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개정 6학년 2학기 국어] 3. 적절한 근거
1단원 [인물의 삶을 찾아서]를 마친 후, 바로 3단원 [적절한 근거] 단원 교수-학습 과정을 진행하였습니다. 2단원은 프로젝트 학습과 연결하여 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3단원 [적절한 근거]의 교과(용 도)서는 다음과 같은 학습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주장에 대한 근거가 적절한지 판단하는 방법을 알아봅시다.
2) 주장에 대한 근거가 적절한지 판단하며 글을 읽어 봅시다.
3) 적절한 근거를 마련하여 주장이 드러난 글을 써 봅시다.
그런 다음, '국어 활동' 교재에서
4) 새로운 학급 규칙을 제안하는 글을 써 봅시다.
활동을 통하여 단원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 네 가지의 학습목표를 위하여 우선 교과(용 도서)는,
'학급 회의'
라는 제재글로 단원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학습목표인 주장에 대한 근거를 판단하는 방법에의 도달을 위해 교과(용 도)서 집필자들이 집필한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다음,
'내 인생의 목적지'
라는 글을 통하여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의 타당성을 실제로 판단해 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후로는 몇 가지 예시 중에 하나를 골라 주장하는 글 쓰기를 하고, '국어 활동' 교재에서는 학급 규칙 제안이라는 정해진 상황에서의 주장하는 글 쓰기 활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3단원과 관련된 교육과정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읽기(6) 주장의 타당성을 판단하며 주장하는 글을 읽는다.
쓰기(4) 적절한 이유나 근거를 들어 주장하는 글을 쓴다.
읽기(2) 글의 짜임에 따라 글 전체의 내용을 요약한다.
이에 따른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국1626-1 주장하는 글을 읽고, 주장과 근거, 문제 상황과 해결 방안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국1626-2 주장하는 글에서 주장의 타당성에 대한 적절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국1634-1 주장하는 글의 주요 특성을 알 수 있다.
국1634-2 주변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하여 이유나 근거를 들어 주장하는 글을 쓸 수 있다.
국1622-1 글의 종류와 내용에 따른 글의 짜임을 안다.
국1622-2 글의 짜임을 시각적으로 나타내어 글 전체의 내용을 요약할 수 있다.
위 성취기준을 토대로 학생들의 배움이 일어났으면 하는 지점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글을 읽고 주장과 근거, 문제 상황과 해결 방안을 파악하여 글의 타당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가?
위 경험을 토대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하여 근거를 들어 주장하는 글을 쓸 수 있는가?
이렇게 하고 나니, 1단원때와 마찬가지로 굳이 도식화되어 제시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제재글을 읽힐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원의 1~2차시에서는 '학급 회의'라는 제재글을 통하여 세 가지 주장,
그러면서 학생들은 '학급 회의'라는 제재글을 통하여 세 가지 주장,
1) 연극 동아리를 만들자.
2) 운동 동아리를 만들자.
3) 지역 사랑 동아리를 만들자.
와 그에 대한 각각의 근거를 두 가지 씩 찾아낸 후,
주장에 대한 근거의 적절성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1) 근거가 주장과 관련되어 있는지 살펴본다.
2) 근거가 주장을 뒷받침하는지 살펴본다.
3) 근거가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인지 살펴본다.
4) 근거가 상황에 맞는지 살펴본다.
5) 근거가 상대의 수준에 맞는지 살펴본다.
등등등 꽤 많은 예시 답안을 교사용 지도서에서 안내하고 있습니다.
교과(용 도)서의 이해 학습 부분을 살펴볼 때마다
1) 제시되는 방법이 과연 중고등학교에서의 학습과 연계될 수 있는 것인가
에 대한 의문과 함께
2) 만약 연계 지점이 없다면 교과(용 도)서가 제시되는 방법이 학생들에게 선다형 보기, 빈 칸 메우기 등을 통해 외워야 할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은가
라는 비판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제재글을 두고 학생들과 충분히 읽어본 후 글의 주장과 그를 뒷받침하는 이유·근거를 찾아보도록 한 후,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이야기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제재글의 구성을 조금 바꾸었습니다.
