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제국 운영법] 4. 비서제도
[진영제국 운영법] 4. 비서제도
대부분의 교사들은 자신의 학급을 운영한다. 진영제국 운영법은 본인의 학급운영방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학급운영법은 본 교실에서는 효과가 있던 것들이다. |
#prologue
내가 국민학생때.(나는 초등학교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당번을 하는 날은 꽤 바빴다. 궤도도 준비해야 하고, 교실 뒤에 주전자에도 물을 받아야 하고, 선생님 심부름도 해야 하고 이것저것 정신없는 날이었다. 그래서 당번하는 날은 학교에 일찍 가기도 해야 하고 딱히 즐겁지는 않았다.
그때 당시 청소는 분단별로 돌아가며 했지만 청소 말고 뒷정리는 당번의 일이었다.
#1. 필요하다.
교사가 되니 혼자 모든 걸 챙기기는 참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1인 1역이란 것도 만들고 했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1인1역이 큰 혁신이라고 기억한다. 구성원한명한명에게 역할을 맡기다니 말이다!!!) 그것 만으로는 부족한 것들이 있었다.
특히 회람이란 것들이 있었는데 공문을 각 학년으로 돌리고 각 반으로 순서대로 분배하는 형식이었는데 이 회람이 큰 골칫거리였다. 조금이라도 정신을 다른데 팔면 어느덧 회람판은 사라지고 메신저로 회람을 찾는 메시지들이 등장한다. 때문에 나를 도울 사람이 필요했다.
#2. 이름이 고민이다.
옛날 내가 학교 다닐 때는 당번 혹은 주번이었다. 당번은 하루, 주번은 일주일 동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當番)
[명사] 어떤 일을 책임지고 돌보는 차례가 됨. 또는 그 차례가 된 사람.
주번
(週番)
당번이나 주번따위와는 다르게 무언가 전문적이고 지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가? 중요한 사람의 기밀문서나 사무를 맡아본다니 말이다!!
당번보다는 비서라는 이름이 선생님을 돕는다는 느낌과 대우를 해준다는 느낌이 들어서 비서라고 정했다.
#4. 하는 일은 무엇인가?
비서가 하는 일은 다음과 같다.
1. 그날 숙제가 있을 경우 숙제를 걷고 안낸 사람이 누군지 체크한다.
(그러나 우리반은 숙제가 별로 없다.)
2. 안내장이 많을 경우 안내장 나눠주는 사람의 일을 도와준다.
(비서와 안내장 담당으로 부족할 경우는 한명씩 돌아가며 심부름을 더 한다.)
3. 학생들이 전부 가고 나서 책상속, 자리 밑 쓰레기, 책상 위의 낙서가 있는지 교사노트에 확인한다.
(학생들 책상 속에 물건이 남아 있으면 종종 잃어버리기도 하고 자기 자리는 꼭 치우고 가라는 의미에서.)
4. 그 날 다른 반으로 보내거나 하는 심부름을 맡아서 한다.
(내가 초등학교때는 반장의 역할이었는데 너무 많이 시키는 거 같았다.)
5. 일기 낸 날은 학생들의 일기 제출 여부를 확인하고 안낸 학생들에게 받고 교사노트에 확인한다.
(사실 아이들은 남이 뭘 했는지 확인하는 걸 좋아하기도 한다.)자기는 신경안쓰고
6. 집에 가기 전에 비서들은 그날 좋았던 일을 간단하게 적는다.
( 급식이 맛있었다라던지 체육시간이 있었다라던지.... 사소하게나마 긍정의 힘을 일깨워 주고 싶달까?)
써놓고 보니 사실상 당번과 하는 일은 큰 차이는 없는 듯하다. (일종의 심부름꾼이기도 할게다...)
#5. 어떻게 알려줄까?
방법은 간단하다. 학기초 비서들이 할 일을 학생들에게 설명한 후 칠판에 오늘의 비서라고 적고 그 두명이 그날 비서역할을 한다. 그리고 방과 후 1인 1역 칠판이나 비서들이 다음날 비서를 적어놓는다.
#Epilogue.
교사는 교실에서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생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정도의 범위라면 그 권한을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큰 문제는 안될거라 생각한다.
학생들이 교사의 일을 도울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이 일을 수행하는 의미를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비서라는 이름을 붙이고 학생들이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네이밍으로 북돋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내용과 방식은 다르지만 수업시간에 사용하는 또래교사도 같은 방식이 아닐까?(말도 안되는 소리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