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물들다]또 다른 용기에 대하여
6학년 1학기 국어 8단원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삶을 살펴보며, '가치'를 찾는 공부를 합니다.
'가치'를 찾는다는게 6학년 아이들에게도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말을 바꾸어 '인물이 원하는 삶은 뭐지? 뭘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 라고 계속 질문합니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샘마을 몽당깨비'의 두 인물들을 재미있게 공부하였지만, 아이들이 교과서 말고 다른 책을 읽어달라고 하여 오랫동안 아껴두었던 그림책을 꺼냈습니다.
"정말 정말 나중에 보여주려고 했는데 특별하게 보여주마!"
3월만 해도 유치원생이 보는 그림책이라 말했던 아이들도 이제는 그림책의 멋짐을 발견하고는 진지하게 그림책 수업에 임합니다.
엄청나게 멋진 그림책이고, 그동안 한번도 본적없는 스타일이라며 시선을 사로잡은 다음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이상하게 교과서에는 쓰기 싫어하면서 책공책에는 질문을 던지면 잘 써나갑니다.)
1. 작품 내용 예상하기
“제목 옆에 왜 포스트 잇 붙여 놨어요?”
“이건, 제목 옆의 부제인데, 이 단어가 이 책의 모든것을 설명하기 때문에 이따가 우리가 맞춰볼거야.”
- 사냥을 하다가 사자를 만나서 친해질 것 같아요.
- 야쿠바라는 아이가 사자를 키우는 이야기 일 것 같아요.
- 프랑스 대혁명 이야기(프랑스 작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 아프리카 부족의 싸움이야기
- 야쿠바와 사자가 싸우는 이야기
어느 아프리카 부족에 성년식 이야기 입니다. 야쿠바와 친구들은 전사가 되기 위해서 사자와 싸워 이겨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인정을 받고 전사가 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두려움을 무릅쓰고 기다리다 사자를 만납니다.
그런데 그 사자는 이미 다른 적수와 오래 싸운뒤 힘이 하나도 없는 상태입니다.
야쿠바는 사자를 죽이지 않고 돌아갑니다. 싸늘한 시선과 전사라는 이름대신 물소를 지켜야만 하는 일을 하게 됨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2. 그림책 중간까지 읽기.
‘자 , 둘 중 하나다.
비겁하게 날 죽인다면,
넌 형제들에게 뛰어난 남자로 인정받겠지.
만약 내 목숨을 살려 준다면,
넌 스스로 고귀한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되는거야.
대신 친구들에게서 따돌림을 받겠지.
어느 길을 택할지 천천히 생각해도 좋아.
날이 밝기 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여기 까지 읽고 책을 탁 덮었습니다.
" 끝이에요? " 아이들 눈이 커지며 교실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이제 선택을 해보자. 사자를 죽이러 갈건지, 사자를 살릴건지..만약 사자를 죽이면 잃는 것과 얻는것은 무엇일지
사자를 살리면 잃는것과 얻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
“선생님, 오.... 책이 무서워요.” 그림체가 워낙 강렬하니 이런 반응도 있었다.
1)사자를 죽였을 때
<얻는 것>
칭호/관심/환호/사자가죽/존경/죄책감/'너가 해낼 것이라는' 믿음/명예/친구
<잃은 것>
고귀한 마음/사자의 생명/진실된 마음/깨끗한 양심/진실되게 죽인게 아니라 정정당당하지 못한 자신감
2)사자를 살렸을 때는 1)을 거꾸로 했을 때 단어들이 나왔습니다.
3. 끝까지 읽기
끝까지 읽고 소제목(부제)을 맞춰보기를 했습니다.
“사자” “사냥” "양심" "전사" 등등 엉뚱한 답들도 있었지만한 아이가 ‘용기’라고 답했습니다. 정답을 알고도 '용기'가 왜 이 책의 소제목인지 모르겠다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장면을 다시 보여주었습니다.
4. '용기'를 나타낸 장면 살펴보기
이 그림책의 매력은 모든 그림에서 모두 '용기'를 보여줍니다. 그 중에서 5장을 뽑아서 학생들에게 제시하였습니다. 이 중에서 자신이 생각하기에 주인공이 가장 '용기'를 보인 장면을 골라 이야기 나누어보았습니다.
친구들마다 다양한 장면을 선택해서 '용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 이야기들이 참 좋았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한 아이가 자기가 생각한 용기는 한가지면이었는데 다른 면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자를 잡으러 갈 때, 두려움을 무릅쓰고 '용기'있게 갔다. (한솔)
사자가 무서울 것 같은데 용감하게 싸우려는 모습이 용기 있다. (주은)
사람들에게 받을 차가운 눈빛을 견뎌낼 용기 (창형)
지친사자를 살려주고 망설임없이 간다는 것이 가장 용기 있는 일이다.(하경)
친구들은 전사가 되었는데 자신만 물소를 기르는 사람이 되도 꿋꿋하게 자기일을 하는 것이 용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도영)
<용기에 대해 생각해보며, 그림책 감상하기>
가장 좋아하는 일입니다. 반짝이는 아이들 이야기를 주울 수 있거든요.
오늘도 많은 보석을 발견했네요.
2편이 있다는 말에 언제 보여주냐고 난리였습니다. 3학년 선생님에게 2편을 빌려주는걸 보고는 “우리부터 읽어주세요.” 하며 조르기 까지 했습니다.
역시 좋은 작품 앞에 아이들은 빠져들수밖에 없네요. 엄청나게 집중을 하며 보는 그림책 <야쿠바와 사자>를 추천합니다.
2편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