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하고 싶어?
학교 현장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건물이야 똑같은 사각형이지만 실제로 교육이 되는 방식은 이전과 같지 않다. 교탁과 교단이 사라졌으며 교실에는 컴퓨터와 TV가 들어왔다. 그 밖에도 달라진 것들은 많다.(물론 그대로인 것들도 있긴 하다만 20세기에 들어서 학교가 바뀐 것이 없다고 말하시는 누군가의 의견에는 반문하고 싶긴 하다.)
2004년 이후(내가 그때 발령받아서..)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를 참가하면서 가장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강사의 구성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중요한 연수나 큰 연수는 대부분 교수나 유명인들이 강의를 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교사들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가 많아졌다. 최근 들어서는 교사 팀 단위의 강의도 많아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면서 점점 강의를 하고 싶은 교사들이 늘고 있다. 강의는 어떤 식으로 하게 될까? 필자가 겪고 본 바로는 다음과 같은 루트들이 있다.
1. 교육청 사업을 하면서 강의를 하게 됨
2.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내 자료를 아카이빙을 하다 보면 강의 요청이 들어옴
3. 페북이나 SNS에 글을 많이 올리고 그것이 일정 방향으로 흐르게 되면 강의 요청이 들어옴
4. 교사단체에 가입하여 활동을 하다 보면 강의를 하게 됨
5. 교실에서 아이들만 가르치고 있었는데 진짜 잘한다고 주변에서 소문난 경우
6. 담당자들과 잘 아는 경우
7. 자기를 드러내고 싶은 경우
8. 책을 쓰는 경우
하나씩 이야기해보자면 이렇다
1, 교육청 사업을 하면서 강의를 하게 되는 경우
이 경우는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여러 사업들에 참여를 하다가 강의를 하게 되는 경우다. 여러 사업이란 교육자료, 장학자료 등 수많은 일들이 있다. 교육청이 자료를 만들게 되면 그것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때 장학사가 할 수도 있겠으나 자료를 만든 것이 교사들이니 설명도 교사가 하게 된다.
혹은 수업발표회 등 교사들이 앞에 나서야 하는 상황들이 있는 교육청 행사들도 존재한다. 이런 경우에 교사들은 강사로 서게 된다.
또한 교육청에서 어떤 사업을 널리 전파해야 하는 경우에 연수를 대량으로 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이때 강사로 나설 수도 있다.
보통 교육청 사업에 어찌 참여하냐고 묻기도 하는데 장학사가 직접 요청을 하는 경우가 있고 장학사의 주변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주변 사람이 되는 경우는 장학사가 교사일 때 같이 일을 했는데 잘한 교사인 경우가 주로 해당된다.(교육청에서 하는 사업은 공적인 성격의 일이라 나랑 친하다고 일을 시키는 경우는 요즘은 거의 없다. )
2. 블로그나 유튜브에 아카이빙을 하다 강의요청이 오는 경우
이 경우는 자신이 관심이 있는 특정 주제의 자료들을 블로그나 유튜브에 지속적으로 올린 교사들이 주로 해당이 된다. 교사들은 수업과 학급살이를 하다 보면 자신이 관심이 생기는 분야에 대해 주로 공부를 한다. 또한 수업자료로 쓰기 위해 그것을 글이나 영상으로 만들어서 다음해의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경우도 존재한다. 많은 교사들은 수업자료를 찾기 위해 다양한 검색을 하고 이러한 자료들을 보다보면 유명한 사람이 생긴다. 강의를 주로 계획하는 교육청이나 교육회사들은 이러한 유명인들을 거르기 어렵다.
3, 페북이나 SNS에 글을 많이 올리는 경우
이 경우도 2번과 연관이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분야라는 것이다.(필자처럼 일상생활을 쓰면 안된다) 특정분야에 대한 내용을 글로 주기적으로 올리고 한다면 이를 지속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강의요청이 오기도 한다.
4. 교사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경우
여기서 말하는 교사단체는 일종의 전문적학습공동체를 말한다. 교육청 단위가 아니라 전국단위의 자발적전문적 학습공동체들이 해당되겠다. 예를 든다면, 에듀콜라, 스탭매직, 참쌤스쿨, 놀이위키, 학교한줄 등등 다양한 단체들을 말한다. 여기에서 열심히 참여하여 활동하여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고 그를 바탕으로 강의를 하게 되는 경우다. 이 경우는 보통 활용콘텐츠가 주제인 경우가 많다.
5. 교실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강의까지 하게 되었다
이 경우는 소위 ‘찐’이라 할 수 있겠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하는 활동이 알음알음 유명해져서 주변에 소문이 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에 소문나고 시도에 소문나는 경우다. 인정욕구가 강한 교사들도 많지만 많은 교사들은 묵묵히 교실에서 조용히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의 강의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직함이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분들의 어려운 점은 첫 강의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강의가 쉽기 위해서는 소위 실적 같은 것이 필요한데 이분들이 따로 정리한 것이 없는 한 그 실적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6. 담당자들과 잘 아는 경우
여기서 말하는 담당자는 교육청 관계자, 교육업계 관계자다. 특히 교육청 연수의 경우 강사들이 관계자와 잘 아는 사람이라 강의를 한다는 소문이 종종 있다. 그러나 교육청의 강사 섭외는 그리 손쉽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특히 1정 등의 강의는 아는 사람이라서 뽑지 않는다. 그 분야의 전문가 중 한 명을 뽑지 단순히 인맥의 힘으로 강의에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설사 있다 하더라도 오래 강의하기는 어렵다.
7. 자기가 드러나고 싶은 경우
종종 본인이 드러나고 싶거나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강의라는 걸 하고 싶은 경우가 있다. 이는 위의 1~6번과는 전혀 다른 방법이기는 하다. 본인의 실적이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강의를 하기 위해 콘텐츠를 쌓는 경우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의 특징은 본인의 활동 방법에 있다. 자신이 드러나고 싶고 강의를 하고 싶다고 해서 바로 할 수는 없으니 다른 단체에 들어가거나 교육청 사업에 열심히 참여하거나 한다. 다만 본인이 드러나고 싶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는 종종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8. 책을 쓰는 경우
교사들 중 수업, 학급살이와 관계된 책을 쓰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책이 교육계에 회자가 되면 그를 바탕으로 강의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의 큰 장점은 강의를 위한 교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수강생들이 강사가 무슨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지 알 수 있다. 소위 책을 쓴 저자는 그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을 받는 분위기가 있다. 때문에 교육청이나 교육단체 입장에서도 강의 요청을 하기 쉽다.
마치며
이번에는 강의를 하게 되는 계기에 대해 써봤다. 필자가 겪거나 본 것을 바탕으로 적은 것이기에 이것이 강의를 하는 모든 계기는 아닐 것이다.(다른 계기가 있다면 댓글로..)
개인적으로 강의를 하게 되었을 때의 가장 큰 장점은 본인의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콘텐츠를 더 자세히 교정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또한 확장도 가능하며 본인의 교실과 수업이 변화하기도 한다.
강의에 대한 이야기는 몇 번 더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