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먹는 dumognim의 온책 읽기] 1. 시작이 반이었으면
드디어 제대로 된 온책읽기를 해보기로 결심한 건 지난 겨울이었다.
2016년에 온책 읽기를 시도해 보겠다고 골랐던 ‘가방 들어주는 아이’가(슬로리딩 책에서 본 걸 골랐다.) 책의 내용이나 활동계획이 그저 그렇다 보니 어영부영 마무리해 버렸다. 저학년 온책 읽기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그 동안 여러 가지 책으로 온책 읽기 또는 슬로리딩이라고 깔짝댔었다. 학교폭력과 관련해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도 읽어보았고, 경기도의 어떤 선생님이 나니아 연대기를 하신다는 걸 <세바시>에서 보고나서 SF를 해볼까 하는 마음에 수준이 좀 높은 중고생용 SF소설을 골라보기도 했었다. 역사를 가르칠 때는 허생전을 읽어주기도 했었다.
물론 얻은 소득도 분명히 있었지만 무작정 하다보니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좀 잘해보자는 마음에 2학기 교육과정에 온책 읽기 시간을 확보해 놓고 여름방학을 맞이했다. 방학동안 인터넷 뒤적, 서점에서 뒤적, 도서관가서 뒤적거리면서 2학년에 맞는 도서를 골라보려고 애를 썼다. 이때 내가 세운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무조건 아이들에게 흥미나 재미가 있어야 한다.
2. 문제가 될 만한 표현들이 없어야 한다.
3.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4.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이면 좋겠다.
5. 학부모들을 설득할 만큼 널리 알려진 책(권장도서)이어야 한다.
이런 조건들이다보니 많은 후보들이 사라져갔다.(한 10권은 직접 읽은 것 같다.) 재미없어서 탈락. ‘얼래, 이런 표현이 있었다니’ 탈락. ‘글만 있으면 무슨 재미야’ 탈락.
그렇게 해서 고른 책이 바로 ‘책먹는 여우’ 시리즈! 글밥이 책의 부피에 비해 적고, 그림도 재미있다. 내용은 더 기상천외하고 책에 대한 내용이다. 심지어 권장도서에도 항상 들어가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책을 골랐으니 바로 계획을 짜면 되려나 하는 찰나에 교재교구선정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운영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단다. 수업 중에 교재로 사용하는 책들은 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해서 ‘뭐 해놓으면 좋겠지’라는 생각으로 문서 작업을 하고 선정위원회에 들어갔다. 우리 학교는 이미 5학년이 ‘논어’, 6학년이 ‘시민의 교양’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스테디셀러라는 ‘책먹는 여우’는 일사천리로 통과되었다.
드디어 이제 시작이다! 온책 읽기!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책먹는 dumognim의 온책 읽기 시리즈가 연재됩니다. 꼬밍순~!