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추천, 하나] 루빈스타인은 참 예뻐요: 편견과 고정관념에 대한 이야기
펩 몬세라트의 <루빈스타인은 참 예뻐요>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입니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도입부, 다소 충격적인 반전,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하는 따뜻한 결말이 참 아름답거든요.
그림책 속 루빈스타인은 아름다운 여성입니다. 보석처럼 빛나는 눈, 오똑한 코, 가느다란 발목. 하지만 그 누구도 루빈스타인이 아름다운지 몰라요. 왜냐하면 루빈스타인은 '수염난 여성'이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은 루빈스타인의 수염에만 집중할 뿐 그녀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그런 그녀에게 '파블로프'라는 남성이 다가옵니다. 파블로프는 그녀의 수염이 아닌 보석 같은 눈, 오똑한 코, 가느다란 발목을 바라볼 줄 아는 남자예요. 파블로프 역시 코끼리 코를 가진 아주 특이한 남자였거든요. 같은 상황에 놓인, 그래서 더욱 편견 없이 서로를 바라본 그들은 곧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특이한 점'만 바라보고 손가락질 할 때, 루빈스타인과 파블로프는 서로의 '아름다운 점'만 바라본거죠. 저는 3월 첫 날, 또는 아이들의 사이가 안 좋아질 무렵 꼭 이 그림책을 펼쳐 들어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려고 노력하죠.
"어때요? 재미있게 잘 들었나요?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맞아요. 루빈스타인은 참 예쁜 친구지만
수염이 났다는 이유로
아무도 예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모두 루빈스타인의 수염만 보고,
수염에만 집중하기 때문이지요.
혹시 여러분도 그렇지는 않았나요?
친구의 착한 행동, 예쁜 마음 대신
나와 다른 친구의 모습을 보고
손가락질 하지는 않았나요?
얼굴도, 몸도, 마음도요.
루빈스타인의 수염처럼, 파블로프의 코끼리 코처럼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여러 특징들이 하나씩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달라서 아름답습니다.
우리는 서로 달라서 행복할 수 있어요.
루빈스타인의 예쁜 눈을 이해하는 파블로프처럼,
파블로프의 따뜻한 마음을 받아주는 루빈스타인처럼
서로 다른 우리가 존중하고, 이해할 때에
우리 반도 더 행복해 질 수 있어요.
우리 함께 서로의 예쁘고 좋은 점을
더 많이 바라보는 행복한 학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루빈스타인은 참 예뻐요>는 루빈스타인의 수염만 바라보는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 않아요. 그 대신 루빈스타인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아차린 파블로프의 따뜻한 시선을 강조하죠. 서로의 매력을 아는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함께 손을 잡았고, 오래오래 공원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여전히 세상은 그들의 아름답고 멋진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요.
외롭고 힘들 때, 누구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가장 필요한 건 어쩌면 단 한 사람의 위로와 편견 없는 시선이라는 걸 <루빈스타인은 참 예뻐요>는 그 제목만큼이나 '참 예쁘게' 이야기 해 주고 있답니다.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어느새 '꼰대'가 되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은 그래서 더욱 가슴에 와 닿습니다.
"특별한 매력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