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살림] #4. 2학기를 맞아 쑥 커온 아이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에듀콜라 집필진으로 보낸 첫 학기는 의욕과 달리 꾸준함에 대한 반성이 남습니다.
돌쟁이 아기와의 수면, 야심차지만 기복이 있는 수업 준비, 주말 영재 수업 등의 물리적인 어려움과
다양한 관심사에 대한 교통정리, 공개적인 글을 쓰는 데 대한 부담, 높은 기대와 짝꿍처럼 따르는 자괴감 등 심리적인 어려움으로
월요일 정기적인 집필의 원칙을 지켜오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2학기 밤톨이반 이야기, 수업 이야기, 일상과 리뷰, 온갖 이야기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나누려고 합니다.
교육에 대해 각자의 시선으로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을 뚜벅뚜벅 채워가겠습니다.
반가운 낯섦
여름 방학을 마치고 온 교실에는 반가운 낯섦이 차 있습니다.
아이들은 한 달 만에도 쑥 자라서, 내가 알던 아이가 맞나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됩니다. "어머, 키가 이렇게 컸니? 몰라 볼 뻔했어."
저 역시 긴 머리를 자르고 단발머리로 갔더니, “우리 반 선생님 아닌 줄 알았어요!” 하기도 하네요. 오랜만에 만나 저를 보는 눈빛도 살짝 데면데면합니다.
학교에 오면 제 근처로 다가와서 몸인사를 하곤 했는데, 그새 잊었는지 자리에 가서 앉고 선생님 쪽을 슬쩍슬쩍 쳐다만 보는 아이들도 있네요.
2학기 첫 아침을 어떻게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모든 친구와 만나 인사하고 나서 자리에 앉읍시다.”라고 칠판에 쓰기 시작했습니다.
일찍 온 아이들이 모둠 아이들 몇몇과 인사하고 의자에 앉으려고 하기에 “모든” 아이들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더니 속속 도착하는 아이들 자리 주변에 얼른 인사하고, 55분이 넘어서 도착한 아이들에게는 한 바퀴 돌아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악수를 하고 나니 어느새 어색함을 훌훌 털어버리는 모습입니다.
이제 여름 방학은 안녕이란다
방송 보고 메모하기
1교시 개학식 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반은 방송을 들으며 중요한 내용을 적고, 전체적으로 확인합니다. 이번 학교 소식은 테니스장 바닥 공사, 소방시설 공사 중이니 조심하라는 것이네요.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고 중요한 것을 적으며 방송을 보고, 짧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방송을 듣거나, 영상을 보며 메모하기를 가르칠 때 선생님의 시범으로 비계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오랜만이라 제가 함께 적고 빈 칸을 남겨 둡니다. 밤톨이 두 명이 지각해서 전화 연락을 하는지라 일부분은 적지 못했는데 제가 놓치는 것은 다른 아이들이 보충해 줍니다.
과제 내기
사실 아침부터 아이들이 "언제 내요?" "언제 걷어요?" "지금 낼까요?" "어디에 내요?" 계속 물었던 과제를 걷었습니다. 아침에 바로 내게 하면 좋다는 것을 아는데 어이하여 제 학습바구니는 늘 뭔가 담겨 있는 걸까요. 바구니로 제출할 자리를 마련해 주고 한 번에 내도록 합니다. 주제일기, 독서기록장, 탐구 과제 그리고 구청에서 제시한 안전일기장을 냅니다.
나의 방학그래프 그리기
참쌤스쿨에서 나눔해 주신 권희정 예비선생님의 감정온도계 방학그래프를 활용하였습니다. 원 활동지에는 없었지만, 4학년 2학기에 꺾은선 그래프를 배우게 되므로 시간의 흐름을 강조하여 맛보기를 하기로 합니다. 긍정/부정적 사건 네 가지를 정하고, 일어난 시간 순서대로 점을 찍고 멋지게 이어 줍니다. 뒷면에는 나승빈 선생님의 자기체크리스트, 김차명 선생님의 문장완성 활동지를 넣었습니다. 양면인쇄로 지구를 사랑하는 작은 마음을 표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