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제국 운영법] 6. 교사노트 - 교실의 하루를 기록하라.
[진영제국 운영법] 6. 교사노트 - 교실의 하루를 기록하라.
대부분의 교사들은 자신의 학급을 운영한다. 진영제국 운영법은 본인의 학급운영방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학급운영법은 본 교실에서는 효과가 있던 것들이다. |
#prologue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나도 그렇다. 그래서 잘 까먹는게 많다.
(아마 월급이 다음날 되면 사라지는 것도 주인을 닮아서인가 보다.)
일반적인 교실상황에서도 그렇다. 학부모 상담할 때 기억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나로서는 참 힘들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기 보다는 느낌으로 풀어가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빈약한 기억력으로 인하여 더욱 상담이 어려울 때가 많았다. (그동안 만난 학부모들이 참 착하셨던거 같다.)
학부모상담은 그렇다 치고 업무도 맨날 부장님의 독촉과 함께 냈다. 뭐가 왔는지 기억도 못했다. 그리고 항상 우주같은 칭찬을 받았다.
그렇다! 나는 모든 걸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교사였다! 심지어 내일이 중간고사인데 중간고사 시험지를 만들자마자 잃어버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1. 대책을 마련해봤다.
대책들을 생각해 봤다.
첫번째는 a4용지에 적는 것이었다.
학년협의에서 중요한 일이나 교실에서 중요한 일을 a4 용지에 적으니 그 순간순간 해결할 일들이 생기니 좋았다. 그러나 바로 문제가 생겼으니 a4 용지를 어디에 두었는지 바로 잊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두번째는 포스트잇을 사용하기로 했다.
포스트잇을 사용하고 모니터에 붙여두었다. 그러니 이제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버리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포스트잇의 접착제가 오랜기간동안 가는 것이 아니라서 장기적인 중요한 일은 기억하기 어려웠다.
세번째는 다이어리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학교에는 가끔씩 출판사나 복사집에서 나오는 다이어리들이 오는 경우가 있다. 부장님들이 가지고 다니시는 다이어리를 보면 전문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하나를 얻어 사용해봤다.
네번째는 달력을 이용해 봤다.
달력을 사용하니 중요한 일을 키워드로 적어놓기만 해도 좋았다. 하지만 두가지 큰 문제를 발견했는데.
하나는 내용을 쓸 칸이 작다는 것과 두번째는 사건등이 생기면 기록하는게 어렵다는 것이었다.
다섯번째는 학급요록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학급요록을 이용하니 수행평가를 기록하는데는 참 좋았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기록하는 데에는 한참 부족했다.
#2. 노트를 만들어 버리자
이런저런 시도들은 전부 無로 돌아가 버리고 계속 고민을 하던 김교사는 노트를 만들어 버리자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게으른 김교사에게 직접 만드는 건 엄청난 고행이었다.
그러던 차에 옆반 누나가 쓰는 일지를 봤더니 신기했다. 딱 김교사가 원하는 입맛에 맞았다.
이러한 모습의 노트였는데 학급요록 형태가 같이 있으니 수행평가등을 기록할 때도 참 좋고 중요 일정이 있으면 그 일정을 적는 것도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3. 김교사의 교사노트
내가 살짝 커스트마이징한 교사노트는 다음과 같다.
1번 : 교사노트를 적는 날짜를 쓴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기억해야겠기에)
2번 : 학급요록이다.
중간중간 수행평가를 한다던지 신청서를 표시한다던지 학급요록에 표시할 수 있는 건 여기다 다 표시한다. 처음 앞에 있는 책상속, 낙서, 자리는 예전글 비서제도(http://educolla.kr/bbs/board.php?bo_table=Author_KimJinyoung&wr_id=46)에서 비서들이 방과후 검사하는 것들이다. 항상 고정적으로 해야 할 일들은 적어놓고 다른 칸들은 그때그때 필요할 때 수기로 적는 것이 편했다.
3번 : 원래 용도는 출결과 관련된 것을 적는 것이지만 지각이라던가 일기를 안가져왔던가 그런 학생들을 적어두는 용도로 사용한다.
4번 : 그날 교사가 할 업무들을 적는 것이다. 신청서 걷기, 공문보내기 등등을 적으며 교직원회의에서 있던 전달사항을 적어도 좋다
5번 : 그냥 칸이다. 필요한대로 사용하면 된다. (나는 보통 교직원회의에서 있던 일들을 연결해서 적기도 한다.)
6번 : 비서들이 적는 칸이다. 비서들이 집에 가기 전에 그날 있던 일 중 (자기 생각에) 좋았던 일을 적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작게나마 긍정의 힘을 느껴보라고 만들었다.
7번: 학생들 사이에 있던 문제를 적는 칸이다. 비서들이 같이 쓸 수도 있기 때문에 이니셜로 간략히 적어놓는다. 이 노트를 만들 당시 하루걸러 사건들이 뻥뻥 터져서 만들어 놨던 칸이다.
#4. 제작방법
이 노트를 만드는 것은 학기초에 만들어 놓고 시작하면 좋다. 때문에 기본적인 학생들의 정보만 입력해 놓고 제작하는데 만드는 방법은 두가지 정도가 있다.
첫번재는 복사집을 이용한 제본이다. 나는 대학교때부터 다니던 단골복사집에 가서 스프링제본을 맡겼다. 단가는 대략 1만원~1만5천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페이지를 표시해달라고 이야기한다. 페이지는 학교수업일수+10페이지 정도 더 추가하는 편이다.(만일을 대비하여)
두번째는 학교에서 프린터로 출력하여 학교에 있는 제본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학교에 있는 스프링제본을 이용한다면 돈은 안들고 할 수 있다. (다만 제본을 해보지 않으면 초반에 엉망일 수 있다.)
#5. 활용사례
#Epilogue
학급일지 혹은 교사노트는 학급을 운영하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이켜 볼 때 중요한 아이템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학부모 상담, 또래 상담 등에서도 유용한 아이템이다. 양식은 다양한데 초등학교 교사들의 보물섬인 인디스쿨(www.indischool.com)에서 검색하면 다양한 학급일지들이 많으니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을 사용하면 되겠다.
에듀콜라 편집장 김연민 선생님은 기록이 밥먹여준다고 이야기했다. 이 글을 읽으면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될 것이다. (http://educolla.kr/bbs/board.php?bo_table=Author_KimYeonmin&wr_id=46)
에듀콜라 필진 조유진 선생님도 학급일지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실 것이다. (http://educolla.kr/bbs/board.php?bo_table=Author_JoYujin&wr_id=1)
우리 교사들의 기록은 반드시 온라인에 기록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한 곳에 꾸준히 기록하는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교사노트라 불러도 좋고 학급일지라 불러도 좋다. 일주일에 두세번이라도 학급을 기록할 수 있다면 당신은 분명 다음날이 더 나은 교사가 될거라 믿는다.
ps. 제가 쓰는 교사노트 양식도 첨부합니다. 필요하시면 사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