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물들다]진짜 내 모습은 무엇일까?
그림책을 길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함축적인 짧은 문장과 더 많은 것을 이야기 하는 그림이 조화를 이루어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낸다. 아이들과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을 자연스럽게 꺼내기에는 그림책만한 것이 없다. 우리 반 아이들은 요즘 2학기가 되고 나서 부쩍 자기마음이 왜이런지 모르겠다고하소연한다. 왜 이렇게 모든 일이 귀찮고 짜증이 나는지 자기는 원래 그런 건 아니었는데 엄마랑은 계속 어긋난다고 힘들어한다. 처음으로 자기 자신과의 갈등을 시작한 인생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바야흐로 사춘기가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 던진 물음 “나는 누구인가?” 철학적인 고민의 순간도 왔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 물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자. 그것만으로도 성장할 것이다.
목이 마른 늑대가 샘으로 갔다. 늑대가 물을 들이키려는데 샘에 토끼의 모습이 비췄다. 깜짝 놀라 늑대가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없다. 토끼가 있는 샘을 향해 공격도 해 보고, 그것이 안 되자 토끼를 없애기 위해서 샘의 물을 다 마시려고도 하였다.
용감한 늑대가 토끼라는 사실을 다른 동물들이 알게 되면 큰일났다는 생각 때문에 두려워진다. 밤이 새도록 물속의 토끼를 향해 할 수 있는 힘껏 사라지게 휘저어 보고 샘의 물을 마시지만 소용이 없다.
늑대는 밤새 실랑이를 하다 지쳤고 그제서야 가까이에 있는 토끼를 자세히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바라본 토끼는 영특해 보였고, 점점 좋아지게 된다. 다른 동물들이 자신을 놀릴까봐 숨기려 했던 늑대는 그제야 마음샘을 내보여준다. 그러자 다른 동물들도 자신의 마음샘을 보여주게 된다.
“늑대의 마음샘을 본 동물들도 자기 모습을 보여 주었어.
저마다 모양은 다르지만
자기만의 마음샘을 가지고 있었던 거야.”
마음샘은 겉모습으로 보여 지지 않은 진짜 내 모습이다. 그 모습이 부끄럽고 싫어서 감추고 싶을 수도 있지만 그 또한 내 모습이고 내가 사랑해야 하는 부분이다. 짜증나고 화내는 내 마음샘에 안에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도 있고, 열심히 하고픈 내 마음도 있다. 밝게 웃고 가볍게만 보이는 내 안에 사실은 심각하게 고민도 하고 속상한 마음도 있다.
그래서 어른(부모님, 선생님)은 그 진짜를 봐 주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 아이가 성장하는 동안 계속해서 그 물음을 스스로 던질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책 읽고 나눈 이야기>
1. 늑대가 샘 속에 토끼를 보고 놀란 이유가 무엇일까?
- 자기는 엄청나게 용감한 늑대인데, 작고 연약한 토끼가 보여서 실망해서
- 내 안에 토끼가 잠들어 있다는 것을 들켜서
- 자기는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자기보다 훨씬 약한 아이가 있어서 놀랐다.
2. 샘물을 다 마셔서 토끼를 없애고 싶었던 이유는?
- 다른 동물들이 놀릴까봐 감추기 위해서
- 자신은 강한데 속은 연약한 동물이 있다는 것이 자존심이 상해서
3. 다른 동물들의 마음 샘에도 각기 자신의 모습과 다른 동물들이 있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겉모습은 강하지만 내면은 그렇지 않다.
- 다들 힘이 센데 마음 샘에는 약한 모습이 보여 진다. 늑대처럼 공격을 안 하는 것을 보니 진짜는 연약함이 들어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4. ‘마음 샘’이란?
- 내면의 자신을 보여주는 거울
- 진짜 내 성격
-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 마음속에 있는 자신
표지를 넘기면 대문책 처럼 접혀 있다.
대문 밖에는 외관상 보이는 자신의 모습 ----(두둥!! 열면?) 자신의 마음샘에 비춰진 모습을 동물에 비유해서 표현했다 .
순둥이 강아지가 등장하고..... 대문을 열면! 진돗개가 등장한다. ^^
날다람쥐 같은 외모를 가진 00이의 속마음이 무척궁금했는데, 모든것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비밀스러운 녀석!
마음샘책을 쓰면서 내 안에는 어떤 모습들이 담겨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는 잘 몰랐던 아이들의 이야기들도 볼 수 있어 상담하기에 좋은 씨앗을 얻었다. 친구들끼리도 서로 돌려보면서 그 친구를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수도 있는 기회도 되었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원하는가?" 이 물음에 대상과 시기는 없다.
정답은 없지만 그 물음을 놓치지 않고 가져가는 일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