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콜라가 찾아간 티처토크 [노래로 하나되는 한쌤의 교실이야기]
<본 관람기는 본인의 시각에서 본인의 기억으로만 진행이 됩니다. 실제 상황과는 다소 다를 수도 있어요.>
어느날 티처토크라는 걸 한다는 광고글을 봤다.
'티처토크가 뭐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출연진을 봤다.
MC는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자타공인 언어의 마술사 안태일 선생님
첫회 게스트는 아카펠라로 유명한 한승모 선생님이셨다.
이런 걸 놓치기 싫어서 바로 신청을 하고 당일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찾아간 티처토크.
그 길은 쉽지는 않았다... 같은 곳을 계속 빙빙빙...
겨우 같은 곳을 여러번 돌다 보니 위치를 찾았다. 너무나 배너가 반가웠다.
엘레베이터를 타는데도 붙어있어서 무언가 보기 좋았다.(다만 몇층인지도 크게 보였다면 더 좋았지 싶다.)
티처토크 장소로 들어가니 아담한 곳이었고
요런 모습을 보며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했다.
어느 토크나 그렇듯 자기소개부터 시작이 되었다.
한승모 선생님은 강원도 인제에 근무하시며 5학년 담임. 현재 경력은 14년차. 그동안 주로 고학년 아이들과 노래부르는 교실을 많이 꾸며왔고 음악+문화예술+교과서집필+원격연수 등 많은 일들을 하셨다.
안태일쌤 : 아니.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데 학교 업무는 없어요?
한승모쌤 : 아.. 학교업무요? 예술업무(주로 음악과 관련된 것), 통일교육, 학습준비물 이런 것들을 하지요.
이 다음 많은 토크는 방청객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1. 아이들과 안맞아요.
안태일선생님이 앞에 있는 여자 선생님에게 물어봤다.
"올해 교실은 지금까지 어떻게 성공적인가요? 실패적인가요?"
여선생님은 아이들과 안맞아서 적응하기 어렵고 현재도 적응중이라 한다. 무엇이 그리 안맞냐 물어보니 아이들이 산만해서 노래를 시키려 생각중이라는 것이다.
이제부터 한승모 선생님의 이야기
"저는 첫담임을 5학년을 했어요. 42명이 한 반이었고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할까 고민하다가 학급온도계를 사용하기도 했어요. 무언가 보상을 줬었지요. 그런데 4,5년전부터 아이들의 도덕성을 믿기로 하고 지도하고 있어요. 물론 아이들의 성향차이는 있을거 같아요. 같은 걸 해도 1년내내 힘들 수도 있을거 같아요. 저도 그랬던 적도 있구요. 하지만 너희를 믿겠다는 형식은 계속 유지해요. 그래야 나중에 아이들을 봐도 미안하지 않더라구요.
저는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래가 좋았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잘 하는 걸 찾아서 집중시키면 결국 아이들은 모든게 잘되어 가더라구요. "
#2. 아이들이 안해요.
이야기 속에서 안태일 선생님이 물어봤다.
"고등학생이나 5,6학년 아이들은 커서 무언가를 잘 안하려고 하잖아요. 그게 교사에게는 아이들과 같이 하는 것이 두려워 진단 말이죠. 이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할 수 있을까요? "
"학생들이 애국가나 교가는 잘 안부르잖아요. 선생님은 부르게 하고 싶고요. 제가 연수를 선생님들에게 하고 나서 보면요. 선생님들이 욕심이 생기세요. 욕심이 생겨서 아이를 지도하는데 아이가 못해요. 그러면 교사가 화나고 그렇게 되면 아이들을 혼내거나 안하거나 하시죠. 이건 아이에게 과한 성취를 요구하는 거에요. 그냥 못하는 걸 하게 해주는 것만 해도 어디에요? "
"아니.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죠?"
"꼬셔야죠. 노래가 좋은 거라고 말이에요. 노래가 좋으니 같이 하자는 걸 이야기 하는 거에요."
