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등단기 #5. '내가 작가가 되다니'
‘내가 작가가 되다니’
우리 반 서*이가 쓴 수필 제목이다.
5월쯤인가.
이번에도 역시 몽당분필 이민영에게서 연락이 왔다.(올해 너무 감사)
6월 국제도서전 이벤트 중에 청소년 작가 프로젝트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에스프레소북 블로그에 접속해 신청서를 제출했다.
며칠 후,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렇게 우리 반 첫 수필집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수필집을 만들고 수령하는 과정은 이러했다.
1. 에스프레소북에 신청서를 보낸다.
2. 참가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는다.
3. ‘하루북’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는다.
4. ‘쓰기’ 탭을 눌러 아이들 글을 붙여넣는다.(클래스 123에 수필을 제출했기에 가능했다.)
5. 제목, 글쓴이, 본문, 사진 등을 편집한다.
6. ‘서재’ 탭에서 책 만들기를 시작한다.
7. 이벤트 코드를 넣고 책을 주문한다.
8. 국제도서전을 사전에 신청한다.(무료 입장을 위해서)
9. 국제도서전 에스프레소북을 찾아가 책을 수령한다.
아이들에게 이 과정을 간단히 소개했다.
국제도서전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하며, 그곳에 우리 수필집이 전시될 거라고 이야기했다.
아이들이 신기해했다.
자기들 글이 코엑스에 전시된다는 게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책 찾으러 같이 가겠냐고 물었더니 제법 많은 아이들이 손을 들었다.
원래는 6월 19일 수요일에 아이들 9명 정도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
사전 신청도 그 날로 해두었다.
그런데 학교 행사가 겹쳐서 참석하지 못 했다.
다른 날 가려고 하니 티켓을 사야했다.
혼자 가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천 개의 바람’ 출판사에서 도움을 주셨다.
아이들을 데리고 갈 수 있는 많은 수의 티켓을 학교로 보내주셨다.(정말 감사합니다.)
6월 22일 토요일.
2시에 아이들과 학교 정문에서 만났다.
정릉역을 출발해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고서야 삼성역 코엑스에 도착했다.
1시간은 족히 걸릴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가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이들은 주말에 선생님, 친구들과 머나먼 코엑스까지 가는 게 좋았는지 잔뜩 들떠있었다.
B홀로 입장한 우리는 곧장 우리 책을 찾아 나섰다.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에스프레소북 부스가 있었다.
드디어!!
우리 반 수필집을 찾았고, 우리는 다같이 환호성을 질렀다.
아이들은 다들 자기 글이 어떻게 실렸는지 보고 싶은 눈치였다.
우리 반 단체 사진을 찍은 후에, 자기 글을 실은 페이지를 펴서 개인 사진을 찍었다.
3시쯤에 입장한 우리는 4시 반에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예나 지금이나 책 사는데 돈 안 아끼는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용돈을 제법 두둑이 주신 모양이었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흩어져 책을 구경하고, 사고 싶은 책을 사겠다고 했다.
나도 아이들이 가는 것을 보고 도서전을 구경했다.
출판사 부스가 아닌데 책을 팔고 있어서 뭔가 봤더니 독립 출판한 책을 모아놓은 곳이었다.
이곳저곳 구경하며, 내가 읽은 책을 보면 반가워 한 번 들춰보고,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이 보이면 그 자리에 잠시 머물렀다.
여러 가지가 신기했는데...
첫째, 성심당에서 책을 만든다고 했다.
빵만 만드는 줄 알았는데 말이다.
둘째, 요리책만 따로 모아놓은 코너가 있었다.
요즘 요리가 대세긴 대세인 것 같았다.
셋째, 우리나라에 출판사가 엄청 많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나 유명한 출판사에 사람이 몰려 있었다.
조금 안타까웠다.
도서전이라 아이들이 지루해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약속한 시각에 만난 아이들은 더 있고 싶다고 아우성이었다.
14명 중 한 10명 정도 아이가 손에 책을 들고 있었다.
그 중엔 만화책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책을 조금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 반 1번부터 우리 책을 집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책을 읽으신 부모님께 한 말씀 받아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이들은 친구들이 글을 너무 잘 쓴다며 놀랐다.
그리고 이 책을 꼭 한 권 갖고 싶다고 했다.
그건 추후에 출판사와 이야기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쓴 후기를 몇 개 공유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보며 친구들이 느꼈던 감정, 느낌들이 머릿속에 콕콕 박히는 기분이었다. 수필을 너무 재밌게 봤다. 세상에 단 하나뿐이어서 더 특별한 것 같다." (강시*)
"내가 작가가 되다니!!!
내가 책을 썼다. 참 신기하다. 나는 책을 별로 안 좋아해서 글 쓰는 것도 싫어한다. 글도 잘 못 쓴다. 이런 내가 책을 썼다는 게 신기하다."(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