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체육] 네트형 경쟁영역 배구형 게임
아나공. 학교의 체육 수업을 비판하는 용어 중에 이만큼 명확한 의미를 가진 단어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혹자는 ‘옛다 공’의 경상도 방언이라고 말하는 아나공. 그저 공 하나 던져주면 체육 수업이 완성된다고 하기에, 많은 분들은체육 수업 담당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가장 꿀을 빨고 있다는 의혹과 증언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첫 해 현장의 경험이 생각납니다. 9월 발령 받은 후, 어떻게 하다보니 발령 1주일 뒤에 6학년 담임을 하게 되었을 때, 저희 학년은 스포츠 강사께서 체육 수업을 담당하고 계셨습니다. 스포츠 강사와 담임 교사의 팀티칭. 그런데 저희 학년 수업은 스포츠 강사께서 수업을 진행하시고, 담임 교사는 임장하는 정도에서 팀티칭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저희 스포츠 강사는 정말 아이들을 예뻐하고 아끼는 분이었습니다. 젊은 분께서 수업도 너무 열정적으로 해 주시고, 학교의 여러 일에도 적극적으로 함께하셔서 학교 교직원의 신뢰를 받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 많은 피구의 종류였습니다. 그냥 피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손바닥 피구, 철인 피구, 왕/여왕벌 피구, 짝피구, 징검다리 피구 등등등... 한 열 가지 가까운 피구를 아이들과 밀고 당기면서 하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피구만 시키신 것은 아니지만, 2학기 48시간의 수업 중에 적어도 10시간 정도는 피구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매 해, 새롭게 맞이하는 6학년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체육 수업 종목은 피구입니다. 5학년 때까지 피구를 너무 재미있게 했다면서, 6학년 때도 피구 좀 많이 하자는 이야기가 수시로 이런저런 아이들의 입에서 나옵니다. 체육 수업을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맞이하는 아이들이 특히 더 합니다.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보면, 6학년 체육 수업 현장에서 유독 소극적인 아이들이 있기도 합니다. 이야기 해 보면서 가만 되짚어보자면, 그 아이들의 트라우마도 피구입니다.
피구하는 모습을 보면 그럴 것 같기도 합니다. 피구 잘 하는 아이들이 공을 독점하는 것은 피구 장면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코트 안에서도, 혹은 코트를 벗어나게 되어 수비 위치에 가더라도, 항상 공을 독점합니다. 잘 생각해보면, 수비 위치에서 필수 인원은 고작 셋일 뿐입니다. 한 모서리를 담당하는 한 사람 씩. 그러면 대부분 아이들의 피구는 코트 안에서 아웃되어 벗어나게 되는 순간 끝이 납니다.
6학년 학년 초, 피구를 하자고 열광적으로 소리지르는 아이들 뒤에, 나는 피구가 싫은데, 라는 목소리도 만만찮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올해 피구를 할 생각이 전혀 없어’라고 말하는 순간, 과장된 아쉬움을 표현하는 아이들 뒤로, 잔잔한 안도의 미소를 띄는 아이들도 꽤나 많습니다.
아나공 체육 수업이 비판받는 지점은, 아마도 모두가 참여할 수 없는 체육 수업을 교사가 앞장선다는 지점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체육 수업을 통해 길러야할 역량은 ‘신체활동의 체험 및 신체활동 가치의 내면화 과정을 통하여 습득하는 지식/기능/태도의 총체성’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신체활동 가치의 내면화를 위해 학교 체육 수업에서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따릅니다.
이러한 체험 및 내면화를 통하여 총체적인 지식/기능/태도를 습득하면 이를 통하여,
1. 건강 관리 능력
2. 신체 수련 능력
3. 경기 수행 능력
4. 신체 표현 능력
의 역량이 신장됩니다.
건강 관리 능력의 목표는 학생들이 자신의 신체 건강을 위하여 스스로 목표를 세워 운동할 수 있는 능동성을 가지며, 체육 활동이 여가 선용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알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이러한 능동적인 체육 활동에의 참여는 자연스럽게 공동체에 기여하는 바로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신체 수련 능력은 학생 스스로 신체 활동의 내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 때 내적 성장은 신체적이며 정신적인 영역에서의 성장을 의미합니다.