"근데 이건 교사가 심취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거 아닌가요? "
"사실 그렇죠.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걸 자연스럽게 풀어놔요. 노래도 많이 불러보고 기타도 많이 치고. 그런 식으로 말이죠. 그러면 자연적으로 분위기가 교사가 원하는 쪽으로 흘러가요. 아이들도 교사와 잘지내고 싶으니 교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죠. 그걸 잘 이용하는 거에요. "
#3. 현재의 동요는 ?
"현재 우리나라의 동요는 꽤 경시당하고 있잖아요. 많은 아이들이 가요를 부르고요. 가끔씩은 무섭더라구요. 오늘 밤 집에 가지마 이런 거 부르고 있을 때는 말이에요. 이건 왜 그럴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어요. 우선 인간과 노래라는 것부터 생각을 해봐요. 사람들은 노래를 자주 불러요. 아이들에겐 노래가 얼마나 소중할까? 예전에는요. TV에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넘어갈 때 좋은 노래들을 들려줬어요. 동요 같은 것도 있었구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죠. 이건 사회적인 분위기도 있는 거 같아요.
교사들의 문제도 있어요. 현재 동요들의 7~80%는 대회용이에요. 동요대회용이요. 그래서 실제로 많이 불리지 않아요. 아이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아이들이 가요를 부르는 건 당연한 일이기도 해요. 우리때도 그랬으니까요. 다만 요즘 가요들의 가사를 보면 좋지 않아요. 성적으로도 그렇구요. 그걸 당연시 여기는 사회분위기가 있는거 같아요. 전에 대만에 아이들 아카펠라 공연을 간 적이 있어요. 공연전에 대만에서 강남스타일을 아카펠라로 불러달라고 요청을 했어요. 그런데 가사를 보니 아이들이 부르기에는 좀 그런거에요. 그런데 그쪽에서는 강남스타일을 부르기를 원했고 그래서 결국 개사를 해서 불렀어요.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 특히 가요들은 현명하게 봐야 할거 같아요."
"아니, 그럼. 합창대회를 하기로 했어요. 근데 아이들이 선택한 노래가 완전 아니야. 그럼 어떻게 하죠?"
"예를 들면 저는 이렇게 할 거 같아요. 이번에 합창대회 선곡을 해보자. 근데 선생님이 좋아하는 걸 고려해주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구요 그래도 그 노래를 선택을 했다면 이 노래는 가사를 조금 바꾸어 보자. 라고 할 거 같아요."
#4. Dive to 음악
"선생님 이걸 꼭 여쭈어보고 싶었어요. 선생님이 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는 아주 사소한 거였어요. 초등학교때 제 기억에 아버지가 친목회를 엄청 많이 하셨어요. 근데 전부 총무 아니면 회장을 하셨죠. 그래서 저는 아버지를 따라서 친목회를 많이 다니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노래를 시키는 거에요. 그래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불렀더니 어른들이 돈을 주시는 거에요!!! 그게 시작이 되었죠. 그리고 초등학교 때 동요부르기 대회에서 '따오기'를 불러서 상을 탔어요. 그런 게 계기가 계속 되면서 중학교때는 합창단을 했구요.
고등학교를 입학했는데 제가 입학한 학교가 동성고였어요. 근데 이 학교 중창단이 별밤 뽐내기 대회에서 3주동안 1위를 했고 기타를 받았는데 중창단 형들이 그 기타를 들고 교실을 돌면서 모집신청을 받는데 너무 멋진거에요. 그래서 9대1의 경쟁률을 뚫고 붙었지요.
교사가 되고 나서는 생각해 보면 저는 공부를 잘하지는 않았던 터라 가르치는게 좀 찝찝하더라구요. 그런데 음악이랑 관련된 것을 가르칠 때는 잘가르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자존감이 높아지는 걸 느꼈어요. "
여기까지 들으면서 1부가 끝이 났다.
