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수학 배움, 어떻게? - 공간과 입체 (2) (feat. 쌓기나무)
지난 글에 이어...
2차시. '나의 라 보카 La Boca' 만들기 (2) - 마을 만들기
2차시는 지난 시간 만들었던 나의 라 보카 집 만들기를 확장하여, 나의 라 보카 마을 만들기로 구성하였습니다.
우선 [미니빌 Minivilles] 보드게임을 먼저 소개하였습니다. 미니빌 보드게임은 플레이어별로 자신의 마을을 발전시키가면서 돈을 벌어 주요시설 - 라디오방송국, 놀이공원, 기차역, 쇼핑몰 - 을 가장 먼저 건설하는 플레이어가 승리하는 보드게임입니다.
마을에 여러 시설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의 마을에도 여러 건물들이 필요하니, 각자 자신의 마을에 필요한 시설을 네 가지 구상한 후 이를 표시하는 건축물을 쌓기나무로 쌓아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도로는 간단하게 A4 이면지 가지런히 찢어서 나타내도록 하였고, 쌓기나무로 쌓는 건축물은 '나의 라 보카'를 지을 때의 규칙대로 1. 건물은 3층 이하이며, 2. 블록은 도합 50개를 넘지 않도록 하였으며, 3. 1층에 놓여야 하는 건물은 3*3의 사이즈를 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지난 시간 구상한 자신의 집을 배치하고, 자신의 마을에 필요한 건축물 네 개를 적절하게 배치하였습니다. 교사는 이를 사진 찍어두도록 안내하였으며, 아래와 같이 자신의 건물들의 모양을 다양한 방향에서 사진 찍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우리 성취기준인 쌓기나무의 위/앞/옆에서 본 모양을 토대로 입체도형의 모양을 추론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안내하기 위한 의도와 연결된 것입니다.
사진을 찍어보면서, 자신이 쌓은 쌓기나무가 어떻게 보이는지 공간 위에서의 입체를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공간감은 학습으로 이루어진다기보다는 경험을 통해서 체화될 수 있습니다. 적분 기호를 활용하여 다항함수가 만드는 회전체 혹은 면적의 궤적이 만드는 입체의 부피를 구할 수 있지만, 그게 도통 어떤 모양새인지 모르는 것은 공간감의 학습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진만 찍는 것으로 배운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 부가하여, 쌓기나무 건물을 다음 시간에 그대로 다시 쌓을 수 있도록 기록하여 둘 것을 안내하였습니다. 교과서는 세 가지 방법을 안내하고 있지만, 그 방법이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확정된 개념도 아닐 뿐만 아니라,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해보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법에 대한 안내는 하지 않았습니다.
더하여, 자신의 건물들 중 하나를 정하여 이의 용도, 목적, 건물의 생김새를 설명하는 글을 쓰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수학 교과를 위한 목적은 아니고, 연계한 미술 교과의 건축물 파트와의 연결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2차시 수업은 구글 사이트로 제작하여 제공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위두랑에 자신의 활동 결과물을 제출하였습니다.
https://sites.google.com/supsok.es.kr/mat62-ourbill2
아래는 저희 반 1번의 활동 후 제출물입니다.
3차시. 우리 마을 만들기 - 마을 건축물 소개/항공사진도
온라인 등교가 이어졌다면 아마 위 활동에서 이어갔을 것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어린이들의 교실 등교가 주 3일로 늘어났고, 따라서 활동도 모둠 활동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교사는 모둠별로 마을을 꾸밀 수 있도록 두께 있는 종이로 도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모둠 마을을 위한 길을 꾸미고, 지난 시간 만들었던 자신의 쌓기나무 건물 중 중요한 건물 하나를 정하여 도로 옆에 배치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를 토대로 학생들은 모둠이 함께 만든 우리 마을의 '마을 건축물 소개'글과 '항공사진도'를 그리도록 하였습니다.
