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물들다]"00하면 어때! 난 내가 좋은 걸"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완두
완두는 남들보다 훨씬 작게 태어났지만 거기에 맞게 부모님이 양육 환경을 만들어 주었기에 내면이 단단한 아이로 큰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 '수영하기, 탐험하기, 책읽기, 그림그리기'를 하며 넓은 세상에 질문을 마음속에 품으며 그렇게 살아간다. 온전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충분히 탐색할 시간을 가진다.
부모님의 생각은 나오지 않지만 완두에게 옷을 만들어주고 인형에게 신발을 빌려주고 완두가 좋아하는 일들을 할 수 있게 지지해 주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왜냐면 그 때의 완두의 표정에서 작기 때문에 위축된 분위기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는 달랐다.
완두는 학교에 들어오면서부터 불편함이 생긴다. 책상은 완두에게는 너무나 크고, 밥을 먹을 때도 먹기가 힘들며, 음악시간, 체육시간도 벅차기만 하다. 늘 혼자인 완두의 표정은 이전과 확연히 다르게된다. 학교에서 유일하게 완두가 웃으며 즐긴일은 그림그리기였다. 그 때만이 유일하게 완두가 웃고 있다.
선생님은 생각했어요.
'가엾은 완두, 이렇게 작으니 나중에 무엇이 될까?'
선생님은 완두를 여러 아이 속에서 비교해서 바라보기에 측은하게만 여기고 무엇을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알 수 없다. 그저 다른 아이들보다 작은 완두는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라고 생각할 뿐.
작품에는 직접적으로 나와있지 않지만 끊임없는 부모님의 지지와 사랑, 또 자연이 주는 선물들이 완두를 멋진 어른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또 완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계속 가져가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완두도 멋지지만 읽는 내내 완두의 부모님에 대해 계속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완두의 선생님 반응이 계속 신경이 쓰였다. '공부'라는 잣대로 아이의 미래를 판단하지 않길, 서로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지 않기. 각자의 반짝이는 그릇을 가지고 태어났고 그곳에 담고 가꾸고 채워나가는 아이들의 미래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기. 스스로 두 어른과 나를 견주어 보게 되었다.
9월 한 달 내내 "너는 무엇을 할 때 즐거워? 언제 열정이 생겨? 그동안 어떤 것을 할 때 시간이 잘 갔어? 어떤 활동을 좋아하니? 요술램프가 나타나면 어떤 소원을 빌거야? 어떤 가치를 품은 어른이 되고 싶어?" 이 질문으로 공부를 했었다.
처음으로 전체 등교 한 날, 처음보는 낯선 친구들 앞에서 나는 이런걸 좋아하고, 이런 꿈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이야기 했다. 그리고 서로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진심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