쉬는 시간 동안 한승모 선생님은 주변의 선생님들을 데리고 아카펠라를 같이 하셨는데 참 신기했다.
잠깐의 쉬는 시간 후 2부가 시작이 되었다.
2부 시작은 음악하는 분 답게 음악으로 시작했다.
2부가 시작이 되면서 사전 질문들을 가지고 대답을 해주셨다.
Q : 왜 음악교육은 등한시 될까? 아니면 음악교육의 현재 위치가 여기인가?
A :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다
우선 입시때문이다. 또한 세상에서 음악을 바라보는 관점도 상업적이다. 또한 전공자와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의 생태계가 다르기도 하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음악을 가지고 놀 수 있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음악을 즐긴다는 것이 콘서트를 간다거나 노래를 다운 받는게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음악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현재 음악교육의 위치가 어렵다 보니 교육과정을 만드시는 분들이 정말 열심히 교육과정을 만들고 교과서를 만드시는 분들은 교육과정에 충실한 교과서를 만든다. 그러다 보니 일선교사로서는 가르칠 것들이 많다. 근데 꼭 교과서에 나와있는 노래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노래를 가르쳐도 된다.
다만 몇가지 기준이 있다고 보는데 첫번째는 가사가 좋은 노래를 찾아야 한다. 그후 선율적 아름다움이 있는 노래쪽으로 움직이는 거다. 두번째 기준은 노래를 부르며 활동을 하는거다. 단순히 클릭하며 노래부르는 것은 활동이 아니고 몸을 움직이며 할 수 있는 활동들이 좋겠다.
Q : 음악교육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게 내가 자신이 없는거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 이건 선생님들 잘못이 아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했던 사람들이고 그렇다면 음악에 대해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때문에 많이 접하면 된다. 초등교사들에게는 음미체가 평생 숙제다. 다만 체육의 경우 건강 때문에 하나씩은 취미로 가지려고 한다. 음악과 미술도 그러면 어떨까 싶다.
Q : 나는 음악교육에서 시도는 많이 하는데 잘 하지 못한다.
A : 잘 못하는 것은 괜찮다. 교사가 완벽하게 하는 것도 좋지만 실수하는 것도 좋다. 그래도 너희를 위해 내가 무언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교실은 함께 커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Q : 나는 음악을 잘 못하는데 학교에서 합창대회를 할 때 지휘하는 게 어렵다.
A : 지휘를 꼭 못해도 괜찮다. 다른 방식으로 해도 아이들이 즐겁고 잘하면 좋은 거다.
Q : 선생님에게 음악교육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A : 잘 사는 방법을 깨닫게 해주는 것인데 마음의 힘을 키워준다면 잘 살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마음의 힘을 키워주는 한가지 방법이고 말이다.
Q : 아이들이 음을 못잡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 수업의 목표가 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즐겁게 하는 것인가? 아니면 올바른 음을 잡는 것인가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 만약 합창대회를 나가야 하는 것이라면 이때 목표를 함께 즐겁게 참여하는데 잡을 것인지 상을 타야 할 것인지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
Q : 노래를 못하는데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가?
A : 좋다고 생각하는 노래를 많이 들려주면 그것만으로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이들이 노래를 잘 안부르는 경우도 비슷한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선택하고 대신 나쁜 내용이라면 가사를 좀 바꾸도록 유도해서 부르면 된다.
Q : 이제 정리 질문을 좀 해야겠다. 선생님에게 초딩이란 ?
A : 숙제 혹은 연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번에는 아이들을 보고 싶어서 주말에 운 적이 있다.(부인에게는) 혼났지만.
Q : 선생님에게 교사란?
A : 나의 생계를 유지해주는 것. 그와 동시에 나를 변화시키고 나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티처토크1회는 끝이 났다. 꽤 즐겁고 교실에서 아이들이랑 아카펠라를 시도해볼까 하는 소심한 마음이 들기도 한 그런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