'마을 건축물 소개'글은, 보통 여행지에 가서 만나는 주요 건축물 소개 현판에서 정면도 혹은 겨냥도 형식의 사진을 함께 주는 것에 착안하였습니다. 모둠끼리 서로의 건축물에 대해 소개한 후, 아래와 같이 주어진 학습지에 정면에서의 모습과 측면에서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항공사진도'는 마을을 위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의 모습을 그리도록 하였습니다. 위 '마을 건축물 소개'글과 아래 '항공사진도'는, 우리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인 쌓기나무의 위/앞/옆에서 본 모양을 토대로 입체도형의 모양을 추론하는 것을 비형식적으로 안내할 수 있는 활동이 될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1~3차시 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은 우리 교과서가 소개하고 있는
- 위/앞/옆에서 본 모양으로 전체 쌓기나무 개수 추측하기
- 각 층의 평면도를 통해 쌓기나무 개수 표현하기
를 비형식적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4차시. 건축설계설명서 작성하기
3차시 배움에 이어, 4차시는 마을을 만들 때 자신이 가지고 온 건축물을 다른 친구들에게 안내하면서 건축 구조를 설명할 수 있는 활동으로 구성하였습니다.
학생들은 건축설계사사무소의 대표입니다. 자신이 설계한 건물을 고객에게 소개하고 판매하기 위하여 '건축설계설명서'를 작성합니다. 이 건축설계설명서의 조건은, 누가 설명서를 보더라도 이대로 건설할 수 있도록 작성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쌓기나무를 쌓는 방법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합니다. 이것이 우리 교과서가 요구하고 있는 바입니다.
그러나 위에서도 계속 언급하였지만, 이를 방법으로 설명하면 학생들은 도형감각을 키우고자 하는 본래의 목표와는 무관하게 문제를 위한 문제풀이를 경험할 뿐입니다. 제가 구상한 위와 같은 활동이, 학생의 공간감각의 증진과 함께 다양한 사고의 경험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아래와 같이 정말 다양하게 자신의 건축물을 설명하는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위 학생은 학원을 다니지 않는, 학교 수업이 전부인 학생이지만 학교에서의 배움을 토대로 충분히 명확하게 아이디어를 제시하였습니다.
위 학생은 자신이 알고 있는 오만가지 방법을 다 담았습니다. 저는 이런 과정이 수학적 사고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효율적 문제해결'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이 학생은 자신의 방법을 말로 설명하였습니다. 이런 것도 중요합니다. 수학적 의사소통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니까요.
이와 같이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 후, 모둠원끼리 설명서를 돌려 읽으면서 검증하도록 하였습니다. 같은 전문가 집단끼리 서로 이 설명서를 활용하여 쌓을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죠.
그런 다음 몇몇 설명서를 함께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구조화된 설명 대신, 우선 다른 친구들의 설명서를 보면서 스스로 효율성에 대한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네 번째 배움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5차시. 나만의 공간 건축물 설명하기
지난 시간 배움 활동 및 비구조화된 안내를 통하여 조금 더 명확하게 쌓기나무 구조물을 설명하는 것의 필요성을 알았다면, 이번 시간에는 이를 활용하여 배움의 조건을 조금 더 넓혀 학생들이 수업의 내용을 잘 받아들였는지 점검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제출은 패들렛에 하도록 하였고, 다른 친구의 설명서를 읽은 후 온라인에 서명하도록 하였습니다.
이제 고민은 교과서의 방법을 구조화하여 설명하는가, 교과서의 구조화 된 방법을 익히도록 풀리는가의 부분입니다.
수학의 배움을 일반화하는 것에 대해, 쌓기나무 부분에서 굳이 방법을 구조화·형식화할 필요가 있는가, 즉 문제풀이를 강조(강요?)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첫 글에서 두드린바와 같이, 쌓기나무의 개수를 세고 입체도형의 모양을 살펴보기 위한 교과서의 방법은 이후에는 더 이상 교육과정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또한 이후 교육과정 상의 내용과는 전혀 연관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굳이 이를 연습시키고 풀려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의문이 있습니다. 조금 더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6~7차시 배움은 다음 글에서 두드려볼까 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