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6] 11. 우리 말글, 한글
6학년 1학기 국어 교과용 도서 상의 3단원과 7단원에서 배울 내용을, 성취기준을 고려하여 [우리 말글, 한글]이라는 주제로 재구성 설계한 후, 배움을 운영한 이야기를 두드려보고자 합니다.
교사의 전문성이 발휘되는 재구성 방식은 성취기준을 토대로 교사가 배움 과제를 발굴하여 이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낸 ‘교사 개인의 주제’들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준비하면서 교과용 도서 집필진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가령 집필진은 성취기준 도달을 위해 3단원에서는 발표 매체에 대해 안내하고 매체를 활용하여 발표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성취기준에서는 이를 ‘국어자료의 예’ 항목으로 제시하고 있고, 집필진은 이를 토대로 집필하니, 교사의 재구성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 교실의 교과 내 교육과정 재구성은 단원 간의 특성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말글, 한글]이라는 단원도 이와 같이 교과용 도서의 3단원과 7단원의 성취기준 및 국어자료의 예를 참고하여 재구성하였으며, 다만 성취기준에 도달하는 경로를 다르게 구성하여 운영한다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전반적인 흐름은, 한글(한국어)에 대해 조사한 것을 발표 매체를 활용하여 발표하고, 이렇게 알게 된 내용을 토대로 하여 우리 말 사용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주장하는 글을 쓰는 것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를 수행하기 위하여, 우리 말글, 한글에 대해 소개하는 책을 읽음으로써 논의를 심화할 수 있는 배경지식을 쌓는 것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4차시, 우리 말글, 한글에 대하여 안내하는 글 읽고 한글에 대해 알기 - 교실 배움
본격적으로 배움에 진입하면서, 가장 먼저 이번 주제의 제목이 [우리 말글, 한글]임을 안내하였습니다.
우리 민족 고유의 말을 가진 것은 삼국시대 이전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말을 표기할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글자인 한자를 사용하여 표기하여 왔습니다. 표기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령 ‘내가 너를 사랑한다’라고 말한 후 쓸 때는 ‘I Love You’와 같이 번역하여 표기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식자층에서 이루어지는 표기 방식으로 따라서 문서로 전승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계층이 극히 제한적이었으며 이는 정보 접근성이 계급을 나누는 메커니즘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타개해보기 위한 방식이 바로 ‘이두’와 같은 방식입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를 ‘Na nun nou Rul Sa Rang Han Da’와 같이 표기하는 것이 이두의 원리입니다. 물론 영어가 아닌 한자를 활용하였고, 음차 뿐만 아니라 훈차를 활용했다고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 말을 갖고 있었지만 이를 표기하는 글을 가지고 있지 못하던 찰나에, 세종대왕께서 표기법을 구축하신 것이 바로 우리 글인 한글입니다. 따라서 한글은 명확하게는 글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일상생활에서 이를 굳이 구분하진 않습니다. 우리 말을 ‘한국어’라고 말하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것이 구분되는 개념임을 알고 있을 필요는 있다는 정도를 알려주었고, 따라서 명확한 주제명은 ‘우리 말 한국어, 우리 글 한글’이 되어야겠지만 이렇게 잘 쓰지 않기 때문에 [우리 말글, 한글]이 주제로 되었음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한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자유롭게 발표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한 네 명 정도의 어린이가,
- 한글은 자모음이 있다
- 한글의 자모음이 스물 여덟 자였다
- 한글은 세종대왕께서 만드셨다
같은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교사는 이런 어린이들의 발표가 나올 때마다 조금씩 설명을 보태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첫 시간은 책을 발췌한 자료를 통해 한글을 둘러싼 배경지식을 알아가는 시간임을 안내하였습니다.
교과용 도서의 구성을 짚어보자면, 어린이들에게 논쟁적인 주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담는 글을 쓰도록 하지만 이를 위한 충분한 배경지식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딜레마를 느끼곤 합니다. 교과용 도서의 편찬 제약이 크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러한 부분은 분명히 아쉬운 지점입니다. 7단원에서도 우리 말의 활용에 대한 글쓰기를 활동으로 제시하는데, 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지식은 턱없이 모자랍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글쓰기는 당연히 글쓰기의 구조나 형식 등 외형적인 것에 치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초등학교 교실에 머물면서, 왜 초등학교의 배움에 이렇게 형식이나 절차에 얽매이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구조나 절차는 중고등학교 때 배워도 충분합니다. 지금은 여러 사안에 대해 알고 배우면서 자신의 생각을 넓게 펼쳐봄으로써 자신의 관점을 명확하게 해 나가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 교과용 도서의 집필진도 그렇게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다만 그 한계 때문에 이를 구현하지 못했다면, 교실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배우는 저는 ‘교육과정 재구성’의 방법으로 이를 구현하고자 한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겠지요.
함께 읽은 책은 [10대에게 권하는 문자 이야기] 책의 다섯 번째 챕터인 '창제 원리와 철학이 기록된 유일한 문자, 한글'입니다. 어린이들이 읽기에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글읽기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 챕터를 활용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은 직소 Jigsaw 수업모형을 활용하여 내용을 이해하였습니다. 방식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우선 읽기 자료를 읽어 나갑니다.
- 다 읽은 어린이와 읽지 않은 어린이가 있지만, 우선 읽기를 중단한 후 모둠을 나눕니다.
- 각 모둠 별로 읽기 자료의 부분을 나눈 후, 이의 내용을 요약합니다.
- 요약한 후, 같은 부분을 요약한 학생들끼리 만나 요약 내용을 점검합니다.
- 원래의 모둠으로 돌아가 자신이 맡은 내용의 중요한 부분을 설명합니다.
책을 꼼꼼하게 읽으면 좋겠지만, 주제 배움 말미에 우리 말글에 대한 글쓰기를 위한 기본적인 배경지식 정도만 어느 정도 구축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직소 방법을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은 '전문가 되기' 과정을 통해서 각 장의 중요한 부분을 자신들의 수준에서 파악하였고 이를 확장하거나 엄밀하게 하였습니다. 자신들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받아들이지 못하였겠지만, 이는 크게 상관 없습니다. 여하튼 한글에 대한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배경지식은 누구나 어느 정도는 구축하게 되었을테니까요.
배운 후의 전반적인 평가는, 지루하고 어렵다였습니다. 우선 글의 길이가 조금 길었습니다. 약 50여 쪽에 가까운 글을 어린이들이 소화하기에는 조금 벅차지 않았나 싶습니다.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텍스트를 찾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만 생각보다 이런 주제의 텍스트가 많지 않아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긍정적인 평가도 간혹 있었습니다. 우선 직소 수업 방식이 괜찮다고 생각한 어린이들이 몇 명 있는 듯 합니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 배워가는 방식이고, 능동적으로 찾아가는 방식이라서 그럴 것입니다. 앞으로 1년 동안 어린이들 스스로 배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학년 초에 시도한 직소 수업 방식이라서, 계속 하다보면 어린이들이 스스로의 배움을 익숙하게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한글의 역사를 다루는 부분에서, 역사에 관심있는 어린이가 흥미를 느꼈음을 표현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이렇게 배워서 자신이 똑똑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긍정의 어린이들도 몇 명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힘들고 지루했다는 평가를 하였습니다. 이제 교사는 딜레마에 부딪칩니다. 후퇴할 것인가, 밀어붙일 것인가. 둘 다 답이 아닐 것입니다. 비고츠키의 스캐폴딩 이론처럼, 어린이들이 디디고 설만한 적절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교사의 몫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벅찬 분량의 제재글이었지만, 다음에는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적정한 수준의 스캐폴딩을 제공할 수 있는 자료를 선별하는 것이 과제가 되었습니다.