1~2차시 '내 인생의 목적지'를 읽고 글쓴이의 주장과 그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타당성을 중심으로 파악한 후, 주장과 근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3~4차시 '종이책의 밝은 미래'와 '종이책의 위기'를 읽고 각 주장과 근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5~6차시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하여 이유·근거를 들어 주장하는 글 쓰기
3~4차시에 가지고 온 '종이책의 밝은 미래'와 '종이책의 위기'는 6학년 2학기 7단원의 제재글입니다. 초등학교 수준에서 적절한 주장하는 글을 찾아보고 싶으나 읽는 글이 다 초등학교 수준의 것이 아니라서, 어려움이 있더군요. 일단 7단원 것을 땡겨쓰고, 7단원 하기 전까지 좋은 제재글을 찾아볼까 생각하였습니다.
5~6차시에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사회과 수업과 연계하였습니다. 사회과 1단원 [민주주의와 정치] 단원에서 학생들은 우리 생활 속에서 헌법적 가치가 어떻게 민주주의와 민주적 의사결정을 보호하는지 학습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 상황'을 생각해 본 후 모둠별로 문제 상황을 한 가지씩 고르는 과제를 제시하였는데, 국어 글쓰기를 모둠별로 자신들이 고른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 방법 쓰기로 진행하였습니다.
'내 인생의 목적지'의 제재글에 대해서는 약간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은 좋은데, 무엇이 올바른 가치관인지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 없이 전세대에서 통용되던 가치를 차세대에게 강제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초등학교 6학년에게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해 살아가라고 충고하는 글이, 단지 아동을 '성인의 축소판' 정도로 파악하던 전근대적인 아동관과 상통하는 것은 아닌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적절성과 타당성에 대한 부분도 생각해 보아야 하는 단원입니다. 성취기준은 '타당성'을 판단하고자 하는데, 단원의 학습은 '적절성'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타당성이라고 하면, 언제나 어느때나 '아, 맞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주장에 따른 근거가 타당하다면, 언제 어느때라도 그 근거가 주장을 맞다고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에 비해 적절성은 타당성보다는 조금 좁은 의미라도 보아야 하지 않을 듯 싶습니다. 타당하나, 적절치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옳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죠. 따라서 타당하나 적절하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적절하나 타당하지 않은 것은 논리적인 문제가 발생하겠지요. 개인적으로 타당성은 초중고에서 보편적이라면, 적절성은 학교 급간에 따라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여 제각각일 수 있겠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공부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과 제재글을 충분히 읽은 후, 첫 질문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습니다.
이 글의 글쓴이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바는 무엇인가?
제재글의 제목과 글의 내용을 통해 위와 같이 글쓴이의 주장을 찾아낸 학생이 다수였습니다.
위와 같이 인생의 목적지를 '꿈(내가 가고자 하는 길)' 또는 '목표'로 해석하여 구체화 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목적지를 정한다는 것이 결국 삶의 방향에 대한 것이라고 폭넓게 해석한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다음 질문은,
글쓴이의 이야기를 뒷받침해주는 내용은 무엇인가? 이 글에서 글쓴이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바에 대해 공감하는가?
였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학습지를 보다보니, 질문이 두 가지인데 답은 한 가지만 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학습지를 만들 때, 질문이 두 가지이면, 각각을 분리하여 제시하여야 할 듯 합니다.
글쓴이에게 공감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이들의 답을 한 명도 빼놓지 않고 모두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다양하게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주요한 것만 나열해보자면,
▣ 목표 없이 살아도 충분히 신나고 재미있다.
