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담임일기] - 5월 편
2학년 담임일기 5월편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진지한 내용들도 있어요
#5월 1일
아이가 오더니 말한다.
"선생님 오늘 우리 아빠는 근로자의 날이라 하루 쉬어서 나랑 같이 학교 왔어요. 근데 왜 선생님은 안쉬어요?
"응? 아... 선생님이 쉬면 너희는 누가 가르쳐?"
"아..."
"그리고 선생님이 쉬면 너네 아버지가 힘드실거야."
"?"
#5월 2일
어제는 학년별체육대회를 했다. 선생님들께 학년 경기 중 선생님을 이겨라 라는 게임을 하자고 했다. 내용은 팔씨름! 2학년74명대 선생님 3명의 팔씨름 대결. 내가 첫번째주자!
다 이겨버렸더니 다른반 일기에 이런게 ㅎㅎ
#5월 3일
십여년전 제자 사진을 보고 있었다. 두 자매가 폼이 웃겨서 보고 있는데 한놈이 와서 말한다.
"선생님 여자사진 본다!"
"선생님 제자야."
"아~"
교실에 다른 아이에게
"선생님 여자 사진 본다!!"
라고 외쳐서 붙잡아서
"선생님 제자라고!"
하니
"제자가 뭐에요?"
"....... 선생님 학생. 너처럼 선생님 학생. 십여년전 선생님 학생!"
"아..."
밖에 나가더니
"야야~~선생님 여자 사진 본다!!!"
"제자라고!!"
#5월 11일
우리반 아이들이 가끔씩 나에게 종이학을 접어준다. 매일 말썽부리던 그 녀석이 오늘 종이학을 가리키며 허스키한 소리로 말한다.
“이.. 이건 왜... 누구 거 뺐었어요??”
“아닌데?”
라고 말하다 순간 이건 엄하게 말해야 겠다 싶었다.
“야! 이건 선생님이 선물 받은거야 뺏긴 왜 뺏어? 그렇개 오해하니 기분 나쁜데? 사과해!”
그다음 깜짝 놀랐다
“죄... 죄송해요 나는 선생님이 뺏은 줄알았어요!”
이렇게 금방 사과를 하다니 말이다. 점점 잘하고 있다
#5월 16일
아직 아이들이 어린지라 어두워 져서 비가 오고 천둥이 치니 무섭다고 운다.
#5월 23일
그러니까 얘들아... 니네거부터 해.....
ps.
아니.. 그거그거.. 니 책상 앞에 있는 게 니거야..
#5월 24일
“이거 다 한사람?”
“저요”
“저요”
“좋아 근데 그럼 이건 누구거야?”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저는 아니에요”
“어 아니 이거 누구거냐고? 아무도 없어? 이거 주인?”
“......”
“차명아 너는 아무것도 없네?”
“....”
“너도 냈어?”
“네”
“그럼 지금 너만 안받았으니까 이거 니거 같은데?”
“아닌데요”
“아.....그래.....”
#우리반이냈는데우리반애는아니다 #귀신인가
#5월 24일
이 아이는 1학년 내내 받아쓰기를 잘 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항상 자신은 못한다고 생각한다. 아마 받아쓰기 때문만은 아닐거다. 저것도 자신이 만들고 표시해놓은 거다. 안쓰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사실 능력이 더 있는 아이인데 어릴 때 받아야 할 뒷받침을 받고 있지 못하다. 1학년때에 비해 지금은 많이 참기도 하고 따라오려고 하기도 한다. 내가 바꾼 게 아니라 아이가 성장한 거라 보여지긴 하는데.여전히 아쉽다. 올해 1년 동안 아이가 이 생각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그 분들도 저걸 보시고 생각을 해보시면 좋겠는데.. 아작까지 그분들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5월 29일
초등학교에서의 만병통치약은 쉬는 시간이다.
다리가 아픈 아이도
배가 아픈 아이도
쉬는 시간이 되면 싸악~
#5월 29일
아프면.... 병원가면 안되겠니?
응..
아니아니
보건실 말고..
병원...
응. 병원...
매일매일 같은 데가 아프면 병원을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