사실은 첫 네 시간을 글읽기와 함께 배우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첫 시간은 어찌저찌하다보니 그 전 주의 원격 등교 상황 배움을 확인하는 시간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학년 초의 반듯함이 약간은 느슨해지면서 조금씩 미제출이 생기는 듯 하여 배움을 시작하며 이를 확인하였는데, 학생들 중에 이에 대해 안내할 때 반응이 마치 남 이야기 듣듯이 나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 누구누구야, 보니까 무슨 요일 몇 교시 과제가 미제출이던데?
- 그래요?
그 어린이를 잠시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서 따로 이야기 하였습니다. 저는 이를 ‘남 이야기 듣듯이’라고 일컫고 이에 대해서는 매년 매 순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배움에 대해서 가급적이면 꼼꼼하게 여러 차례에 걸쳐 안내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를 마치 자신의 일이 아닌 것처럼 듣고 반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는 ‘이는 비겁한 행동이다’라고 말하는데, 물론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슬쩍 이야기하고 넘어간 것에 대해 미처 몰랐다고 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안내된 과제에 대해 이렇게 놓치고 있다면 이는 스스로의 배움에 대한 태도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만약 과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더더욱 남의 일처럼 반응하면 안 됩니다.
예전 같으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이야기 했겠지만 - 목소리를 높인다든지 하는 - 이제는 그러지 않으면서 조금 단호하게 말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러면서 이야기를 마칠 때는 함께 웃으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교사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도, 잘 못 할 수도 있지만 제출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짚었습니다. 학년 초니까, 아직 배움에 대해 5학년 때까지는 조금 느슨하게 안내받고 점검 받았을 수도 있으니 퀄리티가 떨어질수도 있으니 그 부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내지 않는 것은 배움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을 다하지 않는 것임을 명확하게 안내하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느라 첫 시간이 흘러가 버렸습니다. 덕택에 네 시간 예정을 세 시간으로 운영한 것이 좀 아쉽습니다.
5차시, 매체 자료를 활용한 발표 방법 알기 - 교실 배움
지난 시간에는 한글의 창제와 제자원리, 한글의 역사와 현재의 한글, 한글 앞에 당면한 과제에 대해 쓴 글을 함께 읽고, 직소 모형을 통해 요약·정리하여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더 알고 싶은 내용을 생각해서 적어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이는 다음 시간 개인 발표 주제가 될 것입니다.
뒤이어, 이번 시간에는 더 알고 싶은 내용에 대한 발표를 준비하기 전, 과제 발표가 공식적인 말하기 상황임을 배우면서 공식적인 말하기 상황에서 갖추어야 할 태도에 대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또한 과제 발표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의 종류와 그 특징에 대해서도 배웠습니다.
오랜만에 화면영상기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는데 연결 상태가 좋지 않은지 계속 화면영상기의 화면이 끊어졌다 켜졌다 하였습니다. 상황을 개선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고, 덕택에 짧은 시간 급하게 서둘렀습니다.
교과용 도서에서는 공식적인 말하기 상황에서 유의해야 할 태도와 다양한 자료의 특징에 대해 안내하지만, 실제 발표 상황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상황은 목소리와 자료의 수준입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도구를 활용할 줄 모르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교사들이 활용하는 대부분의 발표 자료들이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이다보니, 아무래도 어린이들에게 이를 암묵적으로 강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발표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하느냐보다, 발표할 내용을 찾고 이를 간추려서 어떻게 제시하느냐를 더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간혹, 자료 조사 과제를 내면 어디에서 동영상 자료 같은 것 갖고 와서 그걸 내내 트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효과적인 자료를 찾아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을지도 모르지만, 훨씬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발표는 '자기 자신'이 한다는 점입니다. 자료를 단순하게 찾아 제시하는 것을 넘어서서, 찾은 자료를 자신의 언어로 간추려 제시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저작권 활용 교육과도 연계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좋은 자료를 찾는 것에 조금 더 강조점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 자료를 자신의 언어와 표현으로 간추리고 소화하여 드러낸다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선은 좋은 자료를 많이 찾아볼 일입니다.
또한, 발표 주제를 정하였지만, 자료를 찾다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 '무엇을' 발표해야하는지 명확하게 확인할 만큼의 수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첫 발표에서 강조할 부분은,
- 목소리
- 좋은 자료를 찾아 잘 간추려보기
- 자료를 찾다가 힘들면 망설이지 말고 다른 주제를 탐색하기
정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린이들이 정한 주제에 대해 조사·발표할 때
- 반드시 시간을 엄수할 것
을 강조하였습니다. 핵심은 시간이 짧은 것입니다. 어린이들의 발표가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1분 남짓이면 자신들의 발표가 끝나 버립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3분에 가깝게 발표 준비하되, 3분을 넘는지 넘지 않는지 보기 위해 집에서 발표 준비를 해 보도록 안내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이번 주 금요일 발표를 위한 사전 준비 과정을 마쳤습니다.
6~7차시, 한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내용 조사하여 발표하기 - 원격 배움
[우리 말글, 한글]이라는 주제로 첫 네 시간에는 한글에 대해 책을 통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간에는 공식적인 말하기 상황에서 갖추어야 할 태도 및 발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의 종류와 그 특징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간에는 이를 토대로 '우리 말글, 한글에 대해 공부하면서 발생한 궁금한 점에 대해 조사하여 발표하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린이들이 고른 주제는
- 주시경 선생님
- 국어 순화 운동
- 다양한 외래어
- 한글의 훌륭한 점
- 훈민정음 해례본
- 한글의 제자원리
- 한글의 역사
- 한글의 위대한 점
등이 있었습니다. 전체 스물 두 명 중 열 아홉 명이 자신의 주제를 발표하였습니다. 발표 매체로 프레젠테이션 도구인 파워포인트를 사용한 친구가 열 명 조금 넘게 있었던 듯 싶고, 동영상 자료를 가지고 온 친구들도 대 여섯 명 정도 있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자료 없이 발표 자료를 읽기만 한 학생도 열 명 조금 안 되게 있었던 듯 합니다. 어린이들에게 반드시 발표 매체를 활용해야 한다는 안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료 발표를 목소리로 한 친구들의 발표도 인정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주제는, '다양한 외래어'와 '훈민정음 해례본'에 대한 조사 발표였습니다. 다양한 외래어는 이후 배움에 중요하게 작용할 주제이며, 훈민정음 해례본의 발견은 한글의 역사에 분기점이 되는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어린이들의 조사·발표가 아주 명쾌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후에 시간이 남으면, 특히 훈민정음 해례본의 중요성과 그 발견에 대한 이야기, 여러 사건들을 이야기 해 줄 생각입니다.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으면서, 씁쓸하기도 한 훈민정음 해례본 이야기입니다.