경기 수행 능력은 학생들이 스포츠 상황에서 전략과 기능을 십분 발휘하여 경쟁하고 팀워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신체 표현 능력은 ‘신체와 움직임을 매개로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고 수용하는 능력’입니다.
이와 같은 역량을 학생들이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 교육과정 5~6학년 군에서는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에 따라 아래와 같은 활동 예시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2007 개정 교육과정부터인가 학년군제로 교육과정을 운영해왔으나 이는 시수 운영에 국한될 뿐, 실제 성취기준의운영은 학년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6학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은 위 표의 (나)에 해당하는 것들입니다. 피구는 없죠.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특히 예체능 교과의 경우에는 교사가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을 편의적으로 해석할 때가 종종 있어 보입니다. 6학년 체육 수업에서 피구 활동은, 아무리 잘 보아도 건강 영역의 운동 체력 증진 활동 중 순발력과 관련된 것 이외에는 관련된 성취기준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6학년 교실에서 너무 쉽게 피구 활동을 꺼내어드는 경우가 참 많아 보입니다.
문제가 있을까요? 저는 있다고 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피구 활동처럼 학생의 발달 여건에 따라 편차가 큰 활동의 경우, 어떤 아이들에게는 자신감을, 어떤 아이들에게는 실패 경험을 불러옵니다. 물론, 이것저것 활동하면서 자신이 잘하는 활동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교실은 피구 뿐이라는 지점입니다. 모두에게 가장 행복해야 할 체육 시간이, 누군가는 피하고 싶은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모든 활동은 성취기준에 맞추어 고루고루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학기 저희 학년에서 함께 수행한 성취기준 상의 활동 영역은,
건강 영역 중 여가와 운동체력
경쟁 영역 중 네트형 경쟁
표현 영역 중 주제 표현
안전 영역 중 일부
였습니다.
그 중 첫 번째로 저희 학급에서 수행한 네트형 경쟁 활동에 대해 두드리고자 합니다.
1학기 네트형 경쟁 활동으로 고른 것은 배구형 게임이었습니다.
배구형 게임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기능을 지도하면서도 실제의 목표는 네트형 게임의 종합적인 체험이 수업을 통하여 이루어지는데 더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를 위하여 어떻게 열 네 시간의 수업을 진행하였는지 두드려보고자 합니다.
첫 시간(20190325)에는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는, 실제 배구 경기를 통해 주요한 기능을 안내하는 동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배구는 보는 것과 하는 것이 굉장히 큰 괴리를 가지는 종목입니다. 그 이유는 배구를 위한 기능이 꽤 높은 장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텐데요. 실제로 배구 경기를 하다보면 프로 선수들의 경기 중에 등장하는 멋지고 호쾌한 장면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긴 어려운 종목이지만 보는 것은 또 이만큼 재미있는 종목이 많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서브권-득점이 분리되어 있던 탓에 경기가 자칫 루즈해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적극적인 룰개정을 통하여 이제는 시간도 단축하면서 호쾌하고 멋진 플레이를 볼 수 있는 종목으로 탈바꿈하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함께 경기를 보면서 배구 종목이 가지는 시원스러움을 경험할 수 있었고, 이와 함께 여러 기능들을 둘러보면서 실제로 경기를 수행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겠다는 것도 더불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시간(20190329)에는 언더 서브 연습을 해 보았습니다. 우선 2인 1조로 편성한 후, 실제 배구공을 이용하여 언더서브 기능을 수행하였습니다. 오버서브나 스파이크서브는 초등학생들이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터라, 학생들에게 서브의 종류를 안내한 후, 서로 언더서브로 상대방 친구에게 공 건네어주기 활동을 수행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네트 자리에 파티션을 놓고 나서 언더서브로 파티션 넘기기 활동을 하였습니다. 원래 경기의 서브는 경기장 바깥 공간에서 이루어져야 하나, 이번 학기의 모든 서브는 경기장 자기편 공간 가운데에서 하도록 하였습니다. 뒤에서 자세히 두드리겠지만, 학생들의 실제 경기 장면 경험을 최우선으로 두고 활동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서브 실패로 인해 제대로 된 경기가 이루어지는 경험을 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하였습니다.