▣ 조금 더 크면 목표를 정한 후에 시간 관리도 하고 삶이 힘들 때 그것을 극복도 해야겠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굳이 목표를 정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위의 답이 주는 시사점은, 우리가 아이들을 너무 빨리 소진되게 하고 있지는 않은가, 라는 지점입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자주 해 주는 말이, 너희들의 나이는 이제 두 살, 세 살이다, 입니다. 아이들은 아주 격하게 반응합니다. 저흰 열 세 살 이라구요. 안다. 그런데 생각해봐라. 너희 어린 시절에는 그저 부모님께서 하라는 것을 그냥 따라갈 뿐이었지, 너희 스스로의 생각으로, 너희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아간 것은 얼마 안 되지 않았는가. 여기 앉아 있는 사람 중에 빠른 아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 쯤 되어서야, 뭘 하고 싶다, 무언가는 하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들이 자리잡지 않았냐?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수긍합니다. 여기 앉아 있는 아이들 중에, 아직 탄생하지 않은 아이들도 있을걸? 이 지점에서 해맑게 웃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생물학적 나이야 열 세 살일지 몰라도, 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가지게 된 것은 고작해야 2년, 아직 그것도 없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목표를 정해라, 방향을 설정해라, 시간을 아껴라, 그런 이야기가 과연 얼마나 적절할까요. 저는 저런 아이들의 답을 충분히 존중하고 싶습니다. 저렇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실은 이미 소진되고 있는 아이들일 수도 있습니다.
▣ 살아가다보면 목표가 바뀔 수도 있는데 굳이 바뀔 목표를 위해서 열심히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 목표를 정하고 살아가거나 목표가 바뀌거나 혹은 목표를 달성할 수 없으면 그동안 한 것이 아까우니 굳이 목표를 정해두고 살고 싶지 않다.
위 어린이들은 아마도 제대로 된 목표를 정해두고 살아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교사는 이런 말을 있는대로 다 수용하였습니다. 잘 말해 주었다고 격려하였습니다. 그런데 학생 하나가 이런 발표에 뒤이어 이런 말을 해 주었습니다.
▣ 목표를 정하고 살다가 목표가 바뀌더라도, 그 동안 해온 것이 원동력이 되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할 때 도움이 될 것이므로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저 위의 어린이들의 발표에 대해, 이 위의 아이의 발표가 아마도 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 아이도 대단한 목표를 두고 살아가 본 적은 없을 것이지만,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우리가 달려가야 하는 하는 이유는, 삶이 앞에 있기 때문인 것을요.
▣ 목표를 정하고 살면 시간을 아껴 쓸 수 있다는 것에는 공감하는데,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에는 공감할 수 없다.
이런 답은 글을 그냥 글로 읽은 아이들이죠. 이것을 자신에게 끌어오지는 못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떻습니까. 그 또한 아이들의 특권인 것을요.
▣ 이런 글을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읽으면서 목표를 세우고 산다는 것에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요 발표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결국 글이 아이의 마음에 무언가 파동을 던졌다는 것이니까요. 이 파동이 큰 파도가 되어 아이의 마음을 뒤흔들지, 그저 잠잠하게 그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해야 할 일은 계속 마음의 파동이 일도록 무언가를 던지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발표는 기억에 남지 않는데, 기록이 인상적인 아이들.
딱 초등학생 다운 답.
경험을 토대로 글쓴이의 생각을 이해한 어린이.
아직 목적을 두고 살아보지 못한 아이의,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두려움.
꿈을 '장래희망'이라고 생각하는 아이의 답인 듯 합니다. 우리 진로 교육이 초등학생에게는 조금 더 넓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쓴이의 표현 중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을 언급한 아이의 글입니다. 행복한 삶의 조건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는 글입니다. 어렵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는데,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누리지 못하니 말입니다. 이 아이러니를, 이 아이도 언젠가는 알아갈 수 있겠죠?
세 번째의 질문은,
왜 글쓴이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바와 뒷받침해주는 내용을 생각하면서 글을 읽어야 하는가?
였습니다. 학생들로 하여금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이유·근거의 타당성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아래는 아이들의 답.
