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물들다]씨앗 한 알. 놀라운 일이 시작되다.
출간된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랑받는 책 '선인장 호텔'
단순한 자연관찰 책이 아니라, 작품 속 선인장의 일생에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씨앗의 힘에 놀라고, 200살이라는 선인장의 나이에 놀라고, 아낌없이 나누어주고 함께 살아가는 그들에게 놀라운 책이다.
책 읽어주기를 시작한 뒤로 매년 꼭 읽어주는 작품이다. 읽어줄 때 마다 다른 생각이 드는건, 그림책의 매력이지 싶다.
우연히 쥐 수염에 붙어서 팔로버드 나무 그늘에 자리 잡은 씨앗 한알. 그 씨앗은 선인장으로 자란다.
선인장의 이름은 '사와로 선인장' 실제로 미국 남부와 멕시코 북부에 사는 선인장이다.
아이들은 이 작은 선인장을 자신에게 투영시킨다. 부디 무사히 잘 크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어요. 빨리 읽어주세요."
"50년이 지나고 처음으로 꽃이 피었다. "
50년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꽃이피다니.. 늦게 피는 꽃이지만 결국 피워냈다. 마음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쑥 하고 올라온다.
피는 시기는 저마다 다르지. 오늘은 왠지 이 문장이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한살이 식물처럼 올 한해에 꽃도 피고 열매도 맺어야 한다고 다그치고 있었다. 말끝마다 힘들다고 징징거렸다. 아이들이 안따라 준다고 사실은 '내' 마음이 문제인데, 다른 것이 문제라며 회피하고 있었다.
또 선인장 구멍은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동물들의 쉴 곳이 되어준다.
200년이 지나고 쿵 하고 쓰러진 선인장. 들쥐의 수염에 매달려 첫 생을 시작했고, 많은 동물들의 쉼터가 되어주었고, 쓰러진 이후에도 곤충들에게 도움을 주는 모습이 경외스럽다. 그 다음 펼쳐지는 선인장 군락지의 장면은 '씨앗'하나가 가져다 준 자연의 섭리에 숙연해 지기까지 한다.
"선생님, 정말로 있어요?"
"진짜 있지. 사와로 선인장이라고 있어."
"진짜 오래 사네요."
"너희도 선인장 씨앗 만큼 작은 씨앗이었어."
"진짜요?"
"씨앗은 위대해. 그 씨앗안에 엄청난 힘과 미래가 들어있으니까. 바로 너희들처럼 "
<아이들이 한 이야기>
- 선인장 호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오랜 세월이 흘러서 우리들처럼 크고 나이를 먹는 것이다.
- 선인장이 쓰러지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너무 불쌍했기 때문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떤 새가 처음으로 선인장에서 살 때이다. 왜냐하면 이 새가 첫 손님이었기 때문이다.
- 선인장에 딱따구리가 처음으로 집을 만든 것이 기억에 남는다. 딱따구리가 집을 만들어 주어서 선인장 호텔이 된 것 같아서다.
- 선인장 호텔은 죽어도 호텔이다. 선인장이 죽어서 선인장에서 살았던 동물이 나가고 땅에 있는 동물들이 호텔로 사용했다.
- 선인장 호텔은 운이 좋다. 쥐가 나무위로 옮겨준 덕분에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 선인장 호텔은 새들의 지킴이다. 동물을 안전하게 가시로 지켜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