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독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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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 다 지나가는 동안, 왜 8월의 독서 이야기를 쓰지 않았는가. 너무 바빠서이죠. (쿨럭) 뭐... 수업 준비하고 수업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빴습니다. (쿨럭쿨럭) 이런저런 연수도 쫓아다니고... (쿨럭쿨럭쿨럭) 기억은 가물가물가물하지만, 9월의 독서 이야기를 써야하니까...
제목: 훌쩍떠나 부산, 백퍼센트 부산, 부산에 취하다
▣ 독서 이유
여름 휴가 대비
▣ 이전에 읽었던 비슷한 부류의 책
- 부산은 넓다(부산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바라본 책)
▣ 감상
여행 관련 책을 읽어야 하는 시기는, 자주 가는 곳인데, 기억이 조금 빛바래어, 그 기억을 다시 한 번 되살려 낼 필요가 있을 때인듯 싶습니다. 처음 가는 공간에 대한 여행 관련 책은, 별로 큰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백문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째 제주도 행을 준비하면서, 이런저런 책을 둘러보는데, 다녀온 곳들에 대한 빛바랜 기억들을 되새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번 다섯 번째의 부산행을 위해서 읽은 이 책들이 그런 역할을 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더하여 새로운 몇 곳의 소개까지.
제목: 세상을 만드는 글자, 코딩
▣ 독서 이유
무덥던 한여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그 따가운 햇살을 뚫고 다녀온 2박 3일간의 SW 선도교원 연수를 추억하기 위하여
▣ 이전에 읽었던 비슷한 부류의 책
-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개인적인 올해의 도서 목록에 올리고 싶은 책)
- 알고리즘 라이프(이건 그냥 알고리즘의 스토리텔링 식 설명책)
- 알고리즘 행성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서(집중해서 읽지 못했는지 기억이...)
-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인터넷과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들)
- 로붓의 부상(IoT시대가 훌쩍 다가왔음을 알려주는 르뽀 정도의 책)
▣ 감상
내년부터 초등학교 현장에서도 소프트웨어 교육이 들어온다고 해서 아주 난리난리입니다. (쿨럭) 1년 1088시간 중에 고작 17시간의 수업일 뿐인데(물론 로봇 관련 수업까지 하면 조금 더 늘겠지만) 과연 이렇게 열광적(!)인 예산과 반응을 보일 정도로 과연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소프트웨어 관련 접근이 테크니컬한 면에 치중되어 있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블록 기반 소프트웨어 언어를 사용한 교육, 여러 피지컬 도구를 사용한 교육 등등.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되어야 할 것은, 리터러시 측면에서의 접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컴퓨터에 문외한인 독자들이, 컴퓨터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양상을 기술적 접근이 아닌 총체적 접근 하에서 만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부제가 '창의와 소통을 위한 코딩 인문학'인데, 어느 정도 그 시도를 달성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예 문외한인 독자는 조금 버거울 수도 있지만, 저 정도의 문외한은 무난하게 따라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제목: 사피엔스
▣ 독서 이유
유명? 유발 하라리?
▣ 이전에 읽었던 비슷한 부류의 책
- 총, 균, 쇠(인간 문명의 전개 양상을 연대기적 시각이 아닌 특별한 관점으로 들여다 본 책)
▣ 감상
워낙 유명한 책이라, 책의 중간까지 저자가 이야기하는 바는, 어떤 경로로든 조금씩 접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독서를 통하여 저자의 통찰에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가장 크게 와 닿았던 분야는 인류가 만들어 온 문명 아래에서의 삶이 '상상의 공동체'라고 하는 그 말입니다. 저자는 화폐도, 민족도, 종교도 모두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인간의 상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상상은,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을 마주하면서 그 아름다운 의복에 찬사를 보내는 것과 진배 없습니다. 우리 인간은 어찌보면 공동체의 안정이라는 미명 하에 그런 기만을 살아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저자는 인권이라는 개념도 인간 상상의 영역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천부인권이라고 말하지만, 과연 하늘의 누가 인간에게 인간으로서 누려야 마땅할 권리를 주었는가, 라고 말하는 것이죠. 어찌보면 천부인권에 기인한 국가와 개인 사이의 계약으로 성립된 국가 공동체는 그 처음부터 기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두 장(chapter)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은 지적 설계론은 비과학적이라는 확고한 견해를 유지하면서 자연의 놀라운 능력을 신뢰하는 듯 하지만, 실상 인간은 지적 설계를 통하여 자연의 놀라운 정화의 힘에 상처를 내고 있지는 않은가, 라는 지적 말입니다.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삶에 대하여, 조금 더 숙고하면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