발표는 Zoom을 활용하였고, 어린이들 몇몇은 화면공유를 통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와 동영상을 친구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소리가 전송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공유 페이지를 선택할 때, 왼쪽 하단의 '컴퓨터 소리 공유'를 선택하면 내 컴퓨터의 소리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유저의 스피커에서 나온 소리가 자동으로 마이크로 전송되는 경우에는 굳이 소리 공유 기능을 클릭할 필요가 없었는데, 아마 어린이들 중에는 이어셋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안내를 꼭 해 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준비한 어린이들은 한 사람 어려움 없이 화면공유 기능을 능숙하게 활용하였습니다. 발표 퀄리티가 문제일 뿐, 어린이들은 쉽게 기능을 익히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교육의 나아갈 부분이, 기능 숙달 중심이 아닌 사고를 확장하고 정제하며 이를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만들어 가는 방향이어야 함은 명백해 보입니다.
발표하면서 평가표를 만들어 작성하도록 하였습니다. 각 발표의 인상적인 부분과 아쉬운 부분을 하나씩 적도록 하였습니다. 지난 첫 단원의 시 습작 당시에 평가표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 때는 평가 항목 등의 조건을 정해주지 않고 자유롭게 만들어보도록 하였는데, 이번 시간에는 평가표의 항목을 네 가지 정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평가표를 만드는 목적은 세 가지입니다.
1) 어린이들은 평가표를 만들면서 자신의 배움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교사는 어린이들의 평가 항목을 살펴보면서 어린이들이 잘 배웠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어린이들은 자신과 -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평가 항목을 토대로 평가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 다른 친구들의 발표 또는 활동을 평가하면서 발표의 수준과 질적인 측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3) 어린이들은 평가를 통해 다른 친구의 발표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평가하여야 하기 때문에 긴장을 계속 유지하여야 합니다.
뭐, 어린이들에게 교사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의미도 있습니다. :)
발표를 들으면서 전반적으로 발표 상황에서 신경썼으면 하는 상황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1) 발표할 때, 발표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발표 자료를 준비하면서 자신이 가진 생각이나 판단은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에는 발표자의 관점을 명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발표를 통해 자신이 가진 관점이 명확하게 드러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하였습니다.
2) 발표 자료를 준비할 때, 찾은 발표 자료를 그대로 발표하지 않도록 안내하였습니다. 그런 경우, 이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임을 명확하게 안내하였습니다. 발표를 위해, 주제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찾아서, 이를 자신의 관점을 고려하여 잘 간추린 후, 자신의 생각을 담아서 발표할 수 있어야 함을 안내하였습니다.
3) 위 2)를 고려하여 가급적이면 두 가지 이상의 출처를 참고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출처가 다양할 경우, 자료를 합쳐야 할 필요가 생깁니다. 물론 물리적으로 합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경우에는 문맥이나 내용의 연결을 고려할 수 있도록 안내하면 됩니다. 두 가지 이상의 출처를 사용하였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가진 관점이 개입하는 시작점을 삼을 수 있습니다. 결국, 하나의 자료만을 활용한다면, 이는 해당 자료를 만든 이의 생각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의미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이와 같이 시작하여, 참고 자료를 셋, 넷, 다섯으로 차근차근 넓혀갈 수 있도록 안내할 생각입니다.
4)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를 만들 때, 발표할 내용을 간추려 제시하면 좋겠다고 안내하였습니다. 발표할 내용 모두가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들어간다면, 발표를 듣는 이는 발표하는 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게 됩니다. 이미 눈앞에 보이는데 굳이 들을 필요가 없겠죠. 결국 듣는이의 주의력을 해치게 됩니다. 또한 간추린 내용을 제시하면 발표하는 이도, 청중도 핵심 내용과 주변 내용을 구분하여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5) 무엇보다, 발표하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여 설명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사실 이게 제일 어려운 부분입니다. 어린이들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어른에게도 쉬운 문제는 아니니까요. 게다가 어린이들이 구할 수 있는 자료라는게 대부분 그 수준이 높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린이들 수준에 맞는 자료 창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출판물의 형태로 구할 수 있는데, 인터넷 공간에서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자료들이 많이 유통되면 좋겠습니다. 물론... 돈이 안되니까 그런 것이 생기지 않겠지만... ㅠ 그래서, 이해할 수 있는 자료만 사용하라고 안내는 하는데... 결국 담임 교사가 풀어줘야 할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어린이들의 제출 결과를 다 본 것은 아니지만,
- 목소리톤
- 주제
- 태도/존댓말
- 내용
- 자료(의 적절성)
- 간추리기
등을 기준으로 삼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중 지난 시간에 배운 것과 관련 있는 것은 '태도/존댓말', '자료의 적절성' 정도가 있습니다. 다음 시간 배울 때 이에 대해 조금 더 안내하여 발표 자료를 준비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을 다시 한 번 안내할 생각입니다.
8차시, 언어란 무엇인가? - 교실 배움
지난 시간 어린이들은 공식적인 말하기 상황에 대한 배움 및 발표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자료의 종류와 특징에 대한 배움을 토대로, '우리 말글, 한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것을 조사하여 발표'하기 활동을 Zoom으로 수행하였습니다.
이번 시간부터는 한글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은 것을 토대로, 오늘은 '현재 우리의 언어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보고자 배움을 준비하였습니다. 첫 질문은 '언어란 무엇인가' 였습니다.
조금 추상적인 질문이었음에도, 처음 답해 준 어린이가 '함께 모여사는 한국인, 미국인, 중국인 등이 서로 생각하는 것이나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려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덕에 쉽게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어린이의 이야기를 명확하게 표현하면, '민족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의사소통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의미있는 표현입니다. 각자의 땅에서 제각기의 영토를 점유하며 어마어마한 수의 공국을 이루고 있었지만 정치적 결사체를 만들기에는 동질의 의식을 갖고 있지 못하던 독일 땅에, 구텐베르크의 인쇄물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형성된 동질 언어의 사용이 독일 땅에 살던 사람들을 민족이라는 끈으로 묶게 되었음을 통해, 결국 근대 민족이라는 개념은 언어 사용에 그 성립을 빚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한민족'이라는 근대적 의미의 결사체를 규정할 때 '동일한 언어의 사용'임을 중요한 기준으로 여기는 것을 볼 때, 민족 개념의 호오 혹은 실체 여부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국 민족 개념과 언어는 뗄레야 뗄 수 없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의사소통'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대답은 '말하기'였으며 연이어 '듣기'라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다른 대답은 조금 지체되었는데, '쓰기'와 '읽기'라는 답은 교사가 한 두 가지 정도 스캐폴딩을 해 주었을 때 답이 나왔습니다. 우리의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해 듣기/말하기/쓰기/읽기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듣고 말하고 쓰고 읽는가. 어린이 중 하나가 '생각'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우리가 가진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어 줍니다.
그러나, 언어는 생각의 뒤에 서는게 아니라, 간혹 앞에 서기도 합니다. 소쉬르의 견해가 그렇습니다. '랑그'는 인간의 생각의 경험적 구조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인간의 생각이 표현되는 '파롤'은 '랑그'의 구조에 구속됩니다. 즉, 소쉬르는 언어가 없으면 사유도 없다, 고 말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초의 언어를, 우리는 알타미라 동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유를 그림으로 표현하였을 때, 그림이 사유를 만들어내고 이를 전수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런 식의 그림이 의미가 되어 하나의 기호를 이룬 것이 바로 한자 - 상형 방식으로 표현된 - 입니다.
