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6부장 #3. 제주 수학여행 A to Z_1
6학년 부장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저는 수학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름이 소규모 테마형 교육여행으로 바뀌었지만, 너무 길기 때문에 그냥 수학여행이라 하겠습니다.
올해로 6학년 담임 8년 차, 6학년 부장은 4년 차입니다.
그러니까 별다른 생각 없이 부장님 따라 수학여행을 다닌 건 총 네 번입니다.
첫해 경주 수학여행 때는 답사갈 사람을 찾으시길래 경주로 나들이 간다 생각하고 부장님을 따라나섰습니다.
2013년에 처음으로 제주도를 가게 되었을 때, 부장님이 동학년 모두 같이 답사를 갔으면 하시길래 엠티 가는 기분으로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답사도, 수학여행도, 버스 타고 내리고, 아이들 관리하고 쫓아다니는 게 고되지만 즐겁기도 했습니다.
2016년, 처음으로 6학년 부장을 하게 되면서 지난날을 반성했습니다.
수학여행 답사를 나들이 간다고 좋아하고, 수학여행 때면 괜히 들떠서 옷 사던 제 모습을 말입니다.
부장인 저에게 수학여행은 더 이상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수련회, 수학여행 가시는 모든 선생님들 힘드시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건 아니에요. 제가 너무 철이 없었어요.)
작년 제주도 수학여행 관련 기안문을 정리하고 보니 이렇게 된다는 걸 저도 이제야 알았습니다.
3월에 수요조사, 4월에 활성화위원회, 5월에 답사, 6월에 입찰공고...
1년 내내 할 일이 있습니다.
표에는 빠졌지만 9월에 2차 답사도 있었습니다.
수학여행 실시 전 60일 이내 답사를 다녀와야 하는 규정 때문입니다.
그 답사는 교감 선생님께서 다녀오셨습니다.
수학여행 업무 관련 규정 및 진행 절차는 매해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자료집에 잘 나와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활성화위원회에서 어머니들이 체험 위주 활동을 진행하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렇게 동선을 짜보았습니다.
제주도 수학여행은 서귀포 숙소를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 나눠서 짜면 좋습니다.
서쪽에는 용머리 해안과 더마파크가 있고, 동쪽에는 일출봉과 제주 레일바이크가 있습니다.
답사는 1박2일 밖에 지원되지 않아서 전체 다 둘러보지 못하고, 레일바이크는 온라인 답사로 대체했습니다.
안심수학여행 서비스를 신청하면 제주도에서 안전 점검을 실시한 후 결과를 학교로 보내줍니다.
수학여행 실시하기 50일 전까지 제출하라고 하니 미리 공문을 보내면 수월하게 안전점검을 마칠 수 있습니다.
답사는 2명까지 학교에서 지원을 해줍니다.
저는 혼자 다녀왔습니다.
제주도 왕복 비행기표와 하루에 식비 20,000원, 숙박비 50,000원, 렌트비와 렌트카 주유비가 지원되었습니다.
식비와 숙박비는 사비를 보태서 지출했습니다.
제주도 숙소 답사는 월드컵 경기장 근처에 모여있는 호텔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빠레브, 라마다 호텔 등이 거기에 있습니다.
저도 그곳을 참고해서 입찰 공고를 냈고, 비슷한 급 호텔로 선정되었습니다.
요즘은 학생 단체도 주로 호텔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호텔은 깨끗해서 아이들 만족도가 높지만, 2~3명씩 방을 쓰기 때문에 관리가 힘듭니다.
‘사고야 나지마라.’ 기도하며 계속 돌아보고 관리하는 게 참 힘들었습니다.
2016, 2017년은 강원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강원도는 비행기를 타지 않기 때문에 조금 늦게 업무를 시작해도 됩니다.
저는 6월 말에 사전답사를 다녀왔는데, 입찰공고 내고 수정하다 보니 결국 ‘긴급’이 되어 일 처리가 힘들었습니다.
수학여행 업무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해나가야 닥쳐서 허둥대지 않습니다.
올해 우리 학교는 수학여행이 없어져서 참 다행인데,
수학여행 가시는, 특히나 제주도로 수학여행 가시는 전국의 6학년 선생님과 부장님들 지금부터 꼼꼼히 챙기셔서 즐겁고 안전하게 다녀오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