세 번째 시간(20190405)에는 2인 1조로 짝을 이루어 리시브 연습 하기 활동을 수행하였습니다. 앞선 시간과 마찬가지로 2인 1조로 짝을 이룬 후, 한 사람이 배구공을 가볍게 던져주면 다른 한 사람이 이를 리시브로 받아내는 활동을 수행하였습니다. 그런데...
배구 종목을 아이들이 경험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공이 너무 아프다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 배구공으로 해야 경기가 재미있어집니다. 적절한 탄성 때문에 기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만드는 도구의 존재는, 배구라는 종목의 재미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아이들이 과연 정식 배구공을능숙하게 사용할 만큼의 훈련과 연습을 해야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이는 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위 체육 교과 역량 중 경기 수행 능력에서 요구하는 바는, 전략과 기능을 활용하여 팀워크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배구형 경기에서 중점에 두어야 할 부분은 기능보다는 실제 경기 중에 벌어지는 전략 및 팀워크를 경험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경기의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기능을 숙달하도록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아이들이 리시브에서 힘들어하는 장면을 본 후, 생각을 바꾸어 활동 공을 빅발리볼로 바꾸었습니다. 융통성있게 활동 상황을 변경한 것은, 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후 기능 연습 이외의 활동은 모두 빅발리볼로 하게 되었습니다.
네 번째 시간(20190412)에는 서브 기능과 리시브 기능을 활용하여 빅발리볼 주고받기 활동을 수행하였습니다. 우선 둥그렇게 둘러선 후, 한 사람이 언더 서브를 하면 다른 친구들이 리시브로 공 받기 활동을 해 보았습니다. 원래 배구는 공이 바닥에 튀기면 안 되지만, 빅발리볼을 사용하기 때문에 바로 공을 리시브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는 바, 족구 규칙을 접목하여 바닥에 한 번 튀긴 후 리시브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배드민턴 경기장에 배드민턴 네트를 친 후, 서브 기능과 리시브 기능을 이용하여 미니 배구 경기를 수행하였습니다. 학생들에게는 우리 활동은 정확한 배구 규칙이 아님을 다시 상기시켰고, 배구 기능보다는 배구 경기 자체를 경험하게 하기 위한 것임을 언급하였습니다.
다섯 번째 시간(20190419)에는 토스 기능을 연습하였습니다. 우선 토스와 홀딩을 구분하여 안내한 후, 2인 1조로 짝을 이룬 후, 배구공을 사용하여 앉아서 토스 기능으로 공을 주고받는 연습을 수행하였습니다. 아직 기능이 숙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앉아서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홀딩을 구분하였지만 굳이 잡는 아이들을 터치하지는 않았습니다. 토스 기능으로 친구들에게 공을 건네되, 토스할 수 없으면 잡아서라도 공을 건네어주라고 하였습니다. 이후 활동 상황에서도 홀딩을 아주 적극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활동의 말미에 토스와 홀딩을 구분하는 언급은 지속적으로 수행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각자 리시브와 토스 기능을 활용하여 배구공 떨어뜨리지 않고 머리 위에 유지하기 활동을 수행하였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서브/리시브/토스/스파이크의기본 배구 기능 중에 토스가 가장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기능 을 안내하고 연습도 수행하였지만, 이후 모든 배구 활동을 돌아볼 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활동 상황에서 리시브로 공을 받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활동이 어떤 아이들에게는 즐거움을, 어떤 아이들에게는 무료함을 주었나봅니다.
아마 재미있었던 아이는 짝과의 연습이 재미있었을 것 같고, 재미없었던 아이는 기능 연습이 재미없었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초등학교 현장에서 과연 아이들의 활동은 무엇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섯 번째 시간(20190510)에는 서브 기능과 리시브/토스 기능을 활용한 미니 배구 경기를 수행하였습니다. 정식 네트는 치지 않았고, 평균대로 네트를 삼아 배구 경기를 수행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날 안전한 체육 수업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한 어린이가 있어서... 아주 단호하게 지도하느라 활동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안전 관련 지도는 초등학교 체육 현장에서는 지나쳐도 모자라지 않기 때문에 꽤 긴 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안전을 위해 염두에 두어야 할 상황을 안내하였습니다. 결국 이 날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일곱 번째 시간(20190517)에도 같은 활동을 이어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계획하였던 활동이 하나 밀리게 되었지만... 뒷부분에 배구 경기 활동을 위한 시간을 아주 충분하게 확보해 두었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여덟 번째 시간(20190517)에는 배구공으로 스파이크 기능 연습을 수행하였습니다. 우선 개인별로 배구공을 하나씩 가진 후, 손바닥으로 힘껏 바닥에 내려꽂기 활동을 수행하였습니다. 배구 경기에서 실제로 아이들이 스파이크를할 수 있을까. 제대로 된 스파이크를 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스파이크 기능이 상대편 코트로 가장 빠르게 공을 내리꽂는 방법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토스를 통해 네트 근처까지 공을 붙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불가능 한, 아이들에게 스파이크는 그저 공을 한 손으로 치는 기능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어떻습니까. 그렇게라도 공을 반대편으로 보낼 수 있다면 나름대로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요. 아이들은 신나게 배구공을 체육관 바닥으로 힘껏 내리쳤습니다. 마치 실제로 스파이크를 하는 것처럼.