물론 세상의 모든 글자가 표의 문자일 수는 없습니다. 그림(상형 방식의 한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의미는 한정되어 있으니 이제 형성된 사유는 추상적인 결합을 이루어 또다른 사유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형성이 말로 전달되고, 의미와는 분리된 말 자체를 표기하게 되고, 이것이 표음문자를 이룹니다. 한글은, 표음문자입니다. 언어를 의미로 해석할 필요가 없고, 언어 표현 자체가 의미가 되는.
당연히 어린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언어가 생각을 이룬다는 것, 생각을 표현한 최초의 그림이 있었다는 것, 그 그림 중 우리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글자를 이룬 것이 한자라는 것, 우리 한글은 표음문자로써 음을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것 정도만 아주 짧고 간단하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알타미라 동굴 이야기가 대다수였고, 날 일 자의 상형 원리가 나머지의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후, 다음 질문은 '언어가 하는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이었습니다. 이는 잠시 시간을 주고 배움일지에 써 보도록 하였습니다.
중간 중간 돌아다니면서 명확하지 않은 표현들을 조금 더 세밀하게 표현해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벌써 한 달 정도 배움일지 쓴 것을 보다보니 누가 어떻게 쓰는지 대강 파악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어린이들을 주로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그리고 발표하여 보도록 하였습니다. 너댓명의 적극적인 어린이가 아래와 같은 표현으로 말해 주었습니다.
- 가진 생각을 기록하여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
- 대화의 수단
-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것
- 의사소통기능
의사소통기능 이야기는 앞서 나왔기 때문에, 많은 어린이들의 배움일지에서도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사소통기능에 대한 이야기가 다음 배움을 이루는 기반이 되기 때문에 의미있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가진 생각을 기록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안내하는 것, 이라는 표현을 교사는
- 생각을 전수하는 것
이라고 바꾸어 표현하였습니다. 이는 글자가 가진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글자가 없을 때는 구전되어 오던 것이, 글자가 있음으로 인해 정확한 표기와 표현으로 전수될 수 있었던 것이니까요.
대화의 수단, 이라고 표현한 어린이의 답에 이어, 대화가 하는 역할에 대해 물었을 때 어린이 하나가,
- 생각을 전달하는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사가 여기에 더하여
- 관계를 형성하는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언어는 관계 형성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생각을 교류하고 소통의 수단이 되면서 결국 관계를 맺는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교사가 어린이들의 발표를 군데군데 덧대긴 하였지만, 어린이들의 대답이 굉장히 나이스하여 다음 질문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현재 사용하는 언어(생활)의 특징은?'
가장 먼저 나온 대답은
- 줄임말
이었습니다. 연이어
- 외국어를 섞어 쓴다
- 한자어가 많다
- 외국어를 그대로 가져다 쓰기도 한다
라는 대답도 있었고,
- 배우기 쉽다
- 세계로 뻗어나간다
- 표기할 수 있는 표현이 많다(웬만한 소리를 다 낼 수 있다)
라는 답은 언어의 특징이라기 보다는 한글의 특징이라고 생각하여 따로 구분하였습니다.
한자어가 많다, 는 생각에 다른 친구가 덧대어 '호랑이와 범처럼 같은 사물을 가리키는데 고유어와 한자어가 따로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해 주었고,
- 변형된 언어가 사용된다
는 의견이 있어 변형된 언어를 '신조어'라고 하는 듯 하다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 사투리를 많이 안쓰게 된다
는 의견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의견인데, 한 번 쯤 생각해 볼 의견인 것 같아 어린이들에게 중요하게 기억하고 있자고 말하였습니다.
나오지 않은 의견이 하나 있는 듯하여, 교사가
- 비속어의 사용이 흔하다
는 의견을 하나 덧대었습니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40분 동안 몰입감있게 할 수 있었고, 많은 어린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어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를 바탕으로 '우리 언어생활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눈 후, 모둠별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할 생각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단원 첫 머리에 한글에 대한 텍스트를 읽은 것이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빈약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것보다, 읽을거리를 충분하게 제공한 후 어린이들의 생각을 묻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배움을 이루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보게 되었습니다.
9차시, 우리의 언어 생활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생각 발표하기 - 교실 배움
지난 시간에는 언어가 무엇인지, 우리의 언어생활이 어떤 모습인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언어는 '민족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의사소통수단'이라고 정리하였습니다. 물론, 교사는 '민족'이라는 근대적 개념에 대해 과연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지만 어린이들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기는 쉽지 않은 터라 어린이의 발화를 우선 긍정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의사소통'은 생각을 말하고 듣고 쓰고 읽는 과정이라고 어린이들의 발화를 토해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 '언어가 하는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이라고 물었을 때, 여러 어린이의 발표를 통해 '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생각을 교류하고 소통의 수단이 되면서 결국 관계를 맺는 중요한 도구'임을 정리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생활)의 특징은?
어린이들은, 줄임말, 외국어를 섞어 쓰는 현상, 한자어, 변형된 언어의 사용/신조어, 사투리 사용이 줄어듦 등의 생각을 말해주었고, 교사가 비속어의 사용이 흔하다, 라는 의견을 덧대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를 이어, '우리 언어생활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실제 우리 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줄임말', '외국어 섞어 쓰는 현상', '한자어', '변형된 언어의 사용/신조어', '비속어' 등의 실제 사용 사례에 대한 어린이들의 발표를 들었습니다.
교사는 어린이들에게 '복도에서 걸을 때 엘레강스하게 걸어가도록 하렴.'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 사례를 말해 주었습니다. 신조어의 경우, 긴 의미를 짧게 줄여 사용하는 것이 마치 한자어 중 사자성어와 비슷한 용례로 사용된다는 교사의 생각을 거들었습니다. 어린이들이 말해준 유행어의 출처가 하필이면 드라마, 영화, 예능에서 각각 나온 것들이라 매체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 해 줄 수 있었습니다.
주로 어린이들이 예시를 이야기하면 다른 어린이들이 거들고 교사가 덧대고 하면서 약 20여 분 정도 우리 주변의 다양한 언어생활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런 다음, 이러한 언어생활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과 생각해 봐야 할 측면에서 생각해 보고 배움일지에 적어보도록 하였습니다. 시간 관계상 발표를 몇 명만 들었는데,
- 사용이 편하다
- 친구들과 더 친함을 느낄 수 있다(동질 집단에서의 소속감을 확인하는 기제)
정도의 이야기와 함께
- 못 알아 들을 수도 있다
- 나쁜 습관이 될 수도 있다
-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정도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를 분석해본다면, 이미 어린이들에게는 동시대 언어의 사용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의 영향 아래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어는 변화해야 합니다. 세상이 변하는데, 세상을 표현하는 수단이 고정되고 정체된다면 이는 얼마나 큰 문제인지 모릅니다. 불현듯, 신이 세상을 고정시켜버린 이야기를 다루는 작가 이영도의 [눈물을 마시는 새] 생각이 납니다. 저는 어린이들이 언어의 변화에 대해 긍정할 수 있는 논리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바람직한 언어생활을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실천방법을 한글의 사용 방법과 관련하여 토의하기' 활동을 수행할 생각입니다.
