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쨋든, 소통 2
온라인수업은 아주 잠시 잠깐일거라던 제 예측은 벗어나서 생각보다 길어질 것 같은 사회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이벤트처럼 지나갈 것이라는 생각에 길게 장기적으로 수업을 보지 못하고 하루하루 계획을 세우다 지쳐갔습니다. 이제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겠구나 체념하면서 모든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온라인이든 등교수업이든 그 형태와 상관없이 큰 그림을 그리고 수업의 맥락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1. 수요일은 시요일
대면 수업 이전부터 시요일은 꾸준히 했습니다. 온라인 상에서는 시를 감상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등교 수업 때는 시 창작과 나눔에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그리고 다시 온라인 수업이었을 때는 자연스럽게 화면에서도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함께 감상했습니다.
모든 친구들이 시쓰기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지만, 시요일을 무척 좋아했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한 친구는
저녁 늦게 학원 차에서 쓴 시나, 자기 전에 끄적인 시를 제가 보내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것을 글로 쓰고 그걸 제게 보여주고 싶어했습니다. 이 친구는 졸업식에서 답사를 할 때도 시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고 창작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온라인 수업 때는 있었기 때문 아닐까요?
2. 온작품읽기
온라인 수업에서도 놓칠 수 없었던 것이 함께 같은 책을 읽는 것!
이전 글에서도 쓴 적이 있었던 온작품읽기 수업입니다. 등교 수업 때는 같이 책을 읽고, 온라인으로는 읽은 책에 대해 더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나중에는 화상에서도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상상조차 못했던 수업이었는데 그렇게 읽은 책도 서로 마음을 나누고 몰입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5월에 읽은 책의 작가님을 선물처럼 11월에 만나기도 했었습니다.
3. 프로젝트 수업
'드림하이'라는 주제로 진로 프로젝트 수업을 3주간 하였습니다. 온라인으로는 각종 적성 검사, 자료 조사 중심이 되었고 오프라인에서는 온라인에서 했던 자료를 발표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업의 결과는 자신의 꿈을 여러 친구에게 발표하는 시간이었는데 이 날은 바로 25명 모두가 처음으로 만나는 날이었습니다. 처음으로 화면 밖에서 같은 그룹이 아닌 친구들도 만나게 되는 엄청난 날에 우리는 서로의 꿈에 대해서 격려하고 응원하였답니다.
결국 수업의 형태와 방법은 다르지만 배움의 내용은 하나로 이어나가고 싶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온라인 수업이었기에 할 수 있었던 특별한 수업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