그리고는 2인 1조로 짝을 이루어 짝의 발 밑으로 스파이크해서 내리치기를 연습했습니다.
아홉 번째 시간(20190524)에는 지금까지 배운 것을 토대로 빅발리볼을 이용하여 미니 게임을 수행하였습니다. 배드민턴 네트를 펼쳐 조금 눈높이를 낮추어 게임을 수행하였습니다. 아직까지 라인 아웃은 없는 상황이며, 아이들이 서브를 실패하더라도 한 번 더 할 기회를 주어가며 최대한 랠리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다이렉트로 공을 받아내어도 좋지만 공을 바닥에 한 번 (혹은 두 번도) 튀긴 후 받아내어도 좋다고 말하였습니다. 목표는 플레이가 중단되지 않고 하는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열 번째 시간(20190531)부터 열 세 번째 시간(20190621)까지, 드디어 정식으로 배구 네트를 설치하고 빅발리볼을 이용하여 미니 게임을 수행하였습니다.
학급 구성원이 스물 여섯 명이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활동할 수 없는 아이들이 있던 터라 여섯 명씩 네 팀으로 나누어 10분씩 팀을 바꾸어 가며 미니 게임을 수행하였습니다.
이 때 부터 차근차근히 배구 경기 룰 중 중요한 것 - 터치라인 아웃, 자리 로테이션, 25점 룰 등 - 을 차근차근 안내하였고, 팀은 그 때 그 때 바꾸어가면서 진행하였습니다.
열 한 번째 시간에는 사실, 정식 배구공으로 게임을 한 번 해 보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물론 사전 활동으로 네 명씩 짝을 이루어 정식 배구공으로 리시브와 토스를 이어가는 활동을 수행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너무 아파 하더군요. 어른들도 배구공으로 리시브하면 당연히 아픈데... 그래서 괜히 경기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떨어뜨리게 될까봐 다시 원래의 빅발리볼을 사용한 활동으로 바꾸었습니다.
정식 네트를 사용하여 경기할 때 가장 강조한 것은 위치 플레이였습니다. 특히 의욕적인 아이들의 경우 종횡무진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였는데, 기본적인 볼처리는 자기 앞으로 오는 볼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안내하였습니다. 애매하게 공이 날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라인에 위치한 학생의 경우, 자기 몸 쪽으로 오는 공은 확실하게 피해주어 뒷라인의 친구들이 공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고, 뒷라인 친구들은 공을 받기 위해 적절하게 뒷걸음질쳐 공을 몸 앞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끊임없이 안내하였습니다.
열 네 번째 시간(20190705)에는 실전 경기를 통한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기본 기능 - 서브/리시브/토스/스파이크 - 중 두 가지 이상 활용할 수 있는가의 여부와, 공을 보낼 때 공간을 이해하고 보낼 수 있는가, 공이 자기 쪽으로 날아올 때 적극적으로 플레이에 임할 수 있는가를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신의 앞으로 날아오는 공을무서워하거나 꺼려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자리 로테이션 덕에 서브할 기회를 한 번 씩은 다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총 열 네 시간에 걸친 네트형 경쟁활동 중 배구형 경기의 활동을 마쳤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배구형 경기활동에 ‘즐겁게’ 참여하였으며, 2학기 때도 계속 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배구의 정확한 기능을 활용한 게임을 수행하지는 못하였으나, 배구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공간 이해의 전략이나 팀워크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