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살림]#6. 경험한 일을 정지 장면으로 표현하고 "상어 가족" 노래로 나누어요.
타블로 - 그대로 멈춰라!
밤톨이반에서는 교육연극을 틈나는 대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실감나게, 재미있게, 이해하기 쉽게 수업을 할 수 있는 방법들 중,
제 스타일에도 맞고, 아이들의 흥미가 높아
교실 분위기를 생생하게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특히 <타블로Tableau> 기법을 자주 활용하고 있습니다.
<타블로>는 사전적 의미로 "인상적 장면", 즉 정지 동작으로 가장 핵심적인 장면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연습이 필요없으면서도 표현하는 아이들도, 지켜보는 아이들도 모두 좋아하는 방법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주제를 주고, 사진이나 얼음, 조각상으로 표현해 보자고 하면 바로 이해합니다.
정지 동작을 나타낼 때 각각 의미가 조금 다른 면이 있어 제 나름대로 구분하여 안내하고 있습니다.
▶ 사진찍기 : 하나, 둘, 셋, 찰칵!
교사가 하나, 둘, 셋, 찰칵! 소리를 하면 즉시 멈춰야 합니다.
무대로 올 때까지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 허용됩니다. 보통 아이들은 흥분되어 이미 소리/대사를 하며 동작을 하면서 무대로 등장하지요. 물론 이 때 아무 말 없이 등장하는 아이들은 십중팔구 사물입니다. 나무라든가, 바위라든가.
사진으로 설명하면 좋은 점 중 하나는 장면을 탐색할 때 동영상으로 재생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 얼음 : 얼음! 땡~
무대로 나와 바로 정지 동작을 합니다. 연속 동작을 노출함으로써 사전 정보를 주지 않고 싶을 때, 신신당부를 합니다. "절대, 절대! 절대로!! 동작을 하면서 나오면 안 됩니다." '사진'이 익숙해지면 굳이 얼음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 조각상
사진과 비슷하게 정지해 있지만, 조각상은 '만든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차이가 있겠지요. <찰흙과 조각가>활동을 할 때처럼 조각상은 찰흙처럼 가소성이 있어 조정 가능하며, 자신을 내려놓고 상대의 의도를 찾으며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실, 저만의 큐 사인(시작 신호)과 액션 신호를 입에 쫙쫙 붙고 마음에 쏙 드는 것으로 정하지 못한 것도 혼용하고 있는 숨은 이유입니다.
3년 전에 들었던 교육연극연구회 연수에서 여러 선생님들이 개성있는 신호를 쓰시더라구요. 올 여름 서울초등교육연극연구회 연수에서 강의하시는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레디, 액션!' 대신 '스탠바이~ 큐'를 외치는 이유, ☞'스탠바이 큐'의 큐 사인 과 같은 글을 읽으면 잘 골라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 외려 더 한 가지로 결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 레디~ 액션! 슬레이트를 치거나, 모두 손을 쭉 뻗어 손뼉을 치며 입모아 레디~ 액션!
모두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표현을 합니다. 굳어 있던 몸이 얼마나 답답했던지, 동작도 크고, 동선도 시원시원하게 이동하곤 하지요. 대사도 서로 이어갑니다.
▶ 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큐!
소리나 대사는 하지 않고 동작만 연속적으로 보여줍니다. 장면에 대한 이해가 잘 안 될 때 힌트 단계로 활용해도 좋지요.
▶ 땡! 요정봉을 사용하거나 손으로 터치하며 땡!
움직이지 않고 소리만 냅니다. 얼음에서 막 녹기 시작해서, 입만 풀렸다고 안내합니다.
소리를 내라고 하면 아이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입니다. 대사를 하거나, 가지고 있는 물건의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사가 마땅치 않으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요.
그럴 때는, 마음 속 생각을 말로 표현해 보라고 하면 훨씬 자연스럽게 표현합니다.
열한 살의 여름, 사진 한 장을 남겨 보자.
"열한 살의 여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표현해 봅시다. 다녀온 곳, 먹은 것, 한 일, 본 것, 만난 사람 등 무엇이든 좋아요."
교육연극을 하겠다고 하니 벌써 아이들의 엉덩이는 들썩들썩 합니다.
경험한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떠올려 본 다음 모둠 친구와 함께 이야기하고, 친구들과 힘을 합쳐 정지 장면으로 확인합니다.
직접 정지 동작을 한 채로 진행해도 물론 즐겁지만, 반 전체 친구들이 맞출 수 있도록 사진으로 찍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사진은 같은 모둠에서 찍어 주거나 옆 모둠 아이들이 여유가 있을 때 찍어 줍니다.
찍은 사진은 클래스팅에 올리거나, 선생님에게 문자로 보냅니다.
화면에 사진을 띄워 두고, 모둠 순서를 정하고 나면 밤톨이들은 주인공, 주제를 찾습니다.
책장에 기대어 있는 ㅈㅁ이의 정체가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액션!을 해도 그대로, 땡!을 해도 그대로.
친구들이 쉬는 사람? 벽? 기둥? 이것 저것 말해보지만 다 아니라며 눈을 깜빡이는 ㅈㅁ이.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수영장의 사다리였습니다.
이처럼 독특하게 표현을 한 친구, 모둠에게는 폭풍 칭찬을 아낌없이 줍니다.
<상어 가족> 음악으로 표현해 볼까요?
달리쌤의 ☞개학식 노래로 맞이하기 수업(feat. 상어 가족)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아이들이 쉽게 익히고 가사가 반복되는 핑크퐁의 <상어 가족> 노래는 수능 금지곡으로...
점심 시간 등 여유시간에 ☞상어 가족 원곡 듣기를 여러 버전으로 미리 하면 금방 익숙해 집니다.
저는 국악 버전을 제일 좋아합니다. 아으기 사응허! 뚜후루르뜨릇 귀여훈! 뚜후루르뜨릇
각 모둠에 카드를 한 사람당 4장씩 줍니다.
여기에 자신의 경험에 대한 답을 미리 쓰고, 아이들이 답을 맞추면 칠판에 붙입니다.
그리고 반 전체 아이들이 상어 가족 노래를 불러 주는 것이죠.
참고로 상어 가족 노래를 부를 때 반복되는 후렴구인 "뚜루루뚜루"를 이어서 부르면 호흡곤란
숨이 차서 안 부르는 아이들이 늘어나므로 메기는 부분과 받는 부분을 나누어 부를 수 있도록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 숨막혔는데 살았다 신난다 오예! 를 함께 하면 더욱 신나지요.
혹시 혼났다, 죽을뻔했다 등 부정적으로 끝났다면 "어머!"로 고쳐 부르기로 합니다.
세 어절로 3음절 가사를 만드는데 4학년 학생들이 의외로 어려워합니다.
"선생님/머리를/단발로/잘랐어" 가사를 적어 놓고,
"미현이/경포대/바다가/좋았어", "혜주는/매일매일/학원에/갔다네" 예를 들어 주고,
그래도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직접 자리로 가서 함께 가사를 만들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인디스쿨 소금쟁이 선생님의 미술 수업, "선글라스 속 여름 꾸미기"로 하루를 마쳤습니다.
연극, 음악, 국어, 미술 수업이 이어져 아이들마다 다른 재능들을 펼칠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타블로 기법과 <상어 가족> 노래로 정리하기 활동,
생생하게 살아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저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