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의 학교문제집] 7. 복직을 준비하다.
교사가 된 이후로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 일들은 종류도 다양하다. 학교폭력일 수도 있고 그저 내게 버거운 상황이었을 수도 있다. 그리하여 이번 시리즈 제목은 [딩크의 학교문제집]이다. 내 교직경력은 <56655-6652-전담562> 이다. 13년을 하면서 기억나는 일들, 그당시 적어놨던 것들(안적었던 것도 많겠지만...)과 떠오르는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정리해서 시리즈로 적어보려 한다. 이렇게 작성하다 보면 혹자는 내 경험을 공감하거나 혹자는 내가 실수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 비판도 할 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리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될만한 부분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 믿는다. 수많은 간접경험을 통해서 나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거나 혹은 위안을 얻기를 바라며 시작해보련다. ps. 연도의 순서는 왔다갔다 할 수도 있을 듯 하다. |
#prologue
길고 길었던 Public Agent 생활은 끝나가고 있었다. 복직하기 두어달 전부터 학교에 서류를 내러 왔다갔다 하니 마음이 엄청 설렜다. 군복무기간 동안 내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힘이었던가.
복직을 앞두고 발령동기들에게 물어보니 6학년을 줄 거라고 한다. 그 반은 이미 기간제라고... 꽤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 아.. 중간 담임 어려운데..... 이미 겪어 봤잖아.... '
발령받았던 반이 이미 중간담임이었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고 있었다. 부드럽게 가야 하나? 아니면 강하게 가야 하나... 뭘 해야 이 아이들과 1년을 같이 가야 한단 말인가?
#1. 결심하다.
동기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금 6학년은 또 이런저런 문제가 많다고 한다. 그럼 강한 컨셉을 선택해야겠다. 아.. 그런데... 내가 공익이라는 걸 알면 또 먹히지 않겠다 싶다. 어떻게 해야 내가 강하다고 인식시킬 수 있을까?
이때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고3때 독서실을 다닐 때 항상 무표정으로 다녔다. 나중에 친해진 재수하는 형들이 했던 말이 무표정이라 겁나 무서웠다는 거다.
"그래 무표정으로 가자!"
그리고.. 더 무섭게 보이려면... 키도 작고 덩치도 작고? 목소리도 하이톤인 내가 더 무섭게 보이려면.. 삭발이 답이다.
#2. 삭발을 감행하다.
원래 이런 스타일이었으나 .
아이들에게 무서운 느낌을 주려니 급했다. 복직하기 전 날 삭발을 감행했다.
덕분에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3. 선언하다.
5월 1일자로 나는 복직했다. 아이들은 당황한 눈치였다. 갑자기 담임이 바뀌다니 말이다.
"나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 사람이다. 물어볼 게 있으면 물어봐라."
"군대는 어디 다녀오셨어요?"
"어? 군대! 뭐 평범하지 않은 데 다녀왔다. 다음질문~"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 Epliogue
이해.. 나는 아이들을 잡고 잡고 잡았다. 삭발덕일까? 내 자신은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스스로 하게 되었다. 사실은 어땠는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