10차시, 바람직한 언어 생활을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실천 방법을 한글의 사용과 관련하여 토의하기 - 교실 배움
지난 시간에는 '현재 우리 언어생활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어린이들은 우리 언어 생활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함께 이야기 나누었고, 이러한 사례들이 가진 영향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측면에 대해 배움일지에 적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친구들과 친밀함을 키울 수 있다, 사용하기 편하다, 등이 있었고, 생각해 볼 측면으로는 습관이 들어 아무 때나 사용할 수도 있다, 못 알아듣는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 수도 있다, 등이 있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바람직한 언어생활을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마음가짐에 대해 토의하기' 활동을 수행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배운 것을 되짚어 본 후, 세 가지 질문을 배움일지에 써 보도록 하였습니다.
- 나는 어떤 언어생활을 하고 있는가
- 이러한 언어생활은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 내 언어생활은 어떠해야 하는가
앞서도 두드렸지만, 누군가 - 특히, 어른 - 가 어린이들에게 '바람직한' 언어생활에 대해 요구하고 어린이들은 이를 그저 수용하는 모양새는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스스로 바른 언어생활에 대한 타당한 이유를 찾고, 그 이유에 대한 이유와 근거를 찾도록 한다면 아마도 조금 더 주체적인 언어생활을 향유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토의하기를 했어야 하는데, 앞 시간 배움 정리가 길어졌습니다. 아무래도 토의 자체를 하기에는 생각이 조금 더 여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는데, 오히려 차시를 뒤로 돌렸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잔소리(?)도 조금 있었습니다. 교사의 욕에 관련된 생각을 전하였습니다. 욕은, 감정을 배설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전혀 주지 못합니다. 무언가에, 누군가에게 화가 난다고 해서 욕설부터 뱉아버리면, 내가 가진 감정의 실타래를 풀어헤칠 기회를 잃어버리고 납니다. 그리고 오히려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격의 빌미를 줄 뿐입니다. 속상하고 화가 나면, 오히려 화가 난 이유와 까닭을 조곤조곤 설명할 할 때 내 속상함과 화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실시간 쌍방향 배움 시간에 발표를 위한 모둠원간 협의를 하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11차시, '언어가 우리 일생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바람직한 한글 사용 실천 방법 제안하기' 발표를 위한 모둠 협의하기 - 원격 배움
지난 시간까지는 우리 언어생활에 드러나는 현상과 이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과 생각해 봐야 할 측면을 생각해 보았고,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언어가 우리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바람직한 한글 사용 실천방법 제안하기' 발표를 위해 모둠별로 협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선 지난 시간까지 이야기 나눈 것을 다시 한 번 함께 되짚고, 발표를 위해서 어떻게 역할 분담하면 좋을지 안내하였습니다.
모둠 발표 시에는
- 발표 내용 준비는 모둠원 모두가 함께 한 후,
- 발표 자료를 만드는 순간부터 개별 작업하기
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발표 주제에 대해 모둠원의 생각을 합의하고 어떤 내용으로 발표할지 함께 정하여 발표 자료 준비 영역을 나눈 후에는, 발표 자료는 각자 만드는 방식으로 모둠 활동과 개별 활동을 나누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프리 라이더를 조금이라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발표 내용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적극적 참여자와 소극적 참여자, 방관자가 상시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발표물 준비까지 함께 할 경우, 당연히 방관자가 프리-라이딩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발표물 준비는 개별 활동으로 나누는 경우, 방관자는 제대로 된 발표 준비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기존 교과용 도서의 역할 분담 시스템은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모둠 활동 역할 분담 시에, 발표물 준비를 한 사람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경우 당연히 방관자기 생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심한 경우, 다섯 명의 모둠원 중에 한 명이 발표 내용 준비와 발표물 준비까지 다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발표 내용을 각자 나누어서 발표물 준비를 할 경우, 한 명이 발표 내용 준비를 다 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교사는 발표물을 보면서 참여자와 방관자를 가려낼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어린이들에게 충분히 안내하였고, 발표 내용 준비를 해 보도록 소그룹방으로 편성하였습니다. 일부러 두 시간을 묶어서 편제하지 않고 연이틀 나누어서 편제하였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어떻게 발표하기로 하였는지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이는 최소한의 질관리를 위한 것입니다. 다년 간의 경험 상, 위와 같이 안내한 후 바로 발표 단계로 갈 경우, 모둠 별 퀄리티의 차이가 현저해집니다. 또한, 교사가 안내한 발표 단계의 안내가 어린이들이 처음 해 보는 것이니만큼, 실제로 잘 안내되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발표를 어린이들에게 맡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린이들의 발표 준비를 단계별로 되짚을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기왕에 발표하는 것, 조금 더 짜임새있는 발표가 될 필요가 있으며, 또한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발표할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처음의 시행을 잘 해 낼 필요도 있습니다.
12차시, 모둠 협의 내용 발표하기 - 원격 배움
이번 시간에는 지난 시간 모둠별 발표 준비 상황을 발표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은 '언어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바람직한 한글 사용 실천방법 제안하기'라는 주제에 대해 자신들이 발표하려고 정한 내용을 돌아가면서 발표하였습니다.
첫 모둠에서는 '일상생활의 줄임말 알아보고 어떻게 사용할지 발표하기'라는 제목으로,
- 줄임말이 무엇인가
- 줄임말의 장점
- 줄임말의 단점
- 줄임말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 줄임말을 사용해도 되는 까닭
- 앞으로 줄임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순으로 발표 계획을 준비했다고 하였습니다. 해당 모둠 어린이들에게, '너희는 줄임말이 무엇이라고 합의했는가'를 물었습니다. 발표하는 과정에서 미처 고려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부분으로 이런 부분을 생각했었습니다. 어린이들이 모둠 발표를 준비할 때 보통 목차만 나누는 경우들을 종종 겪어 왔습니다. 그렇게 되면 같은 주제에 대해 서로 합의된 개념을 사용하지 못해 발표 내용의 일관성이 갖춰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이들이 먼저 해야 할 것은 발표 내용을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발표하고자 하는 모둠원 전체의 견해를 합의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일관된 견해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함께 준비한 후, 발표물은 각자의 역량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제가 원하는 모둠 발표 방법임을 다시 한 번 구체적으로 안내하였습니다.
각 모둠별로, 위와 같이 자신들이 발표하고자 하는 주제와 목차를 발표하였습니다. 일관되게, 발표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방향성의 합의는 함께, 발표물은 개인별로 준비함을 안내하였습니다. 아직까지는 그 정도면 괜찮습니다. 발표 내용의 전반적인 수준이나 방향 자체는 어린이들의 역량을 우선 존중하는 것으로 하되, 기본적으로 모둠원들이 함께 내용을 만들어야 함은 모둠 발표에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임을 안내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돌아본 후, 각 모둠별로 소그룹방을 편성하여 모둠원들끼리 각각의 발표 내용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합의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40분으로 예정되어있던 국어 시간이 60분으로 조금 더 길어졌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뒤이은 수학과 실과를 10분씩 줄여서 같은 내용을 타이트하게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발표 준비에는 한 주 이상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다다음주 등교일에 모둠별로 돌아가며 발표한다는 것을 안내하였습니다(실제 발표는 원격으로 수행하였습니다. 교실 발표보다 원격 발표가 조금 더 효율적인 발표가 이루어지는 듯 하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15차시, 주장하는 글의 짜임 알아보고 주장하는 글쓰기를 위한 문제상황 파악하기 - 교실 배움
지난 시간에는 '언어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바람직한 한글 사용 실천 방법 제안하기'의 주제로 모둠별 발표 목차를 구성하였습니다. 발표 준비에 한 주를 주었기 때문에, 이 다음 과정을 먼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어린이들은 [우리 말글, 한글]이라는 주제를 정리하는 글쓰기를 수행하게 됩니다. 한글에 대한 글을 읽고, 더 알고 싶은 것을 조사하여 발표하였으며, 현재의 언어 생활을 토대로 바람직한 언어 생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누었으며, 이를 모둠 발표로 구성하는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이제 어린이들은 지금까지 배운 것을 정리하는 글쓰기를 모둠별로 수행하게 될 것이며, 이를 발제삼아 '우리 말글, 한글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라는 주제로 각자 주장하는 글쓰기를 수행합니다.
