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물들다]안녕, 가을
아직도 더위가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에어컨을 틀어달라며 땀을 뻘뻘흘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을'이 살짝 우리곁으로 온 걸 느끼시나요? 글을 쓰는 이 아침에도 가을바람이 창으로 넘어 들어오네요. 가을 손님이 온 것을 환영하며 (우리가 가을로 간 손님일지도 모르지만) 고미타로의 계절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가을이 앉았다'
'가을이 왔다. 가을이다. '가 아니라 '가을이 앉았다' 라고 합니다.
잠자리도 와서 앉고, 가을운동회도 와서 앉고, 음악도, 국화도, 소풍도와서 앉습니다. 그런데 가을이 앉을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선생님, 뒤에 별이 있어요."
보이지 않는 가을 뒤에는 반짝거리는 작은 별 하나가 있습니다. 작가는 이 장면도 의미없이 그리지 않았겠지요.
"해가 짧아져서 밤이 빨리와서 그럴거에요" "맞아, 이제 놀시간이 짧아졌어"
금세 추리를 해보는데, 아마 작가도 그런 의도가 아니었을까요.
이 책의 매력은 표지에도 있습니다. 뒷표지를 탁 덮으면, 눈사람이 앉아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앞표지를 보면 바닷가에서 썼던 넓은 창 모자가 앉아있어요. 그림책 한권 _앞 , 뒤 표지 사이에 '가을'을 넣어서 우리에게 그 시간을 주었습니다.
"아무생각 없이 지나가서, 가을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무엇이든 자세히 보고 관심있게 살피고 귀 기울이지 않으면 그냥 흘러가고 흩어지고 말지.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책을 읽은 가을 책으로 가을이 더 선명하게 기억되겠다. 의미있게 "
이제 여름 내내 마셨던 아이스커피를 따뜻한 라떼로 바꿀 시간, 가을이 앉았어요.
선생님들도 코끝으로 다가온 가을을 아이들과 나누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