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궁금해 한 승진제도의 모든 것(4): 승진의 지름길 '교육전문직'
승진의 길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농진과 벽지를 돌고 돌며 소수점 점수 하나씩 차곡차곡 모으는 방법이 있다.
대다수의 교사들이 한 번씩은 도전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교육전문직의 길.
사실 교육전문직은 교사에서 전문직으로 ‘전직’하는 것이다.
교육전문직은 많은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장학사’ 또는 ‘연구사’를 칭한다.
장학사는 각 지역 교육지원청이나 도교육청에 들어가 행정적 업무를 총괄한다.
‘수업하는 삶’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업무와 생활 패턴을 강요받게 되는 것이니,
결코 쉽다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요즘 같이 민원 많은 시대엔 더더욱 그렇다.
연구사는 각 지역 연수원이나 연구원에 근무하는 전문직이다.
이 또한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현장의 요구를 받아 뒤처지 않는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고안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진을 꿈꾸는 많은 이들이 교육전문직을 원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전문직이 되는 순간 승진은 따논 당상이기 때문이다.
7년 정도 전문직 업무를 수행하고 나면 대부분 교감으로 학교 현장 일선에 복귀하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이므로, 전문직에 합격했다고 한다면 “승진을 했다”고 축하를 받는다.
물론 몇몇은 장학관 시험을 치러 교육장, 직속기관장으로 특별한 승진을 하기도 한다.
게다가 일반 승진은 20년 이상의 근무경력을 필요로 하는데 반해,
전문직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12년~15년 정도로만 요구하고 있다.
근무경력이 다소 부족해도 전문직 시험만 통과한다면, 승진길은 탄탄대로가 된다.
전문직을 승진의 지름길로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교육부 전문직의 경우에는 교육경력 5년 이상만 되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물론 지역에서 추천을 올릴 때에 여러 가지 거름장치를 해 놓아 실제로 5년이 되었다고
교육부 전문직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교육부에 30대 후반의 장학사 및 연구사들이 꽤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특히 교육부 전문직은 일선에 복귀할 때, 바로 교장 자격을 얻게 되기 때문에
승진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길이기도 하다.
물론, 업무강도는 상상 그 이상의 것이 되겠지만.
과거 장학사들이 ‘장학지도’라는 미명하에 학교 현장에서 ‘섬기는 대상’으로 군림했다면,
최근의 전문직들은 교직의 동반자이자 지원자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승진의 지름길인 동시에 막강한 책임감과 의무 역시 동시에 짊어져야 하는 것이
바로 전문직의 삶이다. 승진만을 목표로만 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걸어서는 안 되는 길임을
다시 한 번 이야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