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이 있는 그림책] 애정이 식었다고 집 나가면 고생이다! -개구리 왕자 그 뒷이야기-
개굴거려서 개구린지, 개 구려서 개구린지 모를 그 개구리. 그것도 마법에 걸린 개구리 왕자와 공주 이야기. 어렸을 적 한번 쯤 들어본 이야기의 뒷이야기가 있다면? 몇 년 전 한창 토요일에 방과후 교실로 도서관을 운영하던 그 시절. 개구리 왕자의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패러디라서 재미있다는 서평에 깜빡 속아서(물론 읽어보지 않았던 내 잘못이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읽어주다가 속으로 ‘이건 뭐지?’를 외치며 나는 미궁으로 빠지고 아이들은 지루해한 그림책이 있었다. 그 책이 바로 [개구리 왕자 그 뒷이야기]
책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항상 끝맺음은 시작을 낳는 법. ‘개구리 왕자와 공주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행복할 것 같은 부부생활은 서로의 단점이 자꾸 보이면서 삐그덕대고, 결국 폭발~! 개구리 왕자의 가출로 이어진다. 다양한 마녀들을 만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깨달음을 얻은 개구리 왕자는 다시 성으로 복귀. 공주와 화해를 한다는 훈훈한 결말.
(집 나가면 고생인건 책 속이나 현실이나 마찬가지...)
기본 바탕이 권태기 부부 이야기인지라 어린 아이들에게는 그냥저냥 교훈적인 이야기일 것이고, 한창 뜨거운 커플들에게 별 울림이 없을 것 같다. 오히려 한창 피터지게 싸우고 있을 몇 년차 이상의 부부라면 자신들을 돌아볼 기회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또 한가지.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같은 이야기를 정확히 아는 어른들이라면 책 속의 패러디를 쉽게 이해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읽어주면서 설명이 조금 필요하다.
이 두 가지 난관만 넘길 수 있다면 충분히 울림을 줄 만한 책이라고 본다. (참고로 처음 읽었을 당시에 난 한창 우리 집 그 분과 투닥거리던 중이었다. ㅋ) 나름 예상외의 반전도 가지고 있는 책. 개구리 왕자 그 뒷이야기.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결혼한지 좀 된 부부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