오늘은 주장하는 글쓰기를 위해 주장하는 글의 짜임을 함께 알아보고, 현재 문제 상황을 토대로 주장하고자 하는 바와 그의 근거, 근거를 뒷받침 할 자료를 찾아볼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주장하는 글은, 읽는 이를 설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는 글입니다. 이 때 설득의 주체는, 화자와 반대의 입장에 선 사람이 되는 경우보다, 화자의 입장 또는 문제 상황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거나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경우에 더 파괴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장에 대한 논거를 치밀하게 구축하는 것은, 반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설득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작업입니다. 따라서, 경험상, 반대를 염두에 두고 쌓아올리는 논거는 그 범위가 좁을 수 밖에 없습니다. 조금 더 치밀하게 쌓아올리면서도 넓게 쌓아올려야 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주장하는 글에는 화자의 가치가 개입합니다. 무언가를 주장한다는 것 자체가 가치 판단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장하는 글은 옳고 그름에 대한 이야기, 맞고 틀림을 그 내용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옳고 그름에 대한 이야기, 맞고 틀림을 다루는 내용들은 상대성을 띄고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 환경과 관계에 따라 어제 맞다고 이야기했던 것을 오늘은 틀리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주장하는 글은, 오늘의 나를 글 속에 가둔 후 강력하게 구축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이는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비록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와 달라질지라도. 오늘을 바탕으로 내일의 변화를 이룰 것이기 때문에. 내일의 나를 정당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오늘의 나를 강력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장하는 글의 짜임은 서론과 본론, 결론의 3단 구조를 가집니다. 서론은,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에피타이저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주장하게 된 문제 상황을 그리기도 하고, 본론으로 효과적으로 안내하기 위한 길잡이 노릇도 합니다. 어린이들이 가장 실감하지 못하는 지점이 바로 서론의 존재입니다. 어린이들은 왜 자신의 이야기를 바로 털어놓지 않고 화제를 빙빙 돌리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는 짧고 굵게 핵심만 이야기하는게 좋습니다. 괜시리 핵심 언저리를 배회하는 내 감정을 담을 필요도 없고, 한껏 예의를 갖춰 미사여구로 밑밥을 깔 필요도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는 어른과 어른 간의 관계에도 유용합니다. 핵심 속에 진심을 담는 것이 더 의미있고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쓰는 글은 서론이라는 짜임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의미있는 서론은 이 글을 쓰게 된 배경을 담는 것이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과용 도서에서도 주장과 근거를 일목요연하게 가다듬기 전, 문제상황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구성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이들과 '한글을 둘러싼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무래도 현재 언어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는지, 계속 외국어, 비속어, 신조어, 줄임말 등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교사는 신조어에 비판적인 어린이들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며, 생각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한글에 대한 앎이 빈약하다는 문제 상황을 제기하면서 어린이들이 생각하는 방향을 조금 넓혀보려고 시도하였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문제 상황을 토대로 자신의 주장과 이에 대한 근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자료들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16차시, 우리 말글, 한글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주장하는 글쓰기를 위한 개요 작성하기 - 원격 배움
지난 시간에는 '우리 말글, 한글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라는 주제로 주장하는 글을 쓰기 전, 구상 단계를 진행하였습니다.
우리 교과용 도서에서는 주장하는 글을 쓰기 위하여
- 문제 상황을 전반적으로 파악한 후,
- 이를 토대로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하고,
- 이에 대한 근거와 근거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이유와 까닭으로 제시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경험 상, 평소 생활 속에서 고민하던 것들이 하나의 계기를 통해서 응축되는 경우에 하나의 글로써 구현되는데, 아직 어린이들의 고민이 넓고 깊지 않으므로 문제 상황을 폭넓게 살펴보는 기회가 필요하고, 지난 시간에 이를 교실에서 수행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어린이들이 파악하고 있는 현재 한글 사용의 문제 상황이 새로운 형태의 언어 활용 현상으로 자연스레 합의가 되었던 터라, 이번 시간에는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적절한 근거와 근거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0여 분 정도 개인 활동을 하였고, 온라인 클래스에 제출한 자료들을 보면서 보완할 부분을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보통 어린이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 문제 상황을 폭넓게 고민하는 것이 쉽지 않고,
- 그러다보니 주장하는 바를 너무 폭넓게 잡거나 너무 좁게 잡게 되며,
- 주장하는 바가 너무 폭넓을 경우, 주장에 대한 또 다른 주장들이 첩첩이 쌓이면서 근거 없는 주장들만 잔뜩 제시되거나,
- 주장하는 바가 너무 좁을 경우, 이에 대한 근거를 찾는데 큰 어려움이 생깁니다.
- 더하여, 보통 주장과 근거가 동어 반복인 경우도 많고,
- 근거에 대한 명확한 이유나 까닭이 제시되지 않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우선은 첫 주장하는 글쓰기이니만큼, 흘러가는대로 둔 후, 다음 글쓰기를 할 때, 어린이들 개개인에게 관련된 사항을 첨삭하여 안내하면서 글쓰기의 진전을 이루어 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출물을 보완해서 등교할 때 가지고 오도록 안내하였습니다.
17차시, (계획과는 다르게) 주장하는 글을 위한 개요 확인하기 - 교실 배움
지난 시간에는 주장하는 글쓰기를 위한 개요서를 원격 등교 상황에서 작성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온라인으로 제출한 개요서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은, 계획한 바 아니었는데, 원격 등교 상황에서의 과제 점검 결과를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교실에서 어린이들과 배우다보면, 가끔 배움을 확인해야하는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잔소리 시간이죠. 저는 이런 시간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 날 배워야 할 것이 있는데, 이를 배우지 못하면 진도가 차근차근 뒤로 밀리기 때문에 학기 말 배움에서 시간을 넉넉하게 들이지 못할 때가 생깁니다. 그럼에도 그냥 짜여진 진도만 나갈 수는 없습니다. 지난 주 원격 등교 상황의 제출물에서, 어떤 어린이 둘의 제출물이 완전히 똑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한 어린이는 '같이 했다'고 말했지만, 그럴 리가 없죠. 이런 경우 때문이라도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물론 아주 따져 물을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여자 어린이들의 경우, 가볍게 언급만 해도 됩니다. '너희 두 명의 제출물이 같은 내용이더라?' 정도만 언급해도 충분히 그 의미를 알기 때문에 굳이 사족을 달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촘촘하게 준비해 두는 것이 꼭 필요하기도 합니다. 교육과정 상의 배움 흐름을 미리 확인하고 준비한 경우, 간혹가다 두 시간 편성한 배움이 조금 빠르게 끝날 때, 바로 다음 차시 배울 내용을 조금 더 나간다든지 하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 시간 배울 것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배움을 미리 준비할 경우, 어린이들의 배움 상황이나 배움 외적 상황 등에 따라 이를 적절하게 조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도가 조금 빠를 경우, 어린이들의 배움 상황에 따라 조금 더 확인하거나, 배움 외적 상황을 점검할 수도 있게 됩니다.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18~19차시, 개요에 따라 적절한 근거와 알맞은 표현을 사용하여 주장하는 글쓰기 - 교실 배움
지난 시간 작성한 개요서를 통하여,
- 서론, 본론, 결론의 짜임새가 갖추어져 있고,
- 서론 부분에 주장과 그 근거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만큼 문제 상황을 적절히 간추려 제시할 것
을 안내하였습니다. 또한,
- 근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적절한 자료를 사용
하면 조금 더 좋을 것이라고 안내해 주었습니다.
