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수업 방법2 – 연표의 제작과 활용
너무 몰라도 문제지만 너무 많이 알아도 문제는 마찬가지다. 나름 많이 안다고 이것저것 가르치다보면 어느새 수업시간은 지나가고, 이렇게 한 번 두 번 계속 밀리다보면 학기말이 되면 중요 부분만 집중공략하는 학원식 수업이 되버린다. 이게 내가 경험했던 역사 수업 초기의 문제점이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동료 선생님들 중에서 역사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들은 다 겪는 문제였다. 그렇다고해서 많은 내용을 배운 아이들이 역사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도 아닌게 교사가 해주는 이야기들을 옛날 이야기처럼 들어버리고 수업에서의 기억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게 대다수고 사건은 기억하는데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역사의 흐름을 알게 해 주고 싶다는 욕구가 많아졌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이 역사 연표였다. 아이들이 시대 구분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하는 마음에 게시할 수 있는 큰 연표를 찾아다가 찾다가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내가 그냥 막대 모양으로 연표를 만들기로 했다. 그것도 좀 거대하게 칠판 크기에 맞춰서 붙이는 용도로... 막상 시작하니까 이게 나름 공이 들어가는 게 고조선과 삼국시대 사이의 기간을 뭐라고 부를 것인지, 각 국가의 흥망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각 시대별 기간을 종이에 얼마만큼 표시할 것인지 정하는게 문제였다. 나름 수학적 지식(비율)을 활용해서 완성이다 싶었더니 붙일 부분을 안 만들어 놨던 건 함정. --; 완성한 막대 연표는 A4확실히 막대연표를 게시해 놓으니 수업 시간에도 어느 시대인지 딱 짚어줄 수 있고, 교실에서 역사를 공부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막대 연표. 참 좋았다. 그런데 이 정도로는 아이들의 이해를 이끄는데 역부족이라는 것은 금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사건의 흐름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자며 세부 연표 제작에 도전했다. 내 맘에 드는 연표를 찾기도 힘들었고, 초등학교용으로 정리된 자료도 별로 없어서 막대연표 때처럼 직접 만들기로 했다. 처음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마구 짚어넣어 봤더니 삼국시대가 끝나가는 데 A4 몇 장이 나오는 상황이 벌어졌다. 잠시 손을 놓고 마음을 비우니 곁에 교과서와 사회과 부도가 보였고, ’여기 나온 것만 하자.‘라는 생각으로 교과서 위주로 내용을 정리하되 흐름을 아는데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조금 더 삽입하는 것으로 정리해 나갔다. 그래서 교과서 이외의 내용으로 들어간 부분이 조선 시대 부분의 왕자의 난, 계유정난, 중종반정 같이 부분이었다.(드라마에 하도 많이 나와서 ^^;) 완성을 하고 나서 살펴보다가 ’중국과 일본까지 살짝 넣어주면 도움이 되겠구나.‘ 싶어서 비교할 겸 넣어주었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까 자랑하고 싶은 건 인지상정. O디O쿨에 올려서 조회 수 좀 올렸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이 동네 학원에 유출하는 바람에 학원에서 잘 쓰고 있다는 소리를 흘러흘러 들을 때는 좀 아깝기도 했지만...)
* 덤으로 이번 교과서에 맞춰서 수정한 연표를 첨부합니다. 아무쪼록 잘 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