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담임일기 4월편
2학년 담임일기 4월 편입니다. 이번에도 진지하게 썼던 글들보다 되도록 피식할 수 있는 글들로 정리해봤습니다.
#4월 9일 - 오랫만에....
상갓집에서 바로 출근을 했다. 그러다 보니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입고 있었다. 아이들이 수근댄다.
"선생님이 오늘 뭔가 달라!!"
"멋진거 같아~“
..................
#4월 10일 - 꿈은 변한다.
나의 꿈을 그리고 얼굴 부분만 오려서 사진을 찍는 활동을 한다.
갑자기 남자아이들의 꿈이 죄다 의사가 된다.
의사는 흰가운이다.
색칠을 안해도 된다..... 선만 그리면 되.. 선만..
#4월 12일-뭐가 안맞아!
2학년임에도 진도가 좀 늦어서 꿈을 띄워요를 오늘 했다.
아이들은 24명인데 나는 왜 30여개 정도의 풍선을 불어주고 묶어주고 하고 있을까....
#4월 16일 - 어제 종일 고민했구만....
사이가 안좋아서 고민 많이 했는데 어느 순간 붙어 다니는 너희들은?
#4월 18일 - 4월 두줄글쓰기 베스트
<어제 키보드를 타다. 제밌었다.>
아.... 키보드를 탔구나..... 선생님은 어릴 때 주판을 탔어.
#4월 23일 - 다행이야.
오늘은 점심먹고 왔는데 교실에 참새가 들어와서 칠판 위에 앉아있었다. 아이들이 발견하고는 난리가 났고 나는 가만히 두라고 이야기만 해줬다. 한녀석은 갑자기 도서관에 가서 조류도감을 빌려와서 수컷인지 암컷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하며 책을 펴고 다른 아이들은 얼른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고.
그러다 참새가 바닥에 떨어졌다. 아이들은 의견이 분분하다
"참새가 유리창을 처음 봐서 부딪힌거야~"
"바본가?"
"참새는 잘 모르잖아~ 처음이라 그래~"
떨어진 참새를 휴지로 감싸는데 눈동자가 뒤집혀 있다. 곧 죽으려나 싶다가 아이들이 보니 던질 수는 없고 유리창 밖 창문에 올려놨다. 누워있는채 숨은 쉬고 있고 아이들은 참새를 보지 못하고. 그런 찰나 참새의 눈이 살짝 돌아온 게 보였고 아이들보고 이제 가라고 한 후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조금 전 다시 봤다. 참새가 바르게 앉아서 열심히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참새 사진을 찍으려고 아이폰을 가져온 후 창문을 열자 나를 한번 쓱 보고는 훅 날아가 버린다.
#4월 30일 - 일기예보전쟁
일기예보를 하는 날이다. 일기예보를 하기 위해 준비물들을 챙겨오라고 했다. 아침부터 내내 만지작만지작.... 연습시간을 좀 충분히 줄까 해서 한시간 정도 연습시간을 줬는데 결론은 여기저기 전쟁이다.
얘들아...
남북도 화해하는 마당에...
거리도 코앞이면서 말야..
평양냉면을 안먹어서 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