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담임일기] 9월
9월은 은근 깁니다.
#9월 3일
1. 프론티어
"선생님 다음시간에 뭐해요?"
"그건 다음 시간에 할 거에요?"
"다음 시간 언제 시작해요?"
미래를 내다보는 프론티어들....
2. 나는 국어수업을 했나?
나는 국어수업을 했는데
바닥에 떨어져 있는 종이쪼가리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3. 무중력자들
2학년을 포함해서 저학년이 어려운 건 아이들이 앉아있지 않다는 거다.
독서시간이어도.
급식시간이어도.
4. 어~~~
아이들의 일름(?) 중 제일 황당한 것들 중 하나는
"선생님 쟤가 자꾸~~~ 으응~~~~ 어? 뭐더라? 했어요..“
#9월 4일
체험학습 풍경
1. 여기는 키X & 앤 키X
우리학교 1,2학년 120명 정도
학교 두군데 더 옴
대략 360명 정도 순차 입장
여기는 부스가 26개 정도
한 타임에 체험가능한 인원이 150~160명
예약이 가능하긴 한데 예약하면 다른데 체험 못함
그래서 예약의 의미가 없음 그냥 찜하는 정도?
이게 뭐냐 ㅎㅎㅎ
여기 반성 좀 해야겠는데
애들은 많고 체험부스는 적다.
2.
체험학습을 한 건 아이들인데
목이 쉬고 파김치가 된 건 왜 나일까?
3.
겁나 아이들 찾아다니며 삥삥 돌고 있던 김교사를 본 아이 한명이 말한다.
"선생님!! 저 여기 정말 좋아요!!!"
"아 그래?(그래도 다행이네...)"
"네!! 저 뽑기로 총 두개나 뽑았어요!!!"
"어?....."
'..... 그러니까 넌 가챠를 마음껏 해서 좋았구나?‘
#9월 5일
후회1.
새로운 활동을 고안하며 시켜보며
매일 생각하지
'하아... 내가 이걸 왜 생각해가지고......'
후회2.
얘들아...
의논하라고..
싸우지 말고...
#9월 7일
한 아해가 부딪혔소
아주 서럽게 울고 있소
세상이 떠나간 듯 하오.
다른 아해 둘이 붙어서 놀고 있소
아해 둘의 놀이에 다른 아해 하나가 붙었소
"하지마~"
하고 놀고 있소
세상을 잃은 아해는 아직 울고 있소.
아해 셋에 하나가 더 붙었소
"칙칙폭폭땡~ "
하면서 놀고 있소
세상을 잃은 아해는 아직 울고 있소.
아해 넷에 하나가 더 붙었소
"칙칙폭폭땡~ "
하면서 놀고 있소
세상을 잃은 아해는 고개를 한번 들었소
아해 다섯에 하나가 더 붙었소
"칙칙폭폭땡~ "
하면서 놀고 있소
세상을 잃은 아해는 고개를 한번 더 들었소
아해 여섯에 하나가 더 붙었소
"칙칙폭폭땡~ "
하면서 놀고 있소
세상을 잃은 아해는 고개를 두리번 거리오
그러다 반 아해들 모두 기차놀이를 하고 있소
세상을 잃었던 아해도 같이 하고 있소.
#9월 10일
입에 달린 저 모터가
손에도 달렸으면....
#9월 11일
내 기침소리는 꽤 크다.
기침할 때마다 아이들이 이야기 한다.
"우리 선생님 기침소리는 우리 할아버지 기침소리 같아."
"..................."
#9월 12일
1. 오늘은 지진대피훈련을 하는 날인데..... 아이들은 마치 소풍가듯 기다리고 있습니다.
2. 오늘 아이들 심리검사 같은 걸 했고
아이들보고 연필로 표시하라고 했고
그 다음 컴퓨터용싸인펜으로 색칠하라 했는데.
저리 한 아이들이 여러명......
그냥 내가 다 할 걸...
3. 학교적응검사를 한다.
처음 다섯문항은 같이 한다.
"자 이 문항을 읽고 매우 그렇다고 생각하면 거기에 표시하는 거야~"
"난 아닌데."
"나도."
"나도."
"나도."
"나도."
"나도."