주장에 대해 근거가 타당할 경우, 글쓴이의 주장이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근거의 뒷받침을 통해 주장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 독자는 글쓴이의 주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독자의 이해는 바로 독자의 반응으로 드러납니다. 독자는 이를 통해 글쓴이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됩니다.
실은 네 번째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아이들이 자신의 목표를 써 보도록 하였는데, 목표 없이 살아도 충분히 신나고 재미있다, 는 답을 들은 후, 이 질문은 그냥 넘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도 굳이 쓸 필요는 없다고 다시 안내하였습니다.
아래의 답은, 목표 없이 살아도 충분히 신나고 재미있다, 고 대답한 아이의 답. 뚜렷한 목표를 이미 가지고 있는데, 왜 이 아이는 위와 같이 답하였을까요? 초등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지점입니다.
'종이책의 밝은 미래'와 '종이책의 미래'는 한창 e-Book이 대중화되면서 아이패드 출시를 시작으로 크레마, Sam 같은 관련 디바이스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시기에 본격적으로 논쟁이 되던 질문입니다. 한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대략의 답이 나온 상태인 듯 하지만, 아이들과는 이야기 해 볼만한 주제인지라, 제재글로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서로 대비되는 이야기를 통하여, 주장의 타당성에 대해 학생이 적절한 의견을 제시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상반되는 주장의 글을 고른 측면도 있습니다.
이 제재글을 통해 배운 후 들었던 생각은, 1~2차시의 학습과 3~4차시의 학습을 바꾸었어야하지 않는가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1~2차시의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들의 생각이 충분히 드러난데 비해, 3~4차시는 서로 상반되는 방향의 글 두 개가 주어진 탓에 학생들이 주장과 근거를 파악하여 글의 타당성을 생각해 보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유사한 성취기준에 대해 교수-학습 과정을 설계할 때에는 두 제재글을 바꾸어 진행하려고 생각하였습니다.
프린트하여 제공한 제재글을 충분히 읽게한 후, 학습지의 첫 질문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첫 글('종이책의 밝은 미래')의 글쓴이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바는 무엇이고 이야기를 뒷받침해주는 내용은 무엇인가?
학생들의 답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제재글의 제목에서 이미 글쓴이의 주장이 드러나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이를 토대로 정리하였습니다.
종이책의 미래가 밝은 이유를 아직까지 종이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언어로 정리한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조금 특이하게, 분류의 방법으로 주장과 근거를 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을 이렇게 정리하였던가요?
다음 질문은,
두 번째 글('종이책의 위기')의 글쓴이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바는 무엇이고 이야기를 뒷받침해주는 내용은 무엇인가?
였습니다. 제재글 자체가 교과(용 도)서 반 쪽 조금 넘는 분량이라, 글을 간추리기 쉬웠습니다. 대체로 다 아래와 같이 간추렸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이야기를 읽고 자신의 생각은 어떤지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같이 적어봅시다.
였습니다.
아이들 답 중 어떤 것은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펼친 것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취향 혹은 습관이 반영된 아이들도 있습니다.
사회의 변화 양상, 혹은 환경에 끼치는 영향 등 공동체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아주 현명(!)하게도, 결국은 사람이 가진 선호도가 다양하게 반영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개인적 차원에서 글을 수용하던지, 공동체적 인식을 토대로 글을 수용하던지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아이들 개별의 층위에서 이루어 질 것이므로 교사가 이런 부분을 잘 안내해주면 좋을 듯 합니다.
마지막 두 시간은 사회 시간에 모둠별로 선정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상황'을 토대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묻는 글쓰기를 가졌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평가는, 성취기준인 '이유나 근거를 들어 주장하는 글을 썼는가'를 바탕으로,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근거가 타당한가에 따라 4단계 평가를 하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글을 쭈욱 읽어보니, 학생들에게 주장하는 글쓰기에 대해 안내가 필요할 듯 하여 다시 쓰기를 과제로 내 줄 생각입니다.
