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교실 보드게임 후기] 02. Der Große Dalmuti
Der Große Dalmuti
3월 20일 화요일 2교시, 원래의 계획과는 다르게 한 주 앞서 Der Große Dalmuti 달무티를 소개해 주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Love Letter 러브레터에 많이 몰두하지 못하더군요. 한 주도 안 되었는데 어떤 아이들의 입에서는 벌써 '질린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지난 네 번의 담임 생활동안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을 소개하였을 때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로 예정되어있던 두 번째 보드게임 소개 시간을 조금 당겨서 진행하였습니다. 아울러, 함께 진행하려고 했던 하루 10분 - 지금 근무하는 학교는 중간놀이시간이 25분이라서 하루 25분 - 쉬는 시간 보드게임 소개도 한 주 당겨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학생들의 플레이 모습.
게임을 소개해 주었는데, 생각보다 조금 당혹스러운 반응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의 몰입도가 떨어지더군요. 보통 달무티는 굉장히 강력한 반응을 불러일으킵니다. 세금 제도가 있어서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데다가, 순위 요소도 있어서 등수에 대한 아이들의 선호를 자극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카드를 버리되 두뇌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부분이 아이들이 게임을 흥미롭게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죠.
그런데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아, 처음에는 당황하였습니다.
그런데, 결국 깨닫게 된 부분은, 아이들이 다채로운 플레이의 양상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카드를 버릴 때, 그냥 있는 카드를 버리는 것이 아닌, 경우에 따라 버릴 수 있는 카드도 버리지 않고 지켜야하며, 카드를 버리는 순서도 나름대로 계산해서 진행해야하는게 달무티 보드게임의 묘미입니다. 묘미를 모르면, 그 맛이 조금 덜하게 느껴지고, 두 번 세 번 손이 가지 않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죠.
그래서 어느 날 점심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고 한 게임 하면서 게임의 묘미를 몸소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담임 교사의 오버액션은 덤. 결국 보드게임 놀이는 누군가와 함께 하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인데. 학교에서의 놀이는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신나는건데. 담임 교사가 신나고 재미있는 것까지 보여주면, 아이들은 덩달아 신나고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필요할 때는 필요한 얼굴로 아이들에게 해 주어야 할 말을 해 줄 수 있는 마음가짐도 잃지 않아야겠지만 말이죠. 어쨌든.
오늘 점심 시간에는 세 무리가 달무티 보드게임을 즐겼습니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는 러브레터도 돌아가고, 아이들이 가지고 온 보드게임도 돌아가고 말이죠.
여담이지만, 올해 맡은 아이들은 보드게임을 이미 접해본 아이들이 꽤 있었습니다. 아이 하나는, 집에 소장하고 있는 벼룩서커스 신판에, 스플렌더, 미니빌까지 가지고 와서 다른 아이들에게 알려주면서 플레이하였습니다. 스플렌더나 미니빌이야 아이가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보드게임이지만, 벼룩서커스 신판은 아이가 스스로 탐색하기 어려운 보드게임인데, 아마 부모님 중에 한 분이 보드게이머이실 가능성도 있겠구나 싶더군요.
아래는 배움일지에 기록한 학생들의 활동 소감.
아이들에게 그저 보드게임만 가르쳐주는 것에서 끝나면 안되고, 담임 교사가 신나고 재미나게 즐기는 모습까지 보여주어야 아이들의 놀이가 조금 더 완성도를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