".............(설마...)“
4. "아니~~ 선생님~~`"
"아니~~ 그게~~`"
"아니~~ 제가요~~"
"아니~~~ 그러니까요~~~"
제발 아니 그만...
5. 이게 뭐라고 궁금하게 만든담.
#9월 13일
여러분, 슈퍼맨 노래에서 아들아~ 하는 부분은 소리지르는 모습을 표현하는 거에요
"아들아!!!"
"아들아!!!""아들아!!!"
"아들아!!!""아들아!!!""아들아!!!"
"아들아!!!""아들아!!!""아들아!!!""아들아!!!"
"아들아!!!""아들아!!!""아들아!!!""아들아!!!""아들아!!!"
"아들아!!!""아들아!!!""아들아!!!""아들아!!!""아들아!!!""아들아!!!"
아니.... 소리지르는 흉내만....
#9월 18일
"얘들아, 스티커는 하나만 붙이는 거야~"
"네~~"
"선생님!"
"어?"
"몇개 붙여요?"
" 한 개."
"선생님!"
"어?"
"몇개 붙여요?"
" 한 개."
"선생님!"
"어?"
"몇개 붙여요?"
" 한 개."
"선생님!"
"어?"
"몇개 붙여요?"
" 한......."
"선생님!"
"어?"
"몇개 붙여요?"
"................"
"선생님!"
"어?"
"몇개 붙여요?"
"................“
#9월 19일
1.
오늘은 시장놀이를 하는 날이다.
시장놀이는 있다 4교시에만 할 예정이다.
"대영아.. 총은 넣어둬."
"준수야. 그거 그만 만져...."
"은진아...."
"보람아....."
" 세진아!!!"
"야!!!"
2.
이렇게 장사꾼의 핏줄들인줄 몰랐네.....
아... 아니다..
그래서 너희들이 그렇게 수업시간에 협상을 시도했었구나..
3.
------------점심시간---------------
"선생님 저 그 오만원들 주세요~"
"있다 수업 끝나면 줄게 "
"네!"
------------------5교시-----------------
"택수야. 그 총 그만 만져. 시장놀이는 끝났잖니. "
"네."
"택수야. 그 총 그만 만져. 시장놀이는 끝났잖니. "
"네."
"택수야. 그 총 그만 만져. 시장놀이는 끝났잖니. "
"네."
"택수야. 그 총 그만 만져. 시장놀이는 끝났잖니. "
"네."
"택수야. 그 총 그만 만져. 시장놀이는 끝났잖니. "
"네."
"이제 더 만지면 내거다."
"?네!"
"택수야. 이제 내놔."
"네...."
------------------- 방과 후--------------
"택수야 오만원 받아갈거야?"
"네!!!"
"자~`"
"아싸`~~~"
"이 총 사갈래?"
"네!!!"
"십오만원."
"아......."
-------------- 거래 후 ----------------
"선생님이 용돈줄까?"
"네!!!!"
"여기 십오만원~"
"아싸~~“
4.
"선생님 얘가 제 돈 뺏아 갔어요 엉엉"
"아니 그게요~~"
".........."
"선생님 저 돈이 없어요~~~ 돈 주세요...."
얘들아... 그거 그냥 종이야.....
#9월 20일
글이 꼼지락꼼지락
<오늘은 비가 와서 축구도 못하고 이십분동안 벤츠에 앉아 있었다>
선생님도 벤츠에 앉아보고 싶구나
#9월 27일
"얘들아. 잠깐 일어나서 양쪽 벽에 서봐"
"왜요?"
"서봐~"
다들 주섬주섬...
"바닥봐봐. 더럽지?"
"네."
"저번주에 치우라고 했더니 안치우고 가서 그래~"
"전 치웠어요~"
"저도요~"
"난 했는데~"
"전 치웠어요~"
"저도요~"
"난 했는데~"
"전 치웠어요~"
"저도요~"
"난 했는데~"
"전 치웠어요~"
"저도요~"
"난 했는데~"
"전 치웠어요~"
"저도요~"
"난 했는데~"
"전 치웠어요~"
"저도요~"
"난 했는데~"
"전 치웠어요~"
"저도요~"
"난 했는데~"
"................... 다시 한 번 치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