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열전- 학생편
1장 생활
1. 늑대다형
거짓말을 생활화하신 분들.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을 꼽자면 3월 2주차에 자신의 거짓말이 들키자 “죽어버릴 거야.”를 외치시길래 “오, 그래 나랑 같이 창문으로 가 볼까?”하고 끌고 갔더니 안 죽는다고 오히려 난리를 피우시던 분이 있었다.
2. 호박씨형
‘뒷구멍으로 호박씨를 깐다.’는 옛말 그대로 겉으로는 잘하는 척하면서 뒤로 사고를 치는 분들이다. 올해도 그런 분을 봤다.(작년에 우리 반이었는데 올해 다른 반이 된 후 어쩌다가 나도 모르는 지난 일들이 다 까발려져서 속으로 좀 당황했다.) 항상 주의해서 볼 분들이다.
3. 해맑은형
언제나 해맑다. 자기가 사고를 친 그 순간에도. 뭘 잘못했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른다. 사회적 기술을 과감하게 투자해야하는 분들이다.
4. 무개념형
사고를 치고 또 친다. 하지만 반성이란 없다. 틈이 생기면 뭔가 일이 생기고 담임이 괴롭다. 눈치라도 있으면 좋은데 그런 것도 안보이니 나를 더 좋게(?) 만드는 분들이다. 이런 분들은 자기가 사고 친걸 스스로 해결하게 시키는게 좋기는 했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 걸리니까 문제.
5. 코뿔소형
고학년보다 저학년에서 많이 본 분들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교실을 나가고 싶으면 나가버린다. 혼자 해볼 도리가 없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데 실천할 수도 없다. 집에서도 이 분들을 난감해 한다면 말짱 꽝. 1년동안 나를 완전 좋게(?) 만드신다.
2장 학습
1. 완전몰라형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 저학년의 경우는 한글마저 몰라서 당황.(1학년이면 그러려니 하는데 2~3학년이 이러면...). 하지만 이 분들 덕분에 문해력에 관심을 갖게 됐으니 고맙다고 해야 하려나. 수학에서 이런 분을 만날 때는(올해도 그렇다.) 어디까지 모르는 건지 알고 싶은 욕망에 이전 학년 문제들을 계속 풀게 한다.
2. 중간생략형
시작은 창대한데 중간을 생략하고 끝으로 가는 분들. 글을 읽을 때도 문제를 풀때도 항상 중간을 생략하시는 덕분에 막대한 혼선을 혼자 빚는다. 처음 잘못잡힌 공부 습관 때문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를 실감하게 하는 분들 되시겠다.
3. 집중불가형
공부만 하면 집중을 못한다. 딴 짓 또 딴 짓, 안되면 멍 때리기. 내가 마치 야근하라고 채근하는 악덕 사장인 것 마냥 옆에 붙어서 지도해도 조금만 돌아서면 딴 짓과 멍때리기를 시전하신다. 집중하지 않으면 본인이 손해라는 걸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수밖에 없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4. 모두지운형
공부하는 그 순간은 이해하는데 조금만 지나면 머리 속에서 사라지는 분들. 지능의 중요성을 살짝 각인시켜주셨던 분들이시다. 지속적인 관리를 요하고 때론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데 그게 잘 안될 때가 많아서 안타깝다.
5. 이건뭐지형
생긴 것부터 믿음을 준다. 말도 잘하고 다른 것도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한 두가지는 확실히 못한다. 예를 들자면 국어를 비롯해 다른 과목들은 다 잘하는데 수학만 바닥을 친다던지 하는... 개인 특성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 지금까지도.
3장 기타
1. 묵언수행형
참된 수행의 길을 가고 계신다. 쉬는 시간에는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수업만 하면 입이 무겁다. 물어봐도 대답은 없고 공허한 시간 속에 모두를 블랙홀로 인도하신다.
2. 의욕상실형
도대체 어디서부터 의욕을 잃고 방황하는지, 어떻게 해야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지 항상 공부하게 만드는 분들이다. 3월 첫날부터 지각에 3교시까지 계속 졸고 계시던 2학년 그분이 생각난다.
3. 바이러스형
항상 “망했다.”를 외친다. 뭐든지 쉽게 포기한다. 자기만 그러면 다행인데 그 바이러스를 다른 분들에게 과감히 전파하신다. 정말 제대로 망하는 꼴을 보여주고 싶은 분들이다.
4. 황금박쥐형
우화 속 박쥐처럼 아이들 간의 분란을 조장하는 분들. 심지어 선생님에게도 연막을 피워서 실체를 숨기려고 하는 분들이다. 신규 교사들에게 가장 위험한 유형 중 하나다.(자기가 사고의 원인이면서 뒤로 쏙 빠져있으니까.)
5. 가을참새형
방앗간을 지나가는 가을의 참새마냥 뭔가 끼어들 기회만 생기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말도 많고 오지랖도 넓다.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집중을 못하게 하니 단점이기도 하다. 좋은 쪽으로 유도해야하는데 자꾸 화를 내게 만드는 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