주었습니다. 예컨대, 어떤 모둠에서는,
주제: 미디어 리터러시
1) 1980년대의 미디어
2) 1990년대의 미디어
3) 2000년대의 미디어
4) 미디어의 문제
와 같이 목차를 정하였는데, 이를 토대로 조사할 경우 상당부분 중첩될 수 밖에 없음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매체를 중심으로 시대를 나눌 경우, 일방향 미디어인 TV나 신문 같은 매체가 주를 이루던 시대와, 컴퓨터같은 개인화 된 매체로 대표되는 시대, 그리고 공간의 한계를 뛰어 넘은 1인 멀티미디어 매체 시대 정도로 나누는게 더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과 함께, 이를 토대로 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 및 의견 제시 같은 것은 한 사람에게 맡기지 말고 모둠원 전체의 토론을 통해 전반적인 흐름을 만들 수 있도록 하라는 안내도 해 주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주제와 목차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까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예정입니다. 지난 번 모둠 발표 당시 하나의 주제 안에서 이루어지는 각각의 발표가 일관성이 결여된 채 제각기의 발표를 이루었던 것을 보완하기 위한 것입니다.
19차시, 모둠 글쓰기를 위한 모둠 토의 (2) - 원격 배움
지난 시간에는 '초등학생의 미디어 사용'을 주제로 한 모둠 발표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번 시간에는 이를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을 온라인 상에서 가졌습니다.
지난 시간에 글의 주제와 목차를 정하였다면, 이번 시간에는 모둠원들끼리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자신들의 주제와 목차를 확인하고 어떤 내용으로 구성할지 토의하였습니다. 각자 맡은 영역을 개인별로 준비하지만, 전반적인 통일성을 위해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지난 주제 활동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계획 단계가 너무 긴 것이 과연 의미있을까에 대한 회의도 듭니다. 피아제의 발달 단계에 따라, 어떤 어린이들은 구체적 조작기의 어린이들인 바, 아무리 계획의 실행을 예단해 볼 기회를 주더라도 결국 이를 실현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발달을 기다려줘야 하는, 어찌보면 시간의 문제인 셈이죠. 어쨌든, 시간을 주지 않을 수는 없어, 소그룹방으로 흩어져 함께 논의한 후, 논의 결과는 각자 제출하도록 하였습니다.
20차시, 모둠 주제에 맞게 모둠 글쓰기 - 원격 배움
이번 시간은 모둠 글쓰기 시간으로 안내하였습니다. 지난 시간 모둠 활동을 통하여 '초등학생의 미디어 활용'과 관련한 주제 및 목차, 전반적인 내용을 협의하였고, 이번 시간에는 이를 바탕으로 글쓰기를 해 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은 모둠 협의를 통하여 대주제에 걸맞는 모둠 주제를 선정하였습니다. 그 주제에 맞게 어떤 내용들이 들어가게 될 것인가 함께 논의하고 각자 부분을 나눈 후, 자신의 부분에 대한 글쓰기를 진행하게 됩니다. 어찌보면 글쓰기 개요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모둠 과제를 이와 같이 '함께 생각하고, 각자 작업하기' 형태로 나누어 내고 있습니다. 이는 프리-라이딩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책입니다. 아마, 모둠 협의 과정에서도 누군가 굉장히 주도하여 주제와 목차, 내용을 나누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프리-라이딩 하더라도 결국 자신에게 맡겨진 글쓰기는 자기 스스로 해야 합니다. 글의 전반적인 퀄리티는 아무래도 떨어지겠지만, 그 와중에 잘 쓰는 어린이들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보일 수 있으니 그 또한 낫다 생각합니다.
이런 모둠 글쓰기기 가능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에듀 테크놀로지의 발달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를 위해 구글 문서와 위두랑 모둠 게시판을 활용하였습니다. 구글 문서는 공동 작업이 가능합니다. 링크를 가진 모든 사람에게 작성 및 수정 권한을 주면 언제 어느 때라도 자기 글쓰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글 문서는 테러(!)의 위험도 있습니다. 누군가 슥, 들어와서 모두 지워 버리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위두랑 모둠 게시판에서 모둠 링크를 제공하였습니다. 위두랑 모둠 게시판은 자기가 해당한 모둠의 글만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둠원 중 하나가 다른 모둠 어린이에게 모둠 링크를 재공유하지 않는 한, 어린이들은 위두랑에 접속하여 모둠 게시판을 통해 링크 타고 모둠 문서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계정 로그인해도 되지만... 계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어린이들도 많고, 패밀리 링크 등의 부가 장치 때문에 혼선을 겪는 어린이들도 많기 때문에, 여기에 에너지를 쏟지 않고 위두랑과 구글 문서를 활용하였습니다.