두 차시에 걸쳐, 어린이들은 우리 말글, 한글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로 어린이들이 주장하는 바를 글로 써 보았습니다. 정성적으로 판단하여,
- 글이 읽기 편한가?
- 서론/본론/결론의 부분을 명확하게 구사하려고 하였는가?
- 서론에서 주장과 근거를 위한 배경을 잘 구축하고 있는가?
정도만 보려고 합니다.
쓰는 어린이들 사이를 오고가며 얼핏 보았을 때, 전반적인 글쓰기 퀄리티가 나쁘진 않은 듯 하여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교사가 뭔가 요구하는 바가 있어 이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가르친게 아니라, 그저 잘 구성한 교육과정 운영을 통하여 어린이들이 우리 말글, 한글에 대해서 자기 수준에서의 지식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구축하였기 때문입니다. 교사가 굳이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협력하여 배울 수 있도록 잘 조직하여 안내하면 됩니다. 거기에 그저 어린이들이 재미있어할만한 이야기 story 를 건네어 주며 흥미와 호기심을 유지해주다가, 스스로의 성장과 발전에 만족하여 다음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해 주면 될 일입니다. 저 또한 국어 교과의 첫걸음을 잘 뗀 것 같아 만족스러움을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13~14차시, 언어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바람직한 한글 사용 실천 방법 제안하기 - 원격 배움
지금까지 [우리 말글, 한글]이라는 주제로, 어린이들은 한글에 대해 알고 더 알고 싶은 것을 조사하여 발표하였으며, 현재 언어 생활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문제점을 생각해 보았으며, 이를 토대로 '언어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바람직한 한글 사용 실천 방법 제안하기' 발표를 모둠별로 준비하였고, 우리 말글, 한글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개요 작성 후 주장하는 글쓰기의 형태로 제출하였습니다.
몇 년 전부터,
- 발표를 위한 개요 짜기는 함께 수행한다.
- 발표 범위를 각자 나눈 후 해당 발표 준비는 각자 수행한다.
- 순서에 따라 각자의 발표 차례에 자신이 준비한 발표를 수행한다.
와 같이 모둠 발표를 해 나가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무임 승차자를 골라내기 위한 장치입니다. 어린이들의 모둠 발표도 어른들의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 책임감을 가진 어린이들이 최선을 다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나머지 어린이들은 수동적으로 참여하거나 방관하게 됩니다. 갈등도 심하고 다툼도 벌어지는데, 고민하다가 고안한 방식은, 발표 개요는 함께 정한 후, 각자 발표 자료를 맡은 후 각자 준비해서 발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려면, 모두가 자신의 발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개요 작성에 참여해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발표하지 않더라도, 잘 경청이라도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전체 발표 흐름 속에서 혼자만 튀거나 혼자만 엉망이 되니까요. 물론, 발표 흐름이 부자연스러운 부분도 생깁니다. 그건 리허설을 하면서 어린이들 스스로 자료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요, 사실 조금 부자연스럽더라도 교사라면 충분히 개요를 위한 토의 과정이나 자료 발표를 위한 조사에 어느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노력했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발표 시작 전에 전날 배움 결과물 제출이 엉망이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잔소리를 좀 하였지요. 물론, 큰소리를 내거나 몰아붙이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게 참 어려운 일인데... 사실 잘 안 되는 어린이들에게만 하면 되는 소리인데, 모든 어린이들에게 할 때가 많거든요.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잘 하는 어린이들까지 싸잡아서 하는 잔소리가 잘 하는 어린이들을 얼마나 피곤하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학급 전체에 잔소리를 할 때에는, 5분을 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날은 15분 정도 하였네요. 조금 더 조심하여야 할 듯 합니다.
발표를 시작하면서 우선 평가표를 작성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평가표 작성일이었습니다.
- 첫 평가표는 스스로 평가 기준을 정하도록,
- 두 번째 평가표는 '평가를 위해 무엇을 고려할 것인가'라는 발문과 함께
정해보도록 하였고, 세 번째 평가표는 교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가지 기준을 먼저 제시한 후, 다른 어린이들의 발표를 통해 중요하게 여길 수 있는 기준을 공유하여 그 중 네 가지를 스스로 고르도록 하였습니다.
교사는 발표 주제를 고려하여
- 제안한 한글 사용 실천 방법의 실현 가능성
을 제시하였고, 다른 어린이들은
- 발표 태도
- 근거의 적절성
- 자료의 신뢰성
등의 기준을 제시하여 주었습니다. (몇 가지 더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이 중 네 가지를 골라 평가표를 작성하도록 하였습니다.
발표는 전체 네 모둠 중에서 세 모둠만 수행하였습니다. 한 모둠의 어린이가 현장체험학습 중이라 발표를 다음 시간으로 미루었습니다. 그런데도 시간이 거의 두 시간 가까이 흘러갔습니다.
첫 모둠은, '줄임말 사용,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발표를 수행하였습니다.
- 줄임말은 무엇인가
- 줄임말의 단점
- 줄임말의 장점
- 줄임말의 사용 실태
- 줄임말을 사용하는 이유
- 우리는 줄임말을 어떻게 사용할까
의 목차로 진행되었습니다. 발표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활용한 어린이들도 있고, 목소리로만 발표한 어린이들도 있었으며, 동영상 자료나 사진 자료를 제시한 어린이들도 있었고 아닌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근거를 제시한 어린이들도 있었고, 근거보다는 주장하는 글에 가깝게 발표를 이어간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이 모둠은, 다양한 줄임말의 사례와 사용 사례를 함께 제시하며,
- 대화에 줄임말을 적절히 섞어서 사용하자
- 모르는 사람에게 친절히 설명해 주자
- 나쁜 의미가 섞인 줄임말은 지양하자
를 제안 - 마지막 발표한 어린이의 생각인지 모둠 전체의 생각인지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 하였습니다. 나름 초등학생들이 제안할만한 적절한 내용이라고 교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발표 후, 교사는 모둠 발표 목차를,
- 줄임말은 무엇인가
- 줄임말의 사용 실태
- 줄임말을 사용하는 이유
- 줄임말의 단점
- 줄임말의 장점
- 우리는 줄임말을 어떻게 사용할까
로 바꾸면 좋겠다고 제안하였습니다. 아직까지 일목요연한 목차를 정하는 것은 그렇게 쉬워 보이지 않지만, 이와 같은 식으로 안내하면 조금 더 나은 목차를 정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모둠은, 우리 언어 생활 전반에 대한 주제로 발표를 수행하였습니다.
