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羅放記 #2 – 매몰비용 -
뭐든지 새로 시작하려면 금전적, 시간적 투자가 필요한 법이다.
1. 하드웨어
학교 행사를 위한 유튜브 라이브는 몇 번 해봐서 익숙했지만 수업을 위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은 준비가 필요했다. 손 글씨를 써야할 일도 있을 것 같고, 사진 자료를 보여줘야하고, 화면을 공유하면서 영상이나 인터넷 자료를 보여주면서 진행해야 할 것 같고, 교사 얼굴이 보이는게 수업에 효과적이라고 해서 내 얼굴이 동시에 보여야 하고... 보통 유튜버들이 방송을 위해 Xsplit와 OBS Studio 라는 프로그램 중에서 하나를 골라 사용하고 거기에 맞춰 하드웨어를 마련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주 잠깐의 고민하게 되는데 단지 무료라는 이유로 OBS(Open Broadcaster Software) Studio를 선택했다.
이에 맞춰서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개인장비와 학교장비를 총동원했다. 다행히 우리학교는 경기도의 교육혁신지구에 있는 혁신학교였기에 장비 수급은 좀 쉬운 편이었는데, 웹캠은 이미 학교에서 회의용으로 산 로지텍 C922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고, 필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내가 쓸 수 있는 학교 돈으로 와콤 인튜어스 판 타블렛을 구입했다. 지향성 마이크는 앞으로의 영상제작을 위해 소장하고 싶어서 야근하면서 짬짜미로 모은 돈으로 TSG의 CM200 PRO X를 내돈내산.(장비 구입을 위한 사전 정보 수집도 만만치 않게 시간이 들어갔지만 하여간 사는데까지 성공했다. 더불어 구매를 허락해주신 집에 계신 그분께 감사드립니다.) 더 사고 싶은게 많았지만, 이 정도로 일차적으로 만족했다. 전담교사라서 빈 교실을 구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학교 일을 많이 하다보니 틈새를 비집고 공간도 확보할 수 있었다.
2. 소프트웨어
OBS Studio는 유튜브와 연동하여 컴퓨터 화면, 웹캠, 소리 등을 전송하는 프로그램이다. 당연히 복잡한 설정의 과정이 거쳐야했다. 유튜브 시청을 많이 하다보니 내가 봤던 화면 전환 효과도 수업할 때 보여주고 싶고, 유튜브 실시간 채팅도 화면에 보여주고 싶다 등등 본 것만 많았는데 OBS는 이름만 들어보던 프로그램이다보니 설정을 위한 검색은 필수였다. 역시 유튜브GOD은 내 부름에 응답해 주셔서 기본 설정이나 라이브 방송을 위한 설정 방법들이 너무 많이 올라와있었다. 설정을 몇 번해보니까 기본적으로 이렇구나 하는 감이 왔다. 혼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실험 방송(학교컴으로 송출하고 내 휴대폰이나 노트북으로 확인하는)을 하면서 자신감도 늘어갔다.
이렇게 유튜브 라이브 방송이라는 게임에 내 시간, 노력, 착각이 하나하나씩 매몰비용으로 지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