1) 우선 학생들은 사회 시간 모둠 활동을 통해서 문제 상황을 알아 내었습니다. 예컨대, 사교육 문제를 모둠 문제 상황으로 선정한 모둠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간추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령, 사교육이 초등학생들에게 무슨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면 문제 상황에 대해 자신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사교육이 초등학생에게 무슨 필요가 있는가, 라는 관점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 자신의 주장을 할지 정해야 할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에게 주장할 수도 있겠죠. 사교육이 필요없는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자, 같은. 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신의 주장을 정리할 수도 있겠지요. 초등학생들을 사교육으로부터 해방시켜주자, 같은.
3) 이렇게 누구에거 무엇을 주장할지 정해지면, 그에 대한 근거 또는 이유를 수집해야 할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 또는 친구들에게 - 주장하기 위해서, 사교육이 필요없는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자, 라고 했다면 무작정 주장으로 문장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한 문제 상황과 그에 대한 관점, 그로부터 추출한 자신의 주장을 뭉뚱그려서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서론 부분이 되겠지요.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을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으로 지내다보면 많은 친구들의 바쁜 방과후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너무 바쁜데, 그 이유는 학교가 끝난 이후에도 무언가를 계속 배우러 다니기 때문이다. 피아노나 미술처럼 자신의 재능을 위한 수업도 다니지만, 대부분의 많은 학생은 영어나 수학 같은 학교 공부를 위해서 많은 학원을 다니고 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내주는 어마어마한 숙제의 양에 허덕이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학원들이 과연 학생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하다. 학원에서 내주는 어마어마한 양의 숙제를 하지만, 그 숙제가 과연 내 실력을 향상시키거나 시험을 잘 보게 하는지 의심쩍을 때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방과후 소중한 시간을 별로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일로 너무 많이 써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방과후 시간을 학원과 학원 숙제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더 소중한 시간으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위와 같이 서론을 시작하면, '사교육이 필요없는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야 하는' 몇 가지 이유, 혹은 근거, 까닭 등이 떠오를 것입니다. 친구와 어울리면서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 너무 많이 시달리면 중고등학교에 가서 꼭 해야할 시기에 지쳐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경험해보니까 그 시간에 그 숙제를 다 한다고 해서 내 실력이 실제로 올라가는게 아닐 뿐더러 학교 수업과 관련없는 것을 억지로 너무 많이 할 때도 있기 때문에 등등등. 이 지점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꼭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과, 왜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 사이의 관련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이 잘 이루어지면, 아이들은 주장에 대해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혹은 이유가 타당하다, 라고 말하겠지요.
위와 같이 글쓰기 안내를 한 후, 학생들로 하여금 다시 써 보도록 과제를 내 줄 생각이지만, 이 과제는 3단원 과제와 4단원 과제를 한 번에 수행하는 방식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4단원 [관용표현]에서도 관용표현을 사용한 글쓰기가 나오는데, 3단원의 주장하는 글쓰기를 다시 쓰기 하면서, 관용표현 한 가지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글쓰기의 설득력을 높이도록 과제를 추가하여 부여할 생각입니다. 이를 마치면 3단원과 4단원의 각각의 성취기준 도달 여부를 평가하려고 합니다.
총 6시간에 걸쳐 3단원 활동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 단원에서 가장 잘 배운 어린이에 대하여,
주장하는 글을 읽고 글쓴이가 주장하는 바와 이를 뒷받침해주는 이유 사이의 타당성에 대해 비판적 독자의 입장에서 현재 자신의 상황을 바탕으로 이를 수용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공동 주거 공간에서의 흡연을 반대하는 글을 타당한 이유와 함께 제시하는 글을 씀
과 같이 평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대략 두드리는데 여섯 시간 정도 걸린 듯 하네요. (쿨럭) 교수-학습 과정에 드는 시간보다, 활동을 정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기네요. (쿨럭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