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물들다]기적같은 우리의 꿈을 찾아서
1학기에서 2학기로 넘어가는 9월 둘째주. 방학이 끝나고 개학은 했지만, 2학기가 아닌 신기한 날을 경험하고 있다. 교과 진도는 다 나갔지만 2학기 시작이 애매하게 남았을 때, '진로 프로젝트; 드림하이'를 시작했다.
'드림하이'는 2017년도 6학년 친구들과도 한 번 해 본 프로젝트 수업이라 다시 꼭 해보고 싶었던 수업이었다.
그 때와 달라진게 있다면 온라인으로 더 많이 만나고 있다는 점이고, 같은 점은 6학년 아이들이라 진로나 꿈에 대해 막연한 관심은 상태라는거다.
9월 1일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의 중반부쯤 오면서 그림책들은 빠질 수 없는 매력적인 징검다리가 된다. 꿈은 결코 직업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 멋진 그림책이 빠질 수 없다. 바로 '내 꿈은 기적'
3분의 1 아이들만이 등교 하였고 3분의 2 아이들은 화면으로 만나서 그렇게 1이 되는 교실이다. (이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할말하않..)
실물화상기에 책을 펼쳐놓고 제목의 '기적'이라는 글자는 포스트잇으로 감추어 두고 읽어주었다.
아이들이 나의 주변에 앉아 읽었던 일들은 좀 그립지만 실물화상기로라도 같이 나눌 수 있어서 좋다.
"이 담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사람을은 이런 걸 너무 많이 물어본다.
검사, 판사, 의사, 변호사,
나는 아무렇게나 대답한다.
나도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
정말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너무나 많이 물어본다. 꿈을 가지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꿈이 직업일 필요는 없다. 직업을 어떻게 미리부터 정할 수 있을까?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도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무엇에 설레는지도 아직 탐색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이 작품이 우리에게 뭉클한 감동을 주는 이유는 기적 같은 꿈들을 이야기 해 주면서 내가 감히 꿈꾸진 못한걸 꿈꿀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레모네이드 한 잔으로 아픈 사람을 낫게 해 주는 꿈.
경찰이 일을 열심히 해서 옳지 않은 일이 없어지게 할 꿈.
빗발치는 전쟁을 멈추게 하는 꿈.
헐벗고 굶주린 아이들을 배부르게 따뜻하게 하는 꿈.
비밀이 없어져 억울한 사람을 없어지게 하는 꿈.
무엇이 되겠다는 꿈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무엇이 되든 누군가를 위해 더 나은삶을 위해 평화를 위해 살겠다는 꿈 만이 나온다.
우리반 한 녀석의 말을 빌리자면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듯" 한 그림책이다. 직업이 꿈이 아니고 나만을 위한 꿈이 아니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꿈이라니 정말로 기적같다.
' '직업이 무엇이 되든 어떤 삶을 살것인가?'에 더 집중하게 한다.
어려운 이야기지만 무엇이 되는가 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다 읽고 나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꿈을 이야기 해 보았다.
"레모네이드 한 잔으로 아픈 사람을 낳게 하는 꿈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코로나로 인해 고통받는 지금에서도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전쟁을 멈추게 하는 꿈이 가장 좋았어요. 평화를 꿈으로 생각한다는게 대단하고 인상적이었어요."
"나한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할거다 라는 부분이 좋았어요. 용서를 한다는 건 힘들고 어려운 일인데 그럼에도 용서하려고 하는게 기억에 남아요."
온라인 속 친구들이나 등교한 친구들이나 모두 다 어떤 장면이 좋았는지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
"선생님, 그림책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벌써 세상의 어두운 면을 알아버렸으니까요."
기적같은 꿈들이 오히려 아픈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속상해 하며 이야기 했다.
온라인 수업으로 이 책을 만나고, 다음 날 학교에 와서 실물을 본 우형이가 깜짝 놀라며
"이렇게 큰 책이었어요?"라고 말한다. 화면으로 보면 그림책의 판형을 알기는 힘들다. 그래서 실제를 보고 놀랄 수 밖에! 기적 같은 꿈을 이야기 하는 이 책은 이정도 판형은 되어야 한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니?
어떤 가치로운 일들을 하고 싶니?
아이들에게 묻는다.
그리고 나에게 묻는다.
가치롭게 살고 있니?
모든 사람이 평온하게 누구하나 못사는 것 없이 잘 살게 하고 싶다.(수0)부정부패를 막고 공정한 판결을 내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진실과 거짓을 잘 헤아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0)난 나중에 커서 꼭 직업만을 이루지 않고 나도 기적을 이루고 싶다. 내가 원하는 기적은 멸종위기 동물들을 구하고 싶다. 또 내가 구한 동물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 어떤 동물이든(유0)어려운 생활을 하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좋은 요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 (은0)엄청난 약을 발명해서 어떤 병이든 낫게 만드는 약을 발명해 사람들을 아프지 않게 만들 것이다. (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