- 언어생활의 특징
- 언어생활의 사례
- 언어생활의 단점과 장점
- 바람직한 한글 사용을 해야하는 까닭
- 바람직한 한글 사용의 방법
이 모둠 어린이들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한 명도 활용하지 않았고, 교사가 제시한 주제를 러프하게 받아들인 덕에 발표의 내용도 명쾌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다섯 번째 친구와 여섯 번째 친구가 같은 내용을 다루는 발표를 준비한 까닭에 마지막 친구는 결국 '다시 발표 준비를 하겠다'며 발표를 하지 않아 버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교사는 모둠 발표를 배워가는 중이라 너무 빡빡하게 굴지 않으려고 하였는데, 어린이가 계속 다음에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발표를 시작하지 않은 터라, 결국 어린이의 뜻을 수용하여 주었습니다. 결국 발표는 마무리되지 않은 채 끝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모둠은 건너뛰고, 네 번째 모둠이 발표를 이어 갔습니다. 비속어 사용이 끼치는 영향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였고,
- 비속어의 문제점
- 비속어는 무엇인가
- 비속어를 쓰는 이유
-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기 위한 제안
- 비속어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의 순으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한 어린이들도 있었고, 목소리로만 발표한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동영상 자료를 준비한 어린이들도 있었고, 다양한 자료를 참고하였음을 드러내는 발표를 준비한 어린이들도 있었으며, 자신의 생각으로만 발표한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이 모둠 같은 경우에도, 준비한 목차를,
- 비속어가 무엇인가
- 비속어를 쓰는 이유
- 비속어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 비속어의 문제점
-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기 위한 제안
으로 바꾸면 좋겠다는 제안을 건네었습니다.
발표를 마친 후 교사는,
- 다음에는 반드시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준비하여 발표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 프레젠테이션에 텍스트를 덕지덕지 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 발표 개요를 모둠원이 함께 확실하게 정한 후, 발표 목차를 나누어 각자 준비하면 좋겠다
는 안내를 하였습니다. 확실히 목소리로만 발표할 경우 발표 내용에 대한 집중력이 분산되는 부분이 있어서, 굳이 프레젠테이션 도구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발표 내용을 화면으로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안내를 하였습니다.
미리 하나하나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오히려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발표 준비하고 발표를 들어보면서 조금씩 교정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조금씩 안내하고 짚어가면서, 시간을 두고 좋은 협력, 좋은 발표자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20차시, 배움 정리 - 교실 배움
첫 주제인 [우리 말글, 한글]의 배움 정리 시간을 가졌습니다. 글도 읽었고, 조사 발표도 하였고, 토의·토론도 하였으며, 모둠 제안도 하였고, 주장하는 글쓰기도 수행한 다사다난했던 첫 주제. 마지막 시간을 어떤 이야기로 마무리할까 하다가, 훈민정음 해례본 이야기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 이 책이 발견되기 전까지 한글 창제에 대한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을 기반으로 한 기록물, 용비어천가·월인천강지곡·석보상절 등의 한글 작품들, 민간에서 활용한 많은 한글 서신 등을 토대로 추론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록에는 세종대왕이 창제하였다고 나와있지만, 그 기원에 대해서는 분분할 수 밖에 없었으며, 아무래도 왕의 업적이 과대평가되었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1940년 안동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면서 일거에 이러한 의혹들이 다 사그라들게 되었고, 지금은 세종대왕 단독 창제로 의견이 굳어지는 듯 합니다. 해례본은 세종대왕이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말을 글로 표현할 엄두를 내었는지 드러내는 명확한 문서입니다.
이러한 해례본이 하마터면 국내에서 연구되지 못할 뻔한 일도 유명합니다. 처음 해례본이 발견된 후, 이를 사겠다고 나선 이들은 다 일본인들이었습니다. 식민치하이기도 했거니와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들고 나설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형필 선생을 제외하면. 결국 오버페이를 마다 않았던 전형필 선생의 손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들어오게 되었고, 지금도 해례본은 간송미술관의 가장 가치있는 소장품 중 하나입니다. 만에 하나라도 일본인에게 해례본이 넘어갔다면? 지금도 우리는 한글의 기원을 만주로부터 추론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해례본과 관련된 어처구니 없는 일을 또 하나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8년, 우연히 구한 고서적을 묶음도 풀어보지 않은 채 보관하고 있던 고서적상 조씨는, 어느 날 지인인 배씨가 다녀간 이후에 고서적 한 묶음이 풀려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의아하게 생각하던 찰나에, 배씨가 세상에 '훈민정음 해례본' 한 부를 자신이 또 발견하였다고 발표하는 것을 들으면서 자신이 해례본을 도난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한 법정 다툼이 계속 되었고, 결국 조씨는 대법원으로부터 소유권을 인정받았지만, '건드리면 모두 불태워버리겠다!'는 배씨의 강짜에 돌려받지 못한 채 실물없는 훈민정음 기증식을 끝으로 사망하고 맙니다.
아직도 배씨는 '천 억을 주면 팔겠다' 같은 소리를 하면서 훈민정음 상주본에 대한 권리없이 이를 점유하고 있는 상태인데, 2015년에 자택에 화재를 겪으면서 손상된 듯한 상주본 낱장 사진을 언론에 공개하여 그 참담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발견 당시에는 간송본보다 더 좋은 상태로 조선 시대 연구자의 주석까지 첨부되어 있어 많은 학자들의 기대를 드높였으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글을 둘러싼 여러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더 많으니, 앞으로도 한글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단원의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교사로부터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메시지 중에, 지식보다는 확연하게 스토리가 더 좋은 반응을 내비춥니다. 어린이들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오버페이한 전형필 선생의 이야기에 놀라움을 표현하다가, 이를 권리없이 꽁꽁 감추고 자신의 사유물로 삼은 배씨의 이야기에는 분노의 목소리를 표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굳이 교사가 교훈을 담은 마무리를 짓지 않아도 좋습니다. 적절히 절제된 스토리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린이들에게 자발성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자주 쓸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꽁꽁 싸매어 둔 채 아낄 일도 아닙니다. '가장 좋은 콘텐츠는 교사 자신이다.' 교사로부터 나가는 스토리들이 어린이들에게 좋은 자극이 된다면 좋을 일입니다.
재량휴업 기간 중 과제를 부여하였습니다. 지난 번 모둠 발표한 '언어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바람직한 한글 사용 실천 방법 제안하기'에 대하여 글쓰기 과제를 부여하였습니다. 일전에도 두드린 바 있는, '어린이 생각集' 수록을 탐색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어린이들의 발표 내용을 간추려 보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과제 제출율이 지지부진한데, 주말이 되면 바짝 올라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출은 구글 독스로 받아볼 생각인데, 혹시 몰라 '꼭 백업을 받아두라'는 말을 건넨 바 있습니다. 위두랑에 모둠 편성하여 문서 주소를 공유하였으니, 다른 모둠원이 들어와서 볼리 없는 부분이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