처음엔 설정을 잘못해서 작성 및 수정 권한 없이 댓글 기능만 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글을 올릴 수 없다'는 원성이 속출하였습니다. 다행히, 혹시 글을 날리거나 문제가 생길 것을 고려하여 위두랑 과제 제시판에 우선 업로드하고, 이를 구글 문서에 복붙하도록 안내하였는데 덕택에 오류에도 어린이들이 어려움 없이 자신의 글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21~22차시, '초등학생의 미디어 사용'에 대해 발표하기 - 원격 등교
지난 시간까지는 '초등학생의 미디어 사용'에 대한 대주제를 바탕으로 모둠 주제를 정하여 모둠 글쓰기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각 모둠별로 글을 발표하고 함께 이야기 나눠 볼 시간을 가지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원격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다보니 밀도가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첫 시간은 모둠별로 모여서 다시 한 번 글을 가다듬고 서로 보완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였습니다.
아직까지 초등학생들은 안내하는 것이 그대로 이루어지진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차시 안에서 활동 하나를 안내하는 방식보단, 단원 혹은 여러 단원에 걸쳐 배울 수 있도록 하면 좋을 듯 합니다.
학년을 시작할 때에는, 어린이들의 모둠 글쓰기를 모아 어린이 논문집을 낼 생각이었습니다. 네 편 정도의 모둠 글쓰기를 계획했지만... 첫 편과 두 번째 편을 보면서, 글쓰기를 조금 더 안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무엇을 안내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형식적인 안내는 어린이들로 하여금 자유로운 생각을 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배운 것을 자유롭게 펼쳐내되 깊이 있게 보여줄 수 있다면, 서론-본론-결론의 구조가 굳이 갖춰지지 않더라도, 주장과 근거의 짜임새가 성기더라도, 그 만으로도 훌륭하다 판단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모둠별로 발표하였습니다. 발표를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한 모둠은 발표하였고, 준비를 따로 하지 않은 어린이들은 구글 문서 링크를 수정 불가 상태로 공개하고 각자 읽어보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두 모둠 정도가 발표를, 세 모둠 정도는 링크 공개로 발표를 마쳤습니다. 아래는 가장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 그리고 카피킬러로 검사하였을 때 고유명사 이외에는 표절 없는 어린이들의 발표문입니다.
모든 모둠글은 2학기 때 퇴고를 배울 때 다시 한 번 다뤄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글쓰는 형식을 조금씩 조금씩 가다듬어갈까 합니다. 조금씩 조금씩, 하나씩 하나씩, 그렇게 다듬어 가 보려고 합니다. 대신... 논문집 출간은 다음에... (울먹)
23차시, 주제 마무리 - 원격 등교
주제를 마무리하며, 어린이들과 초등학생의 미디어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미디어는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인가.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약속장소에 조금 일찍 도착하면 항상 주변 PC방을 찾곤 하였습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때우기 위해, 하지만 온라인이 주는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단돈 몇백원이면 잠시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닐 때는 항상 책이나 스포츠신문, 혹은 무가지라도 들고 다녔습니다. 무료함을 조금이라도 견디기 위해서, 활자에 집중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간혹 지하철을 탈 때는, 요즘은 책 들고 타는 이들을 한 명도 볼 수 없습니다. 모두가 허리를 구푸리고 꾸부정한 자세로 스마트폰 하기 여념이 없습니다. 항상 어린이들에게 부모님 이야기를 합니다. 어때, 부모님과 함께 집에 있다보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시지?
여가를 보내기 위해, 스마트폰은 꽤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매체입니다. 힘든 하루 생활에 잠시간이라도 쉴 수 있도록 해 주는 스마트폰. 그러나 요즘은 매체가 삶을 잡아먹고 있습니다. 어린이들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너희는 매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매체가 저질스럽고 폭력적이고 문제가 많다고 이를 막는 것은, 우리 어린이들을 세상의 변화로부터 한 걸음 뒤쳐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기왕에 사용하는 것,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이야기나누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여러 주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눈 시간이 유익하고 의미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말해 주었습니다. 단지 담임 교사의 생각일 뿐일까요? 그럴지라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스물 세 시간 동안,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에 대해, 미디어 리터러시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함께 배워본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