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상담시 교사가 고려하면 좋은 것들.
#prologue 어려운 관계
이제 학부모 상담의 시즌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때나 와도 상관없다고 본다만...)
학부모 상담은 학생의 부모님과 학생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의논하는 좋은 자리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교사에게나 학부모에게나 불편한 자리일 수 있다.
교사에게는 학부모에게 집에서의 아이와 학교에서의 아이가 다름을 인식시키는 일이 어렵다.
학부모는 어렵게 상담을 왔는데 선생님이 우리애의 단점을 이야기 하니 마음이 심란하다.(사실 장점도 이야기 하지만 그건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서로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학부모를 바꿀 수는 없으니 우리가 학부모를 받아주는 것부터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1. 오신 학부모에게 감사의 멘트를 드리자.
예전보다 학교는 열린공간이 되었지만 그래도 학교에 오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증거있냐고? 검색창에 검색해보시라. 쉬운 일들이라면 검색결과와 연관검색어가 저렇게 많을리가 없다.
(재미있는 것은 옷차림도 검색한다는 거다.)
학부모가 상담을 하러 교실에 왔을 때 그 행동 자체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자. 그러면 상담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2. 시작 분위기를 부드럽게
교사가 되고 나서 가끔 학부모들에게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하는 경우가 있다. 학교에서 급하게 학부모를 필요로 한다거나 혹은 교사가 안부를 전한다거나... 그럴 때 꼭 학부모들은 다시 물어본다.
"선생님 애가 뭐 잘못한 거 아닌가요?"
교사가 연락을 할 때 이게 기본 반응이다. 학교에서 상담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학부모는 학교에 올 때 일단 좋은 기분으로 오기 어렵다.
때문에 기분을 좋게 하고 시작하는 것이 상담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다과나 음료수를 준비하자.
좋은 관계는 큰 일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다.
#3. 학부모는 걱정한다.
고학년 담임을 여러번 하면서 학부모 상담을 진행해보면 학부모들은 갑자기 달라진 아이를 보면서 혼란스럽다.
점점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나오는 아이를 보며 두려움과 걱정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훈육방법이 맞는 것인지 혼란을 느낀다. 그것 자체를 인지해주자. 학부모를 나무라는 게 아니라 학부모의 혼란을 인식해주어야 한다.
#4. 학부모도 위로가 필요하다.
항상 학부모도 자식을 기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고민한다. 자식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의논할 사람도 많지 않다. 때문에 학부모는 외롭다. 자신이 하는 훈육과 교육이 맞는지도 의심스럽다. 교사는 그 부분에 대해서 인정해주어야 한다.
경험상 교사를 찾아와서 자신의 훈육법과 교육법을 말하시는 학부모들 중 필사적이지 않은 분은 없었다. 그 분들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건 분명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는 한참 듣고 나니 어머니가 지쳐보였다.
"어머니. 어머니가 하신 일들을 들어보면 정말 대단해 보여요.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알겠어요. 그런데 어머니가 지금 이야기 하시는 걸 들어보니 너무 지쳐보이셔요. 안지치시면 좋겠어요. 아이가 행복해야 하지만 어머니도 행복하셔야 해요"
그러자 어머니가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셨다. 이런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상담을 오시는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자기 자식에게 필사적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본인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만 힘든게 아니다. 학부모들도 힘들다. 그러니 학부모 상담시 아이뿐 아니라 학부모도 상담한다고 생각하자.
#5. 명확한 단어로 긍정적인 모습을 그려주자.
학부모들은 보통 자신의 아이의 단점을 들으면 크게 고민한다. 아이의 행동에는 항상 양면성이 존재할 수 있다. 학부모가 말하는 아이의 단점을 보통 주변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아이의 성향과 성격은 더욱 그럴 가능성이 많은데 그럴 경우 교사가 보는 시선에서의 장단점을 알려줄 필요도 있다. 모든 것은 부정적이지만도 긍정적이지만도 않다.
학부모에게 교사가 학생에게 바라는 기대모습을 알려주고 그것을 위해 현재 아이가 발전시켜야 할 것과 가지고 있는 것을 명확하고 긍정적으로 알려주어야 한다.
#Epilogue. 학부모는 파트너다.
학부모를 가끔씩 적으로 생각하는 교사들도 있다. 그러면 교사가 너무 일년동안 외로워 진다. 본인이 하고 싶은 거이 있고 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학부모들에게 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동의를 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물론 본인자식이 트러블이 생기면 다를 수도 있겠지만..)
학부모는 일년동안 우리반 아이들을 같이 지도하는 파트너다. 파트너와 같이 의논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서로 즐겁다.
PS. 더불어 참고하면 좋을 글들
허승환 선생님 글
https://www.facebook.com/classstory/posts/1906855182874058
악마쌤 글
https://www.educolla.kr/bbs/board.php?bo_table=Author_KimYeonmin&wr_id=28&pag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